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8-24일자 기사 '문화재청, MB 독도표지석 불법인줄 알고도 설치 묵인했다'를 퍼왔습니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 문화재청 통해 직접 확인
이명박 대통령 친필이 담긴 독도표지석이 동도 망향대에 준공되는 과정의 불법성이 드러난 가운데, 문화재청이 표지석 준공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고도 묵인한 채 허가를 내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승빈 기자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민주당-서울시 정책협의회가 열린 가운데 노웅래 민주통합당 서울시당 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3일 민주통합당 노웅래 의원실에 따르면 문화재청이 독도 표지석이 설치된 망향대에 기존 건축물들이 불법적으로 준공됐다는 사실을 확인했음에도 지난 19일 표지석 제막식이 강행됐다. 제막식에는 맹형규 행정안전부장관, 김관용 경북도지사, 김찬 문화재청장 등이 참석했다.
노 의원실 관계자는 (민중의소리)와 만나 "(문화재청은) 7월 30일 '독도 표지석 설치 자문위원회' 의결 과정을 통해 불법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노 의원실 측이 '표지석 제막식 전 망향대에 불법 건축물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냐'고 질문하자 문화재청 관계자는 "(불법 사실을 인지해) 구두로 철거 지시를 했다"고 말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문화재청이 독도 표지석 준공의 불법성을 시인한 것이다.
독도 망향대에는 법적으로 국기게양대 1기만 설치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울릉군은 2010년 11월 국기게양대 3기, 호랑이상, 태극 궤 문양의 바닥 조형물, 경북 도지사 비 등을 준공한 후 문화재청에 국기게양대 1기만 설치돼 있는 것처럼 꾸며진 사진을 허위로 제출해 준공 허가를 받았다.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제336호)로 지정된 독도에 시설물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문화재보호법 제38조에 따라 문화재청의 허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법적 근거 없는 자문위가 표지석 설치 의결...임의로 위치 변경까지
문화재청이 독도 표지석 준공의 불법성을 인지한 시기는 '독도 표지석 설치 자문위원회' 회의가 열렸던 지난 7월30일이었다. 표지석 제막식이 열리기 20일 전이다.
노 의원이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울릉군은 7월17일 문화재청에 독도 표지석 설치를 위한 문화재 형상변경 신고서를 냈고, 문화재청은 '독도표지석 설치 자문위원회'가 허가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자문위 검토 과정에서는 의아한 일이 벌어졌다. 자문위는 표지석 허가 결정을 위한 회의에서 독도 표지석을 망향대에 설치하도록 의결했다. 당초 울릉군이 문화재청에 낸 문화재 현상변경 신청서에는 표지석을 선착장(접안대) 인근에 설치한다고 명기돼 있었다. 자문위가 표지석 설치 장소를 바꾼 것이다.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 관계자는 "독도 표지석이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망향대가) 더 상징적인 자리다"라고 말했다고 노 의원실 관계자는 전했다. 국기 게양대가 위치한 망향대는 독도 인근 해역이 한눈에 보이고 독도 경비대가 매일 애국가에 맞춰 국기 게양식을 하는 장소다.
이 과정을 검토하던 노 의원실은 독도 표지석 설치 장소를 망향대로 결정한 '독도표지석 설치 자문위원회'가 법적 근거가 없는 유령 기구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노 의원실 관계자는 "문화재보호법 등 관련법규에는 특정 설치물을 준공하도록 결정을 내리도록 하는 권한을 가진 자문위 설치와 관련된 규정이 없으며, 이와 같은 자문위를 통해 결정을 내린 사례도 없다"며 "순전히 MB 표지석을 세우기 위해 만들어진 편법 기구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자문위는 경북도, 울릉군 공무원 각각 1명,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장, 문화재위원회 위원 2명으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 19일 독도 표지석 제막식 당시 모습.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김관용 경북도지사, 이병석 국회부의장, 김찬 문화재청장, 최수일 울릉군수, 김성도 독도주민 등 중앙과 지방 주요인사가 참석했다.
이번에 드러난 사실들에 대해 노웅래 의원은 "MB 치적을 극대화하기 위해 불법인줄 알면서도 독도 표지석 설치를 강행한 문화재청과 지자체의 꼼수의 전형"이라며 "전형적인 이명박 정권의 행태가 잘 나타난 사례"라고 맹비난했다.
노 의원은 또 "관리감독 직무를 유기한 문화재청장은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하고, 경상북도지사와 울릉군수는 문화재보호법 위반, 공문서 위조 등으로 고발 조치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표지석 설치 허가 과정에서 각종 불법적 요소가 드러났음에도 경북도는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고 표지석 재설치를 하겠다고 밝혀 표지석에 대한 적법성 논란은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국가지정문화재 형상변경과 관련해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를 받거나 허가사항 및 조건을 위반 또는 불이행한 것으로 드러나면 문화재청은 시설물 설치 허가를 취소하도록 돼 있지만, 관계 당국은 조형물 설치 취소 조치 후 재허가 과정을 모두 생략하고, 편법으로 불법 요소를 제거해 표지석을 재설치하겠다는 방침이다.
표지석 설치 이후 언론을 통해 표지석 불법 논란이 제기되자 문화재청과 울릉군은 "불법 시설물을 완전히 철거한 뒤 (이미 허가받은) 대통령 명의 독도 표지석을 다시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강경훈 기자 qwereer@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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