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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8일 금요일

‘대국민 사기극’ CNK 다이아몬드 스캔들

이글은 시사IN 2013-03-08일자 기사 '‘대국민 사기극’ CNK 다이아몬드 스캔들'을 퍼왔습니다.
검찰은 카메룬에 엄청난 다이아몬드가 있다는 외교부 명의의 보도 자료를 배포해 CNK 주가를 띄운 혐의로 김은석 전 대사 등을 기소했다. MB정권 인사들이 자원외교를 외치던 시절, 어떤 ‘사기극’이 벌어진 걸까.

다이아몬드 관련 뉴스 세 건이 지난주에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첫 번째는 유럽연합(EU)이 짐바브웨의 ‘피 묻은’ 다이아몬드 수입을 허가하는 데 대한 논란이었고, 두 번째는 벨기에 국제공항에서 벌어진 거액의 다이아몬드 탈취 사건이었다. 그리고 세 번째 뉴스는 바로 한국의 다이아몬드 스캔들 관련 기사였다. 

2월19일, 검찰은 카메룬에서 다이아몬드 개발 사업을 하는 CNK 오덕균 대표를 기소중지하고 김은석 전 에너지자원 대사 등 관련자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외교통상부의 보도 자료를 믿고 관련 회사에 투자한 소액 주주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힌 것이 중대 범죄라고 검찰이 판단한 것이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CNK의 카메룬 다이아몬드 개발 사업은 광산 매장량을 부풀리고 외교통상부 명의의 보도 자료를 배포해 주가를 띄운 ‘대국민 사기극’이었다.

ⓒ뉴시스
1월26일 검찰 관계자들이 CNK 본사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 물품을 나르고 있다.

아무도 본 사람 없는 매장량 보고서

CNK 다이아몬드 스캔들의 시작은 외교통상부가 2010년 12월17일 배포한 보도 자료였다. 당시 외교통상부는 ‘CNK가 매장량이 최소 4억2000만 캐럿에 달하는 카메룬의 다이아몬드 개발권을 획득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그즈음 이명박 정권 인사들은 자원외교를 앞세워 전 세계 자원 시장을 누비고 다니던 터였다. 비록 민간 업체의 자원 사업이지만 국가로서는 CNK가 카메룬에서 다이아몬드 개발권을 획득한 것은 반가운 일이었다. 외교통상부뿐 아니라 지식경제부도 카메룬과의 광업 교류를 홍보하는 데 열중했다. 지식경제부는 아프리카 카메룬과 에너지·광물 분야를 중심으로 한 경제협력과 투자활성화를 위한 ‘카메룬 투자포럼’을 개최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민관 합동 자원외교’라는 명목 아래 정부가 나서서 카메룬의 다이아몬드를 홍보했다. 김은석 전 대사는 “미개척 시장을 두려워하지 말라”며 아프리카로의 투자를 독려했다.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은 카메룬을 직접 방문해 CNK에 힘을 실어주었다. 정부가 먼저 CNK의 다이아몬드 사업을 홍보하고 나서니 긴가민가하던 사람들도 카메룬 다이아몬드를 철석같이 믿게 된 것이다. 정부가 사업성을 인증해주자 주가는 치솟았다. 얼마 안 가 CNK 임직원들이 보유 주식을 처분해 수십억원의 시세 차익을 봤다는 의혹이 일기 시작했다. 다이아몬드의 실체는 미궁에 빠진 채 주식만 급등했다. 

CNK가 카메룬 요카도마 광산의 다이아몬드 채굴 사업에 뛰어들면서 밝힌 근거는 두 가지다. 2007년 김원사 당시 충남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가 작성한 탐사 보고서와 1980년대 유엔개발계획(UNDP)이 진행한 탐사 보고서다. 김 교수는 보고서에서 요카도마 광산의 추정 매장량을 연간 세계 다이아몬드 생산량의 2배가 넘는 4억 캐럿 이상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김원사 교수는 지병으로 사망했고 이 매장량 보고서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카메룬 현지 언론들도 이 부분에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카메룬의 일간지 <카메룬 트리뷴>의 한 기자는 “정부 관계자도 한국 기업도 이 보고서를 직접 보여준 적이 없다”라고 증언했다. 즉 세계 최대 매장량이라는 근거는 오로지 CNK에서 자체적으로 발표한 것밖에 없는 셈이다. CNK가 발표한 다이아몬드 매장량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많은 양이다. 벨기에의 안트로프라는 다이아몬드 가공회사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카메룬에 다이아몬드가 있을 수 있어도 그렇게 많은 양이 묻혀 있다는 것은 믿을 수 없다. 이미 아프리카 식민지 시절, 유럽의 많은 나라가 아프리카에 있는 다이아몬드 매장지를 몽땅 뒤지고 다녔다. 그 데이터에 잡히지 않았던 카메룬에 세계 최대 규모의 다이아몬드가 매장되어 있다는 주장은 다이아몬드 산업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믿을 수 없는 얘기라고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헤럴드 경제
CNK 오덕균 대표.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런 객관적인 사실 파악보다는 카메룬에 다이아몬드가 존재한다는 사실, 그리고 외교통상부의 보도 자료만 믿고 CNK 주식에 투자하는 소액 주주가 생겨났다. 곧 카메룬의 다이아몬드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뒤늦게 외교부와 국회는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감사 결과 김은석 전 에너지자원 대사가 이 ‘작전’을 주도해 허위 보도 자료를 배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그가 동생과 측근에게도 정보를 제공해 CNK 주식으로 막대한 시세 차익을 올린 사실이 알려졌다. 

김은석 전 대사와 측근들 막대한 수익

증권선물위원회와 감사원으로부터 고발과 수사 의뢰를 받은 검찰은 지난해 1월 말 수사에 들어갔다. CNK 임직원을 비롯해 이호성 전 카메룬 대사, 조중표 전 국무총리실장 등 CNK 관련자를 수사했다. 그러나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CNK 오덕균 대표는 수사 직전 카메룬으로 출국해 몸통 없는 수사가 진행되었다. 그동안 검찰은 오 대표를 송환하려고 여권 무효화, 인터폴 수배, 범죄인 인도 청구 등 다양한 형태의 강제소환 조치를 취했으나 오 대표는 카메룬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번 수사 발표도 끝내 오 대표를 수사하지 못한 채 나왔다. 오 대표는 지금도 카메룬 다이아몬드 매장량이 부풀려졌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현지에서 다이아몬드 채굴에 집중하고 있다. 아마도 다이아몬드만 확보하면 주가 조작 등 모든 혐의가 벗겨지리라 믿는 듯하다. 그는 가끔 국내 기자들을 불러 카메룬 현지 다이아몬드 광산을 보여주면서 자신이 결백하다는 것을 증명하려 했다. 현지 기자들에 대한 언론 플레이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와 동시에 카메룬 정부에게 킴벌리 프로세스에 가입할 것도 권유했다. 킴벌리 프로세스는 전 세계 다이아몬드 산지를 명확히 표기하도록 규정해, 반군의 자금줄이 되거나 인권 유린이 일어날 수 있는 다이아몬드 산업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만든 협약이다. 오 대표에게는 이런 본연의 이유보다 한국에 다이아몬드를 수출하기 위해 킴벌리 프로세스 가입이 반드시 필요했다. 2012년 8월14일 카메룬은 드디어 킴벌리 프로세스에 가입했고, 지난 1월 CNK는 탐사를 진행하면서 수집한 다이아몬드 원석 약 617캐럿(킴벌리 프로세스 평가액으로 약 14만2000달러어치)을 한국으로 수출했다. 카메룬에서 광산부 장관을 포함한 고위급 관리가 참여한 성대한 수출 기념식을 열면서 CNK는 모든 상황을 역전시키는 듯했다. 카메룬 다이아몬드가 실제로 한국에 도착하면 오 대표는 카메룬에 다이아몬드가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고 CNK 주가는 다시 뛰고 그간의 수사망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막판 뒤집기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그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 주식은 별로 움직임이 없었고 다이아몬드에 대한 세상의 의심은 거두어지지 않았다. 킴벌리 프로세스는 이 다이아몬드가 카메룬에서 온 것만 증명할 뿐이다. CNK가 카메룬에서 보낸 이 다이아몬드가 실제로 그가 개발하는 광산에서 생산된 것이라는 증거는 없다. 

ⓒ뉴시스
3월9일 김은석 전 에너지자원 대사가 검찰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이로써 카메룬 다이아몬드는 스캔들로 종결되었다. 다이아몬드 채굴은 단 몇 해로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십수 년 후 CNK 오 대표가 실제로 카메룬에서 다이아몬드 사업에 성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이번 스캔들로 인해 손해 본 소액 투자자가 있는 만큼 그는 범죄를 주도한 것임에 틀림이 없다. 

1800년대부터 유럽 열강들은 아프리카에서 다이아몬드를 채굴하며 수많은 원주민의 목숨을 희생시켰고, 최근 들어서는 아프리카 독재자나 반군의 무기 자금으로 이용되는 ‘피 묻은’ 다이아몬드가 세계로 팔려나간다. 아프리카의 다이아몬드 역사에서 잘 알 수 있듯이 다이아몬드로 크게 한 방을 노리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희생에 개의치 않는다. 손해 본 소액 투자자들과 세계 최대 매장량의 다이아몬드 광산이 있다고 기뻐하던 카메룬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준 CNK의 다이아몬드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김영미 국제문제 전문 편집위원

2013년 2월 24일 일요일

‘MB의 자원외교, 무모한 도박했나’


이글은 시사IN 2013-02-22일자 기사 '‘MB의 자원외교, 무모한 도박했나’'를 퍼왔습니다.

이명박 정부 자원외교’의 가장 큰 문제는 ‘무지’이다. 자원외교 대상 국가가 안고 있는 심각한 정치·군사·경제적 리스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무모한 도박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국유화 바람에 광산 개발 '흔들'MB
자원외교의 허와 실-볼리비아

볼리비아는,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이 팔순을 바라보는 노구를 이끌고 세 차례나 방문할 정도로,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팀이 집중한 곳이었다. 그럴 만도 하다. 볼리비아는 리튬과 구리로 주목받는 ‘자원의 보고’로 그만큼 국제적인 경쟁도 치열한 곳이다. 이명박 정부도 양해각서(MOU)만 다섯 차례 체결하고 나서야 겨우 볼리비아의 리튬 자원에 접근할 수 있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09년 5월 이명박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2개국 방문에 나서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공기업인 한국광물자원공사는 국내 4개 기업과 컨소시엄(KCC-한국 컨소시엄)을 구성해 볼리비아 최대 규모인 코로코로 구리광산 개발권을 따내는 개가를 올렸다. 또한 볼리비아의 모랄레스 대통령이 2010년 8월 한국을 방문해서 이명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등 적어도 ‘볼리비아 자원외교’만은 탄탄대로에 서 있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광물자원공사가 구리광산 사업에서 철수할 계획이고 이 때문에 리튬 개발 사업까지 불안해졌다는 식의 소문이 난무한다. 이는 무엇보다 볼리비아의 ‘정치적 리스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30일,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에 있는 스페인 소유 전기배급회사 엘렉트로파스와 엘페오 앞에는 경찰이 배치되었다. 이 회사 임직원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국유화를 알리는 경고문이 회사 정문에 붙었다. 볼리비아 정부가 에너지 부문 외국 기업에 대한 국유화를 단행한 것이다.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하루 전날 이 두 회사를 국유화하는 포고령에 서명했다. 모랄레스는 “이번 조치는 에너지 부문에서의 합당한 세원 확보와 낙후된 지방에 대한 전기 공급 개선을 위해 필요하다”라고 국유화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원 소유주인 스페인 자본이 적절한 보상을 받는다는 보장은 없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자산평가 결과에 따라 소액을 배상하거나 아예 배상하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못 박았다.

ⓒAP Photo 지난해 12월30일 볼리비아에 있는 스페인 소유 전기배급회사에 경찰이 배치되었다.

볼리비아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는 대가로 대다수의 공공서비스 및 자원 공기업을 외국 자본에 넘겨야 했다. 그러나 2000년대 초·중반에 접어들면서 외국 자본의 공공시설 운영에 대한 대중의 반발 분위기가 형성된다. 더욱이 볼리비아는 역사적으로 해외 착취자에게 자원을 약탈당한 뼈아픈 기억이 있다(1500년대 스페인의 잉카제국 황제 처형과 뒤이은 약탈 등). 2005년에는 볼리비아의 노동총연맹(COB)이 천연가스 및 석유의 전면 국유화를 요구하면서 총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남미 좌파의 지도자로 불리는 모랄레스는 이런 분위기를 타고 ‘국가 기간산업의 국유화’를 공약으로 내걸면서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더욱이 모랄레스는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다. 모랄레스의 ‘멘토’라 할 수 있는 차베스 역시 해외 자본 소유의 석유산업을 국유화한 뒤 그 수익금을 복지에 투입해 서민의 절대적 지지를 얻은 인물이다.

이에 따라 모랄레스 대통령은 2006년 1월 집권한 뒤 매년 노동절마다 국유화 조치를 발표한다. 2007년 노동절에는 브라질 기업 소유의 정유시설을, 2008년에는 이탈리아 자본 소유의 통신회사 엔텔을 국유화했다. 2010년 노동절 기념식에서는 서방 자본이 큰 지분을 가진 기업들을 국유화하겠다고 통보했다. 해마다 노동절은, 볼리비아에 투자한 외국 기업들에게는 ‘살생부’가 발표되는 날이다.

노동절마다 외국 기업 ‘살생부’ 발표

한국 컨소시엄(KCC)은 볼리비아 광업공사인 코미볼과 함께 코로코로 광산 개발을 진행 중이다. 한국 측은 이 프로젝트에 탐사 및 개발비용으로 2억1000만 달러(약 2283억원)를 투자하는 대신 30년간 이 광산의 운영권과 생산물 처분권을 보유하기로 했다. 이익은 한국과 볼리비아가 45대55로 분배한다. 문제는, 언제 국유화 바람이 이 부문까지 불어닥칠지 현재로는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자원개발로 인한 환경오염이 새로운 시빗거리로 떠오르는 중이다. 얼마 전 볼리비아 코차밤바에서 열린 환경보호 관련 국제회의에서는 현지 NGO 및 국제단체들이 자원개발 등 산업화 정책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 회의에서 환경오염의 대표 사례로 떠오른 사업이 바로 볼리비아 포토시 주의 산크리스토발 광산 개발이다. 일본 스미토모 사와 볼리비아 현지 법인이 합작 개발하는 이 광산은, 볼리비아 광물 수출량의 55%를 점유할 정도로 규모가 큰 사업이다. 스미토모는 이 광산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지하수를 50만ℓ나 빼냈는데 이 때문에 일대가 물 부족으로 황폐해졌다는 것이다.  

볼리비아 환경론자들은 코로코로 구리광산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2011년부터 반대 활동을 벌였다. 한국 정부와 자본이 리튬 광산을 개발하고 있는 유우니 사막 일대에서도 현지인들이 시위나 도로 봉쇄에 나서는 등 반발이 거세다. 실제로 2010년, 유우니 소금사막을 시찰하러 갔던 한국 대표단이 이 반대 세력들에게 하루 동안 억류된 적도 있다. 볼리비아의 한 환경론자는 “잉카 제국 때부터 수백 년간 이곳에 터를 잡고 살아온 사람들에게 자원 개발은 너무나 가혹한 일이다. 어떤 외국 기업도 이런 반대를 무릅쓰고 볼리비아 자원을 캐가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떡 줄 콩고 정부 제 코가 석자
콩고민주공화국

이명박 정부는 2009년 아프리카 서중부의 콩고민주공화국(콩고)과 ‘바나나(Banana)항 개발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 U)’ 및 ‘건설 분야 협력과 관련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른바 ‘패키지 딜’이다. 한국이 콩고에 항구 등 사회간접자본(SOC) 건립을 지원하는 대신 콩고 정부는 한국 측의 코발트·다이아몬드·콜타르·구리 등 자원개발에 협력해야 한다. 

그런데 이 콩고민주공화국은 ‘아프리카의 화약고’로 불리는 분쟁의 땅이다. 2003년 종결된 ‘제2차 콩고 전쟁’(1998~2003)에서만 400만명 넘게 사망했다. 그러나 이 ‘죽음의 땅’이 가진 석유 매장량은 무려 1억8000만 배럴에 이른다. 구리·주석·다이아몬드 같은 천연자원도 풍부하며 광대한 열대우림이 있다. 휴대전화나 배터리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광물인 콜타르는 전 세계 생산량의 70%가 콩고에서 나온다. 이런 풍부한 자원을 두고도 콩고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00달러 수준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난한 나라(IMF 기준)다. 이런 천혜의 나라가 최빈국이라는 오명을 쓰게 된 것은 역설적으로 그 ‘하늘이 내려준 혜택(자원)’ 때문이다.

ⓒ뉴시스 2008년 3월 콩고에 농업투자를 원하는 한국 투자회사와 콩고 대사관 측의 간담회가 열렸다.

콩고의 근대사는 이 나라의 엄청난 자원을 둘러싼 폭력의 역사다. 1880년대 초, 콩고를 점령한 벨기에는 무자비한 착취와 탄압으로 수백만 콩고인을 학살했다. 이렇게 해서 벨기에가 취한 노획물은 생고무로, 이 ‘죽음의 고무’는 벨기에로 가서 자전거 바퀴 등 각종 생필품으로 쓰였다. 콩고는 1960년에 이르러서야 벨기에로부터 독립하지만, 살육은 계속됐다. 1997년 카빌라 대통령이 집권한 뒤 ‘제2차 콩고 전쟁’이 터졌다. 

2001년 1월, 카빌라가 경호원에게 암살당한 뒤 그의 아들 조제프 카빌라가 대통령을 승계했으나 지금도 콩고에서는 이름도 생소한 이런저런 반군들이 울창한 밀림 속에서 반정부 무장투쟁을 전개한다. 민간인에 대한 학살과 방화, 성폭행도 서슴지 않는다. 

지난해 11월20일, 반군들은 콩고 동부의 주요 상업도시인 고마 시를 점령한 뒤 1600㎞ 떨어진 수도 킨샤사까지 진격하겠다고 콩고 정부를 위협했다. 콩고에는 유엔 평화유지군 1500명이 파견되어 있지만 이들 역시 제구실을 못한다. 콩고 정부와 반군 사이에 개입하기를 꺼리는 것이다. 지난해 5월에는 콩고 주민들이 유엔 평화유지군에 총격을 가해 최소 11명이 부상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 이유는 우습게도(?) 반군이 민간인을 살해하는데도 유엔 평화유지군이 방관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격분해서 오히려 유엔군을 공격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반군 뒤에는 인근 국가인 르완다와 우간다 등이 있다. 이웃 나라들이 반군을 돕는 이유는 결국 자원을 갈취하기 위해서다. 반군들은 콜타르 같은 광물자원을 절취해서 자신들을 지원하는 르완다 같은 나라로 밀반출한다. 콜타르 광산이 없는 르완다가 지난 18개월 동안 콜타르 수출로 2억5000만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었던 비결이다. 반군들은 이런저런 대의명분 때문에 싸운다고 장광설을 늘어놓지만 진정한 이유는 자원이다. 반군들의 목표는 광물 자원이 풍부한 콩고 동부에 대한 통제권인 것이다. 그래서 콩고 광물 자원의 시장성이 높아질수록 반군의 조직과 규모도 커지고 학살이 벌어질 위험 역시 높아진다.

유엔, 콩고산 콜타르 매입 제재 나서

2010년 6월, 미국 워싱턴에서는 아이폰4 출시에 맞춰 애플에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생산된 광물질을 사용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대중 시위가 벌어졌다. 애플 이외에도 인텔이나 모토로라, 노키아, RIM 등 세계적인 전자회사들이 골치를 앓고 있다. 이 운동을 주도하는 시민단체 ‘이너프(Enough)’는 휴대전화나 컴퓨터 등에 들어가는 주석·텅스텐·탄탈·금 4가지 광물 중 상당량이 현재도 대량학살이 벌어지는 콩고에서 채굴되어 전 세계의 전자부품 회사에 흘러들어간다고 주장했다. 이너프의 관계자는 “당신의 휴대전화에는 콩고산 콜타르가 들어있을 확률이 높다. 당신은 ‘콩고의 눈물’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최근 유엔은 국제적인 IT기업들이 콩고산 불법 콜타르를 매입할 수 없도록 제재에 나섰다. 미국도 콩고 반군의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이에 따르면, 미국에 수출하려는 기업은, ‘콩고와 그 인근 10여 개국 산 광물을 쓰지 않았다는 증거’를 제출해야 한다. 

심지어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 같은 내용에 대한 보고를 애플 등 상장 기업들에게 의무화할 예정이다. 콩고 등 분쟁 지역 광물을 사용한 전자제품은 아예 미국 내 유통을 막겠다는 의미다. 

콩고 현지 소식통들에 따르면 반군 세력이 갈수록 강해지면서 카빌라 정부의 전복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지난해 11월 반군이 고마 시를 접수하기 불과 며칠 전에 한국 정부 인사들은 장동건 등 유명 배우와 함께 해당 지역을 방문하기까지 했다. 콩고 정부가 부들부들 떠는 상황에서 감행했던 이 행보는 ‘무지’에서 나온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이처럼 이명박 정부의 ‘콩고 자원외교’는 ‘허약한 파트너(콩고 정부)’, 상황에 대한 몰이해, 자원개발에 성공한다 해도 그 성과가 국제적 제재에 따라 무산될 수 있는 리스크 등을 무시하고 강행되어 왔다는 점에서 무모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 

 
독재자와 손잡고 도박에 다걸기
우즈베키스탄

1992년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우즈벡)이 무역협정을 체결한 이래 이명박 정부 때처럼 양국 관계가 돈독한 적은 없었다. 이명박 대통령과 카리모프 대통령의 남다른 친분과 교류가 이를 보여준다. 2012년 9월20일 청와대에서 개최된 단독정상회담에서 카리모프 우즈벡 대통령은 “이번이 일곱 번째 한국 방문이다. 이렇게 자주 방문한 나라는 없었다”라며 한국에 친밀감을 표시했다. 이 중 네 번의 방한이 MB 정부 때 이뤄졌다. 2011년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전문에 따르면, 주한 미국 대사관은 이명박 대통령과 카리모프 대통령의 관계를 ‘훌륭한 화학적 결합관계’로 묘사했다.

양국 지도자를 이어준 매개체는 표면상으로는 ‘자원’이다. 언뜻 보기에는 한국 기업의 진출을 원하는 우즈벡과 중앙아시아의 풍부한 자원을 원하는 한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속내는 그리 단순치 않다. 카리모프 대통령은 20년이 넘게 장기집권 중인 독재자로 전 세계적으로 악명이 높다. 특히 우즈벡의 악명 높은 고문과 집단학살, 국가 주도적 아동 착취 등을 의식해 서구 기업들은 우즈벡 진출을 꺼린다. 

ⓒ국무총리실 제공 2008년 5월 자원외교 순방에 나선 한승수 국무총리(가운데)가 우즈베키스탄의 광산을 시찰하고 있다.

우즈벡 인권 상황 외면하는 정부

하지만 한국은 달랐다. 이명박 대통령은 전 세계적 ‘왕따’ 우즈벡에 선뜻 손을 내밀고 끊임없이 투자 아이템을 제시했다. 카리모프 대통령으로서는 우즈벡의 인권 상황을 문제 삼지 않고, 자국의 각종 국책사업에 뛰어드는 한국이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2009년 이 대통령이 2박3일 일정으로 우즈벡을 찾았을 때 카리모프 대통령이 모든 일정에 동행했던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카리모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동을 두고 외교가와 취재진 사이에서 ‘24시간 밀착외교’ ‘스토킹 외교’란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이명박 대통령은 당시 방문에서 우즈벡과 △수르길 가스전 개발 협력 △신규 광구 탐사 협력 △알마릭 광산 개발 협력 △나보이 특구건설 지원 등을 약속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중 광구 탐사와 광산 개발 등은 ‘경제성 부족’으로 이미 종료됐다. 

수르길 가스전 개발은 양국 정상이 가장 열성적으로 벌인 사업 중 하나이다. 우즈베키스탄 아랄 해 남쪽에 위치한 수르길 가스전을 개발하고 석유화학 공장을 짓는 사업으로 총사업비가 40억 달러(약 4조3600억원)에 이른다. 그런데 수르길 프로젝트 수주에 결정적 구실을 했던 수출입은행이 2012년 국감에서 호된 질타를 받았다. 우즈베키스탄의 신용등급을 10단계 중 7단계인 D1, 즉 투자 부적격으로 분류해 놓고도 지난해 3월 이 사업에 직접 대출 7억 달러, 채무 보증 3억 달러 등 총 10억 달러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여신을 승인한 것이다. 

2011년 9월20일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은 경제협력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우즈벡 정부로부터 ‘도스트릭(우정)’ 훈장을 받았다. 2008년 한진그룹은 우즈벡 정부와 ‘나보이 국제공항 공동개발 프로젝트’ 계약을 맺고 2009년부터 공항을 위탁경영했다. 

대한항공의 위탁경영 이후 나보이 공항의 매출과 위상은 눈에 띄게 높아졌다. 하지만 나보이 공항이 미군의 아프간 전쟁 물자 보급로로 이용됐다는 사실은 우즈벡 정부가 숨기고픈 불편한 진실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카리모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이 내용을 문제 삼은 적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제사회는 도대체 한국이 왜 이토록 우즈벡 투자에 몰두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중앙아·독립국가연합(CIS) 전문 인터넷 사이트 ‘유라시아넷’은 지난해 6월5일 “우즈벡의 여러 경제 지표를 보면 한국의 투자자들은 절대 안심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을 끌어안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의 투자라기보다는 도박에 가깝다”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김영미 국제문제 전문 편집위원

2012년 11월 22일 목요일

MB, 해외순방 역대 최다…자원외교 MOU 1건뿐


이글은 경향신문 2012-11-21일자 기사 'MB, 해외순방 역대 최다…자원외교 MOU 1건뿐'을 퍼왔습니다.

ㆍ한 해 10번꼴… 미국이 최다ㆍMB, 대선후보들 공약 비판 “원전 건설에도 부정적 걱정”

이명박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방문해 바카라 원전부지 착공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임기 내 계획된 해외순방을 마쳤다. 바라카 원전은 2009년 한국이 수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정부는 자원외교의 성과로 내세워 왔다.

이 대통령은 임기 동안 총 49차례 84개국을 방문했다. 중복 국가를 제외하면 방문국은 43개국 82개 지역이다.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많은 횟수의 해외순방 기록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7차례 55개국, 김대중 전 대통령은 23차례 37개국, 김영삼 전 대통령은 14차례 28개국을 방문했다.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아랍에미리트연합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왼쪽)이 20일(현지시간) 아부다비 국제공항에 도착, 환영 인사와 걸어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22일 귀국한다. | 연합뉴스

국가별로는 미국을 9회로 가장 많이 방문했고, 일본과 중국 7회, 러시아, 인도네시아, UAE가 4회였다. 방문 지역별로는 중국 베이징이 6회로 가장 많았고 워싱턴이 5회, 아부다비 4회였다. 이 대통령이 순방을 위해 해외에 체류한 시간(기내 포함)은 232일이며, 비행거리는 75만8478㎞에 달한다. 지구를 19바퀴 돈 거리와 맞먹는다. 순방 기간 중에 다자회담을 포함한 정상회담은 170차례 했다.

그러나 순방의 양에 비해 내용적으로도 내실 있는 외교력을 보였는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우선 미·일 외교에 치중하느라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현 정부가 자랑하는 ‘자원외교’ 성과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과 함께 비리 연루 의혹까지 제기돼 있는 상태다. 민주통합당 우상호 의원은 지난달 “2008년부터 현재까지 자원개발과 관련해 체결된 양해각서(MOU) 71건 가운데 본계약은 단 1건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아부다비 숙소에서 기자단과의 오찬에서 “(대선 후보들 공약이) 너무 나가면 (기업에) 불안을 주니 걱정”이라며 여야 후보들의 경제민주화 공약을 비판했다. 이어 “기업들이(대선 후) 국가 정책이 어떻게 될지 걱정해 해외 투자는 하면서 국내 투자는 멈칫멈칫하고 있다”며 “불경기일수록 기업이 투자할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선 후보들이 원전 건설에 부정적으로 공약해 걱정스럽다. 일본과 프랑스가 속으로는 반가워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부다비 | 박영환 기자 yhpark@kyunghyang.com

2012년 10월 13일 토요일

"석유공사, MB 자원외교로 부채만 3배 급증"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2-10-12일자 기사 '"석유공사, MB 자원외교로 부채만 3배 급증"'을 퍼왔습니다.
민주, MB식 뻥튀기 자원외교 질타

한국석유공사가 이명박 정부 집권후 소위 'MB 자원외교' 때문에 부채가 3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경태 민주통합당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석유공사 국정감사에서 "(석유공사는) 비교적 재정건전성을 유지해 오다가 2008년 이후 2009, 2010, 2011년 접어들면서 부채비율이 급격히 늘어난다"며 "작년 부채는 약 4천100억 정도다. 퍼센티지로 따지면 2007년 부채비율이 64%였는데 이것이 2011년에 193%가 됐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석유공사에서 예를 들면 자원개발과 연관한 사업이 총 7건이다. 이 중에서 MOU체결된 건이 2건이고 나머지가 실패나 진행중에 있다"며 "지금 성공했다고 자평하는 이라크 쿠르드 석유개발, 지금 총체적 부실로 드러나는 것을 아는가"라고 질타했다.

같은 당 노영민 의원도 "쿠르드 지방 정부와 지역정부 간에 생산물에 대한 배분협정도 이뤄지지 않아서 성사가 돼도 반입이 될지 안될지 모른다"며 "사상 최고의 프로젝트를 성사시켰다고 얼마나 난리를 쳤느냐"고 힐난했다. 

노 의원은 "이라크 정부와 지방정부간에 생산협정을 명확히 보장받고 반출에 대한 명환한 보장 이후에 SOC에 기여를 해야지 지금 전혀 보장된 것도 없이 계속 밑빠진 독에 물붓기, 앞으로 얼마나 더 부어야 되느냐"며 "계약대로면 10억달러 이상 부어야 한다. 우리가 돈 안주면 계약해지를 한다고 하고 계속 끌려다닌다"고 지적했다.

심언기 기자 

2012년 6월 25일 월요일

이상득 또 '자원외교', 민주당 "검찰조사 받아야 할 자가"


이글은 뷰스앤뉴(Views&News) 2012-06-25일자 기사 '이상득 또 '자원외교', 민주당 "검찰조사 받아야 할 자가"'를 퍼왔습니다.
여권 "공식직함도 없으면서...볼리비아 방문은 과욕"

이명박 대통령 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내달 초 자원외교 지원을 위해 남미의 볼리비아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져, 야당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은 리튬 개발 사업권 계약 체결을 지원하기 위해 내달 초 한국광물자원공사 관계자 등과 함께 볼리비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포스코 등 한국 컨소시엄과 볼리비아 국영광물기업 코미블은 내달 현지에서 리튬 이온 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합작회사 설립에 관한 본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이 전 의원은 2009년부터 4∙11 총선 전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볼리비아를 방문해 휴대전화 배터리 원료인 리튬 사업권 획득을 위한 자원 외교를 벌였다.

그러나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 전 의원이 자원 외교 분야에서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둔 점을 감안하더라도 공식 직함이 없는 상태이므로 행보를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여권의 다른 관계자도 "당시엔 영향력 있는 국회의원 신분에 '대통령 특사'라는 직함까지 있었지만 여건이 달라진 상황에서 볼리비아를 방문하려는 것은 과욕"이라고 비판했다고 은 전했다.

보도를 접한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아침 보도에 의하면 아직도 이상득 전 의원이 자원외교를 나가겠다고 하고 있다"며 "이상득 전 의원은 검찰조사를 받아야 하고, 앞으로 국회에서 국정조사가 있으면 국회에 나와야 할 사람"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이 이상 대통령 친인척들이 자원외교나 무엇을 빙자해서 국가업무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충고하고, 이상득전 前의원이 자제해 줄 것을 요구한다"며 볼리비아 방문 취소를 촉구했다.

최병성 기자

2012년 2월 4일 토요일

풍부한 북한 자원 놔두고, 왜 엉뚱한 데 가서 자원외교하나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2-03일자 기사 '풍부한 북한 자원 놔두고, 왜 엉뚱한 데 가서 자원외교하나'를 퍼왔습니다.
[고승우 칼럼] 남한 자원의 22배… 중국, 북한 지하자원 투자 급증

이명박 정권이 적극 추진한 자원외교가 비리 의혹 대상이 되고기업들이 앞장선 자원 비즈니스가 거의 성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북한의 천연자원이 남한의 수 십 배에 달할 정도로 풍부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남북간 자원 교류협력이 활발했더라면 방지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자아내게 한다.
남북간 자원교류협력 사업은 현 정권이전까지 활발히 진행되다가 금강산 관광객 피살, 천안함 사고 등으로 중단되었다. 지난 수년 동안 중국은 북한의 자원을 선점하는 많은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통일이후를 대비할 때 남한의 북한 천연자원 개발 사업 진출이 시급하다.
이명박 정부가 한 때 주요 정책 추진 과제로 내세웠고 이후 최대 치적이라고 자랑했던 자원외교가 엉터리 수준을 넘어 정권 스캔들로 비화될 최대의 악재로 등장하고 있다. 현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막대한 돈을 들여 이런저런 성과를 맺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카메룬 다이아몬드 관련 CNK 주가조작 사건이 터지면서 다른 성과들도 대부분 말짱 꽝인 것이 아니냐 하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자원외교는 정권 실세들이 줄줄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정권 후반에 청와대를 강타할 최악의 상황까지 언급되고 있다.


©노컷뉴스

국내 기업들도 지난 4년간 해외 자원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는데 이는 정부의 지원과 독려 덕분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 4년간 굴지의 재벌들이 국외 자원개발 분야에 대거 달려들었으나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재벌닷컴 최근 자료에 따르면, 자산 순위 30대 재벌의 국외 자원개발 법인이 78개(2011년 9월 말)에 달하는데 그 가운데 2010년 흑자를 낸 곳은 22개사(28.2%)에 불과했다. 실적이 ‘제로(0)’거나 적자를 기록한 곳이 훨씬 많았다. 전문가들은 해외 자원개발 투자는 필요하지만, 탐사와 개발 과정에 최소 5년이 걸리고 나중에 수익을 낼 확률도 높지 않은 점은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민간 연구소인 북한자원연구소는 지난해 8월 보도 자료를 통해 북한의 주요 지하자원 잠재가치가 2011년 8월 현재 기준으로 10조4천억 달러로 남한의 4천700억 달러보다 22배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주요 광물별로 보면 북한의 금 잠재가치는 1천346억8천700만 달러로 남한(20억2천500만 달러)의 67배였고, 철광석은 7천946억7천700만 달러로 남한(59억8천600만 달러)의 133배였다. 한 우라늄은 163억300만 달러로 남한의 38억2천800만의 4배에 달했다(연합뉴스 2011년 8월23일).
북한과 중국의 경제관계가 긴밀해 지고 있는데 중국의 대북한 투자액의 약 70%가 지하자원 개발 및 관련 인프라를 건설하는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중국은 동북 3성의 지하자원이 거의 고갈 상태에 이르러 북한 지하자원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에서 이명박 정부의 관과 민간 기업의 해외 자원 확보 노력과 성과, 북한의 지하자원 잠재 가치, 중국의 대북 지하자원 투자 집중 등을 살펴보았다. 남북관계가 총체적으로 악화되면서 포항제철의 북한 광산 투자 계획이 백지화 되는 등 자원 분야 교류 협력 관계도 전면 중단되었다.
청와대가 해외로 눈을 돌려 자원확보에 나선 것은 대북관계 악화라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측면도 있겠으나 정치와 경제의 분리와 같은 탄력적인 대북 정책을 취했더라면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크다.

2012년 1월 18일 수요일

"카메룬 다이아 주가 조작, 몸통은 '왕차관' 박영준"


이글은 프레시안 2012-01-18일자 기사 '"카메룬 다이아 주가 조작, 몸통은 '왕차관' 박영준"'을 퍼왔습니다.
정태근 "CNK 오덕균, 나의 뒷배경이 박영준이라고 했다"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 업체인 CNK 주가 조작 사건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촉발시킨 무소속 정태근의원이 18일 "(CNK 오덕균 회장이) 나의 뒷 배경이 박영준이라고 했다"고 '박영준 몸통설'을 주장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아프리카 자원외교에 집중했던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차장은 이상득 의원의 최측근이고 정권 '실세'로 통한다.

정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에 출연해 이같이 주장했다. 정 의원은 "국회에서 오덕균 씨는 단 한 차례 박영준 씨를 만났다고 허위증언을 했다. 그런데 사석에서는 나의 뒷 배경이 박영준이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하고 다녔다"고 거듭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 회장은 2007년 금괴 27㎏을 국내에 밀반입하다가 적발된 전력이 있는 등, 아프리카에서 자원 개발 사업을 하면서도 국내에 수시로 드나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오 회장이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지인의 소개로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사조직인 선진국민연대를 이끈 박영준 전 차장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박 전 차관의 카메룬 방문 때 금전적인 지원을 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정 의원은 카메룬 다이아몬드 스캔들 수사 등을 박 전 차장이 무마시키려 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초에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이미 총리실 관계자, 외교부 관계자, 지식경제부 관계자를 불러서 조사를 했고 그래서 주의 조치를 내렸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감원, 감사원 등에서도 아무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사실 외교부 김은석 대사가족이나 조중표 씨(이명박 정부 초대 국무총리실장)가 거기에 개입했고 하는 것보다 더문제인 것은 (청와대가 이 문제를) 오래 전부터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사정 기관들이 (조사를) 늦추거나 축소하려고 했던 움직임이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저는 이 사건을 무마하려고 하는 상당히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었다고생각하고 있다"며 "사실 그동안 가장 권력의 핵심에 있었던 사람 중의 한 사람, 특히 이 문제(다이아몬드 주가 조작 사건)와도 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사람이 박영준 전 차장이다. 박영준 전 차장이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힘을 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박영준 전 차관이 왜 그렇게 무리하게 은폐, 조작을 시도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정 의원은 "실제로 다이아몬드 개발권을 따는 데 있어서 자원외교단을 데리고 박 전 차장이 카메룬에 갔던 사실도 있고 오덕균 씨가 사석에서 '나에게 힘이 되는 사람은 박영준이다'라고 하고 다녔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지금 주가조작에 공무원이 개입했다는 사실만을 규명했다고 얘기를 하는데요.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것"이라며 거듭 '박영준 몸통설'을 제기했다.

감원이 CNK에 대해 허위공시 결론을 내리고 오덕균 회장, 조중표 전 실장 등을 검찰에 고발키로 한데 대해 정 의원은 "사실 검찰도 그동안 불신을 굉장히 많이 받아왔다. 이 사건은 작년 8월달부터 문제된 사건인데 아직도 아무런 수사를 하지 않는 것도 이해가 안 가간다"며 "최근에 SLS 사건 같은 경우 이상득 의원의 보좌관이 체포된 지 한 달이 넘어가고 있고, 본인의 돈 말고도 많은 돈이 의원회관 계좌에서 발견됐다고 하지만 한달이 넘게 이상득 의원을 조사 안 하고 있다. 그래서 검찰도 공정한 수사를 할 것인가라는 것에 대해서 저는 개인적으로 회의감을 갖는다"고 말했다.



/박세열 기자

2011년 12월 12일 월요일

[사설]이상득 불출마 선언, 의혹 규명의 출발이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1-12-11일자 사설 '[사설]이상득 불출마 선언, 의혹 규명의 출발이다'를 퍼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으로 정권실세로 군림해온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이 어제 ‘당의 쇄신과 화합’을 명목으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9일 자신을 15년 동안 보필했던 최측근 보좌관이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된 데 대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할 당시만 해도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할 의사를 굽히지 않았던 이 의원이 드디어 그에 대한 비판 여론에 굴복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끊임없이 각종 의혹에 휩싸였던 그가 지금에야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만시지탄의 느낌마저 준다. 

이 의원은 불출마의 변에서 “대통령 친·인척이라는 이유로 온갖 억측과 비난을 받을 때에는 가슴이 아팠지만 묵묵히 소임을 다하며 올바른 몸가짐에도 최선을 다해왔다”고 밝혔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각종 의혹과 비리가 억울하다는 뜻이 불출마의 변에 담겨 있다. 하지만 그의 보좌관 비리는 그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어떻게 일개 국회의원 보좌관에게 수억원의 금품이 건네질 수 있었겠는가. 더욱이 그의 최측근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제2차관은 일본에서 SLS그룹으로부터 접대를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다. 그로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것이 정상이다. 끝까지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그에게서 진정성을 느끼기 어려운 이유다.

이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사필귀정이다. 사실 그는 정권 출범 후 자신의 측근들을 청와대, 국정원, 내각 등에 배치하는 등 인사에 개입했다. 이들 측근은 ‘SD사람’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또 국회 예산안 처리 때마다 이른바 ‘형님 예산’이라는 말이 회자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래서 2008년 총선 때 한나라당 소속 의원 55명이 불출마 요구 성명을 내기까지 했다. 친이 직계인 정두언·정태근 한나라당 의원은 자신들이 불법사찰을 당했다며 그 배후로 이 의원을 지목한 바 있다. 이 의원은 2009년 정치 불개입을 선언하면서 자원외교에 전념하겠다고 했지만 그의 위세는 전혀 꺾이지 않았으며, 의혹도 줄지 않았다. ‘만사형통(兄通)’ ‘상왕’이라는 말이 회자할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른 그가 여전히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은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

이 의원을 둘러싸고 그동안 숱한 의혹이 제기됐지만 지금까지 수사당국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그가 범접할 수 없는 수사의 성역으로 여겨졌기 때문일 터이다. 하지만 그의 불출마 선언으로 이제 새로운 계기가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검찰은 친·인척 비리 척결 차원에서 즉각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하고, 책임을 물을 것이 있으면 물어야 한다. 국가의 기강과 권위가 걸린 문제다. 이 의원도 진정으로 여당의 쇄신과 통합을 원하고, 현 정부의 안정을 원한다면 수사에 적극 협조하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