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19일 토요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알맹이 없는 인수위 기자 ‘환담회’



이글은 미디어스 2013-01-18일자 기사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알맹이 없는 인수위 기자 ‘환담회’'를 퍼왔습니다.
“조용한 인수위 원하는 박근혜 취지 맞춰야 한다”

대통령직인수위원들과 기자들이 처음으로 공식적인 만남을 가졌다. 인수위는 18일 오후 서울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별관 2층에 환담회를 마련했다. 환담회 장소에는 책상과 의자가 놓이는 대신 다과상이 차려졌다.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고자 하는 인수위 측의 의도가 엿보였다.
임종훈 인수위 행정실장은 ‘환담’의 사전적 의미까지 언급하며 이날 행사가 기자회견이나 간담회가 아닌 ‘환담회’라는 사실을 거듭 강조했다. 강석훈 국정기획조정분과 위원 또한 행사 취지에 대해 “인사나 하자는 이야기였다”며 “기자회견장이 아니고 환담회장이니 위원들 몰골이 초췌해진 것도 보여 주고 ‘가벼운 터치’를 나누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김용준 위원장은 18일 오후 2시 서울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에 마련된 인수위에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많은 기자들이 모여 인수위 간사들과 환담을 했다.ⓒ뉴스1

그러나 인수위 측의 기대와 달리 김용준 위원장과 진영 부위원장의 인사말이 끝나자마자 장내에서는 국지적인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정보를 캐내려는 기자들과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말할 수 없다”며 대답을 피하는 인수위원 간에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휴대폰이랑 노트북 입구에서 뺏을 걸 그랬다. 환담하자고 했는데 자꾸 기자회견이 되네.”
강석훈 위원이 짐짓 너스레를 떨며 말하자 주위를 둘러싼 기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어 한 기자가 “뵙기 힘드니까 그렇죠”라며 취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강석훈 위원은 “기자들이 묻는 말에 대답하지 못해 미안하고 답답하다”면서도 “불필요하게 불확실한 사실을 발표해 혼란스럽게 하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인수위에서 지금과 같은 비밀주의 기조를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다.

▲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김용준 위원장이 18일 오후 2시 서울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에 마련된 인수위에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가운데 강석훈 국정기획분과위원이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뉴스1

‘인수위원으로 임명된 후 박근혜 당선인을 몇 번이나 보았느냐’는 질문에 강 위원은 “아내의 자는 얼굴은 세 번 봤다”며 말을 돌렸다. 질문이 집요하게 이어지자 난감하게 웃던 강 위원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며 “다양한 (접촉) 채널이 있다”고 답했다.
김용준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공개되지 않은 사항으로 인한 혼선을 막아보려는 노력이다. 불편하겠지만 인수위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든다고 이해해달라”며 “앞으로 인수위에서 결정한 사안이 있으면 최대한 빨리 공개해 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짐으로써 알 권리가 충족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김용준 위원장은 18일 오후 2시 서울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에 마련된 인수위에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시작에 앞서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뉴스1

진영 부위원장 또한 “(정치에 입문한 후) 기자들을 뵈면서 이렇게 죄송한 적이 없다”며 “당선인이 조용한 인수위를 원하고 인수위는 당선인의 취지를 백분 이해하고 그에 맞추어야 하니 그런 점을 긴히 이해해달라”고 요청했다.
최근 인수위는 공식 홈페이지(바로가기)와 트위터 계정(바로가기)을 개설했다. 국민행복제안센터(1666-0225)를 만들어 전문 상담원 6명을 두기도 했다. 취재가 힘들다는 기자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분과별 정부 업무보고가 끝나는 시기에 맞추어 환담회 자리를 만들었다. 모두 ‘불통’ 논란을 종식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그러나 인수위는 정작 논란의 원인이 되는 ‘비밀주의’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환담회에서까지 내비쳤다. 보고 시간이 다가올 때마다 머리를 쥐어짜야 하는 인수위 출입기자들의 고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윤다정 기자  |  songbird@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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