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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21일 목요일

“국정원 내부고발자 국민이 지켜야 할 때”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2-21일자 기사 '“국정원 내부고발자 국민이 지켜야 할 때”'를 퍼왔습니다.
[기고] 이지문 호루라기재단 상임이사… 국정원 댓글녀 행위, 비밀 지켜줘야 할 정당한 직무 아니다

불과 1주일 전 대법원이 재상고심에서 상고를 기각하여 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가 국회의원직을 상실한 데 이어 국정원 내부고발자가 파면된 사실이 알려졌다. 이 소식을 접한 필자는 여기 강도가 있다고 소리치는 사람만 처벌되고 오히려 강도들은 재물을 강탈하고 나서도 활개치고 당당하게 다니는 거꾸로 된 우리 사회의 정의에 대해 분노하면서 내부고발자의 한 사람으로서 몇 자 의견을 적고자 한다.

일명 ‘댓글녀’라고 불리는 직원의 선거개입 의혹을 전직 직원을 통해 민주당에 제보했던 직원에 대해 국정원은 비밀누설 금지와 전직 직원 접촉 금지 등 국정원 직원법 위반을 적용해 최고 수위의 중징계인 파면 조처를 내렸고 검찰에 고발까지 했다. 그리고 이에 협조한 또 다른 직원 2명을 징계조처 했다. 국정원의 이러한 조치는 내부고발이 발생했을 때 조직이 취하는 전형적인 행태다.

국정원은 고발의 대상이 된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발뺌했다. 그러면서 국정원 대변인의 언론 인터뷰에서도 볼 수 있듯이 고발자를 추악한 범죄자, 인간쓰레기로 매도하면서 비밀누설이니 정치관여 위반이니 하는 실정법을 들이대어 처벌하고자 덤벼든다. 이를 통해 사회적 관심을 고발 내용보다는 고발자 개인으로 돌림으로써 문제를 덮고자 한다. 무엇보다도 직원들에게 내부고발할 경우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확실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 잠재적 고발 자체를 봉쇄함으로써 불법행위에 눈 감도록 하는 나쁜 조직논리를 강요한다.

그러나 이들이 제보한 ‘댓글녀’ 직원의 행위는 국정원법에 근거한 정당한 직무수행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비밀이 아니며 당연히 누설해서 안 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제보 과정에서 설령 국정원 직원으로서 실정법을 위반한 것이 있다 하더라도 법과 법이 충돌할 때 사회적으로 더 큰 가치를 인정받는 법을 준수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 점에서 국가기관, 특히 정보기관인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을 규정하고 있는 보다 큰 법적 가치에 충실하고자 했던 행위는 당연히 보호되어야 할 것이다.

대선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여직원 김모씨가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3차 조사를 받은 뒤 변호인과 함께 경찰서를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원에 지금 요구되는 것은 내부고발자들에 대한 적반하장격인 징계와 형사고발이 아니다. 오히려 이들이 제기한 명백한 국기문란이자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중대 범죄행위가 되는 국정원의 대선여론조작을 통한 선거개입 의혹에 대해서 진상을 규명하고 그 결과에 따라 관련자 처벌과 사과, 그리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국정원의 명예를 떨어뜨린 것은 내부고발자가 아니라 국가안보와 국익증진보다는 정권유지와 자신들의 입지 보장을 위해 국정원을 정치에 끌어들인 음지 속 세력이다. 이런 사실을 지금이라도 직시하고 진정으로 ‘정권’이 아니라 ‘국가’를 위한 기관으로 인정을 받기 위해서라도 관련 의혹들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국정원의 최근 행태는 의혹을 오히려 은폐하고자 하고 내부고발자 징계를 통해서 직원들의 입을 막으려고 하는 것으로밖에는 보이지 않고, 경찰 수사 역시 신뢰를 담보하기에 어렵기 때문에 즉각적인 국정조사가 요청된다. 철저한 국정조사를 통해 처벌의 대상은 내부고발 직원들이 아니라, 이들이 제기한 대선개입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한 사람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2년 전 (한겨레21)의 1990년대 이후 대표적 공익신고 사건 36건 전수 조사 결과를 보면 12건(31.5%)만 비리혐의자가 유죄판결을 받은 반면 아예 사법당국 수사 자체가 이뤄지지 않은 사건도 10건(26.8%)이나 되었다. 그리고 45명 공익신고자 가운데 20여명은 오히려 파면·해임당한 반면 비리혐의자 10명은 오히려 승진했다고 한다.

이지문 호루라기재단 상임이사. ©호루라기재단

한밤중에 옆집에 도둑이 들어왔는데, 사실 도둑 수준이 아니라 강도 수준이지만, 이 사실을 목격한 내가 그냥 지나치지 않고 대신 신고했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경찰에 지쳐할 때 옆집에서 “사람 살려”라는 고함소리가 나 현관을 박차고 들어가 구조했다. 이 과정에서 도둑이 도망가게 되었다고 해서 뒤늦게 출동한 경찰이 달아난 도둑은 잡을 생각을 하지 않고 왜 야밤에 남의 집을 부수고 들어갔느냐 하면서 나를 처벌하는 그런 우스꽝스러운 우리의 자화상이 이번 사건의 본질이다. 이제 우리 자화상의 얼굴을 바꿀 때가 됐다.

‘정의가 무엇인가’에 대해 묻는다면 이렇게 답하고자 한다. ‘정의롭지 못한 것을 봤을 때 여기 정의롭지 못한 것이 있다고 호루라기를 부는 것에서 정의는 시작한다’고. 그리고 누군가가 그렇게 불어제친 정의를 우리가 지켜줄 때 그 정의가 뿌리내릴 수 있다고. 지금은 국정원의 내부고발자들이 우리가 지지해줄 이들이다.


이지문 호루라기재단 상임이사 | media@mediatoday.co.kr  

2013년 2월 20일 수요일

국정원 '댓글녀' 내부고발자…결국 '파면'


이글은 노컷뉴스 2013-02-20일자 기사 '국정원 '댓글녀' 내부고발자…결국 '파면''을 퍼왔습니다.
비밀 누설 금지와 전직 직원 접촉 금지 등 국정원 직원법 위반 적용


국가정보원 여직원의 선거개입 의혹 관련 내용을 민주당에 제보한 국정원 현직 직원들이 최근 파면된 것으로 확인됐다.

CBS 취재결과, 국정원의 선거개입 의혹 관련 내용을 전직 직원 A씨에게 제보한 B씨 등 3명이 최근 징계위원회 결과 파면 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원은 B씨 등에 대해 비밀 누설 금지와 전직 직원 접촉 금지 등 국정원 직원법 위반을 적용, 최고수위의 징계조치를 했다.

B씨 등은 문제가 된 여직원 김모씨의 대선 개입 의혹을 퇴직한 직원 A씨에게 전달했고 A씨가 이를 민주당에 제보한 것으로 국정원 감찰조사에서 드러났다.

B씨는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여직원 김씨와 같은 심리전단팀 소속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국정원 재직 시절 B씨와 같이 근무한 적이 있다. 

국정원은 원세훈 원장 지시로 3차장 산하 심리정보국 등을 대상으로 강도높은 업무 감찰을 벌여왔다.

정부 관계자는 "원장 임기 말 때아닌 업무 감찰을 세게 해 직원들이 숨도 못 쉴 지경"이라며 "국정원 내부가 상당히 어수선하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도 "분위기가 너무 안 좋아 제대로 일을 할 수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선거 개입 의혹이 문제지, 내부고발이 잘못인가

국정원이 국정원 직원법을 적용해 내부제보자를 강력 처벌하자 국정원 일각에서는 선거개입 의혹을 사게 돼 국정원의 명예와 신뢰를 실추시킨 것이 문제지 이를 바로잡기 위해 외부에 알린 데 대해 너무 가혹한 처벌을 한 것 아니냐는 여론이 일고 있다.

사정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해 "선거중립을 지켜야 할 국정원이 이를 지키지 못한 것이 문제의 본질인데 문제가 외부로 불거지자 쉬쉬하고 부인으로 일관해오다가 결국 내부제보자를 중징계한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지난해 대선 직전 민주통합당은 국정원 직원 김씨가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 비방글을 올렸다며 경찰에 고발했지만, 경찰은 대선 이틀 전 하드디스크에서 문 후보와 관련한 어떤 댓글도 게재한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해 축소 의혹을 샀다.

민주통합당은 지난 6일 수사를 축소·왜곡시켰다며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을 검찰에 고발한데 이어 국정원 여직원 사건 국정조사 등에 응하지 않으면 정부조직법을 합의해주지 않겠다며 새누리당과 맞서고 있다.

CBS 곽인숙,박초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