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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24일 일요일

황소개구리, 가시와 독침도 무력화 드러나


이글은 한겨레신문 환경전문 조홍섭기자 블로그 물바랍숲 2013-03-21일자 기사 '황소개구리, 가시와 독침도 무력화 드러나'를 퍼왔습니다.

말벌, 큰가시고기, 독성 영원 등 개의치 않고 먹어
캐나다서 5만여 마리 위장 내용물 조사 결과…곤충 가장 많지만 들쥐, 거북, 새, 뱀도 '꿀꺽'

» 빠른 적응력과 높은 번식률, 포식성으로 세계적인 외래종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황소개구리. 사진=위키미디어 코먼스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황소개구리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적으로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이 크기로 악명 높은 외래종이다. 하지만 북미에서도 자생지인 미국·캐나다의 동부와 남부를 뺀 나머지 지역에서는 마찬가지로 생태계 교란의 원흉이기도 하다.
캐나다 태평양 해안에 있는 뱅쿠버 섬에도 1980년대 이 개구리가 도입돼 번져나가 큰 사회문제가 됐다. 2006년부터 황소개구리 퇴치 사업이 시작됐는데, 이 섬 60개 지점에서 황소개구리 5075마리의 위장 내용물을 분석한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조사 범위와 기간, 대상의 수에서 이제까지 황소개구리 식성을 조사한 것 가운데 가장 포괄적이기 때문이다.
조사결과는 입으로 삼킬 수 있는 대상이라면 동족을 포함해 무엇이든 잡아먹는 포식성을 확인시켜 준다. 물고기, 개구리, 도롱뇽을 비롯해 뱀, 도마뱀, 거북, 새, 들쥐 등이 식단에 올라있다.

» 황소개구리 식성의 장기간 조사 지점.(세모 표시). 그림=케빈 얀코스키 외, <네오바이오타>

특히 포식자에 대한 방어수단을 완벽하게 갖춘 동물도 여지없이 먹이가 되고 있다. 독성이 있는 양서류인 영원이 위장 속에서 발견됐고, 적어도 10마리 이상의 말벌을 잡아먹은 황소개구리도 35마리에 이르렀다. 말벌을 여러마리 먹었다는 건, 독침에 찔리더라도 개의치 않았음을 보여준다.
또 큰가시고기는 먹이가 된 척추동물 가운데 가장 많았는데 등에 동아있는 날카로운 가시가 황소개구리의 식욕을 떨어뜨리지 못했다. 어느 황소개구리의 뱃속에는 큰가시고기가 5마리나 들어있었다.
사실 황소개구리가 다양한 방어수단을 무력화시키는 더 극단적인 예는 다른 연구에서 밝혀진 바 있는데, 미국 콜로라도 강에서 전갈과 방울뱀을 먹어치운 예가 있다.

» 다 자란 황소개구리. 다리까지 합치면 길이 40㎝, 무게 900g에 이르기도 한다. 사진=스탠 오처드

황소개구리도 다른 포식자의 먹이가 되기도 한다. 올챙이나 어릴 때 황소개구리는 잠자리 애벌레, 물장군, 물방개, 물뱀, 새의 먹잇감이다. 하지만 이들 포식자들은 모두 황소개구리의 입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세 가지 종류의 물뱀 11마리가 황소개구리의 뱃속에서 발견됐다.
황소개구리는 동족끼리 잘 잡아먹는 것(공식)으로도 악명이 높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공식의 비중은 먹이의 0.43%로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대형 황소개구리의 공식 비중은 7.8%로 높아졌다. 연구자는 “다른 소규모 조사에서 공식 비율이 40%를 웃도는 예가 여럿 있는데, 쉽게 잡아먹을 대상이 없을 때 공식의 비중이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먹이 부족한 곳에서 황소개구리의 증가를 막는 건 그 자신일 수 있다는 얘기다.

» 황소개구리 위장에서 나온 죽은 새. 사진=스탠 오처드

위장에서 식별이 가능한 먹이 가운데 수효가 가장 많은 건 곤충으로 전체의 84%를 차지했다. 이어 척추동물 13%, 거미류 4.6%, 가재 4.1%, 다슬기 종류 3.4% 순이었다. 곤충 가운데는 잠자리와 실잠자리가 가장 많았고, 이른 봄에 소금쟁이를 주로 먹는다면 늦여름엔 말벌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소개구리는 주로 물속에서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번 조사에서 땃쥐, 들쥐, 도마뱀 등 육상 척추동물도 발견돼 육상에서도 이동하면서 사냥을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 황소개구리가 잡아먹은 멸종위기의 토종 거북 새끼들. 사진=스탠 오처드

한편, 연구자가 황소개구리를 잡아 위 내용물을 분석한 방법은 전기 충격기를 이용해 포획한 뒤 2도의 찬물에 담가 마비시킨 뒤 이틀간 급속 냉각하고, 이를 녹여 위장 내용물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해로운 외래종이지만 동물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주지 않도록 배려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권장하는 황소개구리 처분 방법은 이와 사뭇 달라 동물복지 논란의 소지가 커 보인다. 국립환경과학원은 황소개구리 성체나 올챙이를 채집했을 때의 처분 방법으로 "잡아낸 황소개구리는 요리하여 먹을 수 있는데 먹지 않는 경우에는 황소개구리나 올챙이를 물 밖에 오래 두어 죽게 하고 물속으로 집어넣지 않도록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황소개구리는 어떤 동물인가

개구리과에 속하며 몸통 길이는 9~20㎝이며 다리까지 합치면 40㎝가 넘기도 하는 대형종이다. 무게는 보통 250g이지만 900g까지 나가는 것이 있다. 특히 올챙이도 4~6㎝로 크며 1년 이상 자란 올챙이는 15㎝에 이르기도 한다.

4~10월 사이에 활동한 뒤 겨울잠을 잔다. 알을 1만~2만5000개 낳는데 부화율이 높다. 수명은 8~10년에 이른다.

1971년 양식을 위해 도입한 이후 제주를 포함한 전국의 저수지, 연못, 호수 등에 퍼졌다. 홍수기에 올챙이가 물살을 타고 확산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이 커 생태계 교란 야생 동식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자연계에서는 가물치 등 토종 포식어종과 물새, 수달 등이 황소개구리의 천적이다.
(※이상은 국립환경과학원의 생태계 교란 야생 동식물 자료를 정리한 내용이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Jancowski K, Orchard SA (2013) Stomach contents from invasive American bullfrogs Rana catesbeiana (=Lithobates catesbeianus) on southern Vancouver Island, British Columbia, Canada. NeoBiota 16: 17.37. doi: 10.3897/ neobiota.16.3806www.pensoft.net/journals/neobiota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조홍섭 한겨레신문 환경전문기자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로서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2012년 9월 23일 일요일

"벌통에 살충제 뿌리지 말고 내게 줘요"…벌매의 말벌 집 공격


이글은 한겨레신문 조홍섭기자 블로그 물바람숲 2012-09-10일자 기사 '"벌통에 살충제 뿌리지 말고 내게 줘요"…벌매의 말벌 집 공격'을 퍼왔습니다.
김영준의 야생동물 구조 24시
벌집 움켜쥐고 날카롭고 긴 부리로 애벌레 빼 먹어, 사람 잘 따르는 순둥이 성격도
두터운 비늘, 촘촘한 깃털, 작은 콧구멍 등 벌침 막기 완전 무장…부리 위도 깃털로 감싸 

» 쌍살벌의 벌통에서 애벌레를 파먹는 벌매

벌매는 우리나라를 주로 통과하여 동남아와 시베리아 혹은 일본으로 이동하는 철새입니다. 물론 일부는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번식지가 잘 알려지 있지도 않고 번식 개체군의 크기도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벌매는 벌을 직접 잡아먹는 것이 아니라 그 유충을 먹습니다. 장수말벌 집까지 공격하는 정말 무시무시한 능력이 소유자입니다. 유럽벌매의 학명인 Pernis apivorous에서 Api는 라틴어로 벌을 뜻하고 vorous는 '~을 먹는 이'라는 의미지요. 벌을 먹는 새라는 뜻입니다.
Pernis ptilorhynchus는 아시아벌매의 학명인데, 라틴어로 Ptilo는 깃털이 나 있는, 혹은 날개라는 의미이며  rhynchus는 부리를 뜻합니다. 즉 '부리까지 깃털이 나 있는'이라는 의미겠지요.
다른 조류에 비해 배설물(요즘 많은 분들이 배설물을 배설물이라 하지 않고 분비물이라고 하는데, 똥을 코나 눈으로 흘리는 것은 아니지 않나요? 배설물을 배설물이라고 해 주세요. 배설과 분비는 전혀 다릅니다.)에 물이 매우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갈증이 믾이 나는 동물일까요? 
2011년 10월 19일 충남 서산에서 발견된 이 개체는 아파트의 유리창에 충돌하여 좌측 날개가  골절된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수술로 교정이 가능한 골절이었지만 골절된 지 오래된 상처라서 구더기가 슬고, 이미 상당 부분 괴사가 이루어져서 영구장애 판정이 났습니다.
하지만 워낙 귀한 새이고 우리나라에서 그나마 관찰은 되지만 사육하고 있는 개체도 거의 없는 편이어서 교육 차원에서 사육을 고려하고 치료를 시작하였습니다.

» 매우 강한 충격이 좌측 요척골에 가해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유리창에 부딪혀서 이렇게까지 부러질까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만, 일단은 총상은 아닙니다.

» 날개뼈가 부러졌기 때문에 사람으로 치면 팔뚝 부위가 많이 짧아져 있습니다.

» 신선한 골절이었으면 치료가 충분히 가능한 상태의 골절입니다만, 이미 상처 부위의 감염과 괴사, 그리고 구더기 오염으로 인해 치료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만 생명을 살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죠.

» 희안하게도 이 개체는 사람을 무척이나 따르고, 식탐이 많은 새여서 저희가 데리고 있기가 매우 수월했습니다. 덩치 큰 맹금 앵무라고나 할까요? 이런 동물을 데리고 있을 때 가장 중요한 고려점 중 하나는 동물이 받는 스트레스입니다만, 이 친구는 오히려 저희가 스트레스 받을 정도였답니다. 배고프면 울어댑니다.

» 벌매에게는 좀 추운 겨울이었을 겁니다. 봄과 가을에 우리나라를 통과하여 산림 지대로 이동하여 벌집을 공격하는 맹금류이며, 동남아에서는 아마도 대만 인근까지 이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4월 사진인데 연회색이던 홍채가 슬슬 노랗게 변해 가고 있습니다. 나이를 먹어 간다는 의미입니다. 상당히 많은 조류에서 연령을 추정할 때 홍채의 색을 판단 기준으로 삼곤 합니다. 우리가 구조한 이 녀석은 몇 개월 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조된 것으로 보입니다.

» 보시기엔 늠름한 자태입니다만, 정말로 순진하고 순한 녀석입니다.

» 새로 만들어준 횃대에 올라가 앉아 있는 모습입니다. 철쭉이 피던 때이군요.

» 보름 전쯤 새로 만들어 준 횃대에 라간 녀석입니다. 홍채 이 더욱 노랗게 변해 있습니다.

» 참으로 예쁜 노란색입니다. 수리부엉이의 홍채는 노랗다 못해 붉은색까지 감도는 반면 이 녀석은 연노랑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exf0Hm9nNBE&feature=player_embedded

우연찮게 쌍살벌 집 하나를 구하게 되었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많은 유충이 있었고, 벌매에게 주기로 하였지요. 쌍살벌들에게는 미안합니다만…. 그래도 센터에 매달린 벌집을 놔둘 수는 없는 것이지요. 119 요원분들이 살충제만 뿌리지 말고 저희에게 주신다면 이런 벌집은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 벌매가 먹다가 흘린 벌 유충입니다.

» 이렇게 생겼다군요

» 쏙쏙 뽑아 먹고 그것도 아쉬워 뻘집의 일부까지 뜯어 먹었습니다. 얼마나 먹고 싶었으면 그랬을까요.

» 벌매의 발가락 비늘 모양입니다. 우리 조밀하고 두터운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주로 발로 먼저 벌집을 움켜잡기 때문에 공격을 당할 수 있는 부위입니다만 이렇게 보호하고 있답니다.

» 발톱은 상당히 가늘고 길게 발달해있습니다. 마치 갈코리처럼 말이죠. 먹이를 채거나 죽이는 용도가 아닌, 쉽게 부스러질 수 있는 벌집을 강하고 깊게 움켜잡을 수 있도록 발달한 흔적이라고 하겠습니다.

» 벌매의 뒷덜미입니다. 목덜미 깃은 풍성하고 덥수룩하게 나 있어서 벌침이 몸에 도달하지 못합니다.

» 목덜미 깃털 확대 모습. 멋지지 않나요?

» 부리는 다른 맹금류에 비해서 상당히 길게 자랍니다. 공작에 가까운 부리 형태라고나 할까요? 콧구멍은 길고 앏게 발달해 있습니다. 괜히 크게 만들어서 벌침 맞을 이유는 없겠죠? 잘 안보이시겠지만 부리 위의 노란색 부위가 납막이라는 부분인데 부리와 납막 사이에 길게 2시에서 8시 방향으로 홈이 나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여기가 외비공( 外鼻孔 nostril)입니다. 눈과 부리사이에도 간격이 넓을 뿐만 아니라 이 부분도 충실하게 깃털이 덮고 있습니다.

» 3년새 수컷 말똥가리의 모습입니다. 부리가 상당히 짧기도 하거니와 콧구멍도 명료하게 보입니다. 얼굴깃도 조밀하지 않죠. 이런 녀석은 벌 근처에 갔다가는 금방 쫓겨날 겁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24lkf10Lbec&feature=player_embedded

글·사진 김영준/ 한겨레 물바람숲 필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전임수의관

김영준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선임수의관의 공동저자, 의 대표저자. 단순한 수의학적 지식보다 야생생물의 생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수의사로, '야생동물소모임'의 회원이다.
이메일 : ecovet@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