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민중의소리 2013-04-25일자 기사 '[이철재 칼럼]민주당, 4대강 반대 당론도 ‘우클릭’?'을 퍼왔습니다.
폐지하자던 친수법, 새누리당과 협력해 강화 나서
‘4대강 반대가 당론’이라던 민주당이 어처구니없는 일을 벌였다. 폐지하자던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이하 친수법)을 새누리당과 협력해 오히려 강화를 시켜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2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이하 산자위)는 새누리당 이강우 의원이 대표 발의한 ‘외국인투자촉진법(외촉법)’ 일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 발의에는 민주당 박완주 의원이 포함됐으며, 법안 심사 소위에 민주당 의원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완주 의원에게는 24일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친수법을 강화시키는 외촉법 개정 발의에 참여한 의도를 질문했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는 상태다.
외촉법 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외국인에게 국유재산이나 국공유재산 임대·매각 관련해서 정하고 있는 범위 안에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이하 친수법)’을 포함시키는 것이다. 외촉법 개정안이 최종 확정되면 외국인들도 4대강 수변구역 개발에 투자할 수 있게 되는데, 이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불법과 비리로 얼룩진 4대강 사업을 실질적으로 강화시키는 행위로 볼 수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민주당 박완주 의원ⓒ뉴시스
친수법, 4대강 사업이 만들어낸 최악의 법률
23일 산자위 전체회의에서 진보정의당 김제남 의원은 “현재 박근혜 정부가 4대강사업은 문제가 있다고 해서 지금 4대강 재조사 방침을 갖고 시작하고 있다”면서 “4대강 사업의 문제점들을 조금 더 지켜봐야 되는데, 그것이 나오기도 전에 수변구역을 개발하는 친수법을 외국인투자 촉진법에 포함시키는 것은 대단히 무책임한 법 개정”이라 지적했다. 이어 “외국인투자 촉진법 개정안은 친수법 폐지법안 발의의 결과를 지켜보고 재논의해도 늦지 않는다”라고 말했지만, 산자위 강창일 위원장(민주당 소속)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친수법은 4대강 사업이 만들어 낸 악법 중에 악법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2010년 말 예산안 통과 과정에서 함께 날치기 된 친수법은 당시 한나라당 내에서 날치기의 진짜 목적은 ‘예산안이 아닌 친수법’이란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 법은 4대강 사업에 8조 원을 부담한 수자원공사를 위한 법률로서, 개발 이익을 수공에게 몰아주기 때문에 특혜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친수법은 국가하천 양안 2Km(최대 4Km)를 개발할 수 있어, 전국토의 23.5%가 잠재적 개발 대상이 돼 난개발이 우려된다. 또한 물과 맞닿아 있는 수변 구역을 집중적으로 개발하는 속성 때문에 ‘수질오염특별법’이라 불리기도 했다. 이러한 파괴적 속성 때문에 민주당 등 야당에서는 18대 국회에 이어 19대 국회에서 친수법 폐지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지난 1월 감사원은 4대강 사업에 대해 사실상 총체적 부실로 진단했다. 이후 여야는 모두 4대강 사업 및 비리문제 등에 대한 검증을 촉구하고 있으며, 박근혜 대통령마저 4대강 사업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거듭 언급했다. 이에 국무총리실이 주도한 4대강 검증 작업이 추진 중에 있다는 것이 언론 보도에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23일 산자위 회의에서 새누리당 이현재 의원은 김제남 의원의 발언에 대해 “‘박근혜 정부에서 4대강사업이 문제가 있어서 재조사 한다’ 했는데, 지금 박근혜 정부에서 하겠다는 것은 4대강사업에 문제 제기가 있으니까 한번 종합 점검하자는 취지”라면서 4대강 사업에 대한 국민적 시각과 온도차를 드러내기도 했다.
4대강 사업, 정치권 속내는 따로 있다?
이번 외촉법 개정안을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협력해 추진하는 것을 보면,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치권의 진짜 속내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들게 한다. 겉으로는 4대강 사업을 검증하겠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친수법과 연계해 지역 개발 가능성을 크게 높이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친수구역은 낙동강 (부산 에코델타시티), 한강 (구리 월드디자인센터) 및 금강, 영산강에서 추진되고 있다. 지난 대선기간 야당 후보의 친수법 폐지 공약에 대해 새누리당은 강하게 반발하는 등 부산 에코델타시티에 강한 집착을 보였다. 민주당 소속 박영순 구리시장은 구리 월드디자인센터 추진을 위해 뉴욕에서 국제 자문회의를 개최하는 등 해외 투자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런 점에서 친수구역과 관련된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다. 향후 친수구역 지정의 상당수가 낙동강 유역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다. 현재 상태라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친수법과 연계한 대규모 난개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제로 구미시는 상수원 인근 지역에 수상비행장, 골프장 추진 의지를 계속해서 내비추고 있다.
우리 속담에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라는 말이 있다. 지난 정권 때, 얄미운 시누이는 ‘국토부의 2중대’라는 평가를 받은 환경부였다. 국가 환경부서로서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에서는 4대강 사업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지만, 뒤로는 정반대의 행동을 하려는 민주당이 시누이가 될 공산이 크다. 이명박 정권에서 일부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은 실제 얄미운 시누이 노릇을 톡톡히 했다.
친수법 폐지 없는 ‘4대강 반대’ 당론은 빈껍데기에 불과

지난 1월 환경운동연합은 4대강 진상조사와 책임 촉구 기자회견을 가진 뒤 이와 같은 내용의 현수막을 에드벌룬에 띄워 청와대에서 볼 수 있도록 하는 특별 퍼포먼스를 진행했다.ⓒ이승빈 기자
지난 2012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은 “4대강 사업 반대가 민주통합당 당론이면서도 일부 민통당 의원들은 1천억 원 가까운 4대강 예산을 뒤로 챙겼다”면서 “중앙에서 다르고 지역에서 다른 민주통합당 의원들의 행태는 기가 막힐 지경”이라 평한 바 있다. 이런 민주당 일부 국회의원들의 행태를 두고 호남지역 시민단체들은 “민주당은 중앙에서는 4대강 반대지만, 지역에서는 4대강 찬성”이라 비판하기도 했다.
4대강 사업 전 구간에서는 여전히 크고 작은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지천에서는 역행침식이 계속되고 있고, 날이 풀리기도 전에도 4대강 물빛은 짙은 녹색을 띄우고 있다. 강바닥을 준설한 지역에서는 곳곳마다 모래가 다시 쌓이고 있다. 이는 4대강 사업의 목적인 수심 유지가 안 된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이다. 올 홍수기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정권 시절 4대강 사업 추진에 강력히 동참했던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소낙비는 피하고 보자’라는 계산이 아니라 혈세를 낭비하고, 국민을 우롱했으며, 생태계를 파괴한 책임을 분명히 져야 한다. 더욱이 4대강 사업 부작용을 확산시킬 수 있는 법률을 개정한다는 것은 여전히 자신들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4대강 반대가 당론이라는 민주당이 새누리당과 부화뇌동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친수법 폐지 없는 4대강 반대 당론은 그저 빈껍데기에 불과하다. 그런 면에서 민주당은 이번 외촉법 개정안 발의에 참여하고, 협의한 소속 의원에 대한 진상을 조사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정책위원·에코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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