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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18일 목요일

미국-북한 '무력 충돌' 불가피한가?


이글은 프레시안 2013-04-18일자 기사 '미국-북한 '무력 충돌' 불가피한가?'를 퍼왔습니다.

[한반도 브리핑] 박근혜-오바마 정상회담 주목해야 하는 이유


북한이 개성공단 잠정 폐쇄 이후 한국정부와 미국의 대화 제안에도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제 대화와 협상이라는 형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완전히 물 건너갔고 무력충돌이라는 옵션밖에 없을까? 북한의 거부 의사를 좀 더 면밀히 분석해 보면 아직 대화와 협상의 여지가 남아 있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은 한국의 대화 제안에 4월 16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최후통첩장이라는 형식으로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중략) 진실로 대화와 협상을 원한다면 지금까지 감행한 크고 작은 모든 반공화국적대행위에 대하여 사죄하고 전면중지하겠다는 실천적 의지를 온 겨레 앞에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라고 통첩장을 마무리하고 있다.

이것을 어디에 중점을 두고 받아 들이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만약 사죄에 중점을 둔다면 북한은 한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정부 측의 제안을 처음부터 받을 의사가 없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반면 북한의 의도를 어느 특정한 단어나 문장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전체 맥락에서 해석해 보면 "한국 정부에서 북한에 대한 적대적 입장(stance)를 취하지 않는다면 대화할 수 있다"라고 정리할 수 있다. 즉 북한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여기서 지금까지는 이명박 정부 시절 진행시켜온 대북정책이 포함되어 있다)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은 북을 대화와 협상의 상대로 보기보다는 체제변화 대상 또는 타도 대상으로 보고 추진되었다고 받아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
▲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15일 0시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을 맞아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연합뉴스


북한의 주장이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대화 자체가 전무하였고 미국과 일본과의 공조를 통해 북한을 고립시켰던 이명박정부 시절 대북정책을 고려해 볼 때 이를 그냥 말도 안 되는 '억지'라고 취급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러면 북한이 미국의 대화 제안에 대해 거부한 것은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북한은 4월 16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한중일 순방기간에 시사한 북한과 대화 가능성에 대해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진정한 대화는 오직 우리가 미국의 핵전쟁 위협을 막을 수 있는 핵억제력을 충분히 갖춘 단계에 가서야 있을 수 있다"며 "우리는 대화를 반대하지 않지만 핵 몽둥이를 휘둘러대는 상대와의 굴욕적인 협상탁에는 마주 앉을 수 없다. 대화는 자주권 존중과 평등의 원칙에 기초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시종일관한 입장" 라고 하였다.

이어 미국이 한반도에 핵무력을 앞세워 한미합동군사훈련인 키리졸브/독수리훈련을 비난하면서 "대화를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세계여론을 오도하려는 기만의 극치"라고 미국을 비난하였다. 이것을 미국의 대화제의를 일축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북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 나타난 북한의 주장은 논리적으로 그리고 상황적으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에서 미국은 과연 미국의 코앞에서 미국을 대상으로 군사훈련을 하고 있는 상대가 대화를 제의한다면 받아들일 수 있을까? 미국의 역사경험은 그 반대였음을 알려주고 있다. 냉전시기인 1963년 소련이 쿠바에 핵미사일 기지를 건설하려고 할 때 미국은 소련과 대화를 중단하고 쿠바로 들어오는 모든 해로(海路)를 봉쇄 (blockage)하고 소련이 계획을 철폐하지 않으면 소련과 핵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여 주었으며 끝내 소련의 굴복 (give in)을 받아 내고 봉쇄를 풀었다.

이런 측면에서 북한의 주장은 일면 타당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더 중요한 시사점은 미국이 북한을 정당한 대화의 상대자로 대우해 주고 적대적 행위를 하지 않는다면 북한은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종합하여 보면 북한은 자신들의 강경한 언사에도 불구하고 조건부이기는 하지만 남한과 미국 모두에게 대화의 여지를 열어놓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은 미국과 남한과의 대화에서 무엇을 논의하자는 것인가? 전쟁까지 불사하겠다는 북한의 의도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지만 대체로 젊은 북한의 지도자인 김정은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내부결속을 위한 것이라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2년이라는 단시간에 북한의 최고 지도자의 자리에 오른 김정은의 권력기반은 김정일보다 분명 취약할 것이다. 김정일의 경우에는 김일성의 아들이라는 점에서 김정은과 같은 위치였지만, 대학을 졸업한 1964년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 평양시 지도과 지도원에서부터 '후계자수업'이 시작하였다. 그리고 1993년 국방위원장에 선출되면서 최고지도자 위치에 올랐다. 약 3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후계자 수업'을 받았을 뿐 아니라, 자신의 유일지도체제를 확립하였다.

이러한 시간이 허락되지 않은 김정은이기 때문에 '전쟁불사'라는 초강수 그리고 벼랑 끝 전술을 씀으로써 한순간에 자신을 정점으로 한 내부결속을 이끌어 내자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유일지도체제라는 북한의 특수한 정치체제를 고려할 때 이러한 분석은 일말 타당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으나, 문제는 만약 이러한 전술이 실패한다면 북한은 이전보다 훨씬 더 큰 혼란과 곤경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즉 김정은이 이러한 벼랑 끝 전술에서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이솝우화의 '양치기 소년'과 같이 된다면 김정은 정권은 내부결속이 아니라 내전을 마주할 수도 있다. 이러한 가능성들을 김정은과 김정은의 후견인들은 고려하지 않았을까?

이렇듯 현 상황을 김정은의 내부결속을 위한 이른바 '벼랑 끝 전술'이라고만 해석하는 것은 현실과 현 사태의 핵심과 심각성을 놓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북한이 국가로 수립된 1948년부터 현재까지 현실은 미국이라는 초강대국과의 군사적 대치이다. 대치뿐 아니라 북한 입장에서 북한은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치렀고 아직 그 전쟁은 해결되지 않았다. 6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세계 초강대국을 적대국으로 상대한다는 것은 세계 역사상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이례적이며 당사국인 북한으로서는 기약 없는 '고난의 행군'과도 같은 일이다.

그러나 세계를 관리하는 미국입장에서 북한은 장기에서 '졸(卒)'에 해당되는 하찮은 존재이며 외교 우선순위에서 늘 밀리는 사항이었기 때문에 북한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한 외교적 고려대상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문제는 곧 핵문제라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입장에서 북한이 '보통국가'로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매우 명확하다고도 볼 수 있다.

북한의 핵과 그것을 운반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지만, 지금까지의 정황들을 고려해 볼 때 북한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 능력은 미국이 관심을 가져야 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향상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만약 북·미간의 대화와 협상이 진행된다면 북한은 자신들의 특수한 상황 (초강대국과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을 끝내려고 할 것이다. 즉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고 미국과의 국교정상화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 지난해 12월 12일 북한이 발사한 광명성 3호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만약 북·미간의 대화가 다시 시작되고 북한이 이러한 요구를 미국 측에 한다면 미국은 순순히 북한의 요구에 응할 수 있을까? 미국은 그냥 '국가'가 아니다. 위상과 영향력은 추락하고 있지만 아직도 자타가 공인하고 있는 '세계 초강대국'이기 때문에 북한의 요구를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북한의 요구를 수용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북한의 압박과 위협에 손을 드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렇지 않아도 금융 그리고 경제위기로 패권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의 요구를 수용하면 자신들의 패권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군사적 영향력마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의 직설적이고 직접적인 태도와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매우 어려운 처지이다.

그렇다면 북한과 미국의 무력충돌은 북한의 말대로 불가피할 것일까? 아니다. 전쟁은 한국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한국의 역할에 의하여 방지될 수 있다. 한국은 정전협정의 당사자가 아니지만 한반도 문제의 가장 큰 이해당사자이다. 또한 미국의 가장 중요한 군사동맹국 중 하나이다.

미국은 한국전쟁 정전협정의 당사자이기는 하지만 미국이 한국전쟁에 참여한 것은 한국을 대신하고, 한국을 위한 참전이었다는 인식이 깊게 자리 잡고 있으며 미국인들은 실제로 그렇게 믿고 있다. 그러므로 만약 한국이 한국전쟁을 완전히 종식하고 평화체제가 안착되는 것을 원하고 미국에 요구한다면 미국이 그것을 반대할 명분도 이유도 없다. 한국의 이러한 요구는 북한과 불가피한 전쟁을 피할 수 있는 명분을 미국에 제공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은 오히려 환영할 것이다.

혹자는 만약 북·미간에 평화조약이 체결된다면 북한은 이것을 이용하여 다시 남한을 적화시킬 기회로 이용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다. 북한의 가장 큰 고민은 생존이다. 이런 현실과 상황에서 자신보다 2배의 인구와 50배에 가까운 GDP를 가지고 있으며 세계 12위의 경제 대국인 남한을 과연 북한이 어떻게 적화시킬 수 있을까? 다시 전쟁을 할 수도 있겠지만, 북한도 남·북이 갖고 있는 재래식 무기만 갖고도 한반도를 몇 번이고 초토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데 전쟁을 다시 일으킬 수 있을까? 또한 평화조약을 맺은 후에 다시 전쟁을 일으킨다면 북한은 전 세계적으로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고 국제사회로부터 협공을 받을 수도 있는데 북한이 그것을 모를까?

현재 한반도는 평화냐 아니면 전쟁이냐는 기로의 관문에 서 있다. 이것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는 한국이 쥐고 있다. 어떤 선택이 진정 한국의 국익에 부합하는지 냉철한 머리로 따져보아야 한다. 그리고 판단이 선다면 신속하게 국론을 모아야 한다. 5월 7일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간의 한미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다. 이 회담이 정전을 종전으로 그리고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시발점이 되기 바란다. 그전까지 현 상황이 부디 악화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할 따름이다.

2012년 8월 13일 월요일

송민순 "MB 독도방문, 日 원하는 판에 들어간 격"


이글은 노컷뉴스 2012-08-13일자 기사 '송민순 "MB 독도방문, 日 원하는 판에 들어간 격"'을 퍼왔습니다.
독도 무력 충돌 시, 강제로 국제사법재판소 갈 가능성

■ 방송 : FM 98.1 (07:00~09:00)■ 진행 : 김현정 앵커■ 대담 : 송민순 前 외교통상부 장관 

우리나라 대통령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울릉도와 독도를 방문했습니다. 이를 두고 일본의 반발이 거셉니다. 독도 영유권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로 끌고 가겠다, 으름장을 놓고 있는데요. 이번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의미는 뭐고 또 일본 반발의 저의는 뭔지 어떻게 대응하는 게 옳은지 차근차근 짚어보죠.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이명박 대통령의 울릉도 독도 방문.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 송민순> 일본이 말이죠. 1세기 전에 제국주의 시절에 침탈을 했던 독도에 대해 지금 영유권을 계속 주장하고 있는 건 말이 안 되는 거죠. 우리의 단호한 대응이 필요한데 다만 그 방법은 조금 현명하고 냉철해야 됩니다. 그런데 이번에 대통령이 거기에 가신 것 그 자체가 이게 분쟁지역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그런 결과를 가져오거든요. 그래서 아주 걱정되는 일이고요.

일부에서는 보면 러시아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2010년에 북방도서 소위 쿠릴아일랜드를 방문한 걸 보고 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쿠릴열도하고 이건 전혀 다르죠. 거긴 러시아가 분쟁이라는 걸 스스로 인정을 해 왔습니다. 그래서 섬 4개 중에 2개는 일본한테 돌려줄 수도 있다 하는 그런 정도까지 갔던 분쟁지역인데 독도는 전혀 다르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게 역사적 맥락이나 법적인 근거, 국제 정치적 상황, 이런 걸 전혀 무시한 행동이 아닌가 하는 그런 걱정이 됩니다. 

◇ 김현정> 사실 우리나라 땅에 우리 대통령이 방문하는 게 뭐가 문제겠습니까만, 지금까지 전직 대통령들이 안 갔던 이유는 어차피 우리가 실효적 지배를 하는데 굳이 일본 자극해 봤자, 오히려 그쪽한테 빌미만 주는 거다. 그쪽 좋은 일시키는 거다 해서였는데. 이번에 실제로 간 것. '득과 실을 따져볼 때 실이 더 많다.' 이렇게 보시는 거군요? 

◆ 송민순> 네, 제가 보기에는 굳이 대통령이 그렇게 하셔야 될 이유는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 땅에 우리가 간다고 하면 이 여름에 휴양지도 많이 있고 우리 관광객도 많이 가는 홍도나 흑산도를 가서 자연문화유산을 보호해야지 왜 독도를 갔습니까? 독도를 간 자체가 그게 문제가 있어서 간다는 걸 보여준 거 아닙니까? 

◇ 김현정> 그런데 찬성하시는 분들 쪽에서는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일본이 요즘 계속된 도발들을 하지 않았습니까? '방위백서에다가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쓰는 일이 있는가 하면 일본군 성노예 문제도 계속 얽혀 있고 이런 것들에 대해서 우리가 뭔가 단호하게 대응을 해야 되는 순간이 온 게 아닌가, 확실하게 우리 땅이라고 도장 찍는 행동이 필요한 게 아닌가.' 이런 얘기요. 

◆ 송민순> 일본이 말씀이죠. 일본을 알고 국제사회의 상황을 알고 대응하는 게 우리가 맞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감정적으로 정서적으로 대응해서 우리가 실익을 얻을 수 있으면 좋은데 실익이 중요한 거 아니겠습니까? 일본이 독도 문제나 성노예 문제나 이런 것에 대해서 일본 스스로 과거의 굴레에 갇혀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일본이 갖고 있는 역사나 지금 정치 체제나 국내 정세에 봐서 일본이 그렇게 바꿔서 우리가 잘못했다 이렇게 나올, 그러한 능력이 없는 나라예요. 그런데 독도에 관한한 우리가 시간을 가지고 계속 주권을 행사를 하면서 축적을 시켜나가면 그 주권이 응고가 되는 겁니다. 그게 우리가 하는 현명한 조치이고 국제사회도 그렇게 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지금 스스로 문제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그건 당장의 눈앞에 어떤 이익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 눈에는 보이지 않는데 그건 득보다 실이 훨씬 많은 거죠. 

◇ 김현정> 혹시 그러면 과거, 노무현 대통령 시절. 즉 송민순 장관께서 외교부장관 지내던 참여정부에서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얘기가 나왔었습니까? 

◆ 송민순> 국내 여러 곳에서 그런 요구들이 있었죠. 

◇ 김현정> 그때도 있었군요. 그런데 그때 안 간 이유는 역시 이런 이유에서? 

◆ 송민순> 이런 겁니다. 일본이 원하는 판에 우리가 들어가 줄 이유가 없습니다. 이건 일본이 원하는 판입니다. 그 판에 우리가 왜 들어갑니까? 

◇ 김현정> 그래서 말입니다. 이번에 조심스럽게 외교부장관이 아니라 문화부장관하고 환경부장관을 동행했거든요. 

◆ 송민순> 그거야 당연하죠. 그런데 대통령이 예를 들어서 제주도나 아까 제가 말씀드린 홍도에 가는데 외교부장관이 수행합니까? 홍도하고 독도하고 지위가 뭐가 다릅니까? 같지 않습니까? 우리 입장은 그런 거 아닙니까? 외교부장관이 수행을 안 하는 건 당연한 거죠. 가서도 안 되지만 대통령이 갈 필요도 없는 일이지만 간다면 홍도에 갈 때 외교부장관이 안 가는 것과 같은 거 아니겠어요. 

 

◇ 김현정> 사실은 말입니다. 여론은 지금 찬반이 반반이고 그래도 가는 게 잘했다는 여론이 좀 높은 편인데, 오늘 송민순 전 장관은 이건 실이 훨씬 많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시네요. 

◆ 송민순> 그렇죠. 국가의 이익은 당장에 이렇게 했을때, 독도를 두고 긴장을 올리는 것으로 일본이 원하는 겁니다. 우리는 제가 말씀드린 대로 시간을 두고 우리의 주권이 그대로 거기에 독도의 바위처럼 우리 주권이 응고되는 겁니다. 

◇ 김현정> 실효적 지배의 역사를 차곡차곡 계속 쌓아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

◆ 송민순> 그게 현실입니다. 현실. 

◇ 김현정> 그러면 이걸 외교 전문가들이 몰랐을 리가 없는데, 왜 지금 이 시점에 이명박 대통령 방문을 택했을까요? 

◆ 송민순> 글쎄요, 정부에 있는 외교 당국자들 역시 제가 생각하는 것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봅니다만, 일본 측에서는 이 문제를 가지고 우리 국내 정치와 결부해서 이렇게 했다고 비판하고 그렇게 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그건 터무니없는 일이고. 

◇ 김현정> 레임덕을 빠져나가기 위한 이런 것 아니냐는 주장이요? 

◆ 송민순>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저는 대통령이 가신 이유에 대해서 우선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대통령이 먼저 설명하기 전에는 알 수가 없고요. 표면적으로 나타난 이유는 수용하기가 어렵습니다. 

◇ 김현정> 예상대로 일본 측의 반발이 지금 거셉니다. 당장 한일 간의 연례회의죠, 한일재무장관회의 연기됐고 다음 달 APEC 정상회의 때 한일 정상회담 하려고 했는데 이거 보류를 고려하고 있다고 그러고. 한일 관계는 어떻게 계속 악화되는 건가요? 어떻게 전망하세요? 

◆ 송민순> 글쎄요. 이런 걸 가지고 한일 관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주변국 여러 나라들하고 이렇게 우호적이고 협력적으로 잘 지내는 게 좋지 않습니까? 일본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일본이 여기에 반발하는 건 일본 내 사정이 있겠죠. 

◇ 김현정> 일본 내의 사정이라면 그쪽의 보수진영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 송민순> 그렇죠. 일본의 극우파들이 여기에 대해서 굉장한 반발을 하고 있고 그래서 서로 이렇게 이런 것에 대해서 목소리를 올리는. 즉 동해를 두고 한국과 일본에서 목소리를 올려서 자기의 어떤 정치적 위치나 이런 걸 노리는 그런 세력들이 있겠죠. 

그런 것 때문에도 일본 쪽에서 강하게 나오고 있는데, 문제는 독도를 가지고 계속 한국과 마찰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일본이 앞으로 미래를 나아가는 데 굉장히 지장을 줄 겁니다. 

◇ 김현정> 그걸 일본이 알아야 될 텐데 말이에요. 

◆ 송민순> 그런데 일본은 제가 이렇게 보면, 2차대전 후 유럽과 아시아를 비교를 해 보면 유럽은 지금 평화롭습니다. 주변국들이 이런 문제 가지고 싸우지 않거든요. 그건 독일이 2차대전에서 있었던 그 상황에 대해서 상당히 죄의식이 담긴 외교를 시작했습니다. 

◇ 김현정> 독일의 자세와 일본의 자세가 좀 다른가요? 

◆ 송민순> 그렇죠. 독일은 주변국에 대해서 2차 대전 상황에 생긴 그것에 대해서 굉장히 죄의식을 안고 외교를 해서 평화를 유지하고 있는데 일본은 그런 게 전혀 없습니다. 독도라는 것도 일본이 한국을 제국주의 침탈과정에서 점거를 한 거 아닙니까? 그걸 다시 내놓으라고 한다는 것은 과거에 잘못된 역사에 대해서 전혀 반성이 없다는 거거든요.

그래서는 일본이 주변국 물론 세계 어디에서도 환영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일본이 이제 알아야 되는데 아까 말씀드린 대로 일본이 거기에서 벗어날 그러한 스스로 역량이 있는지 의문시됩니다. 

◇ 김현정> 일본은 지금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는데, 이게 제소가 되는 겁니까? 

◆ 송민순> 글쎄요. 국제사법재판소는 우리가 강제 회부될 수 있는 그런 게 아닙니다. 우리가 동의하지 않는 한 ICJ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될 수가 없는데, 다만 이게 하나의 예외가 있을 수 있어요. 그건 뭐냐 하면 예외적 상황은 독도를 둘러싸고 어떤 무력충돌이 생겨서 그걸 UN안보리에 가져가서 회부되면 국제사법재판소에 강제로 갈 수 있는 그러한 가능성은 있습니다. 

◇ 김현정> 군사적 충돌이 만약 여기서 일어나 버리면 그때는 우리가 동의하느냐, 안 하느냐를 떠나서 제소가 될 수 있다고요? 

◆ 송민순> 그렇죠. 그건 국제UN안보리라는 게 그런 문제를 다루는 거기 때문에 UN안전보장이사회 같은 경우에는 ICJ 즉 국제사법재판소에 가야 되겠다는 결정이 내려지면 문제가 상황이 달라지죠. 물론 일본이 여기에서 무력충돌까지를 야기하지는 않겠지만 우리 쪽에서도 그러한 단초는 만들어주지 않아야 됩니다. 

◇ 김현정> 저는 지난 참여정부 당시가 잠깐 생각이 나는데, 그때 일본의 해양탐사선이 독도 주변 배타적 경제수역까지 왔었어요. 그래서 군사적인 긴장이 높아진 적이 있었는데, 혹시 일본이 그런 식으로 뭔가 무력충돌을 유발하지는 않겠습니까? 

◆ 송민순> 그때도 우리가 일본 해양탐사선이 오키섬에서 출발해서 독도로 오겠다고 해서 해경을 동원해서 엄중한 방어막을 쳤죠. 우리 정부가 일본에게 분명하게 이건 절대 우리가 물리칠 것이라고 통보를 하고 그래서 일본의 탐사선 출항이 중지가 됐는데. 이것과 관련해서 보니까 지금 우리가 다음 달에 육‧해‧공군이 해경과 함께 참가하는 합동훈련을 한다고 하는데. 

◇ 김현정> 다음 달 독도 근처에서 독도방어합동훈련이라는 게 예정이 되어 있죠.

◆ 송민순>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제가 말씀드린 무력충돌 이런 점을 감안해 볼 때 독도를 둘러싸고 어떤 그런 군사적 함의를 갖는 행동 좋지 못합니다. 독도라는 건 우리 영토 내에서 우리가 통상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우리 영토 내에서 자기 주권 관할 지역 내에서도 경찰 활동하지 않습니까? 우리 해양경찰이 중심이 돼서 이걸 잘 지키는 것이 법적 논리나 국제 정치적 상황에서 바람직한데, 저는 그 합동군사훈련은 그렇게 바람직해 보이지 않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지금 이 시점에는 우리가 무서워서가 아니라 실익적인 측면에서 빌미를 주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좀 훈련을 연기하는 게 낫다고 보시는 거예요?

◆ 송민순> 훈련은 해경이 해야죠. 해양경찰은 우리 땅 내에서는 경찰 활동을 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해경이 평소에 훈련을 하고 거기에 대해서 충분한 그 우리 방어태세를 잘 갖추고 있는 게 그게 바람직하죠. 

◇ 김현정> 군대까지 동원할 필요는 없다는 말씀이시군요? 

◆ 송민순> 그렇죠. 군대를 동원한다는 것은 제가 말씀드린 무력충돌의 상황까지 우리가 스스로 상정을 하고 나서는 건데 일본이 먼저 무력충돌까지 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일본이 이거 하나를 가지고 소탐대실할 수는 없는 상황인데 우리가 그런 빌미는 제공하지 말자, 이런 뜻입니다. 

◇ 김현정> 지금 청취자 문자가 굉장히 많이 들어오는데요. 4255님 외에 여러 분이 이런 문자 주셨어요. '실익을 떠나서 일단 국민의 자부심 면에서는 이번에 간 게 잘한 것 아니냐.' 어떻게 생각하세요? 

◆ 송민순> 우리가 보통 '독도는 우리땅'이렇게 외치죠. 그건 만약에 일본이 독도를 강점하고 있으면 우리가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당연히 외치고 어떤 수단을 강구해야죠. 그런데 지금 독도는 그 반대 아닙니까? 

◇ 김현정> 독도는 우리가 점유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죠. 

◆ 송민순> 우리가 실효적인 주권을 행사하고 있고 이런 상황과 반대로 사실 지금 우리 동해를 국제무대에서 일부 국가에서 일본해라고 쓰지 않습니까? 그건 당연히 일본해가 아니다, 동해다 이렇게 주장하는 건 맞는 겁니다,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 

그런데 독도는 지금 그 반대 상황입니다. 그 반대 상황인데 우리가 왜 가서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그러면 듣는 쪽의 입장에서 볼 때는 ' 아니 이거 독도는 한국 땅인데 한국이 지배하고 있지 않나?' 이렇게 해석을 합니다. 그래서 이건 감정적으로 이렇게 문제를 볼 게 아닙니다. 

◇ 김현정> 일본 정치인들이 이것을 빌미로 야스쿠니 신사까지 참배를 할까요? 

◆ 송민순> 일본의 정부 각료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를 한다고 그러면 스스로 무덤을 또 파는 거죠. 일본이 여러 면에 있어서 앞으로 미래로 나아가야 되는데 다시 과거로 돌아가고 거꾸로 저는 그걸 역사의 감옥이라고 그러는데 자기가 만든 과거의 감옥 속으로 파고들어가는 것과 같기 때문에 일본이 저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고요. 

◇ 김현정> 역사의 감옥인 줄 모르고 자꾸 들어가고 있어서 문제죠. 

◆ 송민순> 그런 게 일본이 갖고 있는 제약입니다, 스스로의 제약인데. 제가 이제 이것과 관련해서 이렇게 보면 우리도 일본에 대해서 어떤 낭만적 기대를 접어야 됩니다. 잘 보시면 역대 정부가 말씀이죠. 이명박 정부, 그 전에 노무현 정부, 거슬러 올라갈 때마다 대통령이 들어서자마자 일본하고 잘 한번 해 보겠다, 화끈하게 잘 좀 해 보자, 이렇게 시작은 합니다. 

그리고 정권 뒤에 가서는 항상 실망과 좌절로 이렇게 급선회해서 굉장한 파국을 가져오고 그러는데 일본에 대해서는 냉정한 접근을 해야 됩니다. 낭만적 접근은 안 됩니다. 일본은 그렇게 쉽게 바뀔 수 없게 돼 있는 스스로의 제약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럼 지금부터는 우리가 좀 무시전략으로 가는 게 낫겠습니까? 

◆ 송민순> 일본이 방위백서라든지, 교과서 이런 문제가 나오면 엄중하게 구두로 외교공관을 통해서 말 안 되는 이야기하지 말라 하고 단호하게 거기에 대응을 하고 그 다음에 일본이 더 수위를 올리지 않는 한 물리적 수위죠. 그런 한 우리도 그렇게 물리적으로 대응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독도의 주권은 한국의 영원한 영토로 응고될 것이기 때문에 그 방향으로 나가자 하는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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