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0-11일자 기사 'MB 주례연설 특집에 조수빈 KBS아나가…“경악”'을 퍼왔습니다.
KBS, 라디오 100회 맞아 TV로…KTV 제작 KBS는 내보내기만? “청와대 주문방송”
KBS가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주례연설 100회 특집을 맞아 아예 TV로까지 녹화 중계방송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정부기관인 KTV가 제작·중계해놓은 내용을 KBS가 수중계로 받아 녹화방송하는 형식이어서 KBS가 노골적으로 청와대 하청 방송 노릇을 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또한 KBS는 조수빈 KBS 아나운서가 청와대에 가서 주례연설 특집방송의 사회를 보기로 했다.
11일 오후 KBS 새노조와 KBS 편성국에 따르면, KBS는 라디오주례연설 관련, 임시 실무회의를 열어 오는 15일 월요일에 KBS 2TV 방송 때 30분 분량으로 이명박 대통령 라디오 주례연설 100회 특집 ‘대통령과의 대화(가제)’를 방송하는 특별편성안을 확정했다.
홍혜경 KBS 편성국장은 11일 “라디오에서 하는 것을 TV가 안한다는 것도 그렇고 해서 오늘 안건이 올라왔길래 일단 방송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배재성 홍보실장은 “라디오 주례연설 100회를 맞아 임기말을 앞두고 있는 대통령이 여러 국정 현안에 대한 궁금증 풀어주는 자리로 기획돼 편성실무회의와 편성본회의를 거쳐 특별편성을 하기로 결정했다”며 “다소의 비판적이 시각이 있을 수 있으나 임기말을 앞둔 대통령이 국정홍보하는 자리도 아니고, 요즘 여러 정국이 의견을 밝힐 사안이 있으니 뉴스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이 방송을 제작하는 주체가 정부기관인 KTV이며 KTV가 중계해놓은 방송물을 KBS가 받아 수중계 녹화한 뒤 방송하는 형식이라는 점이라는 지적이다. 이 방송은 12일 오후 3시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 상춘재에서 KTV의 중계로 제작되며 KBS가 수중계한 뒤 15일 아침 KBS 2TV 과 KBS 1라디오에서 동시 중계된다.

조수빈 KBS 아나운서 ⓒKBS
또한 청와대가 주도적으로 제작하는 방송인데도 사회에는 조수빈 KBS 아나운서가 선정돼 녹화하는 날 청와대에 가서 100회 특집 주례연설을 진행한다는 점도 문제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과의 대화’는 조 아나운서의 사회로 8개 분야의 시민패널 20명이 참석해 진행된다.
KBS 내부에서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굴욕적이라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윤성도 KBS 새노조 정책실장은 11일 “MB 라디오 주례연설은 그동안 KBS를 ‘관제편파방송’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한 결정적인 이유였는데, 100회 특집을 방송하는 것도 안 될일이지만, KTV에서 제작하는 것을 KBS가 수중계한 일은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KBS 역사상 한 번도 이런 일이 없었다”이라고 성토했다.
윤 실장은 “더구나 KBS 아나운서까지 보낸다는 것도 납득할 수 없다”며 “이젠 KBS를 완전히 청와대 주문생산 방송으로 전락시키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과거 대통령과 대화를 방송할 때 청와대가 기획해 출연자까지 셋팅해 KBS는 카메라만 들고가 방송한 일은 있지만, 이젠 아예 KTV가 제작한 것을 그대로 방송에서 틀기만 하겠다는 것은 ‘공영방송 KBS’의 가치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배재성 홍보실장은 KTV 중계를 받아 방송하는 것에 대해 “다소 비판적 시각이 있을 수 있지만 어차피 국정최고책임자에 대한 프로그램인데다 청와대 내부 자체 방송시스템이 돼있다. 그 시스템을 KBS가 활용하는 것”이라며 “KBS 중계차의 경우 이미 일정이 다 잡혀있어 스케줄을 바꾸기 쉽지 않은 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009년 7월27일 방송됐던 20차 라디오 주례연설을 앞두고 민경욱 앵커와 함께 청와대에서 사전 녹화하던 장면. ⓒ청와대
사실상 청와대 단독 제작 행사인데도 KBS 소속 직원인 조수빈 아나운서가 불려가 방송하는 것은 굴욕적이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배 실장은 “제작은 그 쪽이 다 하지만 어차피 KBS의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우리 아나운서가 하면 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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