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4-24일자 기사 '
안철수, 먼길 돌아 국회로'를 퍼왔습니다.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안철수 무소속 후보(오른쪽)와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24일 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선거사무실에서 당선 축하 꽃다발을 받은 뒤 웃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뉴스 분석 4·24 재보선
노원병 당선…정계 개편의 축으로
“신당 창당 모색할것” 전망 우세
10월 재보선이 독자세력화 분수령
국회의원 선거구 3곳을 비롯해 전국 12곳에서 재보궐선거가 치러진 24일,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국회 진입에 성공했다. 지난해 대선 출마를 포기한 11월23일 이후 152일 만이다. 부산 영도에선 김무성, 충남 부여·청양에선 이완구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됐다.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은 당선자를 단 한 명도 내지 못한 채 참패했다.
새 정치를 기치로 내건 안 당선자의 향후 선택지를 따라 정치 지형도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오는 10월 재보선이 신당 창당 등 안철수 독자세력화의 1차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78% 개표가 이뤄진 24일 밤 11시 현재 57.5%를 얻어 35.7%를 득표한 허준영 새누리당 후보를 크게 따돌리며 사실상 당선이 확정됐다. ‘새 인물, 새 정치’에 대한 기대를 타고 대선에 출마했다가 중도 사퇴한 그가 선출직 정치인으로 정계에 첫발을 뗀 것이다. 안 당선자는 “나의 당선은 내 승리라기보다 새 정치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치권에선 안 당선자의 앞날이 그가 이번 선거기간 내내 신고 다닌 ‘진흙 묻은 운동화’와 같다는 얘기도 나온다. 신당을 만들든 민주당에 입당하든 그의 앞길에 험한 진흙밭이 펼쳐져 있다는 뜻이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안 당선자가 본격적인 국민 검증대에 섰다”고 평가했다.
일단 안 당선자는 민생법안 발의 등 의정활동을 통해 정치인으로서의 체질 강화와, 세력화를 위한 숨고르기에 들어갈 듯 보인다. 새 정치의 요체를 “민생·생활정치”라고 포괄적으로 표현해온 그는 “우선 비정규직·실업자·장애인·노인 같은 사회적 약자에 집중해서 의정활동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 캠프의 핵심 인사는 “국회 입성 후 사안별로 다른 야당과 공조하며 현안에 대응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무소속 의원’으로서 정치 지형을 오래 관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그 앞에는 10월 재보선, 내년 6월 지방선거 등 정치력을 시험받을 주요 정치 일정이 놓여 있다.
안 당선자 쪽은 지금으로선 민주통합당에 입당할 가능성이 낮다고 말한다. 그의 측근은 “민주당의 혁신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입당은 어렵다. 패권주의가 강한 민주당에서 살아남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신당 창당’을 모색하지 않겠느냐는 전망과 함께 10월 재보선이 세력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실제 안 당선자 주변에선 “10월 재보선에 ‘안철수 사람’을 후보로 내세워 성과를 거둔 뒤,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신당으로 민주당과 경합하자”고 제안하는 이들이 있다. 다른 핵심 관계자도 “안 당선자가 10월 전후의 정치 지형 변화를 고민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철수가 아무런 변수가 되지 않으면 그의 정치적 발언권과 기대심리는 빠르게 식을 수도 있다”며 “올해 10월 재보선에서 자신의 새 정치를 구현할 정치인들을 조직하는 능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안철수 신당’ 합류를 고민하는 민주당 관계자도 “10월까지 안철수 세력화의 윤곽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안 당선자가 정치 진로와 새 정치의 구체성을 보여주지 못해 민주당에 편입되거나, 창당한 정당이 결국 소멸하고 만 ‘문국현 바람’처럼 사그라질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안 당선자의 원내 진입은 정치적 리더십을 보여줄 기회이자 위기다. 10월 재보선에서 누구랑, 어떻게, 무엇을 할 것인지의 실체를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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