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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6일 토요일

[사설] 금융 낙하산 비난하며 기껏 코드인사인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4-05일자 사설 '[사설] 금융 낙하산 비난하며 기껏 코드인사인가'를 퍼왔습니다.

산은금융그룹 회장에 박근혜 대통령의 서강대 동문으로 인수위원을 지낸 홍기택 중앙대 교수가 내정됐다. 홍 교수는 국제금융과 거시경제 분야 전공으로 금융권 실무 경험이 없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공기업 인사 원칙으로 내세운 전문성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그는 새 정부가 추진을 약속한 금산분리 정책에도 반대했다고 한다. 상징성이 큰 금융공기업 수장에 대한 첫 인사로 어떻게 이런 인물을 내정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이명박 정부의 낙하산 인사를 비난하면서 공기업 수장들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새 정부가 빈자리를 전리품처럼 낙하산 인사들에게 분배하겠다는 뜻인지 몹시 우려된다.

산은은 민영화가 사실상 중단되고 정책금융기관의 재편을 앞두고 있다. 이렇게 변화와 격랑이 예상되는 시기의 산은을 이끌려면 전문성은 물론이고 탁월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러나 홍 교수는 사외이사 경험 이외의 금융권 경험이나 큰 조직을 이끌어본 경험이 없다고 한다. 또 인수위원으로 있으면서 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을 겸직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일자 사외이사를 사퇴했다. 공직에 대한 관념이 부족하다는 방증이다. 오죽하면 산은 노조가 출근저지 투쟁에 나서겠다고 하겠는가.

박 대통령이 강조해온 국정철학 공유가 안 돼 있는 점은 더 큰 문제다. 그는 새 정부가 추진하려는 금산분리를 금융산업 발전의 족쇄라며 정면으로 반대한 인물이다. 금산분리는 내국인보다 외국인을 우대하는 불공평한 제도이며 금산분리 원칙을 계속 고집하면 우리 금융산업의 조속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재벌 논리를 대변해왔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금산분리를 강화하겠다고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한 바로 다음날 그런 그를 임명제청했다. 정부의 금산분리 의지마저 의심하게 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홍 교수가 규제개혁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제도 등 금융산업 규제에 반대했다니, 금융규제 완화를 위한 트로이의 목마가 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금융 낙하산의 폐해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겪어왔지만 이명박 정부 때 더 나빠질 수 없을 만큼 경험했다. 금융지주 회장이 막강한 힘을 갖고 본부장이 할 일까지 시시콜콜 챙기고 외부 청탁과 무관하지 않은 인사에 일일이 관여해 금융의 암흑기였다는 말까지 나왔다. 우리 같은 경제 규모를 갖고 있으면서 세계 50위 안에 드는 은행이 한 곳도 없을 정도로 금융산업이 낙후된 이유도 관치와 이러한 낙하산 인사에 있다. 4대 천왕에 대한 원성이 높은 금융권에서 오죽하면 구관이 명관이란 소리가 나오는지 돌아보기 바란다.

2013년 3월 13일 수요일

[사설] 나홀로 인사에 이어 ‘코드 인사’까지 할 텐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3-12일자 사설 '[사설] 나홀로 인사에 이어 ‘코드 인사’까지 할 텐가'를 퍼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1일 열린 첫 국무회의에서 공공기관에 대한 대규모 물갈이 인사를 예고했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각 부처 산하기관과 공공기관 인사가 많을 텐데,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국정 철학을 공유하는 사람이란 쉽게 말해 코드가 맞는 사람일 것이다.공공기관 인사에 대해 일종의 지침을 제시한 것인데, 대통령이 직접 나서 ‘코드 인사’를 공언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하는 공공기관 자리는 295곳, 590개에 육박한다. 한국전력공사 등 공기업 30곳, 국민연금관리공단 등 준정부기관 87곳, 산업은행 등 기타 공공기관 178곳이 그 대상이다.공공기관 코드 인사 방침은 박 대통령이 그동안 보여준 ‘나홀로 인사’ ‘오불관언 인사’의 문제점을 고칠 생각이 별로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부터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이르기까지 청와대와 내각 인선은 문제투성이였다. 이 과정에서 박 대통령은 ‘인사에는 양보가 없다’는 식의 강경 자세를 고수해왔다. 청와대 비서관은 물론 행정관 인사까지 ‘만기친람’ 식으로 두루 챙긴다는 박 대통령 스타일로 보면 공공기관 인사 역시 대통령이 직접 관장할 가능성이 크다.박 대통령은 그동안 코드 인사를 강하게 비판해왔다. 당선자 시절인 지난해 12월25일엔 “공공기관에 전문성 없는 인사를 낙하산으로 보내는 것은 잘못”이라고 임기말 이명박 정부에 경고를 보냈다. 야당 시절인 2007년엔 “이념적으로 코드 인사를 하고 능력있는 인재를 소외시켰다”고 노무현 정부를 비판했다. 대통령이 되기 전과 후가 이렇게 달라져선 곤란하다. 코드 인사를 비판해놓고선 대통령이 된 뒤 언제 그랬느냐는 듯 이를 공언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공공기관 인사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코드와 낙하산 인사로 홍역을 치러왔다. 이제 그 악순환을 끊을 때도 됐다. 공공기관장의 임기를 보장하는 것이 우선이다. 업무 능력이나 청렴도에서 크게 문제가 되는 경우에는 엄정한 평가를 통해 책임을 물어야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원칙적으로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 인선 과정에서 필요한 경우 전문성도 적절히 고려해야 한다.어느 정도 해답이 나와 있는데도 또다시 코드 인사로 돌아가면 안 된다. 박 대통령이 공직을 무슨 전리품처럼 간주하고 코드 인사를 밀어붙인다면 또다른 인사 참사와 후유증이 불을 보듯 뻔하다. ‘박근혜 인사’에 대한 국민의 싸늘한 시선을 박 대통령은 직시하길 바란다.

2013년 2월 19일 화요일

이번엔 성균관大 라인? 朴정부 코드 인사 우려


이글은 뉴시스 2013-02-18일자 기사 '이번엔 성균관大 라인? 朴정부 코드 인사 우려'를 퍼왔습니다.

【서울=뉴시스】18일 오전 윤창중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변인이 청와대 비서실장 등 청와대 인선을 발표했다. 왼쪽부터 허태열 청와대비서실장 내정자, 유민봉 청와대국정기획수석 내정자, 곽상도 청와대민정수석 내정자, 이남기 청와대홍보수석 내정자.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2013-02-18

'입김 작용' 우려 시선…脫SKY 라인에 검찰개혁 기대감도

【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 박근혜 정부에서 일할 청와대 민정수석과 법무무 장관이 각각 성균관대 출신 인물로 내정되자 법조계는 '코드인사'가 반복되는 건 아닌지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18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곽상도(54·사법연수원 15기) 전 대구지검 서부지청장을 새 정부의 첫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내정했다.

곽 내정자는 법무부와 대검찰청 내에서 이른바 승진이 보장되는 엘리트 코스를 밟진 않았지만 특수수사에 정통한 실력파 검사로 알려져 있다. 

1989년 서울지검 강력부 재직 당시 정부의 '범죄와의 전쟁' 선포와 함께 조직폭력배, 민생치안사범 등 강력 사범들을 잇달아 적발했다.

청구그룹 비리 사건, 인천 세도(稅盜)사건,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 및 용인 난개발 사건 등 굵직한 사건에서도 수사력을 발휘했다. 특히 1990년대 '범죄와의 전쟁' 당시 소매치기 74명을 검거, 역대 검찰 최고 단속실적을 갖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박근혜 정부의 첫 법무부 장관으로는 황교안(56·사법연수원 13기) 전 부산고검장이 일찌감치 낙점됐다.

국가보안법과 집시법 해설서를 펴낼 만큼 검찰 내부에서는 대표적인 학구파이자 공안통으로 손꼽힌다.

검사 재직시절 '안기부 X파일', '국정원의 한나라당 도청의혹', '강정구 교수 국보법 위반', '마사회 살생부' 사건 등을 맡아 공안 분야 수사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내정자의 공통점은 검찰 내부에서 서울대, 연·고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수집단'인 성균관대 출신이란 점이다. 황 내정자와 곽 내정자는 각각 1981년, 1983년에 성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이 때문에 법조계 안팎에서는 MB정부의 고대(高大)라인에 이어 GH정부에서 성대(成大)라인에 대한 '코드인사'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시각이 적지 않다.

이는 청와대 민정수석이 대학 동문인 법무부 장관과 단지 학연에 따른 친분 이상으로 유착관계를 형성하고 검찰 수사에까지 박 당선자의 입김이 반영될 수 있는 개연성을 지적한 것이다.

직제 특성상 청와대 민정수석과 법무부 장관간 업무관련 보고나 접촉이 잦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민정수석이 청와대와 법무부 사이에서 가교 역할에 그치지 않고 대통령의 하명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창구로 악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여기에 내각을 총괄하는 정홍원(69·사법연수원 4기) 국무총리 후보자 역시 성대 법대 출신이어서 박 당선자의 의중대로 인선이 이뤄질 경우, 앞으로 청와대 민정수석·법무부 장관과의 교감이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미 현 정부에서 법무부·검찰 주요 보직은 '고대 인맥'에게 돌아가면서 부작용이 나타난 바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검찰의 핵심 보직에 한상대 전 검찰총장,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 등 '고대 라인'을 구축했다. 

현 정부내내 이 대통령이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는 민간인 불법사찰, 내곡동 사저부지 의혹, BBK 가짜편지 등의 수사에서 검찰은 이 대통령과 일가를 사법처리 하지 않고 무혐의로 면죄부를 줬다. 법조계 주변에서 'MB검찰'이라는 오명이 나올만 했다.

이 때문에 현 정부에서 검찰이 지나치게 권력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 간부들이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눈치를 보고 '정권 코드'에 맞춰 수사를 지휘한다는 지적도 일었다.

법조계에서는 박 당선자가 이전 정부처럼 법무부와 검찰 주요 보직에 특정대학 출신을 선호할 경우 이들간 연결고리가 형성돼 자칫 검찰의 독립이나 수사 독립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형태의 검란(檢亂) 파동이 되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장기간에 걸쳐 서울대와 연·고대에 의존했던 기존 법조 인사의 틀을 깨고 '탈(脫)서·연·고' 인사에 대해선 기대섞인 반응도 적지 않다.

역대 정부마다 소위 정권 노른자위를 SKY 출신이 아닌 '제3세력'이 차지한 건 흔치 않은 편이다. 

이를 놓고 박 당선자가 출신대학에 치우지지 않고 인물의 능력과 실력에 따라 탕평 인사를 실천한 것으로 해석하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박근혜 정부의 출범과 함께 보수적인 법조계 내에 '성균관대 인맥'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정치권력으로부터 검찰의 독립을 지키기 위한 개혁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pjh@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