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3일 수요일

‘빚내서 집사라’는 게 서민주거 안정 대책?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4-03일자 기사 '‘빚내서 집사라’는 게 서민주거 안정 대책?'을 퍼왔습니다.

박근혜 정부 부동산 대책...서민주거대책은 부족, 토건세력 위한 부양책은 부작용 우려


박근혜 정부가 1일 '서민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을 내놨으나, 정부 대책은 토건세력을 위한 인위적 부양책으로 서민 주거복지 정책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아파트 공급물량을 축소하겠다면서 공급물량을 늘리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허용하겠다거나, 하우스 푸어 가구 채무조정을 하겠다면서 추가적 하우스 푸어 양산 가능성이 있는 '빚내서' 집 사도록 하는 금융 정책을 내놓는 등 정책도 엇박자여서 향후 국회에서 관련 입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여야간 충돌이 예상된다.

세금 깎아주고 저리로 대출 왕창해 줄 테니 집 장만 하라?...턱없이 높은 집값과 서민의 구매력 저하는 외면

1일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발표한 대책의 주요 내용은 주택공급물량을 축소하고, 세제 감면·금융 지원 등으로 주택 구입 수요를 자극해 침체국면에 빠져 있는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해 연말까지 취득세를 면제하고, 올해 연말까지 9억원 이하의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향후 5년간 양도소득세를 전액 면제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한해 총부채상환비율(DTI), 담보대출인정비율(LTV) 규제도 완화해 주겠다고 밝혔다. 

세금도 깎아주고 저금리로 대출도 충분하게 해 줄테니 이번 기회에 집을 장만해 보라고 무주택자와 다주택자들을 한꺼번에 유혹하는 셈이다. 이같은 정부 대책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가 서민 등 실수요자 입장에서 시장을 보지 않고 공급자인 건설업계나 부동산업계의 입장에서 시장 정상화만을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선대인경제연구소의 선대인 소장은 블로그 글에서 "지금은 집값이 너무 높아 주택 가격이 더 빠져야 하는 시기"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부동산 부양책을 써봐야 부동산 시장의 가격조절 압력 때문에 그 효과가 오래 가지도 못하고 부동산 시장의 조정 기간만 길어지게 만든다"라고 밝혔다. 

경실련도 논평을 통해 "주택 거래가 감소하거나 침체된 원인은 지난 10년간 정상가격의 2,3배로 터무니없이 부푼 집값 거품과 최근 거품과, 거품 붕괴로 늘어가는 하우스 푸어가 되지 않기 위해 실수요자조차 주택 구입을 뒤로 미루고 있기 때문"이라며 '금융지원을 할 테니 빚 내서 집을 사라'는 대책을 내놓은 정부를 비판했다. 

즉, 부동산 거래 위축은 실수요자들의 구매력이 높은 집값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인데, 정부 대책은 집값이 여전히 높다는 점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수현 민주당 의원은 2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부동산 문제의 근본적 문제는 무주택 서민이 주택을 구매하기에는 집값이 턱없이 비싼 반면, 무주택 서민의 구매력은 현저히 떨어져있다는 것이 원인이라는 점을 정부가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건설업자 시각서 부양책 내놓아...정책끼리 일관성 없이 충돌하기도

건설업자와 부동산업자의 시각에서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서민주거 안정 대책'으로포장하다보니 정책은 일관성이 없고 앞 뒤가 맞지 않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하우스푸어 가구 지원을 위해 하우스푸어 가구 채무조정, 보유주택 지분매각제도 등을 대책으로 내놓으면서,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를 대상으로 DTI, LTV 규제를 완화해 주겠다는 것은 "하우스푸어 지원 대책을 내놓으면서 한편에서는 빚내서 집을 사라는 것으로, 하우스푸어를 양산하겠다는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선대인 소장은 "이번 대책 가운데서도 제일 악질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생애 첫 주택구입자에게 DTI, LTV 규제를 풀어준 것"이라며 "이들에게 빚을 왕창 내게 해줄테니 떨어지는 부동산 시장을 받쳐줄 제물로 삼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대책이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국회에서 추가 입법 등의 후속 절차가 필요하다. 민주당은 입법 과정에서 민주당의 대안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변재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각 상임위와 여야6인협의체에서 관련 내용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재성 민주당 예결위 간사는 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충분한 구매력을 가진 부자들을 위한 사실상의 감세정책으로, 중장기적 기조변화 없이 단기적 처방에 머무른 것이기 때문에 이는 몽환적 부양책에 불과하다"라며 "예결위 추경심의 과정에서도 관련 법규나 세수의 문제들을 엄밀히 타산해서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웅재 기자 jmy94@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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