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11일 수요일

무능력 인권위…민감한 사안 결정 못내려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7-10일자 기사 '무능력 인권위…민감한 사안 결정 못내려'를 퍼왔습니다.
최근 4년간 권고 줄고, 불이행률 올라 '권위 추락'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연임에 야당과 인권단체가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한 인권위의 '비껴가기' 태도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11년 △모든 개인의 기본적 인권 보호/향상과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구현 △민주적 기본질서 확립을 목표로 입법, 사법, 행정 3부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는 국가기구로 설립됐다. 현병철 현 위원장 체제 전에는 군부대 경찰서 교도소 등 외부에 잘 드러아지 않던 곳의 인권 침해 실상을 파헤치고,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 여성 인권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현병철 위원장 취임이후 '인권위 권고'는 줄고, 불이행 건수는 늘고 있다.[사진=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특히 2003년에는 청소년보호법 유해매체물에서 '동성애' 삭제를 이끌어냈고, 국가보안법과 사형제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시해왔다. 인권위는 이렇게 하소연할 곳조차 없던 사람들에게 최후의 보루 구실을 해왔다. 이러한 인권위의 활동은 국제 인권사회에 모범적인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도 받아 한국이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의 차기 의장국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2008년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현병철 인권위원장이 국가인권위원회의 수장자리를 꿰차면서 민감한 사회 현안에 대한 인권위의 과감한 의견표명은 눈에 띌 정도로 줄어들었다.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 차기 의장이 유력시되던 한국이었지만 그마저도 포기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지난 4년간 국가인권위원회 권고 또는 의견표명에 대한 이행현황을 조사한 결과 2008년 37건의 인권위 권고가 2011년에는 21건으로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권고사항에 대한 이행률도 떨어졌다. 수용 또는 불수용 여부를 밝히지 않은 채 ‘검토중’이라는 전형적인 '뭉개기'를 하는 기관이 최근 4년간 전체 권고 건수 112건 중 60건에 달했다. 인권위 권고를 받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은 건수는 2008년 18건, 2009년 22건, 2010년 19건, 2011년 14건이었다. 미이행 결정을 하면서 그 이유를 답변하지 않은 사례도 최근 4년간 13건이나 됐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현병철 체제의 인권위가 사회 연한에 대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인권위의 권위가 추락하고 기관들도 무시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현병철 체제, 용산참사 등 민감한 현안 입장 안밝혀

▲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사진=뉴스1]

현병철 인권위원장 재임기간 동안  국가인권위원회는 민감한 사회현안에 대해 의견을 밝히지 않거나 회피해왔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것은 '용산참사 사건에 대한 의견표명 거부'다.
2010년 1월. 국가인권위는 제24차 전원위원회를 열고 재판이 진행중인 ‘용산참사’에 대한 의견을 낼 것인지 논의했다. 전원위원회에 참석한 10명의 위원 중 7명이 의견표명에 '찬성' 의견을 냈지만 현 위원장은 '다음에 논의하자'며 일방적으로 회의를 폐회했다.  이 과정에서 현 위원장은 “독재라도 어쩔수 없다”는 발언과 함께 회의장을 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디수첩’ 광우병 보도와 관련해서도 현병철 인권위는 의견표명을 하지 않았다. 2009년 12월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피디수첩'의 광우병 보도를 명예훼손으로 수사기관에 고발한 데 대해  인권위 사무처가 “공적 영역에서 언론 자유와 개인의 인격권이 충돌할 때 언론의 자유를 옹호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하자는 안건을 전원위원회에 올렸으나 현 위원장이 반대표를 던지면서 부결됐다.
같은해 11월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을 반대하는 시위대를 향해 영하의 날씨에 경찰이 물대포를 쏜 것에 대해서도 인권위는 아예 안건으로도 올리지 않았다.

▲ 10일 오후 5시부터 한시간 여동안 현병철 연임을 반대하는 트윗이 5천건이 넘었다. 사진/트위터 캡처

최근에는 '하나님을 믿는 동성애 신자'가 만든 카페를 서울에 있는 한 대형교회가 폐쇄한 사건에 대해 "성경이 동성애를 허용하는지 여부에 대해 의견 다툼이 있어 이에 대한 판단은 기독교 내부에 결정에 따르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이라며 조사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며 조사를 거부해 차별방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명숙 활동가는 "인권위가 독립적인 인권보호와 감시의 기능을 수행하지 않고, 권력기관의 눈치를 보고 차별을 방조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2010년 9월까지 인권정책과 과장으로 일했던 김형완 현 인권정책연구소장은 “현 위원장이 취임 직후부터 정치적으로 민감하고 사회적으로 혼란한 사안에 대해서는 입장 표명을 하지 말라고 (직원들에게) 직접 지시했다”며 “시민들의 인권침해 사안에 대해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없어 무력감이 컸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MB 정권, 현병철 연임, 인사청문회 앞두고 시끌

▲ 10일 국회에서 논의된 현 위원장 연임 관련 인사청문회 일정[사진=송호창 의원실]
현병철 체제의 인권위원회의  '무능력'이 입증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권은 현 위원장을 유임시키기로 했다.
이에 대한 인권단체와 트위터 여론들은 한 목소리로 "현병철 인권위원장 연임반대"를 연호하면서 강하게반발하고 나섰다.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연임 반대합니다. 후안무치, 철면피, 몰염치란 별명은 그냥 얻어지는 게 아닙니다. 영예롭고 존경받고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할 국가인권위원장이라는 고귀한 자리에 현병철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국민이 부끄럽습니다. 즉각 사퇴하십시오(‏@oyk***)
기자들의 말로 현병철 인권위원장은 MB정부 각료들 중에선 보기드물게 인간성이 좋은 분이라고 합니다...그래도...인권을 모르시는 분이 인권위원장을 해서는 안 되죠...인권은 착한 거랑은 다르잖아요(‏@a_h****)
앞으로 2분후! 오후 5시, '현병철 연임반대를 위한 시민액션2'가 시작됩니다. '현병철인권위원장 연임 반대!-트위터리안 동시다발선언'을 올려주세요. 타임라인을 현병철로 채워봅시다(‏@nso***)
인권 없는 인권위원장은 뭥미! 헌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연임 반대 트위터리안동시다발선언에 아수나로 트위터도 함께합니다! 모두 같이 '현병철인권위원장연임반대! - 트위터리안동시다발선언'(@onl*****)
첫번째 국회운영위원회가 열렸습니다. 양당 원내대표단으로 구성된 국회의 대표위원회,가장 일잘하는 위원회가 되도록 할겁니다.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의 도덕성,자질,능력을 꼼꼼히 따지는 것이 그 첫째 임무입니다(@HOw****)
한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국가인권위 독립성 수호를 위한 교수모임 등 법률가와 법학자로 396명은 10일 오전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와 유가족들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현병철 위원장의 면담을 요구하며 닫혀진 인권위의 문 앞에 앉아있다. [사진=뉴스1]

이에 앞서 9일에는 용산참사 당시 경찰의 진압과정에서 숨진 이상림, 양회성, 윤용현, 이성수 씨의 아내 등 유가족들이 '용산참사 유가족 및 구속자 가족, 현병철 사과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 후 현병철 인권위원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인권위를 방문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미리 약속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이들을 막기 위해 이날 인권위는 후 2시부터 엘리베이터를 12층까지만 운행했고, 위원장실이 위치한 13층으로 통하는 비상구도 막아 놓았다.
이날 오후 3시경 유족들이 전원위원회에 참석하려는 현 위원장을 만나려고 했지만, 12층에 위치한 회의실로 통하는 비상구도 폐쇄됐다. 유족들은 눈물과 한숨으로 4시간 동안 인권위의 잠긴 문을 두드렸지만, 유가족들이 귀가한 오후 6시까지 잠긴 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이계덕 기자  |  mp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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