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6일 화요일

박근혜의 ‘소통정치’ 언제까지 갈까?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3-15일자 기사 '박근혜의 ‘소통정치’ 언제까지 갈까?'를 퍼왔습니다.
[뉴스분석] 안하다가 시작한 소통, 일단 ‘호평’…윤진숙 임명여부가 시금석

박근혜 대통령이 연일 새누리·민주통합당 인사들을 만나 소통행보를 벌이고 있다. 그동안 독선적인 리더십이라는 세간의 평가에 비추어 박 대통령의 이번 행보는 파격적이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다. 리얼미터가 15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박 대통령이 47.2%의 지지를 받아 전 주 대비 1.9%P 상승했다.

취임 이후 잇따른 인사실패에서 비롯된 고집불통 이미지는 12일 민주통합당 지도부 초청 만찬으로 어느 정도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10일 여당 지도부, 11일 국회의장단, 12일 민주당 지도부에 이어 16일에는 상임위 야당 간사들을 초청해 만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소통의 폭도 그만큼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잇따른 청와대 만찬 뿐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도 분명 이전과 달라진 부분이 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 ‘북한 태도변화가 우선’이라는 기조는 지난주 말부터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대화제의 이후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박 대통령도 11일 새누리당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북한과 대화할 것”이라는 의지를 천명했다.

4·1부동산대책에 대해서도 15일 정부와 새누리당, 민주통합당이 여야정 협의체 방식으로 간담회를 열고 공동 대책을 논의했다. 그동안 자신의 정책과 인사 문제에 대해 ‘내려주는 대로 받으라’는 기존의 태도, 특히 정부부처개편안을 놓고 기자회견까지 열어 야당을 비판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박 대통령은 정부부처에도 국회의원들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라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각 부처 장관들에게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와 수시로 접촉해 양해와 협조를 구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박 대통령의 입장 변화는 호평을 받았다.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다행히도 최근 박근혜정부가 소통의 정치로 선회, 변화의 조짐들이 보이고 있어서 천만다행”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야당과 국정의 동반자로서 협력관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고 뒤늦게나마 잘못된 인사에 대해 사과하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지도부 및 상임위원장 만찬에서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박기춘 원내대표 등과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데, 박 대통령이 변한 이유는 무엇일까? ‘내우외환’의 상태에서 활로를 모색하기 힘들었을 것 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지지율 하락 상태였고, 최근 다소 회복하기는 했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지지율은 50%를 넘기지 못했다.

이강윤 정치평론가는 “국회를 무시하고 대통령의 권위로 밀어붙인 결과 대통령 입지가 줄어들었다”며 “잇따른 인사 참사로 움직이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북핵 문제가 고조되면서 박 대통령 선택지가 없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북한은 우리 마음대로 되는 문제가 아니니 내부만이라도 단속해야 국정지지율 하락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지금 40% 초반으로 올 가을까지 간다면 10월 재보궐 선거나 내년 지방선거 뿐 아니라 앞으로 5년 동안 힘도 못쓰고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안철수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당선이 되고 민주당과의 통합논의가 이어질 경우 국민들의 관심사는 안철수 후보에 몰릴 수 있기 때문에 빨리 여의도와의 관계개선을 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또한 “이명박 정부 때와 달리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야당이 반대를 하면 본인이 밀어붙일 수도 없다”며 “더더욱 민주당과 접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재의 박 대통령의 모습이 어디까지 갈지는 미지수다. 박근혜 대통령은 인수위 시절 잇따른 ‘불통’ 논란에 국회까지 찾아와 여야 지도부를 면담했지만 이후 정부조직개편안과 관련해 야당과 극한 대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번 박 대통령의 소통정치는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임명여부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12일 민주통합당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자료에 없는 사항들이 나와 문제가 된 것 같다”면서도 윤 후보자에 대해 “도와 달라”며 임명 강행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민주당은 윤진숙 후보자 임명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15일 “(윤 후보자를)임명할 경우 대통령 사과의 진정성까지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윤진숙 후보자를 임명할 경우에 소통의 진정성에 대해 믿을 수 없기 때문에 간사단이 청와대에 들어가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강윤 평론가는 현재의 국면이 어느정도 유지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 평론가는 “남북이 이런 상황에서 적어도 내치상 불안감은 없어야 한다”며 “자기 정책을 펼치기 위해서라도 지금의 이 상황은 상당히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는 소리가 나올 때 까지 만이라도 국면은 유지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워낙 소통을 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은 대통령이라 당장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진보보수 구도가 대립되어 있을 상태이기 때문에 지지율이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소장은 “(박 대통령의 소통정치가 어디까지 갈 지는)알 수 없다”며 “과거 대통령들은 자기 스타일로 대통령이 된 만큼 그 스타일을 잘 바꾸지 않는데, 그런 점에 비추어 보면 박근혜 대통령도 본질적인 시스템 개선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소장은 “지금도 본질적인 변화 보다는 상황 대처의 성격이 강하지 않겠나”라며 “오히려 지금 소통을 시작했으니 다시 예전으로 되돌아가면 역풍이 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진보정당들은 박 대통령의 ‘민주당 소통’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조준호 진보정의당 공동대표는 15일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소수정당이지만 다른 야당들도 있는데 우리는 민주당에게 야당의 대표성을 준 바 없다”며 “지금 국정실종의 상태임에도 두 당만 모여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일이 계속된다면 국민의 크고 작은 여론들을 방기하는 일이고, 현재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이 두 당에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근 기자 | dal@mediatoday.co.kr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