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3일 수요일

'사내하도급' 근로자들의 '진짜 사용자'는 누구인가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3-04-02일자 기사 ''사내하도급' 근로자들의 '진짜 사용자'는 누구인가'를 퍼왔습니다.
이세영 변호사의 '뉴스 속 법률'
얼마 전 여수 석유화학단지 내 '대림산업' 화학공장 폭발사고로 근로자 6명이 사망하는 대형 사고가 터졌다. '대우조선해양' 조선소에서는 지난 넉 달 사이 총 3명의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08년 경기도 이천 냉동창고 화재로 근로자 40명이 죽는 초대형사고가 발생하였고, 2011년 '이마트' 탄현점에서 근로자 4명이 질식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 근로자의 대부분은 원청업체와 도급계약을 체결한 하도급업체가 모집한 근로자이다. 하도급업체가 일차적으로 법적 책임을 진다. 실제 근로자를 쓰는 사용자(원청업체)는 이차적으로만 법적 책임을 진다. 원청업체는 이른바 ‘꼬리 자르기’가 가능한 것이다. 도급 형식의 간접고용이 확산하는 주된 이유이다.
 
하도급근로자들은 “자본과 기업이 필요할 때만 헐값에 고용했다가 쓸모가 없어지면 언제든 일회용 소모품처럼 버려지는 존재들”이라고 자신을 스스로 비하하기도 한다.
 
하도급업체에 고용되어 하도급업체가 도급계약을 체결한 원청업체의 사업장에서 원청업체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를 ‘사내하도급’ 근로자라 한다. 예를 들면, '현대자동차'와 일정 업무에 관한 도급계약을 체결한 하도급업체에 소속된 근로자가 '현대자동차'의 사업장에서 작업한 경우, 그 근로자를 일컫는다. 우리나라에서 사내 하도급이 제일 많은 곳은 조선, 그리고 자동차· 전자· 철강· 기계 · 화학 분야이다. 대형마트나 심지어 공공부문, 국가기관까지 사내하도급은 유행처럼 번져 있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2016년까지 사내하도급 근로자 중 3,500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발표하고, '이마트'가 사내하도급 근로자 10,739명을 자사의 직원으로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자동차, 이마트가 ‘착한 기업’이어서일까. 아니면 사내하도급 근로자가 현대자동차 또는 이마트의 ‘숨겨진 직원’인 것일까.
 
사내하도급 근로자의 ‘진짜 사용자가 누구인가’를 찾는 과정이 경제민주화 요구와 맞물려 치열하다. ‘누가 사내하도급 근로자의 진짜 사용자인가’를 두고 ‘숨바꼭질’이 한창인 이유는 사내하도급 근로자가 형식적으로는 하도급업체 소속의 근로자이기 때문이다.
 
‘사내하도급’ 근로자의 ‘진짜 사용자가 누구인가’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 법원의 판결은 크게 세 가지로 구별된다.
 
첫째, 사내하도급 근로자를 원청업체의 근로자로 인정하는 경우이고,
둘째, 사내하도급 근로자를 파견근로자로 보는 경우이며,
셋째, 하도급업체의 근로자로 인정하는 경우 등이다.
 
사내하도급 근로자의 법적 지위 판단 기준, 즉 사내하도급 근로자의 ‘진짜 사용자가 누구인가’의 판단 기준이 무엇인지 사내하도급 근로자를 실제 사용한 원청업체의 근로자로 인정하는 경우와 파견근로자로 보는 경우에 한정하여 살펴본다.
 
사내하도급 근로자를 실제 사용하는 원청업체의 근로자라고 할 수 있는 경우
 
하도급업체가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원청업체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사실상 사내하도급 근로자가 원청업체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으며,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자도 원청업체이고, 또 근로제공의 상대방도 원청업체이어서 당해 사내하도급 근로자와 원청업체 간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평가될 수 있으면, 하도급업체에 고용되어 원청업체 사업장에서 원청업체의 업무에 종사하는 사내하도급 근로자를 원청업체의 근로자라고 할 수 있다.
 
즉, 원청업체가 하도급업체의 근로자 채용 여부를 결정하고, 하도급업체 소속의 근로자들에 대하여 징계를 요구하거나 승진대상자 명단을 통보하는 등 하도급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채용, 승진, 징계에 관하여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할 뿐만 아니라,
 
원청업체가 하도급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출근, 조퇴, 휴가, 연장근무, 근로시간, 근무태도 등을 점검하고, 그 근로자들이 수행할 작업량과 작업 방법, 작업 순서, 업무 협력 방안을 결정하여 그 근로자들을 직접 지휘하거나 또는 하도급업체 소속 책임자를 통하여 그 근로자들에게 구체적인 작업 지시를 하고,
 
더 나아가, 하도급업체에 대한 작업량당 단가가 원청업체 소속 근로자(이른바 직영근로자)로 조직된 노동조합과 원청업체 사이에 체결된 임금협약 결과에 따라 결정되고, 하도급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퇴직금이나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료 역시 원청업체가 기성 대금과 함께 지급하는 등 원청업체가 하도급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임금 등 제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며,
 
하도급업체가 사업자등록 명의를 가지고 있으나 독자적인 장비를 보유하지 않고, 소속 근로자의 교육 및 훈련 등에 필요한 사업경영상 독립적인 물적 시설을 갖추지 못한 경우,
 
하도급업체는 형식적으로는 원청업체와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소속 근로자들로부터 노무를 제공받아 자신의 사업을 수행한 것과 같은 외관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업무수행의 독자성이나 사업경영의 독립성을 갖추지 못한 채, 원청업체의 일개 사업부서로서 기능하거나 노무대행기관의 역할을 수행할 뿐이고, 오히려 원청업체가 하도급업체 소속 근로자들로부터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받고, 임금을 포함한 제반 근로조건을 정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하도급업체 소속 근로자들과 원청업체 사이에는 직접 원청업체가 하도급업체 소속 근로자들을 채용한 것과 같은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볼 수 있어 하도급업체 소속 근로자들(사내하도급 근로자들)은 원청업체의 근로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원청업체와 하도급업체 사이에 체결된 업무도급계약이 진정한 의미의 업무도급이 아닌 '위장도급'에 해당하며, 원청업체가 '위장도급'의 형식으로 근로자를 사용하기 위하여 하도급업체의 법인격을 이용한 것에 불과하고, 실질적으로는 원청업체가 하도급업체 소속 근로자들을 직접 채용한 것과 마찬가지인 경우,

그 근로자들은 원청업체를 상대로 원청업체의 근로자 지위에 있음을 확인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고, 나아가 원청업체가 그 근로자들을 신규채용하겠다고 제의한 데 대하여 그 근로자들이 동의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원청업체가 그 근로자들의 근로제공을 수령하기를 거부하는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대법원은 ‘현대미포조선’과 사이에 도급계약을 체결한 하도급업체 ‘용인기업’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 ‘현대미포조선’의 근로자 지위를, ‘에스케이 주식회사’와 사이에 도급계약을 체결한 ‘인사이트코리아’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 에스케이 주식회사의 근로자 지위를 각 인정한 바 있다.
 
하도급업체 소속 사내하도급 근로자들을 파견근로자라 할 수 있는 경우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근로자보호법’이라고 한다)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근로자파견’으로 정의하면서, 근로자파견사업에 대한 규제조치로서 파견의 사유(근로자파견대상업무에 해당하거나 일시적 사유가 있을 것), 파견의 기간, 파견사업의 허가 등을 규정하고 있다.
 
즉, 파견근로자보호법은 파견의 사유에 관하여 근로자파견대상업무를 원칙적으로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를 제외한 전문지식·기술 또는 경험 등을 필요로 하는 업무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업무로 제한하고 있고, 파견의 기간에 대해서도 최대 2년을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그리고 파견사업의 허가에 관하여는 근로자파견사업을 하고자 하는 자는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파견근로자보호법은 “사용사업주가 근로자파견대상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업무에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2년을 초과하여 계속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사용사업주가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지 않고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하는 자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는 경우 등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파견근로자보호법은 근로자파견사업의 적정운영을 위한 위 법규정들이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파견의 사유, 기간 및 파견업의 허가에 관한 위 규정들을 위반한 파견사업주 및 파견의 사유, 기간에 관한 위 각 규정을 위반한 사용사업주를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사내하도급 근로자들과 고용계약을 체결한 원청업체의 하도급업체들이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상실하였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그 존재가 형식적·명목적인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에는, 사내하도급 근로자들이 원청업체의 지휘·명령을 받아 원청업체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더라도 그 근로자들은 하도급업체에 고용된 후, 원청업체의 사업장에 파견되어 원청업체로부터 직접 노무지휘를 받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다.
 
원청업체와 하도급업체 사이에 체결된 업무도급계약이 진정한 의미의 업무도급이 아니고 원청업체와 하도급업체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에 해당하는 경우
 
첫째, 하도급업체는 고용노동부 장관의 허가를 받지 않고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한 자이므로 그 하도급업체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원청업체는 해당 파견근로자 즉 사내하도급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하며,
 
둘째, 원청업체가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해당 파견근로자 즉 사내하도급 근로자를 사용하는 것은 근로자파견대상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업무에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이므로 그 하도급업체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원청업체는 해당 파견근로자 즉 사내하도급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하고,
 
셋째, 원청업체가 근로자파견대상업무에 해당하는 업무에서 파견근로자 즉 사내하도급 근로자를 사용하더라도 2년을 초과하여 계속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때도 그 하도급업체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원청업체는 해당 파견근로자 즉 사내하도급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
 
이에 위반하여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지 아니한 원청업체는 고용노동부 장관이 3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징수한다. 
 
대법원은 ‘현대자동차’ 및 ‘한국지엠’과 하도급업체들 사이에 체결된 ‘도급계약’의 명칭이나 형식 여하에 불구하고 그 하도급업체에 소속된 근로자들이 ‘현대자동차’나 ‘한국지엠’의 사업장에 파견되어 ‘현대자동차’나 ‘한국지엠’의 지휘·명령 아래 ‘현대자동차’나 ‘한국지엠’을 위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위장도급’ 형식의 사내하도급 근로자들은 고용 불안과 낮은 임금에 시달리고 고위험 업무에 내몰리고 있다.
 
사내하도급 근로자들은 원청업체에는 ‘일회용 소모품’으로, 노동귀족에게는 ‘고용 안정을 위한 방패막이’로, 하도급업체에는 사람을 팔아 이윤을 남겨 먹는 ‘신종 인신매매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말하기에는 너무 화려한 수식어다. 당장 엄정한 법 집행이 우선이다. ‘도급'을 가장한 위법 상태를 솎아내는 꼼꼼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
 
고용노동부와 사법부의 공정한 법 집행을 기대한다.
 
 '법률사무소 새롬' 이세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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