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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21일 일요일

권은희 폭로 맞선 정치경찰 ‘꼴불견’가관


이글은 플러스코리아 2013-04-21일자 기사 '권은희 폭로 맞선 정치경찰 ‘꼴불견’가관'을 퍼왔습니다.
모든 국민은 정치경찰을 폭로한 권은희 수사과장의 신변을 보호해 줘야

[플러스코리아]오주르디 정치칼럼= 대선 투표 55시간을 앞두고 수서경찰서장이 ‘심야 브리핑’하겠다며 기자들을 불러 모았다.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 수사에 착수한지 불과 3일 만이었다. 이 자리에서 국정원 김씨 사건이 대선과 전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김기용 당시 경찰청장과 김용판 서울경찰청장 등 경찰 수뇌부가 개입된 한판의 ‘쇼’였다.

▲ 국정원 직원 수사에 압력을 받았다고 폭로한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 권은희 © 편집부


‘국정원 게이트’에 맞서 홀로 싸워온 권은희 경찰
그 상황에서 시선을 끄는 일선 경찰수사관이 있었다. 초기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맡았던 권은희 수서경찰서 수사과장(당시 직책)이 바로 그다. 국정원 사건과 관련해 몇 차례 소신발언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던 그가 돌연 서울경찰청장의 인사명령으로 다른 곳으로 전보된 건 지난 2월 4일. 당시 경찰은 권 과장의 전보 이유로 “과장급 경정의 경우 통상 근무기간 1년이면 교체하는 것이 인사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등 진보 언론의 판단은 달랐다. 권 과장의 경질은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와 관련이 있다고 본 것이다. (오마이뉴스)는 종로서, 남대문서, 영등포서 등에서 1년 넘은 경정급 7명이 서장의 특별요청으로 그대로 잔류한 점을 들어 이광석 수서경찰서장에게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 중요한 사건을 맡고 있는 권 과장에 대해 잔류 요청을 하지 않은 저의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권 과장은 2005년 여성 사법고시 최초로 경찰에 특채된 ‘변호사 출신 경찰’이다. 그는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며 수사발표 시가와 발표 내용 등을 놓고 경찰 수뇌부와 잦은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신과 원칙을 주장하는 그에게 부담을 느낀 ‘윗선’이 ‘내부 인사방침’을 빌미삼아 그를 경질한 것으로 보인다. 


모든 것을 던지고 진실을 밝힌 ‘수사 개입 폭로’
보수편향된 주장을 펴는 (조갑제닷컴)은 권 과장이 경질되자 이를 환영하는 글을 게재했다. ‘경축! 제멋대로 방첩비관 파헤치던 수사과장 교체’라는 글을 통해 “윗선과 마찰까지 빚어가며 무리하게 방첩기관의 업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던 권은희 수사과장의 교체는 환영할 일”이라며 “경찰은 더 나아가 즉시 수사를 종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침내 권 과장이 입을 열었다.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한 경찰의 황당한 수사발표가 있자마자 언론 인터뷰를 통해 ‘경찰 수뇌부가 사건 수사를 방해하고 은폐했다’고 폭로했다. 현직 일선 수사관이 경찰수뇌부를 상대로 ‘전쟁’을 선포한 셈이다. 권 과장에게는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싸움일 수 있지만 여론은 권 과장 편이다. 경찰 수뇌부도 당분간 권 과장을 어쩌지는 못할 것이다.

권 과장은 경찰수뇌부의 수사 방해와 은폐 행위를 조목조목 짚었다. 상당히 심각한 내용도 들어있다. 대선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정치개입을 한 국정원과 경찰이 한패였다는 얘기다. 권 과장의 폭로 내용이다. 


충격적 내용...경찰은 국정원과 한패
▲수사팀(권 과장)이 국정원 여직원 컴퓨터에서 대선 관련 78개 키워드를 발견하고 해당 키워드를 이용한 하드디스크 분석을 서울경찰청에 의뢰했다. 하지만 서울경찰청이 ‘키워드 수를 줄여서 제출하라’고 요구해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등 4개로 축소됐다.

▲서울청이 국정원 직원 김씨의 컴퓨터에 들어 있는 문서들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일일이 김씨의 허락을 받았다.

▲경찰청과 서울청 고위관계자들이 수사팀에 전화를 걸어 압력을 행사했다. ‘국정원 직원에 대해 공직선거법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가자 경찰청 고위간부가 수사팀에 전화를 해와 집요하게 캐물었다.

▲경찰 고위간부가 수사팀에 수차례 전화를 걸어 “국정원 직원 김씨에 대해 불법선거 운동 혐의를 떠올리게 하는 용어를 언론에 흘리지 말라”는 취지의 지침을 내렸다.

▲국정원 김씨와 함께 댓글 작업을 한 이씨의 존재가 드러나자 경찰 상부가 개입해 수사팀에 주의를 줬다.

▲국정원 김씨의 컴퓨터 2대에 대해 서울청 디지털증거분서팀에게 분석을 의뢰했지만, 분석결과가 수사팀에게 전해지기도 전에 중간수사결과(2012.12.16)가 발표됐다. 수사팀이 서울청에 강력하게 항의해서야 수사발표 이틀 후 분석자료를 받을 수 있었다.

▲수사 막판 보고라인에서 권 과장이 제외돼 있었다.

▲중간수사결과는 일선 수사팀(권 과장)이 아닌 서울청이 만든 수사보고서에 근거했으며, 수서경찰서는 서울청으로부터 이를 넘겨받은지 30분만에 보도자료로 언론에 배포했다.

▲수사책임자(권 과장)조차 경찰이 중간수사결과라며 배포한 보도자료 내용을 알지 못했다.

▲서울청이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핵심 증거물을 수사팀에게 돌려주지 않으려 했으며, 심지어는 이를 피의자 김씨에게 넘겨주려고 하는 등 지속적으로 수사를 방해했다. 

경찰수뇌부 VS 일선 수사관...기막힌 공방전
권 과장의 폭로에 대해 경찰청이 반박하고 나섰다. 경찰수뇌부가 일선 수사관 한 명을 상대로 공방을 벌이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터진 둑을 어떻게든 막아보겠다는 경찰수뇌부의 몸부림이 꼴불견이다. 서울청이 권 과장 폭로 내용에 대해 반박하면 권 과장이 이를 재반박하는 식의 공방전이 벌어진다. 

▷서울청: 하드디스크 분석 키워드를 줄이라는 식으로 개입한 게 아니다. 대선과 상관없는 단어가 많아 ‘박근혜’ ‘문재인’ 등 4개만 선정한 것이다.

=>권 과장: 키워드 선정은 수사실무팀의 권한이지 분석을 의뢰받은 서울청의 소관이 아니다.
▷서울청: 국정원 김씨가 분석과정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는 그가 참관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권 과장: 사생활 보호와 분석시간을 핑계로 김씨에게 허락을 받은 파일만 열어 볼 수 있게 했다.
▷서울청: 사전에 보고되지 않은 내용이 언론에 보도돼 수사팀에게 경위를 물어본 것이다.

=>권 과장: 경찰청에서 수사팀에 전화를 걸어 수사에 대해 압력을 넣었다.
▷서울청: 수사 중이므로 확인되지 않은 사안을 비공식적으로 언론에 유출하지 말라는 취지의 주의를 준 것은 있다.

=>권 과장: 경찰청 고위간부가 수차례 전화를 해 ‘불법선거운동’ 혐의를 떠올리게 하는 용어를 흘리지 말라고 주의를 줬다. 
정치경찰을 폭로한 전 수서경찰서 권은희 수사과장의 신변을 보호해 줘야
경찰 수뇌부와 일선 수사관이 벌이는 공방전이 가관이다. 언론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부하 직원 한명과 설전을 벌이는 경찰 수뇌부. 체통이고 수치심이고 다 내던졌나 보다. 그만큼 상황이 다급하다는 예기다. 어쩌다가 경찰이 이렇게 됐을까. 떳떳하지 못한 게 얼마나 많기에 체면까지 내던지고 일선 수사관의 일거수일투족에 저토록 예민하게 반응하는 걸까.

우려되는 건 권 과장의 신변이다. 경찰수뇌부가 들고 일어선 상황에서 일개 일선 수사관이 버텨봤자 얼마나 견딜 수 있겠는가. 권 과장 같은 유능하고 올곧은 인재가 경찰을 떠나는 건 국민에게도 큰 손실이다. 

중차대한 정치적 사건이라서 더욱 그가 걱정된다. 자칫 부정선거 논란으로 번질 판인데 박 정권이 중립적인 판단을 하겠는가. 막판에 상황이 꼬일 경우 경찰 수뇌부를 비호할지언정 바른 말 하는 권 과장을 보호하지는 않을 게 뻔하다. 야당과 국민여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때다.

 (위 칼럼은 본지 기사화에 동의하여 게재함을 밝힙니다. 출처/사람과 세상사이) 
오주르디 칼럼

2012년 4월 9일 월요일

[사설] 이젠 국민 생명마저 버린 부패·무능·정치 경찰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4-08일자 사설 '
구명을 호소하는 절규가 이어지는 1분20초 동안 경찰은 다섯번이나 장소를 묻고 또 물었다. ‘못골놀이터요?’ ‘지동요?’ ‘성폭행당한다고요?’ ‘지동초등학교요?’ ‘주소 알려주세요.’ 심지어 ‘누가 그러는 거죠? 어떻게 알아요? 문은 어떻게 들어갔어요?’라고 물었다. 그 사이 ‘빨리요, 빨리’를 외치던 피해자의 목소리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로 바뀌었고, 곧 비명과 오열 등으로 변했다가 6분쯤 뒤 침묵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렇게 늑장 부리고 어깃장 놓는 사이 한 선량한 20대 여성은 처참하게 죽어갔다. 비정규직으로 휴일근무에 야근으로 가계를 도우며 키웠던 작은 꿈도 산산조각났다. 일용직 노동자였던 부친의 카드빚을 갚고 동생들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 밤낮없이 휴대전화 부품 조립에 매달렸던 그의 가녀린 몸은 토막난 주검으로 버려졌다. 그날 경찰이 방치한 것은 한 연약한 여성, 생활에 허덕이던 한 비정규직 노동자만이 아니다. 경찰과 통화하면서 느꼈을 그의 절망은 남은 이들의 절망이었고, 그가 감금돼 사망하기까지 6~7시간여 동안의 공포 역시 국민 모두의 것이었다. 2012년 4월 그날, 한국 경찰이 버린 것은 온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었다.
경찰관들이 줄줄이 달려 나오는 ‘룸살롱 황제’ 이경백 사건 뒤처리에 급급했던 탓일까? 아니면 검찰과 밥그릇 싸움에 몰두하느라 혹은 권력의 하청을 처리하는 데 매달리느라, 오랫동안 제 본분을 잊어버린 탓일까. 정작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일에는 무능하기 짝이 없었고, 관심도 없었다. 신고센터는 신고받은 내용마저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고, 수사팀은 엉뚱한 곳에서 헤맸으며, 그나마 3시간, 7시간 뒤 차례로 늑장 출동했으며, 긴급한 사건임에도 무선망 공동청취(공청)를 하지 않았고, 그 결과 범인을 코앞에 두고도 피해자가 살해되기까지 유원지나 골목길, 학교 운동장 따위를 배회했다. 해당 경찰서 수사과장은 이튿날 오전 9시 현장에 출동하고도 마치 신고 직후부터 현장을 지휘한 것처럼 발표했고, 112센터는 통화 시간과 내용을 거짓 발표했다. 한국 경찰의 맨얼굴은 이렇게 끔찍했다.
어제 조현오 경찰청장이 112운영체계 개선을 지시했다. 그러나 삼척동자도 알지만, 그 근본원인은 경찰 지휘부의 무능과 정치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 시국치안에 매몰돼 민생치안은 방치하고, 시민의 생명과 인권보다 검찰과의 밥그릇 싸움에 매달린 결과인 것이다. 조 청장과 지휘부가 대오각성하고 책임을 질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