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26일 화요일

‘관사 유지’ 예산 축내는 뻔뻔한 단체장들


이글은 경향신문 2012-06-25일자 기사 '‘관사 유지’ 예산 축내는 뻔뻔한 단체장들'을 퍼왔습니다.

ㆍ곡성군, 공공시설로 쓰던 공간 다시 관사로 고쳐ㆍ정부 폐지 권장 외면 …전남도 관사는 ‘호화 한옥’

대전시와 울산시는 2003년과 1995년 시장 관사를 어린이집으로 만들어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1991년 지방자치제가 시행되면서 지자체들은 대표적인 구시대 유물로 꼽힌 관사를 경쟁적으로 없애기 시작했다. 당선자 대부분이 집을 갖고 있고, 권위적인 모습으로 비춰진다는 이유로 관사를 팔거나 공공시설로 만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 지자체장들의 ‘관사 지키기’는 계속되고 있다. 공공시설로 쓰던 공간을 다시 관사로 만들어 사는 뻔뻔한 단체장도 나왔다. 허남석 곡성군수는 2010년 7월 사회단체 회의장 등으로 활용하던 읍내 옛 관사를 수리, 입주했다. 물론 허 군수는 관사와 가까운 곳에 집이 있다. 그런 그가 관사에 입주하자 주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2006년 10월 무안 남악신도시 전남도청 뒤편 산자락에 완공한 전남도지사 공관. 당시 ‘호화판 관사’라는 시비를 불러왔다.

광주·전남 경실련협의회는 취임 후 2년간 관리비 2800여만원을 썼다고 공개했다. 곡성군 자립도는 전남 최하위 수준인 9.7%다. 그러나 같은 기간 전남도(2284만원), 광주시(1750만원)보다 많고, 함평군(400만원)보다 7배나 많은 관리비를 썼다.

지난해 4월 재선거로 당선한 홍이식 화순군수는 ‘수맥이 흐른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비워 둔 관사를 고쳐 입주했다. 홍 군수는 그동안 관리비 1500만원을 사용했다. 그런데 그는 관사와 800여m 떨어진 자신의 집에서 주로 생활한다. 관사 옆 주민들은 “일주일에 한두번 밤에 불이 잠깐 켜졌다 꺼지는데도 관리비가 그렇게 많이 들어간다니 황당하다”고 입을 모았다.

강운태 광주시장도 취임 후 시청 앞 치평동 관사(가격 2억5700만원)를 팔고, 유명 건설사가 새로 지은 4억3000만원짜리 아파트를 새 관사로 구입했다. 광주시는 매년 관리비로 800만~900만원씩 대고 있다. 이는 인천시의 8.5배 수준이다. 광주시 5개 자치구는 모두 관사를 없앴다.

전남도 관사는 초호화판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남도청 뒷산자락에 2006년 지하 1층, 지상 1층, 연면적 444㎡ 규모의 목조 한옥을 지었다. 건축비가 11억3200만원이나 들었다. 한 해 관리비로 1100여만원이 든다. 무안군과 해남군도 2010년 민선5기 들어 관사를 부활시켰다. 

반면 김충석 여수시장은 호화아파트로 지목받던 관사를 팔아 여수엑스포 준비에 보탰다. 김 시장은 “엄연히 살아온 집이 있는데, 무슨 관사가 필요하냐”고 말했다. 광양시도 조만간 관사를 아예 철거해 공원으로 단장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행정안전부는 2010년 관사운영에 따른 예산낭비 등을 들어 관사 폐지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방침을 여전히 외면받고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 강진·무안·보성·영광·완도·진도·함평 등 9곳은 계속 관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곡성과 해남, 화순은 매각 등 다른 활용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나영 광주경실련 간사는 “지역출신이 단체장으로 뽑히는 현실에서 굳이 살던 집을 놔두고 관사에 들어가 사는 이유를 주민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자립도가 전국 최하위인 광주·전남지역 24곳 지자체 중 아직도 14개 관사가 있다는 것은 시대정신을 거스르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글·사진 배명재 기자 ninapl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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