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13일 화요일

MB, 제 허물 덮기에만 급급…임기뒤 재수사 가능성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1-13일자 기사 'MB, 제 허물 덮기에만 급급…임기뒤 재수사 가능성'을 퍼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의장과 만나 인사한 뒤 돌아서 자리로 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 특검연장·압수수색 거부 파장
 참모진, 이 대통령에 ‘거부’ 건의…여론 악화 부메랑
새누리도 “연장 철회” 옹호…박근혜 공동책임 불거져

이명박 대통령이 12일 서울 내곡동 사저 터 특별검사팀의 수사기간 연장 요청과 청와대 압수수색을 모두 거부함으로써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발등의 불’인 특검 수사를 일단 피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큰 때문으로 보인다.청와대 참모진과 관계장관들은 오후 4시부터 1시간30분 동안 하금열 대통령실장 주재로 회의를 열어 특검 수사기간 연장 여부를 논의했다.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하 실장은 이 대통령에게 수사기간 연장 거부를 건의했고, 이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였다고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은 전했다.최 수석은 이날 특검 연장 거부 이유로 “첫째, 이번 사건의 결론을 내리기에 필요한 수사가 충분히 이뤄졌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둘째, 청와대는 특검 수사에 최대한 성실하게 협조했다”는 점과 “셋째, 수사가 더 길어질 경우, 임기말 국정운영에 차질이 우려되고 엄정한 대선 관리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더 나아가 “수사기간 동안 법으로 엄격하게 유출이 금지된 수사내용이 언론에 상세하게 공개되고 과장된 내용이 해외 언론에까지 보도되면서 국가 신인도에 악영향을 주는 등 국격에도 큰 손상이 빚어졌다”고 강조했다.그러나 이는 수사를 받는 피의자 쪽의 자의적 판단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청와대가 “청와대 압수수색이 오늘 이뤄지는 등 특검 수사에 최대한 성실히 협조했다”고 밝힌 대목도 문제다. 청와대가 특검의 경호처 압수수색을 거부했는데도 마치 이뤄진 것처럼 호도한 셈이다. ‘임기말 국정운영에 지장을 준다’는 부분도 연장될 수사기간이 15일에 불과해 설득력이 약하다.이 대통령의 특검 기한 연장 거부는 37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도 적잖이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여론이 들끓을 것을 감수하면서 궁색한 논리로 수사기간 연장을 거부한 데는 새누리당이 전날 “수사기간 연장은 철회돼야 한다”며 청와대를 옹호하고 나선 게 큰 힘이 된 것 같다. 이로써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는 불가피하게 이명박 대통령과 공동운명체로 함께 엮이게 됐다. 야당은 이번 사안을 계기로 ‘이명박근혜’라는 조어의 사용 빈도를 높이면서 이 대통령과 박 후보를 한데 묶어 공격할 것이기 때문이다. 임기말 경제위기로 20% 초반의 바닥으로 떨어진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더 떨어질 것이고, 새누리당의 재집권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통령이 눈앞의 칼날은 피했지만 퇴임 뒤엔 재수사를 받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 대통령으로선 야권의 후보가 아니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검찰 재수사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번 특검을 통해 워낙 많은 수사가 진행됐고, 비판 여론이 높아 여당이 재집권에 성공하더라도 이 대통령이 검찰 재수사를 모면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많다.최금락 홍보수석은 “특검 스스로도 정해진 1차 수사기간 내에 수사를 완료하겠다고 수사 초기부터 여러차례 공표한 바 있다. 특검은 파악된 사실을 토대로 법과 원칙에 따라 하루빨리 합리적인 결론을 내려주시길 부탁드린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대통령실의 충정을 깊이 헤아려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국민들의 이해를 당부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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