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5-12일자 기사 '‘안철수-문재인 공동정부’ 파괴력-현실성 충분'을 퍼왔습니다.
정체성에서 ‘DJP 연합’과는 차이…민주당 내 시각 엇갈려
야권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과의 ‘연합 공동정부’ 구성 필요성을 언급함에 따라 대선정국을 맞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간접적 형식의 제안으로 볼 수 있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이들의 ‘연합전선’ 구축이 현실화 될 경우,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일각에서는 지난 1997년 대선당시의 ‘DJP 연합’, 2002년 대선에서의 ‘노무현-정몽준 연합’과 비교하는 시선도 나타나고 있지만 문 고문과 안 원장이 일정부분 ‘교집합’을 갖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들 사례와는 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측근들은 문 고문의 구상을 비판하고 나섰다.
문재인 “함께 연합 공동정부 구성하는 수준까지 가야”
이른바 ‘문-안 연대설’은 지난 11일자 (한겨레)를 통해 공개된 문 고문의 발언을 통해 불거져 나왔다.
문 고문은 10일 조국 서울대 교수가 진행한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안 원장과의 대선후보 단일화와 관련, “안철수 원장과의 단일화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텐데 저는 (단일화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단순히 경쟁에서 이기는 사람이 후보가 되고 정권을 장악하는 차원이 아니라 함께 연합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수준까지 가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단순한 후보단일화가 아닌 ‘연합 공동정부 구성’까지 문 고문의 생각이 확대된 것은 1997년 대선을 앞두고 만들어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DJP 연합’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다. 역사적인 평가는 엇갈리지만 ‘DJP 연합’는 정권교체를 이뤄냈고 공동정부를 구성했다. 이는 ‘민주개혁정부 10년’의 시발점이 됐다.
다만, ‘DJP 연합’은 지향하는 가치가 다른 두 정치집단이 연대에 나섰다는 점에서 적잖은 진통을 수반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DJP 연대는 깨졌다. 2002년 대선당시 ‘노무현-정몽준 연대’는 후보단일화는 이뤄냈지만 대선을 하루 앞두고 와해된 바 있다.
이와 관련, 문 고문은 “과거 김대중, 노무현 두 분은 정체성이 전혀 다른 세력과도 연합정치를 도모해야 했지만, 지금은 민주개혁 세력만 제대로 단합하면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밝혔다.
안 원장을 민주개혁세력의 틀 안에 있는 인물로 바라본 셈이다. 아울러 안 원장과 민주당, 혹은 현 야권의 정치적 지향점이 비슷하기 때문에 ‘DJP 연합’ 혹은 ‘노무현-정몽준 연대’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문 고문의 이같은 구상은 충분히 현실성을 갖는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에 그나마 필적할만한 지지율을 보이는 야권 대선주자는 문 고문 뿐이다. 야권으로서는 어떻게든 안 원장을 한편으로 만들어 박근혜 위원장과의 1:1 구도를 만들어야 정권교체를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민주당에서는 안 원장이 경선에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까지의 행보로 미뤄볼때 안 원장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아보인다. 안 원장의 부친인 안영모 옹은 지난달 30일 보도된 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성격을 봐서 아는데, 큰아이(안 원장)는 경선하자고 해도 경선할 아이가 아니”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현실정치에 뛰어든 적 없는 안 원장이 독자행보에 나선다고 해도 기존 정치권 인사들의 영입, 혹은 공조는 필요한 상황이다. 독자적인 신당을 만든다고 해도 성공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다. 2007년 대선에 출마했던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가 그 좋은 예다. 안 원장이 이를 모를 리 없다.
결국 안 원장이나 민주당 모두 서로에 대한 필요성을 느낄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문 고문이 제안하기는 했지만 이는 다른 민주당 대권주자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구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통합진보당까지 참여한다면 지난 19대 총선때보다 더욱 강력한 ‘야권연대’가 이뤄지게 된다.
재야 원로들로 구성된 ‘희망 2013 승리 2012 원탁회의’는 9일 성명을 통해 “12월 대선에서의 연대는 기존 정당들뿐 아니라 아직 정당 구조에 포섭되지 않은 ‘안철수 지지세력’까지 끌어안는 연대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문-안’ 연대, 성사시 ‘시너지 효과’ 가능성은?
‘문-안 연대’가 실현될 경우, 이는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리얼미터가 지난 7일 발표한 정례여론조사 결과 대선주자 다자구도에서 안 원장은 22.2%, 문 고문은 13.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는 박 위원장의 지지율(52.4%)에 못미치는 수치이기는 하지만 ‘문-안 연대’가 일으킬 수 있는 ‘바람’을 생각하면 충분히 해 볼만 하다는 평가다.
더구나 문 고문과 안 원장이 이른바 PK(부산·경남) 지역 출신이라는 점에서 연대가 이뤄진다면 박 위원장의 지지율을 일정부분 흔들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야권에 승리를 안겨줬던 ‘박원순-안철수 단일화’의 기억도 아직 퇴색되지 않았다.
(오마이뉴스)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여론 및 시장조사 회사인 케이스파트너스가 패널리서치 전문기관인 패널인사이트에 의뢰해 실시한 정치지도자 이미지조사 결과 안 원장은 ‘신뢰감’(41.3%), ‘깨끗하고 도덕적’(47.8%), ‘민주적’(37%), ‘참신함’(64.5%)에서 선두를 차지했다.
문 고문은 ‘깨끗하고 도덕적’(14.5%), ‘민주적’(18.3%)에서 안 원장에 이어 2위를 나타냈다.적어도 국민들의 눈에 비친 이들의 이미지가 긍정적이라는 점은 확인된 셈이다. 다만, ‘전반적으로 국정운영 능력이 가장 뛰어난 정치인’을 묻는 조사에서는 박 위원장에게 뒤쳐졌다. 아직 이들의 국정수행능력에 의문을 품는 시선들이 적지않다는 의미다.
그러나 문 고문이 참여정부에서 오랜 기간 국정에 몸담았다는 점, 안 원장이 벤처기업 신화를 이룬 인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공동정부 구상이 현실화 될 경우, 자연스럽게 역할분담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본격적인 대선레이스에서 문 고문과 안 원장이 제시할 비전이 국민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면 국정수행능력에 대한 우려도 상당부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친박, ‘문재인 구상’에 견제구…현기환 “정정당당하지 못해”
문제는 민주당이나 안 원장 측이 문 고문의 구상에 얼마나 호응해 주느냐다. 그러나 아직은 부정적인 시선도 상당한 상황이다. 이는 안 원장이나 문 고문, 혹은 다른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아직 본격적인 대선레이스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 그리고 대선까지 상당한 시간이 남아있다는 점과 무관치 않아보인다.
(한국일보)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안 원장 측 관계자는 “문 고문의 개인적 생각일 뿐 안 원장과 교감을 나눈 건 아니”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문 고문도 대선 출마를 선언하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정치공학적 접근만 하는 것 같다”며 “국민은 지금 문 고문에게서 어떤 비전과 정책을 갖고 있는지 보고 싶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이날 “문재인 고문이 안철수 원장에게 공동정부 구성을 제의한 것에 대해 민주당 내부의 평가는 엇갈렸다”며 “민주당 지도부와 이해찬 전 총리 등 친노 쪽은 ‘적절하고 당연한 제의’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지만, 김두관·손학규 등 다른 예비주자들과 당내 바닥 여론은 신중론이나 비판론이 강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한겨레)는 “의원이나 당선자들은 부정적이거나 유보적인 의견이 많았다. 비판의 논거는 1997년 DJP 연합이나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와 비슷해 국민들에게 ‘너무 뻔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고, 가치연대가 아니라 정치공학적 권력 나눠먹기로 비친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한겨레)에 따르면 한 고참 당직자는 “통합진보당 사태로 흔들리고 있는 야권 상황의 프레임을 바꾸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다른 예비주자들이 대놓고 비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새누리당 친박 핵심인사들은 문 고문의 구상에 견제구를 던지는 듯한 모습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말하면 ‘문-안 연대’에 적잖은 경계심을 갖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는 대목이라는 평가다. 이미 새누리당은 한나라당 시절 ‘DJP 연합’에 정권을 내준 기억을 갖고있다.
이혜훈 의원은 11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후보단일화를 위해서는 기본적 정책노선이나 이념적 좌표, 중요 정책부분에서 같아야 하는데 지금 야권이 추진하는 연대, 또는 단일화는 무엇이 같고 다른지에 대한 분명한 선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겨레)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현기환 의원은 “정치적 비전도, 책임감도 없이 선거 때만 되면 이런 식의 야합을 시도하는 게 과연 정당·책임 정치에 걸맞은 것인지 의문”이라며 “문 고문이 정정당당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다른 한 친박 의원은 “국정비전보다는 정치적인 전술을 통해 국민을 현혹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문용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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