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12일 목요일

‘졸속 추진’ 국가자전거도로, 노선도 ‘엉망’


이글은 노컷뉴스 2012-07-12일자 기사 '‘졸속 추진’ 국가자전거도로, 노선도 ‘엉망’'을 퍼왔습니다.
“지역 실정 안 맞아” 자전거 이용자도 외면…시민단체 “전형적인 탁상행정”

국가자전거도로 사업으로 지정된 일부 구간이 실효성마저 떨어지는 ‘엉터리 노선’으로 드러나 또 한 번 논란이 예상된다. (관련기사 CBS 노컷뉴스 12. 7. 10 헛돈 쓰고 있는 국가자전거도로 사업, 12. 7. 11 헛돈 쓴 국가자전거도로, ‘4대강 사업’ 때문에…)

감사원이 ‘세금 낭비’로 꼽았던 구간이 버젓이 노선에 포함됐고, 심한 경사로 자전거가 제대로 다닐지 의문이 되는 곳곳이 자전거도로로 선정된 것이다.

지난 11일 오전 찾은 대전 대덕대교에서는 다리 한편의 인도를 뜯어내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국가자전거도로 사업 노선으로 지정돼 너비 3m의 자전거도로와 보행로를 새로 만들겠다는 것인데, 다리 위의 새 자전거도로는 대전 대덕대로의 자전거도로와 이어지게 된다.

대덕대로의 자전거 길은 지난 2009년 7억 원이 넘는 사업비를 들여 전용도로를 만들었다가 폐쇄한 곳인데 버젓이 국가자전거도로 노선에 포함된 것이다.

대전시는 당시 대덕대로 4.8㎞ 구간에 걸쳐 자전거전용도로를 선보였지만 개통 이후 교통사고가 90여 차례나 발생하는 등 기능성과 안전성 논란에 휩싸이며 1년 4개월 만에 이 도로를 뜯어냈다.

최근 감사원 감사결과에서도 ‘전형적인 세금 낭비’라며 혼쭐이 났는데도 다시 국가자전거도로 노선이라는 명목으로 자전거도로를 추진하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전시는 “주요 거점을 직선으로 연결하는 노선이고 통행량이 많아 선정된 것”이라며 “폐쇄된 전용도로 대신 인도에 설치된 겸용도로를 당분간 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협소한 겸용도로는 보행자와 자전거가 뒤엉켜 있는 상태다.

국가자전거도로 노선인 대전 월드컵경기장역에서 현충원까지 자전거 길.

보도블록을 뜯어내고 보행로에 자전거도로 2개를 만들었다. 3시간여 동안 기자가 만난 자전거 타는 시민은 5명이 채 안 됐다.

자전거를 타고 이곳을 지나던 손 모(30) 씨는 “저기는 쭉 오르막길이라 자전거를 타고 오가긴 힘든 코스”라며 “다른 많이 이용하는 길 다 놔두고 왜 하필 저길 재정비했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년에 공사가 예정된 구간도 자전거를 탈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다.

중구 서대전4가에서 문창동 보문교까지 신설되는 국가자전거도로는 경사가 가파르기로 손꼽히는 테미고개를 가로지른다.

이 동네 주민은 “테미고개는 워낙 경사가 심해 산악용 자전거를 탄 사람들도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가는 곳”이라며 “고개를 넘어가는 자전거도로가 얼마나 이용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다.

대전충남녹색연합 양흥모 사무처장은 “현장에 한 번 와보긴 했는지조차 의심스러운 노선”이라며 “지역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지도상 최단거리를 연결하는 식으로 접근하다보니 예산은 예산대로 들고 활용도는 활용도대로 떨어지는 졸속 사업이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지역을 가로지르는 간선망이 다른 자전거도로와 손쉽게 연결되는 ‘뼈대’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도 “사업 계획이 잡혀있는 곳이라고 하더라도 현실에 맞지 않는다면 지자체 요구에 의해 현장 점검을 벌여 개선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대전CBS 정세영/김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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