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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5일 월요일

"동물보호법 개정시급, 동물 장애아동 매개치료 필요"


이글은 대자보 2012-11-03일자 기사 '"동물보호법 개정시급, 동물 장애아동 매개치료 필요"'를 퍼왔습니다.
[사람] 동물보호 넘어 입법 나선 박소연 동물사랑실천협회 대표

▲ 지난 1일 오후 서울 원서동 사무실에서 동물사랑실천협회 박소연 대표가 동물보호법 개정 시급성을 설명하고 있다. © 김철관

“동물도 인간과 같은 생명체이다. 인간을 확대하면 고통을 느끼듯 동물도 마찬가지이다. 이제 동물도 단순보호 차원에서 벗어나 동일체적인 사랑을 가져야 한다.” 

동물보호단체들이 동물들이 확대와 먹을거리(고기), 입을 거리(모피), 유희의 대상 등이 되고 있다는 이유에서 좀더 발전적인 ‘동물보호법’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일 오후 동물보호법 개정에 앞장서고 있는 동물사랑실천협회(서울 종로구 원서동 174번지) 박소연(42) 대표를 원서동 사무실에서 만나 대화를 나눴다. 

박 대표는 철저한 채식주의자였다. 그리고 첫 마디가 “초등학교 1학년인 8살 때부터 고기를 먹지 않고 살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정육점에 걸어 놓은 고기를 보고, 동물을 강제로 죽여 사람이 먹고 산다는 것을 알았다. 정육점은 동물도 사람과 똑같은 생명체라는 것을 느끼게 한 곳이다. 20대 후반부터 자원봉사 활동을 하면서 지금까지 동물사랑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동물사랑실천협회는 정부의 지원이나 기업의 후원 없이 철저히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기관이다. 가입자는 7만 여명이지만, 정회원은 4000여명이다.

▲ 인터뷰 © 김철관

협회는 최근 오는 12월 대선을 맞아 여야 후보들에게 동물보호 관련 공약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면서 후보캠프 인근에서 퍼포먼스와 캠페인을 진행했다. 입법기관인 국회의원들에게는 동물보호법 개정을, 지방자치단체 의원에게는 지방 조례 제․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대선 후보들이 사람에 대한 것만 아니라 동물에 대한 보호정책도 공약에 담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회의원, 시군구의원들에게도 동물보호법이나 지방조례 등을 개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박 대표는 현재의 동물보호법을 선진국형 동물보호법으로 향상시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 박소연 대표 © 김철관

“동물 확대 범위를 정확히 규정해야 한다. 반려동물, 농장동물, 실험동물, 상업적 이용동물 등에 대한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움직이지 못하게 키우고, 상업동물을 생매장시키고, 부리 같은 것을 잘라 키우는 등 심각한 고통을 주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동물에게 덜 고통을 주는 제대로 된 축산인증제가 필요하다. 구제역이나 조류독감 등 어쩔 수없이 살처분을 시킨다면 인도적 안락사가 낫다.” 

그는 최근 순창에서 소를 집단으로 굶어 죽인 뉴스를 접하고 화가 났다는 것이다. “시위용이나 굶어 죽이는 것은 소의 집단 확대다. 역사상 동물을 집단으로 굶어 죽게 하는 경우는 없었다.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문제이다. 시위용으로 동물을 이용했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박 대표는 “동물을 좋아하는 것과 동물을 보호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이라면서 “안락사를 이유로, 동물보호가를 자청한 사이비 보호가들의 공격에 힐들 때도 있다”고도 했다. 

“동물을 구조하다보면 도저히 볼 수 없는 고통 받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필연적으로 안락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폐사되고 방치된 것보다 낫기 때문이다. 안락사가 불가피하다면 좋은 약을 써 해야한다. 바로 이런 ‘안락사’에 대해 터무니없이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막연히 '동물보호단체가 동물을 죽여 사람들을 현혹시키다'는 주장이다. 이럴 때 힘들다. 그래서 현재 안락사는 하지 않고 있다.” 

그는 내년부터 동물보호관련 월간지와 회원들의 소소한 이야기나 애환을 담은 수필집을 낼 방침이라고도 했다. 저소득층 반려동물 무료지원에도 힘쓰겠다는 말을 강조했다. 또한 장애아동들이 애완동물을 접하면서 외로움을 함께하고 정서를 순화시킬 수 있는 동물 매개치료에 진력을 다할 생각이라고도 했다. 

▲ 인터뷰 © 김철관

특히 지난 7월 7일 문을 연 서울 충무로 ‘입양센터’는 하루 100여명이 찾는다고 전했다. 

“충무로는 개를 파는 곳이 많다. 그래서 충무로에 입양센터를 운영하게 됐다. 하루 100여명의 사람들이 찾고 있다. 동물구조 후원비용으로 7만원을 받고 있다." 

협회의 사단법인화도 추진하고 있다. 사단법인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를 물었다. “직원이 25명이다. 지금까지 회원들의 순수 회비로 운영해 왔다. 하지만 조직이 커지면 인건비, 임대료 등을 감당하기 힘들 수 있어 법인화를 추진하고 있다. 제대로 된 동물보호단체를 운영하려면 선진국처럼 기업의 후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은 받지 않을 방침이다.” 

지난 2002년 8월 31일 창립한 동물사랑실천협회는 동물보호소(경기 포천), 입양센터(충무로), 교육센터(답십리) 등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사업으로 ▲학대받고 유기된 동물구조 ▲동물보호법 개정 및 지방조례 제․개정 ▲동물학대 실태조사 및 인식조사 ▲동물사랑체험 프로그램 ▲유기동물 입양 및 상담 ▲저소득층 반려동물 무료 진료 ▲동물인식개선 캠페인 및 홍보 ▲저개발국가 동물학대 예방 및 인식개선 지원과 봉사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다.

김철관

2012년 10월 27일 토요일

이마트의 강아지, 무이자 할부 인생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0-26일자 기사 '이마트의 강아지, 무이자 할부 인생'을 퍼왔습니다.

국내 최대 대형마트인 이마트가 최근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대하고 있는 반려동물 판매전문점인 ‘몰리스펫샵’에서 반려동물이 무이자 할부로 판매되고 있다. 잘 안 팔리는 품종에 대해선 50% 할인 판매도 이뤄진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토요판|생명] ‘이마트 몰리스펫샵’ 동물판매 조사

▷ 대형마트는 ‘소비자 지상주의’가 구현되는 곳이다. 대형마트 안의 노동자가 장갑도 끼지 못한 채 온종일 서서 돈을 받는 사이 대형마트 밖의 사장님들은 하나둘 사라져 갔다. ‘소비 천국’의 그늘이 들춰지면서, 대형마트 의무휴업 조례 등 부작용을 개선하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주목받지 못하는 존재가 있으니, 이곳에서 24시간 사는 개·고양이·햄스터·거북이들이다. 이들이 지금 ‘생명에 대한 예의’를 묻고 있다.

이마트 대표의 푸들 ‘몰리’ 
그 이름 따서 1호점 낸 이후 
2년만에 15곳으로 매장 넓혀
동물자유연대가 13곳 조사

동물보호법이 금지한
2개월 미만 강아지도 포함
동물이 쉽고 싸게 거래되면
충동구매, 유기로 이어져
외국선 상업적 판매 금지 추세

‘6개월 무이자-6개월 분납시 매월 8만3340원’.

엎드린 아메리칸 코커스패니얼 앞에 가격표가 붙어 있다. 아이들은 강아지와 고양이를 열중해 쳐다본다. 지난 22일 이마트 인천 송림점의 몰리스펫샵에서 찍힌 사진 한 장이 트위터를 타고 퍼져나가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생명에 대한 모독일까? 아니면 동물 역시 쇼핑 목록에 지나지 않는 걸까?23일 이마트 경기 안산점. 개 10마리, 고양이 1마리, 햄스터 6마리 등이 투명 플라스틱 전시관 안에 갇혀 있었다. 동물보호단체인 ‘동물자유연대’ 활동가가 손님인 척 물어보았다.“시츄가 네 마리나 되네요.” “시츄는 무조건 30% 할인이에요. 엄마를 못 찾아서 엄마 찾기 프로젝트 중이예요.” “……” “오늘 당장 사시면 50%까지 해드릴게요.” “집에 가서 생각해보고요” “내일까지 오시면 50% 해드릴게요!”동물자유연대가 26일 ‘몰리스펫샵 동물판매 조사보고서’를 공개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9월부터 두 달 동안 이마트의 동물판매 전문점 몰리스펫샵 15개점 가운데 경기 용인 구성점과 부산 서면점을 제외한 13개 매장을 조사했다.이날 동물자유연대는 “일부 매장에서 동물보호법을 어긴 채 생후 2개월 미만의 개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기준을 어길 경우 지방자치단체장은 업체 등록을 취소하거나 6달 이하의 영업 정지를 내리게 된다.몰리스펫샵은 이마트가 직접 운영하는 국내 최대 ‘반려동물 원스톱 멀티숍’이다. 반려동물과 사료·장남감 등 각종 사육용품을 판매하고 유치원, 병원, 미용실 등을 둔 매장도 있다. 정용진 이마트 대표(신세계 부회장)의 반려동물 푸들 ‘몰리’의 이름을 따 2010년 용인 구성점에 1호점을 낸 이래 2년 만에 전국 15곳으로 매장을 넓혔다.동물자유연대가 조사한 보고서를 보면, 대전 월평점, 대전터미널점과 경기 분당점에서 생후 2달 미만의 개가 전시·판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 월평점은 조사 시점인 9월19일에 7월25일에 태어난 말티즈를 팔고 있었으며, 대전터미널점에서는 7월23일 태어난 아메리칸 코커스패니얼에 대해서 바로 분양이 가능하다고 홍보하고 있었다. 생후 2개월 되는 날에 앞서 미리 판매에 돌입한 것이다. 이번 조사를 총괄한 이기순 동물자유연대 정책기획국장이 말했다.“새끼는 면역력도 낮고 전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니까 2개월 미만 판매 금지 규정이 만들어진 거죠.”새끼들은 귀엽다. 쇼핑객들의 관심을 끈다. 몰리스펫샵 앞에는 항상 어린이들이 몰려 있다. 이 국장은 “당장 팔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전시 효과를 노리고 2개월 미만의 개를 갖다 놓은 매장도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 양재점, 의정부점 등은 2개월 미만의 새끼를 전시했지만, ‘파느냐’는 조사팀의 문의에는 아니라고 답했다.동물보호법상 사육시설 기준도 어긴 매장도 발견됐다. 동물자유연대는 서울시 문정동 가든파이브점의 경우에는 토끼 사육장이 딱 한 마리 앉아 있을 정도로 좁아 토끼가 제대로 움직일 수 없어 보였다고 밝혔다. 동물판매점의 전시실은 최소한 동물의 체장(코부터 꼬리까지)의 2배 이상의 길이와 1.5배 이상의 너비를 요구한다.


대형마트는 사람이 많고 시끄러운 데다 조명이 밝아 동물이 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번 조사에서도 동물복지적 문제점이 지적됐다.대전 월평점에서는 햄스터가 계속해서 벽을 긁는 이상행동이 관찰됐고 밥을 먹지 않는 도마뱀에게 억지로 급여하는 현장 또한 포착됐다. 대전터미널점에서는 햄스터 15~20마리가 좁은 사육장에서 밀집 사육됐으며, 거북이 약 20마리가 한 수조 안에서 한데붙어 살았다. 동물이 쉴 수 있는 쿠션이나 물을 마시는 급수기, 구경꾼으로부터 피할 수 있는 은신공간(집)을 제공하지 않은 매장도 다수였다. 어린이들이 벽을 쳐도 제지하지 않고, 배설물이 제때 치워지지 않아 개가 먹고 있는 장면도 볼 수 있었다고 동물자유연대는 밝혔다. 조사 당시 고양이에게 장난감을 제공한 매장은 서울 자양점이 유일했다.동물보호단체에서는 동물을 손쉽게 사고파는 행위를 반대한다. 자유경쟁 시장에 맡기면 가격경쟁으로 인해 동물이 싼값에 거래되면서, ‘대량 번식-대량 소비’ 체제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인간이 인위적으로 동물을 만들고 그렇게 생산된 동물을 즉흥적으로 사서 버리는 악순환에 빠진다는 것이다.유럽과 미국에는 우리처럼 반려동물을 일상적으로 사고파는 문화가 없다. 혈통을 중심하는 일부 개 품종에 대해서만 전문 브리더(사육업자)가 존재하는 정도다. 가정에서 동물이 새끼를 낳으면 지인에게 입양시키거나 동물보호센터나 동물병원으로 보낸다. 대부분 사람들은 유기견이 모이는 동물보호센터에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게 일반적이다.최근 미국에서는 사설 동물 판매를 법적으로 금지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의회는 동물보호단체 등에서 구조한 동물만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안이 심의 중이다. 인위적 번식과 새끼 판매로 이어지는 상업적 동물 판매가 전면 금지되는 안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웨스트 헐리우드 등 일부 카운티와 텍사스 오스틴시, 캐나다 리치몬드시 등도 사설 매장의 동물판매를 금지시킨 바 있다.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대형 유통업체가 동물을 ‘미끼’로 손님을 끌어들이는 마케팅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고 이기순 국장은 비판한다. 지난 여름에는 현대백화점 등 일부 유통업체가 경쟁적으로 동물체험전까지 열면서 ‘백화점 동물원’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동물의 ‘대량 번식-대량 소비 체제’는 우리나라가 유일해요. 대형마트에서 동물을 무이자 할부·특별 할인 판매하는 나라도 우리 밖에 없고요.”26일 이마트 관계자는 “직영점이 아닌 업체가 들어와서 하는 일부 매장에서 생후 2달 미만의 개가 판매된 것으로 확인했다”며 “바로 시정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무이자 할부 판매에 관해서도 정서적 거부감이 생길 수 있으므로 앞으로 광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이날 동물자유연대는 이마트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마트에게는 몰리스펫샵에서 동물 판매를 중단하고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는 기업으로 거듭나라고 주장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서울시의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조례 제정에 맞춰 대형마트에서 동물 판매를 금지하는 조항을 조례에 추가하는 운동도 벌이기로 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2012년 10월 7일 일요일

차로 개 끌고, 짐짝처럼 포개 운반해도 모두 무혐의


이글은 한겨레신문 조홍섭기자 블로그 물바람숲 2012-10-04일자 기사 '차로 개 끌고, 짐짝처럼 포개 운반해도 모두 무혐의'를 퍼왓습니다.
학대 규정 모호, 고의 아니었다고 잡아떼면 `무혐의'…선진국선 학대 구체적 나열해 처벌
동물을 물건 취급하는 민법 개정도 과제…녹색당·카라 동물보호법 개정 토론회 열려

짐짝처럼 포개져 운반중인 애완견. 현행 동물보호법 운송 조항으론 처벌하지 못한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성은 그 나라의 동물들이 어떻게 대우받고 있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마하트마 간디가 한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동물들은 어떻게 대우받고 있을까. 최근에 불거진 몇 가지 유명한 동물학대 사건과 그에 대한 수사기관의 판단을 보면 쉽게 답이 나온다.
전북 순창군의 한 축산농가가 소 값 파동에 항의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자신이 기르던 소 33마리를 굶겨 죽인 사건에 대해 경찰은 동물 학대 혐의가 없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지난 4월20일 자정 무렵 어느 승용차가 경부고속도로에서 트렁크에 비글 종 개를 매단 채 질주해 개가 죽은 사건이 발견됐다. 동물보호단체 등의 반발이 거셌지만 검찰은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지난 7월21일에는 제주에서 목포항으로 향하던 여객선에 대량의 애완견을 철장 속에 포개어 싣고 가는 모습이 발견됐으나 제주도는 “법적 제재를 가할 근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 사료값 인상에 항의하며 가축주가 굶겨죽인 전북 순창의 소. 사진=동물사랑실천협회

일반에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에도 지난해 전면 개정해 지난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동물보호법이 있다. 이 법 제1조는  “동물에 대한 학대행위의 방지 등 동물을 적정하게 보호·관리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동물의 생명보호, 안전 보장 및 복지 증진을 꾀하고, 동물의 생명 존중 등 국민의 정서를 함양하는 데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도 왜 동물 학대가 명백해 보이는 사건마다 이 법을 들이대기만 하면 무용지물이 될까. 지난달 2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녹색당+와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주관으로 열린 ‘동물보호법 개정을 위한 토론회’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다양한 지적과 대안이 나왔다.
심상정·장하나·진선미 의원실이 함께 참여한 이번 토론회에서는 무엇보다 동물 학대 행위를 구체적으로 나열해 자의적 판단을 막는 것이 필요하고, 장기적으로 동물을 물건으로 취급하는 민법과 헌법 등의 개정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배의철 카라 생명권 네트워크 변호인단 대표는 ‘최근의 동물 학대 사례를 통해 본 동물보호법 개정의 필요성’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동물보호법의 허점을 지적했다.

» 달리는 승용차 트렁크에 매달려 죽은 애완견.

먼저 에쿠스 비글 견 사건에서 이 법 제8조 1항은 “목을 매다는 등의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는 행위’를 동물학대로 규정하고 있으나 수사기관은 그런 행위에 고의가 없고 학대 성향을 발견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무혐의 처분했다. 개의 발에 오물이 묻어 시트를 더럽힐까 봐 트렁크에 묶어 두었는데 밖으로 떨어져 죽었을 뿐이라는 차주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배 변호사는 뉴질랜드라면 이런 행위는 12개월 이하의 징역이나 5만 달러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고 말했다. 구체적 학대 행위 목록에 “도로에서 차에 끌려다니게 하는 행위”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그는 “동물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의적 판단을 막기 위해 독일, 스위스 등에서는 학대 행위를 구체적으로 열거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스위스 동물보호법이 나열한 동물 학대 금지 목록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포함돼 있다.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는 것, 악의적으로 동물을 가두어 놓고 사격하여 죽이는 것, 동물끼리 서로 죽이도록 시키는 것, 개를 훈련하기 위해 혹은 잔혹함을 시험하기 위해 살아있는 동물을 사용하는 것, 동물이 고통, 불쾌감, 상해를 겪게 될 것이 명백한데도 전시, 홍보, 영화촬영 및 비슷한 목적으로 동물을 사용하는 것, 가정이나 업소에서 보유하는 동물을 악의적으로 유기하는 것, 개의 귀를 자르거나 성대수술을 시키거나 고통을 표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다른 수단을 사용하는 것 등”

» 개를 첩첩이 포개 실어 운반하는 트럭의 모습

제주에서 발견된 개 운반 트럭에는 개들이 서 있을 공간마저 없어 고통 속에 울부짖고 탈진과 구토 증세를 보였지만 학대나 운송 방법 위반으로 처벌받지 않았다. 동물보호법이 운송방법에 관한 상세한 규정을 제시하면서도 이를 “준수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권고하는데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소 아사 사건에서도 수사당국은 “의도적인 학대가 아니다”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는데, 소를 굶겨서 죽이는 행위를 잔인한 방법으로 생명체를 죽이는 행위로 간주하지 않은 것이다.
이 사건에서는 소가 다른 소들이 보는 앞에서 죽어가는 사태를 6개월이나 방치한 뒤에야 농림식품부가 순창군에 해당 농가를 고발하도록 요구하는 늑장 대응을 하는 무신경을 보였고, 지자체는 소유주의 동의 없이 소를 격리조처할 수 없다고 판단해 무더기 아사 사태를 불렀다고 배 변호사는 지적했다.
여기엔 동물을 물건으로 취급하는 현행법의 사고방식이 깔려 있다. 현행법에서 강아지나 강아지 인형은 마찬가지 범주이고 따라서 강아지 인형의 다리를 자르거나 강아지의 다리를 자르거나 동일한 ‘재물 손괴’로 다뤄진다는 것이다.  
이날 ‘생명권 시각에서 바라본 동물권’이란 주제발표를 한 하승수 변호사(녹색당 사무처장)는 “동물을 긴급구조한 행위가 절도로 처벌받는 것은 동물을 재산권의 객체로 보는 우리나라 법률을 시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동물을 물건이 아닌 생명체로 별도로 구분하는 선진국의 입법 사례를 소개했다.
오스트리아는 1988년 민법을 개정해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동물은 별도의 법률로 보호한다”고 규정해, 동물이 상해를 입었을 경우 손상된 재산가치가 아니라 실제로 지불한 비용을 기준으로 치료비를 배상하도록 했다.
독일도 1990년 비슷한 법 개정을 통해 가정에서 사육하고 있는 동물은 원칙적으로 압류할 수 없도록 했다. 스위스는 2002년 반려동물의 경우 가족을 위한 애호가치를 고려해 동물 보호자가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기도 했다.
하 변호사는 “동물을 인간과 동등한 권리의 주체로 보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모든 인권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생명권의 주체로 보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민법의 개정을 촉구했다.
토론에 나선 박주연 변호사(카라 생명권 네트워크 변호인단)는 “동물을 방치하는 것도 학대 행위로 규정돼야 하고 고의가 아니라도 과실범에 대한 처벌과 긴급구조 조항, 학대 전력자의 규제 등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원창 카라 정책국장은 “법령이 미비할 뿐 아니라 만들도록 돼 있는 동물복지위도 아직 감감무소식”이라며 “일선 공무원 가운데는 동물보호법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이가 적지않다”고 꼬집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 제목과 사진설명 일부를 수정했습니다. 2012.14:20

조홍섭 한겨레신문 환경전문기자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로서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