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23일 목요일

KBS 신입사원 면접 때 “입사하면 파업할 건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8-22일자 기사 'KBS 신입사원 면접 때 “입사하면 파업할 건가”'를 퍼왔습니다.
‘언론파업·노조’ 관련 소신 물어… 새노조 “양심자유 침해” 사측 “1~2개 질문한 것”

KBS가 구성원들의 파업이 한창일 무렵 신입사원 선발을 위한 면접 과정에서 ‘파업’과 ‘노조’에 대한 응시생들의 소신을 질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KBS 내부에서는 면접자들을 대상으로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KBS 새노조가 발행한 노보에 따르면, 지난 10일 KBS연수원에서 실시된 39기(공채) 신입사원 노조 설명회에서 ‘면접과정에서 파업 및 노사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신입사원(응답자 131명)들 가운데 28명이 “현재 진행 중인 언론사 파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답했다.
이밖에도 9명의 신입사원은 “입사하면 파업에 참여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5명은 “노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답했다고 KBS 새노조는 전했다.
또한 노조에 대한 질문도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신입사원들은 KBS 면접관들이 “노조위원장을 시킨다면 할 것인가”, “언론 파업을 하고 있는 친구를 만난다면 어떤 대화를 하겠는가”, “파업 때문에 1박2일을 못봤는데 시청자로서 어땠는가”, “방송인이 사회 현상에 참여해야 하는가”, “예전에 다니던 회사에 노동조합이 있었나. 어떤 활동을 했나” 등의 질문도 했다고 답했다고 KBS 새노조는 전했다.

지난 10일 경기도 수원시 KBS 연수원에서 열린 신입사원 KBS 새노조 설명회(오른쪽). ⓒKBS 새노조

이를 두고 KBS 새노조는 “요즘 같이 취업이 힘든 시기에 사용자 측에 선 면접관이 파업과 관련한 소신을 물었을 때 지원자 스스로 갖고 있는 소신을 가감없이 밝히기는 쉽지 않다”며 “이런 현실에서 이번 신입사원 채용과정에서 사측이 집중적으로 캐물은 파업 관련 질문은 그야말로 사상 검증”이라고 비판했다.
KBS 새노조는 “노동자로서 파업을 할 수 있는 단체행동권은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 중 하나”라며 “이런 당연한 권리를 질문한다는 것 자체가 몰상식한 행위일 뿐 아니라 파업 관련 개인 소신을 밝힐 것을 요구하는 것은 양심추지금지원칙(良心推知禁止原則)에 어긋나는,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반헌법적인 행위”라고 성토했다.
KBS 새노조는 앞서 이병순 사장 시절인 지난 2008년 35기 신입사원 최종면접장에서 한 고위 임원이 “자네도 다음 아고라 회원인가”라는 우문을 던지자 이 질문을 받은 지원자가 “아고라는 회원제가 아닙니다”라고 현답을 했었다는 이야기는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고 사례를 소개했다.
KBS는 39기 신입사원 면접을 KBS 새노조 총파업이 정점에 달했던 지난 5월 하순경에 실시했다고 배재성 KBS 홍보실장이 전했다.

배재성 KBS 홍보실장은 22일 “여느 기업이나 기관의 신입사원 채용 면접 때 하는 질문의 정형이나 틀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면접관이 질문하고 싶은 것에 대해 어떻게 대답하고 대처하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라며 “다만 이 질문으로 유도하는 답을 하지 않았다고 탈락시켰다거나 전체 질문 가운데 대부분이 이 질문이었다는 증거가 있다면 KBS를 공격해도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채 비난하는 것은 너무 편협하다”고 말했다.
배 실장은 “언론인이라는 다양한 직원을 뽑는 자리인데, 자유로운 질문을 할 수 있지 않느냐”며 “어떻게 대처하는지, 지혜를 발휘하는지, 어떤 가치관인지를 보고 점수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전체 질문 20개 가운데 1~2개 파업 관련 질문을 한 것이 뭐가 잘못인가”라고 덧붙였다.

22일 발행된 KBS 새노조 노보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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