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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10일 토요일

"박근혜, 벌써 재벌에게 굴복했냐"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2-11-09일자 기사 '박근혜, 벌써 재벌에게 굴복했냐"'를 퍼왔습니다.
박근혜의 '기존순환출자 의결권 인정' 발언 파문 확산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8일 경제5단체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존 순환출자에 대한 의결권을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것과 관련,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이는 김종인 국민행복위원장이 지난주 제출한 경제민주화안과 정면배치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김종인 위원장은 박 위원장의 발언을 접한 뒤 당일 밤 본지에 "앞으로는 재벌당 소리를 들어도 할말이 없을 것"이라고 탄식했다. 

김 위원장은 "공약을 모두 전달했으니 택하고 말고는 박 후보 결정사항"이라며 "박 후보가 말한 식의 경제민주화라면 경제민주화 공약 발표를 박 후보 혼자서 해야 할 것"이라고 최후통첩성 경고를 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경제민주화 실천모임 소속 의원들도 아연실색하는 분위기다. 실천모임의 이혜훈 최고위원은 9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만든 방안들이 무리한 게 아니다"라며 우회적으로 박 후보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김 위원장 탄식대로 야권은 즉각 박 후보가 재벌에게 굴복했다고 맹공을 펴고 나섰다.

문재인 캠프의 진성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박근혜 후보가 어제 재벌들에게 굴복한 것이다. 재벌들 앞에서 경제민주화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이라며 "현 정권에 이어서 지속적으로 반서민 정책, 친재벌 정책으로 중소기업과 서민경제를 파탄 내겠다는 약속"이라고 맹공을 폈다.

그는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의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말씀이다. 그간에 경제민주화 운운했던 것은 그야말로 억지춘향 노릇이었음을 실토한 것"이라며 "새누리당의 김종인 위원장도 '말을 물가에 데려갈 순 있어도 물을 먹일 수는 없다'고 했다"며 김 위원장을 말을 빌어 박 후보를 힐난했다.

심상정 진보정의당 대선후보도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후보가 김종인 위원장을 모시고 간 게 그냥 단지 그 노이즈 마케팅용이 아니냐, 그런 생각이 든다"며 "기존 의결권 제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재벌 대기업이 돈이 없어 투자를 못 했나? 규제 때문에 투자를 못 했나? 그거 아니다"라고 힐난했다. 그는 "박근혜 후보는 여전히 박정희 모델을 지금 집착하고 있고 그것은 경제민주화는 안 하겠다, 그런 말씀과 같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김종인은 재벌 견제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박근혜는 재벌들에게 힘을 모아주면서 국민의 혼란만 거듭되고 있다"며 "김종인의 경제민주화가 이런 식의 대접을 받고 있는 마당에 안대희의 정치쇄신안의 운명은 더 두고 볼 필요조차 없어 보인다"고 힐난했다.

그는 "새누리당은 더 이상 얼굴은 김종인, 정책은 이한구인 박근혜의 이상한 경제민주화 논리로 국민을 속이려 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단일화에 대한 공포와 지나친 헐뜯기 집착을 중지하고 속빈강정 정책내용이나 채워 주시면 고맙겠다"고 비꼬았다.

김동현 기자 

2012년 2월 14일 화요일

[사설]‘재벌 봐주기’ 반발 자초한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이글은 경향신문 2012-02-13일자 사설 '[사설]‘재벌 봐주기’ 반발 자초한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를 퍼왔습니다.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의 정부 측 위원인 지홍민 이화여대 교수와 김우찬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어제 자진사퇴했다. 국민연금이 이날 열린 하이닉스반도체 주주총회에서 최태원 SK 회장의 하이닉스 이사 선임 건에 대해 ‘중립’ 의견을 냄으로써 사실상 최 회장의 이사 선임을 밀어준 데 대한 반발이 사퇴의 배경이다. 국민연금은 앞서 지난 10일 의결권행사위 회의를 열어 의결정족수에는 포함되지만 출석 주주들의 의결권에 영향을 주지 않는 중립 의견을 내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국민연금의 결정은 자체 의결권 행사 지침, 최 회장이 처한 상황,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의 일관성 등 어떤 것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SK·SK이노베이션 주총에서 과거 최 회장의 분식회계 전력을 이유로 이사 선임에 반대했다. 현재 최 회장은 거액의 횡령혐의로 기소된 상태여서 이사 선임에 지난해보다 더 불리한 입장이다. 국민연금은 또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이사 선임 건도 같은 근거로 반대한 바 있다. 이번 주총을 앞두고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들도 최 회장이 기소돼 재판받는 상황이므로 자격이 안되며 실형 선고 시 경영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이사 선임에 반대했고, 주총의안을 분석해 권고하는 세계적인 기관인 ISS도 최 회장의 이사 선임에 반대했다고 한다.

국민연금은 대부분 국내 대기업의 지분을 갖고 있는 금융시장의 ‘큰손’이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는 최대주주로서의 상징성도 클뿐더러 다른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그런 만큼 제기되는 사안마다 의결권 행사 지침에 충실하게 입각해 원칙 있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국민연금에 돈을 맡긴 국민도 발뻗고 잘 수 있다.

정부가 지난해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 활성화 방침을 밝혔을 때 원론적으로 이에 찬성하면서도 연기금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책임성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 이사회나 주총이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한국의 기업 현실을 고려할 때 지배주주가 아닌 일반 주주들의 이해를 대변해야 하는 연기금의 책임은 막중하다. 국민연금이 이번처럼 적극적인 책임의식을 망각한 채 안이한 결정을 되풀이한다면 의결권 행사는 신뢰받을 수 없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