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2-04-18일자 사설 '[사설]김형태·문대성 ‘국회모독’ 새누리당이 책임져야'를 퍼왔습니다.
친동생 부인을 성폭행하려 했다는 새누리당 김형태 당선자(포항 남·울릉)가 어제 탈당했다. 또 7편의 논문을 표절한 같은 당 문대성 당선자(부산 사하갑)는 당초 보도자료에는 탈당의사를 밝혔다가 기자회견에서 이를 번복했다지만 새누리당을 떠나야 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그러나 자진 탈당이든 출당이든 간에 김·문 당선자의 당적 상실은 ‘국회모독사태’라고 이름 붙일 만한 이번 파문을 매듭짓는 데는 시작에 불과할 뿐이다. 무엇보다 두 사람을 공천하고, 선거운동 기간 내내 사실상 이들을 비호했으며,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이후에도 ‘사실확인과 법적 처리를 지켜봐야 한다’ 운운하며 미온적인 자세를 보였던 새누리당이 자신의 정치적 도의적 책임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문 당선자는 의원직을 버리겠다는 의사는 밝히지 않음으로써 곧 출범할 19대 국회 전체가 불명예를 뒤집어쓸 수도 있다.
우선 새누리당은 잘못된 공천을 함으로써 국민의 대의기구인 국회를 모독하고, 한국정치의 수준을 크게 떨어뜨린 과오를 솔직히 인정하면서 국민에게 진심어린 용서를 빌어야 한다. 두 당선자를 둘러싼 추문과 잡음은 이미 공천 단계에서 어느 정도 알려졌는데도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는 이른바 친박핵심 인사들이 공천을 밀어붙였다고 한다. 특히 김 당선자는 5년 전 한나라당 대선경선 당시 박 위원장의 언론특보단장을 맡은 이후 측근으로 행세해 왔다. 당이 그의 ‘과거지사’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두 사람의 당적이 정리된다고 해서 새누리당이 ‘이제 끝난 것 아니냐’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새누리당은 부적절한 공천, 선거기간 동안의 비호, 사후의 무책임한 태도 등으로 사태를 지금에 이르게 한 데 대해 총체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만큼 두 사람의 국회 입성까지 막아야 할 의무가 있다. 아무리 공소시효가 지났다지만 입에 담기조차 거북한 패륜적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사람과, ‘논문표절자의 IOC위원직을 박탈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사는 등 나라 망신까지 시키고 있는 사람이 국회 의사당에서 활개치는 것을 내버려 둘 수는 없는 일이다. 두 사람이 끝내 의원직 사퇴를 거부한다면 새누리당은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 등을 통해 이들을 민의의 전당에서 추방케 함으로써 ‘결자해지’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우리 사회의 미래를 책임질 세대들을 위한 교육적 측면에서도 두 사람의 국회 등원을 결코 용인해서는 안된다. 이번 선거운동 기간 박근혜 위원장은 막말 파문의 주인공인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를 겨냥해 “아이들이 뭘 보고 자라겠나”라고 말한 바 있다. 19대 국회가 문을 연 뒤 의사당에 견학온 어린 학생들이 “남의 글 몰래 베끼거나 친척 아주머니에게 못된 짓 한 아저씨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면서요”라고 묻는다면 뭐라고 답변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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