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25일 수요일

美 광우병 발생했는데..MB정부, "검역중단도 못하겠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425일자 기사 '美 광우병 발생했는데..MB정부, "검역중단도 못하겠다"'를 퍼왔습니다.
농림부 "발생 만으로 검역중단 못해..美쇠고기 30개월 미만 SRM제거돼 관련 없어"


ⓒ농림부 농림부가 25일 미국에서 광우병에 걸린 젖소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 내놓은 보도자료

농림수산식품부가 미국에서 광우병(BSE)에 걸린 젖소가 발견됐음에도 불구하고 수입중단은 물론, 검역중단 조치조차 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농림부는 25일 미국 농무부의 발표가 나온 뒤 낸 보도자료에서 "미국측에 BSE 발생과 관련된 상황을 파악중에 있다"며 "가축전염병예방법령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등을 고려해 필요한 조치를 조속히 취할 예정이며, 미국의 BSE 발생상황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농무부는 24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캘리포니아 중부지방 목장에서 사육된 젖소 한마리가 광우병(BSE)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곧이어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사절차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농림부는 이 보도가 사실이 아니며, 검역 중단 조치도 취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25일 연합뉴스에 "블룸버그 통신에 한국 정부가 검역중단 조치를 한다는 보도가 나갔는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미국에서 BSE가 발생했다는 내용이 보도됐다는 이유만으로 정부가 검역중단 조치를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검역중단 조치는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의 통관절차를 중단하겠다는 것으로 수입중단을 뜻하지는 않지만 이 조치마저 할 수 없다는 것.

특히 농림부는 보도자료에서 "현재 우리나라에 수입되어 있는 미국산 쇠고기는 30개월령 미만 소에서 생산되었고, 도축과정에서 특정위험물질(SRM)이 제거된 쇠고기만 수입되었으며, 금번 발생한 BSE 건과는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다"고 주장해 아예 조치 가능성 마저 배제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USDA 미국 농무부가 24일 성명을 통해 중부 캘리포니아에서 광우병에 걸린 젖소가 발견됐다고 확인했다.

농림부의 설명은 광우병이 발생한 소와 수입되는 쇠고기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것으로, 이는 미국 농무부의 광우병 검사가 전체 사육두수의 1%에도 못미치고 있다는 실상을 외면한 처사다. 

또한 농림부는 월령 제한과 SRM제거에 대한 점검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실을 도외시 하고 있다. 

실제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검역강화를 위해 미국 내 역학조사에 정부의 검역관이 참여하는 제도가 마련돼 있으나 참관 수준에 불과해 조사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없었다. 연령제한이나 SRM제거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의혹투성이라는 것이다. 이와관련 지난해 4월 농림부가 박주선 당시 민주당 의원과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08년 5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에 따른 후속조처로 미국 현지 도축장의 쇠고기 연령구분, SRM 제거 등을 점검하기 위해 검역관 4명을 미국에 파견했으나 3명은 곧 복귀했으며 1명이 지난해 7월까지 근무하다 복귀했다. 검역관들은 2009년과 2010년 국내 점검단이 미국을 각각 한 차례씩 방문해 미국 내 수출작업장 36곳을 점검할 때 동행만 했을 뿐 독자적인 조사를 단 한차례도 벌이지 못했다. 실제 지난 2008년 말 미국의 한 수출작업장에서 변질된 쇠고기를 총 59톤을 3차례에 걸쳐 한국에 수출하려다 적발돼 파견된 검역관이 현장 점검을 요청했지만 미국은 이를 거부했다. 

한편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 절차는 지난 2008년 4월 합의된 한미 수입위생조건 5조와 부칙 6항에 규정돼 있는데, 수입위생조건 5조에는 '국제수역사무국(OIE)이 미국의 광우병 지위 분류에 부정적 변경을 인정할 경우, 한국 정부는 쇠고기와 쇠고기 제품의 수입을 중단할 것'이라고 돼 있다.


ⓒ청와대 2008년 4월 17일 미국을 순방 중이던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상공회의소 주최 '최고경영자 라운드 테이블' 자리에서 쇠고기 협상결과를 보고 받았다. 이 대통령은 회의 도중 "한미 FTA의 걸림돌이 됐던 쇠고기 문제가 합의됐다는 전화 보고를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으로부터 받았다"고 말했다. '검역주권'을 빼앗긴 한미수입위생조건은 그해 5월부터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를 불러왔다

미국이 허용하지 않으면 수입중단조차 할 수 없게 된 이 협상 결과에 대해 광우병 쇠고기 반대 촛불시위가 거세지자 정부는 재협상을 벌여 수입위생조건 부칙 6항을 얻어냈다. 여기에는 '수입위생조건 5조의 적용과 관련하여 한국 정부는 관세무역에관한일반협정(GATT) 20조 및 세계무역기구(WTO) 위생검역협정(SPS)에 따라 건강 및 안전상의 위험으로부터 한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 중단 등 필요한 조처를 취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돼 있다. 

이 재협상 결과에 대해 당시 정부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추가로 확인될 경우 일단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에 따른 수입중단 역시 수입위생조건 5조에 따라 국제수역사무국(OIE)이 광우병이 발생한 미국의 광우병 등급을 하향 조정하지 않으면 수입 중단을 지속할 수 없게 돼 있다. 이른바 '검역주권'을 빼앗긴 것이다.

조태근 기자 taegun@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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