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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2일 목요일

‘김재철 체제’ 청산이냐 ‘김재철 시즌2’ 개막이냐…갈림길에 선 MBC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5-01일자 기사 '‘김재철 체제’ 청산이냐 ‘김재철 시즌2’ 개막이냐…갈림길에 선 MBC'를 퍼왔습니다.
일부 여권이사들 표심이 결정적 변수될 듯… 언론노조 “김재철 체제 인물은 안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가 2일 MBC사장을 최종결정한다. 방문진은 지난 29일 4명의 최종 사장 후보군을 결정했다. MBC 차기 사장 후보는 구영회 전 MBC 미술센터 사장, 김종국 대전MBC 사장, 안광한 부사장, 최명길 유럽지사장 등 4명으로 압축됐다. 
MBC 안팎에선 ‘결선’에 오른 사장 후보 4명의 성향을 봤을 때 현재 방문진이 처한 상황과 한계가 일정하게 드러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명박 정부 하에서 임명된 5명의 여권 추천 이사들과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이사장 그리고 3명의 야당 추천 이사들로 구성된 방문진의 ‘구조적인 한계’가 압축된 4명의 후보로 고스란히 노출됐다는 것이다.
4명의 후보 중 김종국‧안광한 후보는 ‘김재철 라인’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최명길 후보는 보도국 기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구영회 후보는 야당 이사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철 라인’ 후보 2명과 현 정권과 친분이 있는 후보, 야당이사들의 지지를 받는 후보가 ‘결선’에 나란히 오른 셈이다. 

분산된 여권 이사들의 표, 결선에서 결집될까… 최대 변수

MBC 한 관계자는 “MB정권 하에서 임명된 여권 추천이사들 가운데 일부가 ‘김재철 라인’을 지지했고, 일부는 박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최명길 후보를 지지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면서 “여권 이사들 표가 분산되면서 후보가 4명이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종국 대전MBC 사장, 구영회 전 MBC미술센터 사장, 최명길 유럽지사장, 안광한 MBC 부사장.


관심은 누가 사장으로 결정되느냐다. 방문진 이사들이 일제히 함구하면서 현재 온갖 소문과 전망이 난무하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김재철 사장을 현 방문진 여권 추천 이사들이 선출한 점을 고려하면 ‘김종국‧안광한 후보’는 전임 사장에 이어 노조에 대한 압박과 견제를 지속시킬 수 있는 최적의 후보들”이라면서 “누가 되든 비슷하겠지만 김종국 후보가 여권 일부 이사들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김종국 사장은 진주·창원 MBC 통폐합에 반대하는 언론노조 MBC 진주지부 조합원들을 검찰에 고소하는 등 노조에 대한 강경정책으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그만큼 ‘김재철 체제’ 청산을 기대하는 진영에선 기피인물인 셈이다.
변수는 현재 여권 추천 방문진 이사들이 대부분 MB정권 하에서 임명된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MBC 한 중견간부는 “현 방문진 여권이사들과 청와대와의 교감이 MB정권만큼 밀접하지 않다”면서 “대안이 없다면 몰라도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김종국‧안광한 후보’의 파괴력이 생각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때문에 MBC 일각에선 최명길 MBC 유럽지사장을 강력한 다크호스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간부는 “후보들 중에서 가장 나이가 젊고, 다른 후보에 비해 중량감도 떨어지는 최명길 지사장이 ‘결선’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이 무엇이겠냐”면서 “박 대통령과의 친분, 보도국 기자들의 지지 등을 고려한 이사들의 전략적인 결정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재철 체제’ 핵심인물 김종국·안광한 후보는 안 된다” 반대 여론 높아

하지만 현재 방문진 이사들의 ‘복잡한 관계’ 등을 고려했을 때 의외의 인물이 사장으로 결정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여당 추천 이사 6명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한 명의 후보를 지지하면 차기 사장이 쉽게 결정되지만, 현재 여권 추천이사들 사이에서도 ‘의견통일’이 제대로 안 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여권 이사들이 ‘김종국·안광한 후보’ 지지에서 이탈, 야당 이사들과 연대하거나 야당 이사들 표심에 변화가 발생한다면 경우의 수가 상당히 복잡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MBC 안팎에서 일부 여권이사들의 움직임을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서울 여의도 MBC 사옥.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차기 사장이 누가 되든 ‘MBC호’를 어떤 식으로 끌고 갈 것이냐다. 분명한 것은 ‘김종국‧안광한 후보’ 중 한 명이 차기 사장에 선임될 경우 ‘김재철 체제’ 청산은 물론 해직자 복직과 200여명의 징계자들에 대한 원상회복 또한 백지화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지난 29일 언론노조는 특별결의문 ‘MBC 새 사장은 공영방송 정상화에 앞장설 인물이어야 한다’에서 “‘김재철 체제’를 연장하는 인물이 사장이 되면 지난 이명박 정권에서 불거졌던 언론 장악 논란이 필연적으로 재현될 것”이라면서 “김재철 전 사장과 결탁해 공영방송의 가치를 훼손하거나 ‘김재철 체제’가 유지되는데 적극 가담한 인물은 공영방송 MBC의 정상화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에 절대 부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김종국 대전MBC 사장과 안광한 부사장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셈인데, 방문진 이사들이 오는 2일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민동기 기자 | mediagom@mediatoday.co.kr  

2013년 1월 2일 수요일

언론계의 MB들, ‘낙하산 고대’ 청산해야 [사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1-01일자 사설 '언론계의 MB들, ‘낙하산 고대’ 청산해야 [사설]'을 퍼왔습니다.

괴롭고 힘들었던 과거의 기억을 뒤로하고 다가올 새로운 희망의 시간을 기대하게 되는 새해 아침이지만 수많은 언론인들의 마음은 여전히 무겁기만 하다. 언론계에는 정신을 맑게 하는 새해 아침의 차가운 상쾌함보다는 코로 숨을 들이키고 입술을 움직여 ‘희망’이란 낱말조차 내뱉기 힘들게 하는 무거운 기운이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새해 아침의 상쾌함을 방해하는 이 기운은 바로 이명박 정부가 임기 내내 언론계 곳곳에 앉혀 놓은 ‘MB 낙하산’들로부터 비롯된다. 현직으로는 MBC 김재철 사장, KBS 길환영 사장, 연합뉴스 박정찬 사장, YTN 배석규 사장, 전직으로는 YTN 구본홍 전 사장, KBS 김인규 전 사장 등이다.  
이들 낙하산 인사들의 다수를 관통하는 고리가 있다. 그것은 이명박 정부 정실인사의 전형을 요약 표현한 ‘고소영’의 한 축인 MB 모교 ‘고려대’ 출신이란 고리다. MBC의 김재철 사장, KBS 길환영 사장, 연합뉴스의 박정찬 사장, YTN의 구본홍 전 사장 등이 바로 그들이다. 구본홍 전 YTN 사장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끝까지 MB의 챙김을 받고 있다. 이들 모두가 연임을 하거나, 정권 말에 선임됐다. 이미 길환영 KBS 사장이 KBS이사로 선임될 당시 본지는 ‘KBS사장 MB모교 고대에서 나온다’고 이를 경고한 바도 있다. 한 치의 어긋남 없이 정권 말까지  MB식 정실인사가 관철되고 있는 것이다.

김재철 MBC사장, 구본홍 전 YTN사장, 박정찬 연합뉴스 사장,길환영 KBS사장(왼쪽에서부터)

CEO급 인사들 이외에도 다수의 ‘낙하산’ 고대 인사들이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게 지금 언론계의 현실이다. 최근 대통령 선거 전날인 18일 언론재단 이사로 선임돼 낙하산 논란을 빚고 있는 김성수 전 연합뉴스 편집상무의 경우가 그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물론 ‘특정학교’ 출신이 언론사 사장이 되거나 언론사의 요직을 차지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출신학교나  출신지역에 따라 그 어떤 차별도 받지 않아야 한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바로 이런 대한민국의 정체성인 ‘기회균등성’과 ‘민주성’에 반한 정실인사가 국가권력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언론사에서 이뤄졌다는 점이 문제가 된다. 대통령과 가까운 ‘특정학교’ 출신들 다수가 몇 되지도 않는 공영적 소유구조 언론사들의 사장자리나 요직을 꿰 찬 것은 ‘정실인사’가 아니라면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겠는가. 
언론계는 그 정실 인사의 대가를 너무나도 혹독히 치르고 있다. ‘낙하산’ 고대 인사들이 경영책임을 지고 있는 언론사들은 하나 같이 모교 선배인 대통령과 그가 소속된 여당에 편향된 보도를 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노조 파업 등 내부 구성원들의 강한 반발을 사는 내홍을 겪었다. 심지어 이들 언론사에서 87년 민주화 이후 유례를 찾기 힘든 대량해고 등 징계의 피바람까지 일어났다.  
보수정권 하에서 보수적 인사들이 정부의 영향력 아래 있는 언론사들의 사장으로 오는 것 자체를 막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해당 언론사들은 국민들의 여론과 의사를  공정하고 균형있게 대변해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는 공적 구조의 언론사들이다.
사장선임에 있어 정권과의 ‘코드’가 일부의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해도, 언론인으로서 최소한의 양식과 균형감각을 갖춘 인사들 가운데서 사장이 선임돼야 하는 이유이다. 
최소한의 요건도 갖추지 못한 인사들이 대통령과 같은 모교 출신이란 점을 배경삼아, 사장에 도전하고, 결국 선임이 되고, 연임돼 현재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지금 언론계의 구태는 일소돼야 한다.새해를 맞이해 새로운 정부가 탄생한다. 국민으로부터 선택을 받은 새로운 정부가 성공적인 출발을 하기를 바라는 것은 ‘진보’와 ‘보수’를 떠나 모두가 바라는 바다. 
새로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MB정권이 저지른 구태의 청산이 필요하다. 지금 새해 벽두부터 언론계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언론계 MB들을 서둘러 정리하는 것이야 말로 ‘100% 대한민국’의 대통합을 말하는 당선인이 우선 처리해야할 일이다.
만약 이들 언론계 MB들이 대선에서 박근혜 당선인을 위해 뛰었다는 이유로 그들을 옹호한다면, 차기 박근혜 정부는 대선 전 그토록 비판받았던 ‘이명박근혜’ 정권임을 자인하는 꼴이 된다. 과감히 버리지 않는다면, 이 비판은 박근혜 정부 임기 내내 박근혜 대통령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다. 새해를 맞이해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될 박근혜 정부의 냉철한 판단과 실천을 기대해 본다.  

미디어오늘 | media@mediatoday.co.kr  

2012년 8월 23일 목요일

“박근혜가 청와대 있을 때, 경찰들 대학에 상주하면서 학생들 감시”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8-22일자 기사 '“박근혜가 청와대 있을 때, 경찰들 대학에 상주하면서 학생들 감시”'를 퍼왔습니다.
'유신잔채 청산과 역사정의 위한 민주행동' 출범.. “박정희 잔재 청산하겠다”

ⓒ이승빈 기자 2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가칭)유신잔재 청산과 역사정의를 위한 민주행동 출범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암울했던 60~70년대, 유신독재에 맞서 싸운 민주화인사들이 '유신잔재 청산과 역사정의를 위한 민주행동'(민주행동)을 출범했다. 이들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5·16 쿠데타 미화' 발언 등을 우려하며 "민주주의와 역사정의 확립을 위한 투쟁에 나서겠다"고 선포했다.

"역사의 시계 거꾸로 돌리는 유신 잔당, 좌시할 수 없다"

사월혁명회, 70년대 민주노동운동 동지회, 민청학련운동 계승사업회 등 3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2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2년은 '10월 유신'이라는 친위 쿠데타가 일어난지 40년이 되는 해"라며 "이 시기에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유신 잔당의 발호를 좌시할 수 없어 '국민행동'을 결성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유신 정권은 한국적 민주주의를 확립한다는 미명 하에 일인독재와 영구집권 체계를 구축하였으며 서민의 생존권과 인권을 유린했다"며 "유신독재의 암울했던 상황을 되돌아보고 그 시대를 잘 모르는 젊은 세대들에게 역사적 진실을 전달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사월혁명회 정동익 상임의장, '행동하는 양심' 이해동 목사, 유신독재부활저지네트워크 황경선 운영위원장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대부분 박정희 정권 시절 유신을 반대하는 활동을 하거나 그로인해 투옥된 민주인사들이었다.

ⓒ이승빈 기자 2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가칭)유신잔재 청산과 역사정의를 위한 민주행동 출범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의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정동익 의장은 "유신체제 기간은 긴급조치를 남발하면서 민주인사를 투옥하고, 살해한 악몽 같은 시절"이라며 "5·16 쿠데타와 유신을 미화하는 세력들에게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 역사를 왜곡하려는 세력들에 맞서 양심세력들이 궐기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명순 동아투위 위원장도 "유신 정권은 우리 역사에서 지워져야할 쓸모없는 쿠데타 정권"이라며 "민족적 수치인 유신 시대를 지우기 위해 잔재 청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유신 정당화에 힘쓰는 박근혜, 무섭다"

최근 '5·16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힘든 민생이 앞에 놓여 있는데 계속 역사와 과거를 (말할) 여유가 있느냐' 등 유신정권을 두둔하는 발언을 잇따라하고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이해동 목사는 "최근 박근혜 후보는 과거가 아닌 미래 이야기를 하자고 말하지만 역사야 말로 우리들의 미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핵"이라며 "유신 독재의 뿌리를 제거하는 것이 오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장 큰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는 "유신 시대를 정당화시키려고 박근혜 후보가 애를 쓰고 있다"며 "박 후보는 벌써부터 대통령에 당선된 것처럼 활개를 치는데 박 후보를 밀어낼 수 있는 힘을 '민주행동'으로부터 만들자"고 촉구했다.

한편 '민주행동'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유신을 선포한지 40년이 되는 10월 17일부터 27일까지를 집중행동기간으로 정하고 유신시대 독재와 인권탄압 사례를 알려나갈 예정이다. 

이들은 이 기간 동안 '박정희 정권시대 희생자 추모제', '민주항쟁 시기 희생 유적지 답사' 등을 진행하는 한편 피해자의 명예회복과 국가배상, 가해자의 반성과 진실고백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또 유신 정권에 태어나지 않은 젊은 세대들도 쉽게 동참할 수 있도록 '반유신 영화 상영, 금지곡 전국노래자랑, 정치개그 콘테스트' 등 의 행사도 개최하기로 했다.

"박근혜가 청와대 있을 때, 대학교에 경찰들 상주하면서 학생 감시했다"

ⓒ이승빈 기자 유신잔재 청산과 역사정의를 위한 민주행동 출범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황경선 대표

이화여대 사범대학생회장 출신인 '민주행동' 황경선(52) 상임대표는 최근 '유신 잔재 청산'을 위한 명함을 두 개나 갖고 있다. 하나는 이날 발족한 '민주행동' 상임대표이고 다른 하나는 70~80년대 민주화운동을 이끌었던 대학교동문회들과 만든 '유신독재부활저지민주네트워크'의 운영위원장 명함이다.

'민주행동' 출범 기자회견에서 만난 황 대표는 70년대 대학교 캠퍼스에서 경험했던 피말리던 현실을 30여년이 훌쩍 흐른 지금에서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황 대표는 "학교에 경찰들이 상주하면서 학생들을 감시하고 있었다"며 "캠퍼스에서 박정희 정권에 대해 비판만 하면 어느 샌가 경찰에 연행되는 등 암울한 시기를 보내야만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때부터 유신체제를 바꾸는 운동을 본격적으로 했고 그로인해 교사라는 꿈도 이루지 못했다"며 "저뿐만 아니라 그 시절 대학생들은 모두 '유신 세력'과의 싸움에 뛰어들어야만 했다"고 회상했다.

80년대 야학 강사, 노동운동, 농민운동 등 민주화 운동을 이어갔던 황 대표는 "'유신의 딸'이 대선후보로 나서는 것을 보고 당시 피해자로서 좌시할 수 없었다"며 "유신독재를 다시는 부활시켜선 안된다는 절박함에 나서게 됐다"고 침착하게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자신과 동시대에 대학에 다녔던 인사들과 "유신 때 대학생들의 치떨리는 삶"을 폭로하겠다는 그는 "과거에 대해 묻지말라는 박근혜 후보의 말은 일제치하도 과거니까 묻지 말라는 이야기와 일맥상통"이라며 "유신 체제에 대한 책임을 박 후보가 회피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황 대표는 "제가 학교에 다닐 당시는 박 후보가 이미 청와대에서 '퍼스트 레이디'로 안주인 노릇을 하는 등 '유신공주' 이상의 역할을 했다"며 "역사인식이 부족한 유신세력들이 부활할 수 없도록 가장 먼저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정혜규 기자 jhk@vop.co.kr

2012년 8월 16일 목요일

“광복군 잡던 사람이 대통령까지… 친일세력 청산해야”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8-15일자 기사 '“광복군 잡던 사람이 대통령까지… 친일세력 청산해야”'를 퍼왔습니다.
항일단체 등, 광복절 기념 기자회견 열고 친일잔재 청산 촉구

ⓒ민중의소리 광화문 앞에 모여 한일군사협정과 북한과의 평화협정을 촉구하는 참가자들

광복절을 맞아 항일독립운동가단체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일제시대 때 광복군을 잡던 사람이 대통령이 된 나라가 우리나라”며 친일세력을 청산을 주장했다. 

항일독립운동가단체연합회, 역사정의실천연대, 한일협정재협상국민행동, 한일시민선언실천협의회 등 4개의 단체들은 15일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반도의 분단된 현재 상황은 일제 식민지배의 결과”라며 “친일세력에 대한 과거청산이 있어야 일본도 우리에게 진정어린 사과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기자회견에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독립운동에 참가했던 한국독립유공자협회 임우철(93세)회장이 참가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참가자들은 “광복 이후 찬일세력이 임시정부와 독입운동을 부정하고 식민사관에 입각해 역사교과서를 바꾸기까지 했다”며 “최근에는 일본 자위대를 정식 군대로 인정할 여지가 있는 한일군사협정까지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원웅 항일독립운동가단체엽합회 회장은 “일본군으로 들어가 광복군을 잡으러 다니던 사람이 쿠데타를 일으켜 대통령이 된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며 “일본으로부터 진정한 사과를 받기 위해서 우리 먼저 과거를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참가자들은 12월 대선을 통해 한반도가 평화체제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전쟁도 평화도 아닌 정전상태를 종전상태로 바꿔야 한다”며 “2013년에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꿀 수 있는 민주평화개혁세력이 집권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이명박 정부는 시대착오적이고 국익에도 맞지 않는 냉전적인 정책을 펼쳐왔다”며 “불안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성취시킬 수 있는 정치세력이 집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참가 단체들은 한일관계 쟁점들에 대한 여야 대선후보들의 답변도 발표했다. 이중 새누리당에서는 김태호 후보를 제외한 박근혜 후보 등 나머지 후보들은 답변을 거부하거나 미뤘다.

반면 민주통합당에서는 16일까지 답변을 약속한 문재인 후보를 제외한 모든 대선 후보들이 답변을 해왔다. 민주통합당 후보들은 공통적으로 한일군사협정에 대해 반대했으며 일본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하는 입장을 밝혔다.

ⓒ민중의소리 광화문 앞에 모여 한일군사협정과 북한과의 평화협정을 촉구하는 참가자들

김대현 기자 kdh@vop.co.kr

2012년 8월 7일 화요일

박근혜, 군사문화 대물림 받았나


이글은 프레시안 2012-08-06일자 기사 '박근혜, 군사문화 대물림 받았나'를 퍼왔습니다.
[오홍근의 '그레샴 법칙의 나라']다시 쓰는 '청산해야 할 군사문화'

현역군인들로부터 필자가 칼부림 테러를 당한 것은, 군사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쓴 칼럼 때문이었다. 1988년 8월6일이었다. 24년 전 바로 오늘이었다. 그렇게나 오래된 이야기를 오늘 다시 꺼내 드는 데는 까닭이 있다. 그 군사문화가 아직도 청산되지 않은 채, 오늘 이 나라에서 다시 시대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이 분명한 상황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군사문화는 힘으로 싸우거나 지킴으로써 승리를 쟁취하는 문화다. 때문에 상명하복(上命下服)의 일사불란이나 획일성이 중요한 가치가 된다. 때문에 군사문화는 필연적으로, 다양한 목소리가 보장되는 민주주의 체제에 불편함을 느낀다. 때문에 군사문화는 민주주의 체제를 싫어하는 '태생적 한계'를 드러낸다. 다양함에 대한 그런 혐오감이 하나의 사건으로 표출된 게 언론의 입을 틀어막고자 한, 필자에 대한 '오홍근 부장 테러사건'이었다.

▲당시 필자가 받았던 편지 ⓒ프레시안

해방 후 이승만 씨가 건강한 민주국가 건설에 재를 뿌린 뒤, 4·19혁명으로 민주주의 싹이 돋아나기 시작할 무렵, 장면 내각이 출범한 1960년 8월19일부터 불과 9개월 만인 1961년 5월16일, 이 땅에 군사문화는 점령군으로 짓쳐들어왔다. 이 나라 현대사의 멱살을 잡고 흔들기 시작했다. 다 알다시피 군사문화의 원조는 그래서 박정희 씨다. 전두환 씨가 뒤를 이으면서 "군사문화는 견딜만한 것"이고, "(일부 계층이지만) 협조만 잘하면 혜택도 돌아간다"며 국민들을 학습시키기까지 했다.

그러나 군사문화는 병영(兵營) 안에 있어야 했다. 그게 군부대 울타리를 넘어 밖으로 나오면 소리가 나게 되어있다. 5000만 명의 국민이 사는 나라에서는 5000만 개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서로 다른 그 많은 목소리들을 한 줄로 세워, 제식훈련 하듯이 이끌고 가고자 하는 게 군사문화다. 10월 유신에서 박정희 씨가 표방한 이른바 '능률 극대화'도 그런 류(類)의 것이었다. 허나 그것은 무리였다.

5000만 개의 목소리 가운데 최대공약수를 살펴 짚어가는 게 순리이고, 그게 민주적 절차였다. 그러나 그들은 과정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한없이 잔인무도하고 야비하기 까지 했다. 필자에 대한 테러 실행 방안을 놓고서도, 행동대원들이 상부에 올린 3개안(案) 가운데 제1안은 '오홍근 가족 몰살'이었다.

결재 과정에서 지휘관은 고맙게도(!) 제3안을 택해 주었다. 그게 '혼내주라'는, 왼쪽 허벅지 도륙이었다. 깊이 3~4㎝에 길이 34㎝의 상처가 난 칼질을 했는데도, 고등군사법원은 '군을 아끼고자한 충정'과 '피해자의 피해정도가 경미한 점'을 참작한다며, 주요 관련자 전원에게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당당함을 외면한 비겁한 판결이었다. 그런 게 다 병영 밖으로 무단 외출해 국민들에게 보여준 군사문화의 본 모습이었다.

때마침 88올림픽이 진행되거나, 이른바 민주화 과정에서 이런저런 사회적 이슈가 터져 나와 국민들의 관심이 그 쪽을 뒤 쫓는 사이, 그들은 태연히 그렇게 일을 처리했다. 그해 연초 월간중앙에 칼럼을 연재하기 시작하면서부터 필자는 숱한 협박편지와 협박전화에 시달렸다. 그것들이 대부분 군(軍)에서 보낸 것들이었음에도 그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필자 테러사건이 터지면서 소리 없이 가슴앓이를 한 곳이 따로 있었다. 삼성이었다. 때마침 군이 발주하는 방산무기 수주와 관련해 대기업들이 총력전을 펼치던 무렵이었다. 삼성 산하 중앙경제신문의 일개 부장이 군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글을 써, 골치 아픈 부스럼을 만든 게 문제였다. 삼성이 중알일보에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했는지는 몰라도, 이윽고 중앙일보에서 이상스런 작업이 소리없이 추진되고 있었다.

한참 뒤에서야 '피해자 측이 오히려 잘못했노라고 빌고 다닌' 충격적인 사실을 알고 필자는 경악했다. 사장 등 최고 경영층이 군 고위 장성들을 그루핑 해 거의 매일 밤 술자리를 마련하고 사과를 했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가해자"라며 "이해해 달라"했고, 장성들은 그래도 분이 안 풀린다는 표정으로 술잔을 기울였다는 이야기가 필자의 귀에까지 들렸다.

밤늦게 술자리가 파하고 승용차에 올라탈 때마다, 사장은 울었다고 했다. 술에 취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그를 부축하던 수행 직원의 증언이다. "우리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며 가슴을 쳤다고 했다. 만감이 교차하는 '신문사 사장'의 울부짖음이었을 것이다. 지금 그분은 고인이 되어 있다. 생각하면 가슴이 아려온다.

그분이 중앙일보를 떠난 뒤, 회사는 한동안 필자의 인사문제를 사전에 군부의 동의를 얻어 처리하고자 했다. 예컨대 "오 아무개 이번에 A부 부장으로 옮겨도 괜찮겠느냐"는 식의 협의 과정이 여러 차례 이루어 졌고, 그 때마다 나온 "안 된다"는 군부의 답변 때문에, 필자는 오랫동안 A부 부장자리에 갈 수 없었다. 신문사의 부장인사를 군대의 결재를 받아 시행하고자 한 것이었다. 당시 사원들은 다 안다.

심지어 그동안 쓴 칼럼을 모아 책을 출간 할 때도, 회사에서는 '청산해야 할 군사문화'란 제목을 달지 못하게 했다. 병실에 누워 있을 때까지만 해도 필자는 '정치권력으로부터의 자유'만 보장 된다면 언론은 번듯하게 바로 설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러나 '피해자 측이 빌고 다닌 상황' 이후 필자는 정치권력으로부터의 자유 못지않게 '자본권력으로부터의 자유'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절히 깨달았다.

MB도 최시중 씨를 앞세워 그런 약점을 악용해 비열하게 언론의 숨통 조인 것을 우리는 목도했다. MB가 국민 우습게 본 것 또한 그런 선배 대통령들의 군사문화에서 배운 것임도 우리는 안다. 그런 군사문화가 이 땅에 발을 붙인지 반세기가 지나고, 필자에 대한 테러로 부터도 거의 한 세대가 돼가는 요즘, 다시 주목 받고 있는 것은 한국형 신화요 비극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올해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다. 내년 2월25일이면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한다.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한다는 이야기는 달리 표현하자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는 말도 된다. 그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될 새 대통령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 하는 건 그래서 초미의 관심사 일 수밖에 없다. 이 중차대한 시기에 이 나라 여당인 새누리당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 박근혜 의원을 놓고, 군사문화를 연상시키는 여러 우려들이 쏟아지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그녀와 관련해서는 물론 좋은 이야기들도 많다. 허나 새누리당 안에서 조차 여러 소리가 나오고 있는데다, 박의원 본인의 언행에 객관적 사실까지 겹쳐 바야흐로 심각해 질 가능성까지 엿보이고 있다. '사당화(私黨化)'니, '불통'과 '독선'의 리더십이니, '일사분란'에 '유신회귀', '수렴청정 대왕대비'란 소리도 들린다. 이런 것들은 주변에서 하는 이야기들이지만, 박 의원 자신도 5·16이 구국의 혁명이라는 것을 전 국민의 50% 이상이 지지하고, 유신헌법을 80% 이상의 국민들이 찬성했다는, 터무니 없고 기막힌 소리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 박근혜 의원 ⓒ프레시안(최형락)

유신헌법이나 유신헌법 재신임 안건이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것은 적어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 국민투표가 정당한 절차와 공정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고 믿는 사람 거의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국가비상사태와 계엄령이 선포되기도 하고, 투표 안건에 대한 찬반 운동까지 금지된 서슬 퍼런 분위기 속에서 투표가 진행되었다. 그게 다 국민투표에서 패배할 가능성을 '원천봉쇄'해놓고 벌인 작태었다. 말하자면 '승리'가 100% 보장되도록 판을 짜놓고 밀어붙인 군대식 '작전'이었다.

박근혜 의원은 그걸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으리라 보고 우겼는지 몰라도, 대통령 되겠다는 사람이 다른 것도 아닌 유신헌법과 관련해 그런 거짓을 함부로 말하면 안 된다. 박근혜 의원의 태생적 체질에 아버지 박정희 씨의 군사문화가 혈맥을 타고 흐른다는 이야기는 그래서 나온다. 군사문화식 고집을 부린다고 되는 세상이 아니다.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방법에 대해 전 국민의 70% 이상이 완전 국민경선제를 찬성했다. 다른 경선 후보들도 그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단호히 거부했다. 사람이 원칙과 룰(rule)에 따라 가야지, 사람에 맞춰 원칙과 룰을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분명히 말하자면 박근혜 의원의 '원칙'에 대한 견해는 군사문화식 견해다. 군사문화에서 패배는 용납되지 않는다. 경선방법을 바꿀 경우 만에 하나라도 생길 수 있는 경선 패배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박 후보는 '원칙론'을 고수했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는 논의·타협하는 과정을 거쳐 많은 사람들이 원한다면, '원칙도 바꿀 수 있다는 원칙'이 더 중요하다는 쪽이다. 그게 '원칙'이라는 말에 대한 민주주의 식 해석이라 했다. 합리적이고 타당성이 있다면 바꿔야 한다는 말이다. 국민경선제에 대한 문제도 처음부터 사고방식을 달리 했다면 지금 같은 '망신스런 경선' 사태는 충분히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지난달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과정을 전후해서 드러난 박 의원과 새누리당의 행태에서도, 그녀와 그 정당이 섬기고 있는 문화가 바로 전형적인 군사문화였음이 그대로 드러났다. 국회 복도에서의 박 의원 말 한마디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정두언 의원과 사퇴하겠다는 이한구 원내대표의 가야 할 길이, 본인들이나 의원들의 뜻과는 상관없이 미리 결정되었다. 박근혜 '사령관의 명령'에 따라 두말없이 그리 되었다.

그녀가 복도에서 기자들에게 그 문제에 관한 '속내'를 말하는 사이, 의원총회 회의장에 있던 새누리당 의원들은 스마트 폰으로 박 의원의 발언을 검색해 서둘러 문자를 주고받느라 법석을 피웠고, 당 지도부도 그녀의 '뜻'을 받들어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나 의원들의 '좌우지간 바빴을 광경'이 눈에 선한 대목이지만 사실은 그게 다 박근혜 의원이 '그러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라 보는 게 맞다.

아버지 박정희 씨 못지않은 그녀의 군사문화가 지금 새누리당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원조 박정희 씨로부터 흘러온 군사문화가 그의 딸 박근혜 의원을 통해, 획일적으로 일사분란하게 새누리당을 흠뻑 적셔놓았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민주주의 해야 한다며 기를 쓰고 노력한 기간이 건국 이후 10년 밖에 되지 않는 나라, 군사문화가 더 좋다고 섬기는 사람들이 그 10년을 '잃어버린 10년'이라 말하는 나라, 우리도 민주주의 한번 본 좋게 해봤으면 좋겠다. '청산해야 할 군사문화'란 칼럼을 썼다가 식칼 테러를 당한 필자가 그로부터 24년이 지난 지금 다시 군사문화를 청산하자는 글을 쓰고 있다. 참으로 감회가 한없이 착잡하다.



/오홍근 칼럼니스트

2012년 8월 2일 목요일

최소한의 혁신마저 불가능해진 통합진보당에서 탈당한다


이글은 레프트21 2012-07-29일자 기사 '최소한의 혁신마저 불가능해진 통합진보당에서 탈당한다'를 퍼왔습니다.

   이 글은 7월 29일 노동자연대다함께 운영위원회가 노동자연대다함께 대의원협의회를 대변해 발표한 성명이다. 
7월 26일 통합진보당 의원 총회에서 이석기ㆍ김재연 제명안이 부결됐다. 이것은 통합진보당이 심각한 위기에서 벗어나서 제대로 된 혁신을 해나가길 바라던 선진 노동자들에게 큰 충격과 실망을 안기고 있다. 우리 노동자연대다함께도 마찬가지다.
그 이유는 조중동 같은 우파들이 말하듯이 두 의원 제명 실패로 ‘종북 청산이 물거품’이 됐기 때문이 아니다. 민주당과 자유주의 언론이 말하듯이 ‘야권연대에 큰 난관이 조성됐기 때문’도 아니다.
우리가 구당권파의 행태에 분노하는 이유는 그들이 진보의 원칙과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마저 종파적으로 거부했기 때문이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 대부분의 정파가 연루된 ‘총체적 부정ㆍ부실’이 있었던 것이 이 사태의 시작이었다. 당 지도부와 경쟁 비례대표 후보들이 총사퇴하는 것은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책임지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였다. 그런데 구당권파는 이것을 거부했을 뿐 아니라, 중앙위원회까지 폭력으로 얼룩지게 만들었다.
이처럼 진보의 대의에 어긋나는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면서 선진 노동자들은 큰 환멸을 느꼈다. 이런 반감과 ‘혁신’에 대한 바람 때문에 최근 지도부 선거에서 강기갑 전 의원이 통합진보당 대표에 당선했던 것이다.
물론 우리는 강기갑 후보의 혁신 방향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강기갑 후보가 말하는 ‘혁신’에는 진보정당을 기성체제에 더 순응시키려는 내용도 많이 섞여 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그 방향으로 주도적으로 앞장서 온 것도 바로 구당권파였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제 구당권파의 방해 속에 강기갑 지도부가 시도한 당의 정화를 위한 최소한의 조처조차 실패해 버렸다. 선거 부정과 중앙위 폭력 사태 등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지우며, 노동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처조차 불가능해진 것이다. 이 당 안에서 진보의 원칙과 정의를 바로 세우기는 어렵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설상가상으로, 새누리당과 우파는 이 상황을 이용해 더욱더 진보진영을 음해하고 탄압하려 할 것이다. 민주당을 압박해서 두 의원에 대한 국회 제명도 시도할 것이다. 진보진영은 이런 시도에 결코 힘을 실어 줘선 안 된다.
사실, 통합진보당이 자체 정화에 실패한 것이 우파에게 기회를 준 셈이다. 한편, 8월 파업을 준비중이던 민주노총 노동자들에게는 찬물을 끼얹었다. 따라서 통합진보당에 대한 민주노총의 ‘조건부 지지 철회’에서 ‘조건부’마저 떼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자연스럽고 정당하다.
통합진보당이 노동자 단결과 투쟁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골치거리로 전락한 상황에서 우리는, 실제로 민주노총이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열망을 받아안기에 통합진보당은 너무나 결함이 많다. 우리는 참여당과의 통합 과정에서 이미 이런 위험성을 예견하고 경고해 왔다.
제대로 된 진보정당이라면 진보의 정체성과 노동자 중심성을 바로 세우며, 민주당과도 구분되는 진정으로 진보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투쟁을 고취하는 구실을 해야 한다.
제대로 된 노동계급 정치 결집체라면 특정 정파가 패권적ㆍ종파적으로 잘못된 방향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각 정파의 정치적ㆍ조직적 독립성을 허용하며 공동의 과제를 중심으로 투쟁하는 공동전선 방식으로 운영돼야 한다. 전ㆍ현직 민주노총 리더들이 이런 노동계 정당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 바람직한 대안일 것이다.
우리는 이런 대안 건설을 위한 모색과 논의를 촉구하며 통합진보당을 탈당한다. 그동안의 상황이 오죽 우리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으면, 이 결정은 노동자연대다함께의 긴급 대의원협의회에서 전례없는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2012년 7월 29일 노동자연대다함께 운영위원회
(노동자연대다함께 대의원협의회를 대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