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4-04일자 기사 '청와대 비서실장, MBC기자에게 후임사장 물어 봤다'를 퍼왔습니다.
허태열 실장 “어떤 사람 됐으면” 질문에 MBC 기자 “노조와 무관한 사장돼야” 답변 …“개인적 의견 나눈 것”
허태열 실장 “어떤 사람 됐으면” 질문에 MBC 기자 “노조와 무관한 사장돼야” 답변 …“개인적 의견 나눈 것”
해임된 김재철 전 MBC 사장의 후임 문제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혀왔던 청와대의 비서실장이 MBC의 현재 청와대 출입기자에게 후임사장 문제에 대해 질문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더구나 이 MBC 기자는 이런 문의에 “정치색 있는 노조와 무관한 사람었으면 한다”고 답변한 것으로도 밝혀졌다.
이에 따라 MBC 내부에서는 법적으로 방송문화진흥회가 결정해야할 후임 사장 선임 문제에 대해 실제로는 청와대도 개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4일 청와대 방송사 출입기자들과 MBC 청와대 출입기자에 따르면,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은 지난 3일 청와대를 출입하는 방송사 1진 기자들과 함께한 오찬에서 MBC 후임사장 문제를 거론하면서 박승진 MBC 기자에게 ‘후임 사장이 누가 됐으면 하느냐’고 물었다. 박 기자는 이에 본인이 생각하는 후임 사장관에 대해 답변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박승진 기자는 이날 미디어오늘과의 전화통화에서 “허 실장이 지나가면서 (하는 얘기로) ‘어떤 사람이 됐으면 좋겠냐’면서 웃으면서 얘기하길래 나는 ‘안정적(으로 MBC를 운영할 사람), 정치색이 있는 노조하고는 관계가 없는 분이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박 기자는 “허 실장이 의도를 갖고 물어본 것도 아닐테고, (현재 MBC) 사장이 공석이니 그렇게 물어봤을 것이고, 나 역시 원론적 입장에서 말한 것”이라며 “사장이 없는 상황에서 당연히 화제를 삼을 수 있는 내용이어서 개인적으로 해준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오른쪽)
박 기자는 자신의 발언 가운데 ‘정치색 있는 노조’가 MBC 노조를 뜻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밖에도 박 기자는 ‘허태열 실장이 후임 사장 문제를 물어본 것이 MBC 사장 문제에 청와대가 개입하려 한다는 인상을 준 것은 아닌지’, ‘공정하게 선출돼야할 MBC 사장 문제에 청와대 출입기자가 비서실장에게 노조의 정치색까지 거론하며 차기 사장관을 밝힌 것이 적절한 것인지’ 등의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이날 참석했던 A방송사 출입기자는 “식사자리에서 어떤 뜻이 있거나 한 것은 아니었으며 MBC 후임사장에 누가 돼야 하느냐를 단순히 물어 본 것”이라고 설명했으며, B방송사 기자는 “비서실장과 방송사 출입기자들이 처음으로 만난 자리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MBC한테는 그런 질문을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방문진에서 후임사장 문제가 논의되고 있는 시기에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이라 할 수있는 청와대 비서실장이 MBC의 청와대 출입기자와 후임사장 문제에 대한 견해를 나눈 것 자체가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성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장(MBC 노조위원장)은 4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그동안 MBC 노조가 후임 사장 선임과정과 인물에 대해 어떤 의견 표명도 하지 않으며, 전임 김재철 사장과 함께 경영책임을 져야할 사람은 안된다는 수준의 원론적 입장만 밝혀왔다”며 “그런데 그동안 언론사 인사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혀왔던 청와대의 비서실장이 아무리 사견이라해도 ‘후임 사장이 누가 되는게 좋겠냐’고 묻고 이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또한 “여기에 청와대 MBC 출입기자 마저 후임 사장에 대한 의사를 밝힌 것은 더더욱 부적절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은 여러차례 전화통화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런 견해에 대한 답변을 구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내가 참석한 자리가 아니어서 잘 모르겠다. 그냥 출입기자들 밥 사준 주는 자리였던 것 같다”며 “기자들에 물어보니 그냥 지나가면서 한 말이라고만 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우리 입장은 언론사 인사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으나 ‘허 실장의 후임 사장 관련 질문이 그런 입장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고 묻자 “내가 참석하지 못해 답변하기 힘들다”고 답했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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