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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16일 수요일

어제 먹은 대창이 미국산? 대기업, SRM 의심부위 들여왔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5-13일자 기사 '어제 먹은 대창이 미국산?대기업, SRM 의심부위 들여왔다'를 퍼왔습니다.

소 내장·머리·족 수입 확 
 CJ프레시웨이·대한제당·한화·현대종합상사 등
2009년부터 수입위생조건 허술 틈타 대량 수입
“현행은 민간업체 합의면 가능…조건 강화해야”

현행 미국산 쇠고기 수입조건의 취약점으로 지적받은 특정위험물질(SRM) 의심부위가 국내에 대량 수입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관세청 누리집과 식품전문매체 (식품저널)에 따르면 소 내장·머리·족 등이 2010년 이후 수입이 늘었다. 그동안 이들 부위는 수입 조건이 허술해 일부 들어온 것으로 의심받았지만, 구체적인 수입 물량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씨제이(CJ)프레시웨이를 비롯해 대한제당, 한화, 현대종합상사 등 대기업들이 앞장서 수입했다.
관세청 무역통계자료를 보면, 미국산 소 내장(품목번호 HSK 0504001010) 수입은 2003년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병하면서 거의 중단되다시피 했다. 하지만 2008년 수입위생조건이 바뀌고 2년이 지난 2010년부터 슬금슬금 들어왔다. 2010년 101t, 2011년 509t이 들어왔고, 올해도 지난 3월까지 413t이 수입됐다. 또 소 족(HSK 0206292000) 역시 한동안 수입되지 않다가 2010년 3197t, 2011년에는 2945t이 들어왔다.
미국산 소 내장과 족은 유럽연합(EU) 과학위원회가 국제수역사무국(OIE)이 지정한 뇌·두개골·눈·혀·편도·등골 등의 특정위험물질에 추가로 기타 특정위험물질로 지정한 부위다. 특히 소 내장은 1997년 미국 농무부(USDA) 산하 식품의약청(FDA)이 소에게 먹이지 않도록 금지한 물질이다. 또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미국에서 광우병이 4번째로 발병한 것을 계기로 소의 내장 일부를 닭에게 제공하는 것까지 금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미국산 소 머리(HSK 0206299000) 역시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입(1940t)되기 시작해 2010년 4288t, 2011년 9150t이 국내에 들어왔다. 올해도 지난 3월 말까지 2084t이 들어온 상태다. 소 머리는 국제수역사무국과 유럽연합 과학위원회 모두 특정위험물질로 지목한 두개골·뇌·눈·혀 등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이는 2008년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결과에 대해 “수입업체가 해당 품목을 지정해야만 국내에 들어올 수 있어 많은 양이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한 것과 상반된 결과다. 이 때문에 시민단체들은 2008년부터 ‘미국산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 수입위생조건’의 특정위험물질에 이들 부위를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아울러 에 따르면 이들 부위를 수입한 업체는 씨제이(CJ)프레시웨이, 대한제당, 대우인터내셔널, 한화, 현대종합상사 등 대기업을 비롯해 드림엑스팜, 삼성식육, 그린미트, 엔에치(NH)프라임미트 등이었다. 씨제이프레시웨이 관계자는 “수입 물량 대부분은 (서울) 마장동 도매시장 업체들이 직접 수입하지 못해 의뢰를 받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직접 유통하려고 수입한 (소 내장의 하나인) 대창은 미국 쪽 수출업체가 살코기를 수입하려면 부산물도 같이 하라고 요구해 어쩔 수 없었다”며 “창고에 보관돼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의 박상표 정책국장은 “현행 고시는 양국 민간 수출입 업체가 합의하면 들여올 수 있을 만큼 허술하기 때문에 수입조건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2012년 5월 8일 화요일

‘쇠고기 검역주권’에 대해 MBC가 말하지 않는 것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5-08일자 기사 '‘쇠고기 검역주권’에 대해 MBC가 말하지 않는 것들'을 퍼왔습니다.
[미디어현장] 임명현 MBC 기자 “검역주권 못지 않게 언론주권도 절실”

 1. ‘멜라민 파동’이 한창이던 2008년 9월의 일이다. 중국에서 수입한 커피크림에서 멜라민이 검출되었다고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발표했다. 검출된 양은 1.5ppm으로, 매우 적었다. 어느 정도냐면 EU의 기준치에 근거해 계산했을 때 몸무게가 50kg인 성인이 이 커피크림으로 하루에 커피를 3086잔 타 마셨을 때에야 비로소 해로운 수준이었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식약청은 문제의 제품을 압류했다. 또 이미 유통된 제품에 대해 회수조치를 내렸다. 더 나아가 모든 중국산 유제품에 대한 수입을 금지하기에 이르렀다. 중국발 멜라민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컸던 시점이었고, 해당 제품뿐 아니라 유사 제품들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일단 중국산 유제품의 유통 자체를 차단하겠다는 게 우리 당국의 판단이었다.

2. 지난 2010년 11월, 일본 시마네현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로 의심되는 닭이 발견됐다. 그러자 농림수산식품부는 일본산 가금류(닭, 오리) 전체에 대해 검역을 중단했다. 그리고 며칠 뒤, 문제의 닭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에 따라 우리 당국은 수입 중단 조치를 취했다. 문제의 질병인 HPAI는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한 적이 있다. 그러나 당시 검역 당국이 국내에서 유통되는 닭과 오리고기가 위험하다며 판매를 중지시키거나 한 적은 없다. AI바이러스는 보통 75도 이상의 열로 5분 이상 가열하면 죽는 만큼 충분히 익혀서 먹으면 된다며 안심시키곤 했다. 하지만 외국에서 발병한 가축을 수입, 검역하는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사전 예방의 원칙’을 따랐던 것이다.

위 두 경우는 다른 나라의 예를 든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나라의 검역 당국이 취한 조치다. 위와 같은 사례는 무수히 많다. 바로 ‘검역주권’에 대한 이야기다. ‘검역주권’은 주권 국가이자 소비자로서 갖는 중요한 권리다. 소비자로서 결함이 발견된 상품에 대해 반품과 리콜조치, 나아가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것은 상식이지 않은가? ‘검역주권’이라는 것은 (결함이 발견됐지만 그래도 안전하다면) 포기해도 된다거나 할 수 있는 성질이 결코 아니다. 다른 나라도 그러지 않고, 우리나라도 그러지 않았다. 단, 미국산 쇠고기만 제외하고 말이다.


총파업 100일을 하루 앞둔 7일, MBC 노동조합은 서울 여의도 방송센터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오께 방송센터에서 직원, 출연자 등이 출입구를 나서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내가 봤을 때 이번 미국 4번째 광우병 발병 사건은 앞에서 인용한 두 경우보다 훨씬 중대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광우병은 소든 인간이든 잠복기를 거쳐 발병하게 되면 치료가 불가능한 질병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멜라민이나 조류독감(AI)에 대해서도 저 정도의 검역주권을 행사한 정부라면, 광우병에 대해서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젖소라서, 늙은 소라서, ‘비정형 광우병’이라서, 등등의 이유로 문제의 쇠고기가 식용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없으니 계속 수입해도 된다? 어불성설이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쇠고기 수출국(멕시코,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에 대해서는, 그들 나라에서 광우병이 발병했을 때 젖소인지 아닌지, 비정형인지 아닌지 등을 따지지 않는다. 바로 ‘즉각 수입 중단 또는 검역 중단’ 조치를 취하게 돼 있다. 

지난 5일 저녁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현장M출동’

더욱이 이번 사건은 4년 전 정부가 설명했던 여러 ‘팩트’들을 무색케 하고 있다. 먼저 정부는 4년 전 ‘관변 전문가’들을 앞세워 광우병이 2~3년 지나면 사라질 질병이라고 강조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음이 드러났다. 정부는 또 1997년 미국이 ‘강화된 사료 조치’를 취한 이후에는 광우병이 발병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번에 광우병이 발병한 소는 2001년에 태어난 소다.

또한 4년 전 정부의 핵심 주장은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에 따르면 광우병 위험 통제국에서 생산된 쇠고기는 30개월 이상이어도 안전하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 정부는 앞장서서 자신들의 말을 뒤집고 있다. ‘우리는 30개월 미만만 수입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것이다. 누구 덕택에 30개월 미만만 수입할 수 있게 됐는지는 고의적으로 빼먹으면서 말이다.


임명현 MBC 기자
나는 정말 궁금하다. 왜 미국 쇠고기에 대해서만 우리 정부는 ‘검역주권’을 포기할까? 이렇게 중요한 것을 포기한다면, 그걸 댓가로 뭔가 얻는 게 있어야 할 텐데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얻어낸 것은 과연 무엇일까? 도대체 뚜렷하지가 않다. 이뿐이 아니다. 내가 지금까지 제시한 사실관계와 그것에 바탕한 의문점이 과연 편향적인가? 또는 국민에게 필요 없는 정보인가? 아무리 봐도 그렇지 않다.

그런데 왜 이런 취재와 보도를 우리가 가진 자랑스런 플랫폼, ‘MBC 뉴스데스크’에서 할 수 없게 되었는가? 왜 TV를 놔두고 유투브를 통해 해적방송처럼 제작물을 유포해야 하는가? 정말 답답하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검역주권’은 물론이고 ‘언론주권’ 또한 그만큼 절실하다는 생각이 그래서 든다.

임명현 MBC 기자 | media@mediatoday.co.kr  

2012년 5월 4일 금요일

[미국 광우병 릴레이 기고](4)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이글은 경향신문 2012-05-03일자 기사 '[미국 광우병 릴레이 기고](4)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를 퍼왔습니다.
ㆍ광우병 통제 3가지 조건 ‘SRM 제거·강화된 사료조치·전수검사’, 미국은 거의 안 지켜

광우병은 그렇게 위험하거나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질병이다. 이 질병이 인수공통전염병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일반인의 우려는 극대화되었지만 다행히 많은 과학자들의 노력으로 충분히 통제 및 관리할 수 있는 질병이 되었다. 비록 앞으로 밝혀져야 할 부분도 많지만, 한창 창궐할 때에 비해 98% 정도 광우병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금년 2월에 방문했던 유럽연합(EU) 과학위원회에서도 확인한 바 있다. 직접적인 광우병 피해를 받았기에 이에 대한 연구를 가장 많이 한 EU의 광우병 관리체제는 이제 국제적인 실증사례가 되어 전 세계의 광우병 발생 감소에 막대한 기여를 하고 있다. 또 1년에 한 번씩 열리는 국제프리온학회에서도 꾸준히 이 질병과 원인체에 대한 연구 결과를 서로 교류한다. 올해에도 오는 9일부터 네덜란드에서 열릴 예정이고, 필자 역시 매년 발표차 다녀온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하면 2008년도 촛불시위 때나 요즘처럼 미국 광우병 발생으로 시끄러울 때에 많은 이들로부터 받는 질문이 있다. 한국의 혼란스러운 상황과 더불어 논란이 되는 과학적 내용에 대하여 국제학회에서도 거론되고 논의하느냐는 질문이다.

그 답은 불행히도 ‘아니다’이다. 일반인들의 희망과 달리 아닌 이유는 간단하다. 과학자들은 어떤 질병에 대한 정보나 연구가 부족해 사람이 통제하지 못하고 그 피해가 클 때 치열하게 토론하고 연구하면서 그 질병의 통제방법을 찾고자 온 힘을 집중한다. 그런데 광우병은 과학적으로 많은 것이 확실해짐에 따라 이미 98%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다. 그것은 더 이상 광우병 방역에 대한 부분이 국제학회에서 주요 논의 대상이 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미세하게 남은 부분이나 방역을 좀 더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들은 있지만 말이다.

광우병 통제는 질병 발생의 98%를 감소시킨 EU의 방역지침(매뉴얼)과 권고에 따르면 큰 문제는 없다. 국제수역사무국(OIE)도 이 국제학회에 참석해 열심히 최신정보를 자신들의 국제기준에 반영한다. 

예를 들어 쇠고기 수출입에 있어서도 200여개국에 가까운 회원국들이 공통적으로 지켜야 할 안전기준을 필요조건으로 권고하고, 동시에 각 회원국 간의 상황을 고려해 해당국의 안전이 확보되는 ‘충분한 조건’으로 협상을 타결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실제 상황 속에서 광우병 통제와 관리에 성공한 EU는 크게 세 가지를 가르쳐준다. 

특정위험물질(SRM)의 철저한 제거, 강화된 사료조치, 그리고 전수검사이다. 또한 이력추적제 실시 등을 포함한 광우병 발생에 대한 대응지침도 제시하고 있어서 이를 충실히 따르면 된다. 

그런데 미국은 이러한 지침을 거의 지키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단 하나다. 생산성을 높이고 기업 이윤을 많이 남기려는 경제적 이유 때문이다. SRM 기준도 EU에 비해 느슨하고, 강화된 사료조치를 뒤늦게 실행한 것은 물론, 실시되고 있는 사료조치 자체도 EU 권고보다 엄격하지 못하다. 또한 전수검사는 경제적 이유를 표명하면서 전혀 실시하지 않고 있다. 

다시 말하면 시민들의 안전한 먹거리 확보보다는 기업의 이윤 추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광우병 발생을 감시 통제할 국가예찰체제가 매우 부실한 것이다. 예를 들어 이번에 발견된 광우병 소도 매년 도축되는 3400만마리 중에 광우병 검사를 받는 4만마리에 포함된 것이었다. 특히 신경증상이 국제적으로 광우병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소였음에도 불구하고 동물사체 재활용공장으로 팔려갔다. 다행히 재활용되기 전에 무작위로 뽑혀 광우병 검사를 받아 폐기되었을 뿐이다.

광우병 양성이 확인돼 역학조사를 할 차례가 되었지만 이력추적이 불가능하기에 질병통제에 필수적인 조사 자체도 불투명하게 진행되고 있다. 국제적 통제가 필요한 광우병 관리가 미국으로 인해 깨질지도 모르는 국제적 폐해를 끼치고 있는 셈이다. 

과학적 접근을 통해 충분히 통제될 수 있는 질병이 경제논리에 의해 다시 위협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라 한·미 간의 공식 쇠고기 위생수입조건을 준수해 쇠고기를 수입하라는 미국의 공식 입장 표명이 있었다. 이제 한국은 일본이나 대만과 달리 30개월 이상인 미국 쇠고기와 EU 기준에서는 SRM이 되는 부위도 수입하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이미 고령우나 젖소의 쇠고기가 섞여 있을 분쇄가공육이 수입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미국의 광우병 발생이 결코 국민의 안전과 상관없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희종 |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2012년 5월 2일 수요일

정운천 당시 농식품부 장관 “광우병 땐 수입 중단 발표, 촛불 막으려고 내가 주도”


이글은 경향신문 2012-05-02일자 기사 '정운천 당시 농식품부 장관 “광우병 땐 수입 중단 발표, 촛불 막으려고 내가 주도”'를 퍼왔습니다.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58·사진)이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즉각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2008년 5월8일 정부 발표와 일간지 광고 게재를 자신이 주도했다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은 지난 4월30일 밤 경향신문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시 촛불집회를 막기 위해 누군가 나서야 할 상황이었고, 그래서 내가 총대를 멨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때(2008년 5월)는 계속 촛불이 점화되고 정신이 없었다. 5월7일 국회 청문회가 있었다. 그 전인 5월2일 보건복지부 장관을 만나 논의했다”고 발표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또 “당시는 이명박 정부 초기였는데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다룰 ‘컨트롤 타워’가 없었다”며 “지금처럼 체계가 잡힌 상태에서 보면 정말 이해가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당시 결정에) 책임져야 한다면 책임져야지”라고 말했다. 그는 ‘광우병 발생 시 쇠고기 수입 중단이 가능하다고 당시에 생각했느냐’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하지 않았다.

정부는 이미 그해 4월18일 미국에서 광우병이 추가로 발생하더라도 국제수역사무국(OIE)이 미국의 ‘광우병위험 통제국’ 지위를 낮추지 않는 한 쇠고기 수입을 중단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협상을 마무리한 상태였다.

정 전 장관은 “정부 일을 하다보면 국민도 생각하고, 국익도 생각하고, 전체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결정하는 데 한계가 있어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데 모든 걸 바치다시피 했는데 (이렇게 돼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최근 경향신문 인터뷰를 통해 ‘정부가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즉각 수입 중단키로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밝힌 것(경향신문 4월27일자 1면 보도)과 관련해서는 “전직 공직자로서 용기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2008년 2월 이명박 정부 초대 농식품부 장관에 임명됐으나 미 쇠고기 파동의 책임을 지고 6개월 만인 그해 8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오창민 기자 riski@kyunghyang.com

2012년 4월 25일 수요일

美 광우병 발생했는데..MB정부, "검역중단도 못하겠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425일자 기사 '美 광우병 발생했는데..MB정부, "검역중단도 못하겠다"'를 퍼왔습니다.
농림부 "발생 만으로 검역중단 못해..美쇠고기 30개월 미만 SRM제거돼 관련 없어"


ⓒ농림부 농림부가 25일 미국에서 광우병에 걸린 젖소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 내놓은 보도자료

농림수산식품부가 미국에서 광우병(BSE)에 걸린 젖소가 발견됐음에도 불구하고 수입중단은 물론, 검역중단 조치조차 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농림부는 25일 미국 농무부의 발표가 나온 뒤 낸 보도자료에서 "미국측에 BSE 발생과 관련된 상황을 파악중에 있다"며 "가축전염병예방법령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등을 고려해 필요한 조치를 조속히 취할 예정이며, 미국의 BSE 발생상황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농무부는 24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캘리포니아 중부지방 목장에서 사육된 젖소 한마리가 광우병(BSE)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곧이어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사절차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농림부는 이 보도가 사실이 아니며, 검역 중단 조치도 취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25일 연합뉴스에 "블룸버그 통신에 한국 정부가 검역중단 조치를 한다는 보도가 나갔는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미국에서 BSE가 발생했다는 내용이 보도됐다는 이유만으로 정부가 검역중단 조치를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검역중단 조치는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의 통관절차를 중단하겠다는 것으로 수입중단을 뜻하지는 않지만 이 조치마저 할 수 없다는 것.

특히 농림부는 보도자료에서 "현재 우리나라에 수입되어 있는 미국산 쇠고기는 30개월령 미만 소에서 생산되었고, 도축과정에서 특정위험물질(SRM)이 제거된 쇠고기만 수입되었으며, 금번 발생한 BSE 건과는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다"고 주장해 아예 조치 가능성 마저 배제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USDA 미국 농무부가 24일 성명을 통해 중부 캘리포니아에서 광우병에 걸린 젖소가 발견됐다고 확인했다.

농림부의 설명은 광우병이 발생한 소와 수입되는 쇠고기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것으로, 이는 미국 농무부의 광우병 검사가 전체 사육두수의 1%에도 못미치고 있다는 실상을 외면한 처사다. 

또한 농림부는 월령 제한과 SRM제거에 대한 점검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실을 도외시 하고 있다. 

실제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검역강화를 위해 미국 내 역학조사에 정부의 검역관이 참여하는 제도가 마련돼 있으나 참관 수준에 불과해 조사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없었다. 연령제한이나 SRM제거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의혹투성이라는 것이다. 이와관련 지난해 4월 농림부가 박주선 당시 민주당 의원과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08년 5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에 따른 후속조처로 미국 현지 도축장의 쇠고기 연령구분, SRM 제거 등을 점검하기 위해 검역관 4명을 미국에 파견했으나 3명은 곧 복귀했으며 1명이 지난해 7월까지 근무하다 복귀했다. 검역관들은 2009년과 2010년 국내 점검단이 미국을 각각 한 차례씩 방문해 미국 내 수출작업장 36곳을 점검할 때 동행만 했을 뿐 독자적인 조사를 단 한차례도 벌이지 못했다. 실제 지난 2008년 말 미국의 한 수출작업장에서 변질된 쇠고기를 총 59톤을 3차례에 걸쳐 한국에 수출하려다 적발돼 파견된 검역관이 현장 점검을 요청했지만 미국은 이를 거부했다. 

한편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 절차는 지난 2008년 4월 합의된 한미 수입위생조건 5조와 부칙 6항에 규정돼 있는데, 수입위생조건 5조에는 '국제수역사무국(OIE)이 미국의 광우병 지위 분류에 부정적 변경을 인정할 경우, 한국 정부는 쇠고기와 쇠고기 제품의 수입을 중단할 것'이라고 돼 있다.


ⓒ청와대 2008년 4월 17일 미국을 순방 중이던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상공회의소 주최 '최고경영자 라운드 테이블' 자리에서 쇠고기 협상결과를 보고 받았다. 이 대통령은 회의 도중 "한미 FTA의 걸림돌이 됐던 쇠고기 문제가 합의됐다는 전화 보고를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으로부터 받았다"고 말했다. '검역주권'을 빼앗긴 한미수입위생조건은 그해 5월부터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를 불러왔다

미국이 허용하지 않으면 수입중단조차 할 수 없게 된 이 협상 결과에 대해 광우병 쇠고기 반대 촛불시위가 거세지자 정부는 재협상을 벌여 수입위생조건 부칙 6항을 얻어냈다. 여기에는 '수입위생조건 5조의 적용과 관련하여 한국 정부는 관세무역에관한일반협정(GATT) 20조 및 세계무역기구(WTO) 위생검역협정(SPS)에 따라 건강 및 안전상의 위험으로부터 한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 중단 등 필요한 조처를 취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돼 있다. 

이 재협상 결과에 대해 당시 정부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추가로 확인될 경우 일단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에 따른 수입중단 역시 수입위생조건 5조에 따라 국제수역사무국(OIE)이 광우병이 발생한 미국의 광우병 등급을 하향 조정하지 않으면 수입 중단을 지속할 수 없게 돼 있다. 이른바 '검역주권'을 빼앗긴 것이다.

조태근 기자 taegun@v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