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16일 목요일

경찰 SJM 대책, 노조원 안전보다 진압이 우선이었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2-08-16일자 기사 '경찰 SJM 대책, 노조원 안전보다 진압이 우선이었다'를 퍼왔습니다.

경찰이 지난달 27일 발생한 경비용역의 SJM 노조원 폭력사태 당시 노조원들의 회사 진입을 봉쇄하는 내용의 사전 진압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그러나 경비용역의 진입에 따른 노조원들과의 충돌에 대한 안전대책은 없었다. 노조 진압계획을 앞세우다 정작 중요한 노동자 안전은 무시한 셈이다.

민주통합당 김현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120727 SJM 직장폐쇄에 따른 노조 반발 관련 경비대책’을 보면 경찰은 SJM 노조원들이 직장폐쇄에 반발해 공장으로 진입할 상황에 대비한 사전 계획을 수립했다.

관할서인 안산단원경찰서가 작성한 이 문건은 ‘마찰 없이 상황 진행 시’ ‘노조원 2~3명 등 소수인원의 폭력 발생 시’ ‘다수의 노조원이 정문 진입시도 등 용역과의 마찰 발생 시’라는 3가지 시나리오로 구성돼 있다.

각 시나리오마다 경찰병력 이동과 극렬행위자 검거계획 및 공장 주변 병력 배치가 첨부돼 있다. 대책에는 노조원들에 대해 사전 검문검색을 실시하고 도로 점거·공장 진입을 시도하는 노조원을 현장에서 검거하라는 지시가 포함돼 있다.

이 문건은 SJM이 지난달 26일 고용노동부에 직장폐쇄를 신고한 뒤 경찰에 시설보호 요청을 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경찰은 경비용역이 공장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폭력행위에 대한 대책은 세우지 않았다. 

경찰청 감찰 관계자는 “SJM 측이 ‘용역이 공장에 진입할 새벽 시간에는 야간작업을 마친 근무자들이 모두 퇴근한다’고 말해 폭력사태가 없을 것으로 보고 대책을 등한시했다”고 밝혔다.

당시 SJM은 노사협상이 결렬돼 부분파업을 벌이고 있었기 때문에 용역과 노조원의 충돌 가능성이 컸다. 실제 폭력사태도 경찰이 우려한 노조원들의 공장 진입이 아니라 경비용역의 공장 진입 과정에서 발생했다.

김현 의원 측은 “용역이 공장에 진입하면서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노조원에 대한 보호조치를 마련했어야 한다”며 “경찰이 노조의 반발을 제지할 계획만 세워놓고 용역의 폭력은 사실상 방관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노조원이 공장 내부에 상주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파악하지 않고 경비계획을 세운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 감찰을 통해 진상을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청은 지난 7일 SJM 폭력사건에 대한 감찰 결과를 발표하면서 “경찰이 현장에서 용역업체의 폭력을 제대로 막지 못했다”며 안산단원서장과 경비·정보과장을 징계하겠다고 밝혔다.

류인하·박홍두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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