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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13일 수요일

해양수산부 부활 구색 맞추기였나


이글은 시사IN 2013-02-12일자 기사 '해양수산부 부활 구색 맞추기였나'를 퍼왔습니다.
박근혜 인수위의 정부조직 개편안을 보고 주강현 교수가 기고문을 보내왔다. 해수부 부활을 환영할 일이나 알짜배기가 빠져 있다는 우려다.

서울 안국동 해양수산부(해수부) 청사 앞에 놓여 있던 입석은 어디로 갔을까. 다행히 포항 등대박물관 구석에 숨겨져 있었다. 5년 전 그 누군가에 의해 트럭에 실려 쓸쓸히 호미곶까지 실려갔을 이 입석이 다시금 제자리를 찾게 된 것이다. 감개무량이고 만시지탄이다.

노무현 정부가 끝나자 이명박 정부는 거침없이 칼질을 했다. 해수부 해체는 바다 통합 정책과 해양 미래의 꿈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해수부는 국토부와 농수산식품부로 찢겼다. 그야말로 잃어버린 5년이었다. 앞으로는 국가의 전략적 미래인 바다가 농락되는 일은 피해야 한다. 지난 5년간 공룡 부서에서 해양의 가치와 미래가 묵살되는 것을 충분히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해수부 부활은 여야,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박근혜 당선자는 해양수산부 부활이라는 약속을 지켰다. 그러나 인수위 조직개편안을 받아든 해양계는 떨떠름한 분위기다. 서열 17위 최하위 부서로 겨우 부활에만 성공했기 때문이다. 선거가 끝났으니 이제 구색만 맞추면 되는 것인가. 마지못해 한 약속이었나. 

ⓒ뉴시스 이명박 정부는 해양수산부 해체로 해양 정책을 등한시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2008년 1월22일 해수부 해체에 반대하는 시위.

해수부는 해양 강국 구현이라는 원대한 목표와 직결된다. 해양 강국은 어떻게 구현되는가. 네덜란드, 미국 등 해양 강국에서 배우듯이 국정 비전으로 채택되어야 하며 정권 교체기마다 폐지 논란이 벌어져 흔들리면 안 된다. 해양을 둘러싼 국가안보와 평화가 한층 요구되는 시점이다. 한반도에 치명타를 주었던 열강은 모두 해양세력이었다. 오늘날도 중·일, 한·일, 한·중이 해양 문제에 얽혀 있다. 중·일 간 쟁투는 현재진행형이다. 일본은 일상으로 독도를 들고 나온다. 미국은 태평양으로 돌아왔음을 강조하고 다닌다. 중국의 해양 팽창은 가공할 만하다.

공룡 부서에서 이 같은 일이 최우선적으로 처리될 수 없었음은 당연하다. 해양 영토 수호와 분쟁 대비, 자원전쟁 등을 위한 영해 기점, 대륙붕 협상 등이 신정부의 몫으로 고스란히 넘겨졌다. 이명박 정부는 대북 정책만이 아니라 바다 정책에서도 실기와 실책을 거듭했다.    

기후와 해양도 뗄 수 없는 문제인데…

전통 산업과 미래 비전의 융·복합이 모두 바다에 있다. 물류·항만·조선·수산 등 전통 산업도 진화를 거듭한다. 조선과 해운의 시너지 구현, 물류 통합, 해양정책의 컨트롤 역할 등이 구현되어야 한다. 잡는 어업시대는 끝났으며, 해양 자원 고갈은 양식산업을 뛰어넘는 새로움을 요구한다. 어민과 선원 복지도 그동안 거의 방치되었다. 정약용은 [경세유표(經世遺表)]에서 섬이야말로 부의 원천이라고 갈파한 바 있다. 방치된 무인 도서들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조선과 해양 플랜트는 이번에도 해수부로 오지 않았다. 기획재정부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질 못했으며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시너지를 부여할 알짜배기가 빠진 껍데기라고나 할까. 불완전한 해수부 부활에 대한 부산권의 반발은 산업이 배제된 부활이라는 데 있다. 이번 인수위 발표처럼 과거 재탕식이라면 해양 강국의 길과는 어긋난다. 기후를 포함하는 강한 조직이 되어야 했음에도 인수위는 옛 부서 부활에 머물렀다. 

지금 해양에 대한 글로벌 어젠다는 바다를 통한 기후환경 변화, 수온 상승, 태풍·쓰나미 등 자연재해, 자원 고갈과 해저자원의 개발과 보호, 저탄소 녹색성장, 종다양성 보존, 극지의 지속가능성 등이다. 미국의 해양대기청(NOAA·노아)처럼 기후와 해양은 일심동체이며, 이는 세계적 추세이다. 통합정책의 원대한 그림 속에서 기후는 반드시 글로벌 어젠다를 해결하는 동일 화폭이어야 했다. 인수위 발표 어디에도 그런 고민은 없다. 해양과학기술과 신해양산업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야 먹여 살릴 성장동력으로 바다가 돌아올 것이다. 이 역시 제대로 언급되지 않았다.

ⓒ뉴시스 1월22일 옥동석 인수위원이 정부조직 개편 후속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청사 이전 논란, 설익은 언급이 문제

한국의 해양력은 전통적으로 하드웨어는 강한데 소프트웨어는 약하다. 바다에는 미래 비전을 제시할 DNA가 무궁무진하다. 해양문화·관광레저 같은 소프트 파워는 향후 중요 성장요소이다. 가령 등대 명품화 전략 하나만 가지고도 수익을 끌어낼 수 있다. 전통 산업과 미래 비전의 융합으로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 해수부의 구실이 절대적이다. 애초부터 문화부 역량으로 안 되는 분야였다. 요트 전용 항만 등 어느 것 하나 해수부의 관리와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분야였기에 넘어올 것이 넘어왔다. 

해수부 부활과 관련해 청사 위치도 분란을 겪는다. 중앙 부서는 당연히 법이 정한 곳으로 가야 한다. 그럼에도 표 때문에 부산으로 갈 수도 있다는 설익은 언급을 해버리고 말았다. 바다전략을 구체화하는 시점에서 청사 유치 논란은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선조직개편안 시정, 후청사’로 사회적 논의를 전개하고, 정부청사 종합 배치계획과 연계해 신중하게 검토함이 바람직하다. 차분하게 과거 해수부의 반성과 평가, 새 부처의 정책과 지향점 구체화, 국회에서 인수위 발표를 바꿀 수 있는 여지에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이 아닐까. 청사 분리가 꼭 필요하다면, 그것도 해수부의 정확한 기능 분화와 지역 거점의 필연성이라는 차원에서 명확히 정립되고 합의된 이후라야 할 것이다. 

해수부 복원 과정에서 어느 것 하나 도움이 되지 않았던 정치인이나 지역 언론이 앞장서 ‘우리 지역에 유치해야 합네’ 하고 바람을 잡는 것도 문제다. 중앙부처를 유치하겠다고 이런 식으로 할라치면, 가령 관광청을 만들어 제주로 보내고 농림부는 농업이 많은 삼남지방으로 보내는 식이 되어야 하나. 중앙부처는 중앙부처일 뿐이다.

새 해수부는 나름 내적 고민과 과제를 안고 가야 한다. 조직이 이리저리 찢기다보니 사람과 사람의 온전한 결합이 소중하다. 해양과 수산의 보이지 않는 갈등도 풀어야 한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해양의 모든 분야를 알고 있어 통합과 균형이 가능한 수장에게 해수부가 맡겨져야 하는데 이 역시 밀봉 상태다. 분리되었던 해양·수산의 통합에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게끔 고도의 전문성을 겸했으면 한다. 해양 강국으로 이끌 ‘캡틴’을 제대로 만나야 해양 강국으로 가는 항로가 안전할 것이다. 바다의 미래는 한반도의 국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주강현 (제주대 석좌교수)

2013년 1월 16일 수요일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이 가져올 결과는?


이글은 미디어스 2013-01-15일자 기사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이 가져올 결과는?'을 퍼왔습니다.
박근혜 정부 조직 개편안 해설

박근혜 정부의 조직개편안이 발표됐다. 경제부총리제를 부활시키며 미래창조과학부와 해양수산부를 신설하고 지식경제부는 외교통상부의 통상 기능을 더해 산업통상자원부로, 행정안전부는 안전행정부로 개편하고 중소기업청의 기능 강화와 식품의약안전청을 식품의약안전처로 격상시키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당선인의 공약과 국정운영철학을 반영시키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게 인수위 측의 설명이다.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 및 국정철학이 반영된 결과

실제 그런 측면이 강한 것 같다. 박근혜 당선인은 국정운영에서의 컨트롤타워 기능 강화와 부처 간 칸막이 제거 등을 주장한 바 있다. 또한 국민생활안전 강화를 강조하면서 4대 악 중 하나로 불량식품(?) 등을 꼽는 등 특히 식품안전과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조직개편안에도 이러한 점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김용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내 인수위 합동기자회견장에서 새 정부의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경제부총리의 부활과 미래창조과학부의 신설은 국정운영의 컨트롤타워 기능 강화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과거 정부 조직 중 다른 부처와의 업무 조정 등을 재무부 등의 경제관련 부처가 맡아오던 것을 제도화 한 것이 경제부총리제다. 따라서 경제위기 대응 등의 과제와 관련하여 정부 조직이 효율적인 과제 수행을 할 수 있도록 경제부총리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볼 수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경우 과학기술의 발전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하는 국가 발전 전망을 세우고 이와 관련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부처로 이해할 수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권한에 R&D 예산 총괄 등의 기능이 포함되는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과학기술분야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또, 미래창조과학부는 과거 상이한 업무를 담당했단 부처들의 기능을 떼어 하나로 합친 것이기 때문에 부처 간 칸막이를 제거하겠다는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가 안전행정부로 이름이 바뀐 것은 과거 ‘내무부’로 통칭되던 정부 부처 내의 총무기능보다 경찰청 등이 담당하는 국민생활안전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렇게 될 경우 행정총괄 및 인사기능 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될 소지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 바 있다.
지식경제부에 통상기능을 더해 산업통상자원부로 개편하는 안은 과거 ‘상공부’의 부활로 보이기도 한다. 애초에 외교통상부의 경우 외무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통상기능은 상대적으로 부처 내에서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 통상정책과 개별산업 간의 조율 등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개편인 것으로 생각된다.
경제부총리를 기획재정부 장관이 겸임하게 됨으로써 앞으로 기획재정부의 권한이 더 커질 것으로예상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경우 세부적인 업무 영역 등에서는 조정 등의 조치가 이어질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는 현행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되기 때문에 금융부 신설 등의 개편 전망은 실현되지 않게 됐다.

미래창조과학부 등에 대한 비판도 제기돼

이러한 조직개편안은 애초에 예상되던 개편안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기존에 비판적으로 제기됐던 문제들도 다시 한 번 상기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의 경우 기초학문 보다는 응용분야의 발전에 정책에 집중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예상이 제기되고 있다. 창조경제, 일자리 창출 등에 초점이 맞춰지면 필연적으로 내릴 수밖에 없는 결론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철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은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차라리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안을 마련하는 것이 나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하는 것으로는 어떤 측면에 있어서는 단기적인 해결책에 그칠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정반대의 관점에서의 비판도 있다. 아시아경제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송희준 ICT대연합 운영위원장은 미래창조과학부에 기존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기술 진흥 관련 기능이 추가된 것과 관련하여 ‘규제와 진흥은 한 몸이며 따로 떨어질 수 없는 것’이라며 실망을 감추지 않았다. 기초과학 분야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이는 미래창조과학부가 통신·방송 기술을 얼마나 이해하겠느냐는 말이다.
인수위 측은 각 부처 간의 세부적인 업무 영역과 기타 위원회 체계 등에 관해서는 차후 청와대 조직개편안과 함께 추가로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 때 이러한 비판의 목소리가 얼마나 반영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김민하 기자  |  acidkis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