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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4일 화요일

"임태희 실장이 직접 부인 찾아와 위로금 전달"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9-03일자 기사 '"임태희 실장이 직접 부인 찾아와 위로금 전달"'을 퍼왔습니다.
[안원구 비망록] 서울구치소에서 진경락·천신일 등 만났다

지난 2007년 실소유주 논란이 일었던 강남 도곡동 땅 문건을 직접 봤던 안원구 전 서울지방국세청 세원관리국장은 지난 2011년 11월 풀려날 때까지 2년간 서울구치소 등에서 살았다. 구속됐을 당시 그에게 씌워진 핵심 혐의는 '미술품 강매'였다. 세무조사를 받는 업체들에 부인이 운영하는 갤러리에서 그림 등을 사도록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원은 "미술품 강매로 막대한 이득을 얻었다"는 주요 공소사실들에 무죄를 선고했다.  

안 전 국장이 지난 2009년 11월 긴급 체포되어 '징역 2년, 추징금 4억 원'이라는 최종 판결을 받기까지는 1년 6개월이 걸렸다. 앞으로 6개월을 더 감옥살이해야 하는 그에게 주변사람들은 가석방을 신청하라고 권유했다. 하지만 그는 신청하지 않았다. 

"가석방 신청을 한다는 것은 법원의 판결을 인정하고 선처를 바란다는 뜻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내가 4년에 걸친 국세청의 사퇴 압박과 감찰, 불법감금, 구속 그리고 감옥살이의 고난을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은 국세청과 검찰이 씌워놓은 모든 혐의로부터 진정으로 결백했고, 내 자신에게도 떳떳했기 때문이었다." - , 236쪽

"진경락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원망하는 말을 자주 했다"

▲ 안원구 전 서울지방국세청 세원관리국장이 쓴 <잃어버린 퍼즐> ⓒ 초이스북
안 전 국장은 서울구치소에서 공무원들만 모아놓은 혼거방에서 생활했다. 그곳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50년 지기인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과 민간인 사찰 의혹의 핵심인물인 진경락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 거액의 다단계 사기로 구속된 주수도 전 제이유그룹 회장 등을 만났다.

특히 안 전 국장은 같은 행정고시출신인 진경락 전 과장과 수차례 대화를 나눌 기회를 얻었다. 진 전 과장은 지난 2010년 8월 민간인 사찰 혐의로 구속된 상태였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비망록인 (초이스북)에서 "진경락을 구치소에서 만났을 때 그가 구속상태에서 검찰수사를 받고 있던 시기인데도, 크게 걱정하는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내가 보기에는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 같지 않게 여유가 있어 보였다. 그러나 재판이 시작되면서 심경의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고, 1심에서 예상하지 않았던 실형을 선고받자 극도의 심경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자신이 희생함으로써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과 최종석 전 행정관의 연결고리를 끊어주었고, '윗선'에 대해서도 입을 다물었는데 애초의 약속과 다르게 감옥살이를 하게 되니 토사구팽 당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 , 243쪽

안 전 국장에 따르면, 진 전 과장은 구치소에서 "최종석이 민정수석실의 지시를 받고 장진수에게 시킨 것이지 나는 아니다"라고 민간인 사찰 증거인멸 지시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장진수가 밖에서 누구의 사주를 받았는지 모르지만 (청와대와의 고리를 끊기 위해) 나에게 지시받은 것으로 이야기한다"며 장진수 전 주무관을 원망했다고 한다. 그가 가장 많이 원망했던 곳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이었다.

"ㄱ민정비서관이 최종석에게 증거인멸 지시를 내렸다는 얘기도 했다. 또 어느 날은 ㄱ변호사(전 청와대 법무비서관)가 자신의 증인신청을 막는다며 변호사도 믿지 못하겠다면서 자신의 후배 변호사를 따로 접견하기도 했다." - , 243쪽

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여기에 나오는 "ㄱ민정비서관"은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현 부산지검 제1차장검사)이고, "ㄱ변호사"는 강훈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현 법무법인 '바른' 대표)이다. 김 전 비서관은 민간인 사찰 증거인멸 지시 의혹을 받고 지난 6월 검찰의 비공개 소환조사를 받았고, 강 전 비서관은 1심 재판에서 진 전 과장을 변론한 바 있다.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의 주장에 따르면, 강 전 비서관은 장 전 주무관에게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이 증거인멸을 지시했다는 것을 진술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강 전 비서관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탄원서를 보내자 특별접견이 시작됐고, 세 가지 회유책 제시"

진 전 과장은 지난 2010년 11월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구속됐을 때만 해도 "감옥은 한번 경험해보는 것에 불과하다, 금방 나갈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던 그는 예상과 달리 실형을 선고받자 이렇게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권이 나를 보호해준다고 해놓고는 이럴 수 있느냐? 가만 있지 않겠다. 청와대 수석들을 법정에 세우겠다."

게다가 국무총리실은 1심 판결을 근거로 진 전 과장을 파면하기 위해 중앙징계위에 출석하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진 전 과장은 "민간인 사찰은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사찰 증거 인멸은 장석명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지시했다"고 적은 탄원서 형식의 진술서를 중앙징계위에 보냈다. 에도 이와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그렇지 않아도 자기 '진영'(진경략은 진영이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했다)에서 챙기지 않아 실형이 선고된 데 불만이 있던 차에 해임까지 시키려 하자 그는 '중요한 사실을 출석해서 다 불겠다'며 변호인들에게 통보하는 한편, 탄원서를 보냈다고 했다." - , 246쪽

그런데 진 전 과장은 안 전 국장에게 "내가 중앙징계위에 보낸 탄원서를 청와대에서 빼돌렸다"고 호소했다고 한다(4월 2일자  기사 참조).

"면회실에서 만난 진경락은 자신이 보낸 탄원서가 중앙징계위원회로 가지 않고 청와대로 빼돌려졌다며 이럴 수가 있느냐고 내게 하소연을 했다. '자기들은 다 빠져 나간다'며 민정수석실을 원망하는 말을 자주 했으며 중앙징계위에 보낸 탄원서에도 그러한 내용을 썼다고 했다. 그러던 중에 그 탄원서가 청와대로 전달이 되었는지 그때부터 진경락에게 특별면회가 이어졌다." - , 247쪽

탄원서 제출 등 진 전 과장의 '정권 압박'에 청와대 등도 긴박하게 움직였다. 안 전 국장이 비망록에서 전한 대로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고위층 인사들이 동원돼 그의 특별접견에 나선 것이다. '청와대 수석 증인 신청'과 '중앙징계위 직접 출석'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특히 특별접견에 나선 이들은 그에게 '세가지 회유책'까지 내놓았다.

"당시 진경락은 '내게 특별면회를 온 사람들이 2심에서는 나를 반드시 출소시키고, 출소 후에는 대통령과 독대하게 하고, 대기업 상무 이상의 직급으로 취업시켜주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 , 247쪽

앞서 는 지난 4월 14일 '진 전 과장을 자주 접촉했던 A씨'의 입을 빌어 진 전 과장이 "내가 민간인 사찰과 관련된 진실을 공개하려고 하자 정권 쪽에서 ▲2심에서는 꼭 내보내준다고 MB가 약속했다 ▲나가면 MB와 독대시켜주겠다 ▲삼성·LG·현대의 상무급으로 취직시켜주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기사 참조). 물론 청와대는 "말도 안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임태희 전 실장이 직접 부인을 찾아와 위로금 전달했다"

▲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자료사진) ⓒ 유성호

흥미로운 사실은 1심 판결 이후인 지난 2010년 9월께 임태희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 진 전 과장의 부인을 직접 찾아와 위로금을 전달했다는 점이다. 

"진경락이 면회온 부인이 해준 얘기라며 뜻밖의 사실을 알려줬다. '(2010년 9월) 추석 무렵 임태희 청와대 비서실장이 직접 행정관을 대동하고 (진경락의 부인을) 찾아와 위로금을 전달하고 갔다'고 해서 '받지 말고 돌려주라 했다'는 것이었다. 진경락의 말처럼 비서실장이 직접 찾아와 위로금을 전달하려 했다면, 그 자체가 청와대 개입으로 연결될 수 있는 사안이다." - , 244쪽

안 전 국장은 "진경락과 임태희 전 비서실장은 한번도 같이 근무한 적이 없는데 총리실의 과장이 구속되어 있는데 청와대 비서실장이 위로금을 전달했다?"라며 "뭔가 수상쩍다"고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임태희 전 실장은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최종석에게 100만 원 조금 넘는 돈을 주며 가족들에게 고기라도 사서 주라고 했다"며 "그 100만 원을 최종석이 대략 서너 가족에게 나줘준 것 같은데 그걸 입막음용 금일봉이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입막음 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최종석 전 행정관을 시켜 전달했다는 임 전 실장의 해명은 "직접 찾아와 전달했다"는 진 전 과장 부인의 전언과는 완전히 다르다. 게다가 그의 측근인사로 분류되는 이동걸 고용노동부 정책보좌관이 장 전 주무관에게 4000만 원을 건넨 사실까지 드러났다. 청와대에서 입막음에 나선 것 아니냐는 눈총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다 전 과장은 지난 2011년 4월 2심에서 '징역 10월, 집행유에 2년'을 선고받고 8개월의 감옥살이를 끝냈다. 청와대 등 정권에서 내놓은 '세 가지 회유책' 가운데 하나("2심에서는 꼭 내보내준다")는 이루어진 셈이다.  

"진경락에게 들은 얘기들로 미루어보면, 증거인멸을 지시한 것은 민정수석실인 것 같고, 검찰과도 조율이 되어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약속을 받은 것 같다. 그러나 막상 수사와 재판을 받으면서 민정수석실로부터 듣고 기대햇던 바와 다르게 일이 흘러가는 것으로 파악되었고 배신감이 들어, 내게 원망을 늘어놓았던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나머지 두 가지 제안에 대한 성사 여부는 나로서는 알 수 없다."(, 247쪽)

진 전 과장으로부터 '세가지 회유책' 이야기를 전해들은 직후 안 전 국장은 다른 감방으로 옮겨야 했다. 그는 "대개 공무원 방에 있는 사람들은 상고심이 끝날 때까지 한방에서 지내는 게 관례였는데 갑자기 관례가 바뀐 것인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간인 사찰과 증거인멸 의혹을 다시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윗선 개입' 의혹을 밝히기 위해 진 전 과장의 서울구치소 특별접견 기록을 검토했다. 진 전 과장이 구속된 지난 2010년 8월부터 집행유예로 풀려난 2011년 4월까지 작성된 진 전 과장의 특별접견 일지를 서울구치소로부터 넘겨받아 분석한 것이다.

진 전 과장의 특별접견 일지에는 청와대·국무총리실 인사, 변호사, 정치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검찰은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로 인해 '윗선 개입' 의혹도 축소되거나 은폐됐다. 

"천신일 회장, 환자복 입고 환자동에서 생활"

▲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된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자료사진) ⓒ 유성호
"구치소에는 소위 '범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 아마 일반 재소자들이 보기에 특별 대우를 맏는 사람들을 일컫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 범털도 두세 가지 부류가 있는데 정부에서 고위직 공무원을 지냈거나 재벌총수를 포함한 기업가 등 부자, 그리고 폭력조직의 보스를 말한다. 그런데 내가 본 바로는 돈이 많은 부자가 진짜(?) 범털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절친'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세무조사 무마 등의 청탁과 거액의 금품으르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고 내가 있는 서울구치소에 들어왔다. 천신일 회장은 그곳에서도 특별대접을 받았다. 단 한 번도 다른 재소자들과 같이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보통 접견할 때는 같은 대기실에 모여 기다리다가 각자의 접견실로 가도록 돼 있는데 대기실에서도 그를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항상 교도관과 별도의 대기방에서 담소하고 있는 모습만 볼 수 있었다. 도대체 어떤 신분이기에 그렇게 할 수 있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환자복을 입고 환자병동에서 생활했고 아예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나 삼성병원에 입원해 있다 들어오기도 했다. 대통령이 구속되었다 하더라고 그런 특별 대접을 받았을까? 구치소 안에서도 엄연한 신분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며 씁쓸할 수밖에 없었다." - (잃어버린 퍼즐) 248쪽

구영식(ysku)

2012년 4월 13일 금요일

'관봉 5천만원' 숨진 장인이 줬다?..."어이없다"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4-13일자 기사 ''관봉 5천만원' 숨진 장인이 줬다?..."어이없다"'를 퍼왔습니다.
류충렬, 장진수에 전달한 돈 출처 수시로 '말바꾸기'... 검찰도 일축

▲ 민간인 사찰 자금 흐름도 ⓒ 고정미

류충렬 전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이 두 차례 말을 바꾸면서 5000만 원 관봉의 출처에 관한 의혹만 키우고 있다.
팟캐스트방송인 (이털남)는 지난달 19일 류 전 관리관이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5000만 원을 건넸다고 폭로했다. 5000만 원은 지난 2011년 4월 중순께 서울 창성동 정부종합청사 별관 근처 음식점에서 건네졌다.
장 전 주무관이 공개한 '류충렬-장진수 대화록'에 따르면, 류 전 관리관은 5000만 원을 건네기 전인 2011년 1월 중순께 "5억-10억 사이의 돈을 주겠다"는 장석명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의 제안을 전달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5000만 원도 장 비서관이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장 비서관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장 전 주무관은 같은 해 1월 중앙징계위에 출석해 민간인 사찰 증거인멸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사실을 양심고백했다. 이어  몇 달 후 2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심 선고가 이루어진 직후 공개적인 양심고백을 고민하고 있던 시점에 5000만 원이 건네졌다는 점에서 '입막음용' 성격이 짙었다고 볼 수 있다.
장 전 주무관은 5000만 원 사용처와 관련해 "4500만 원은 전세자금 대출금을 갚는 데, 200만 원은 생활비로 썼고, 300만 원은 부모님께 송금했다"고 말했다.
5000만 원 전달 사실이 공개된 날(3월 19일) 류 전 관리관은 와 한 전화통화에서 "장 전 주무관이 경제적으로 어려워 개인적으로 도와주려고 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5000만 원 전달 사실에는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중에 다른 언론매체를 통해 "총리실 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마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번의 말바꾸기... "십시일반" → "지인에게 융통" → "장인에게 빌렸다"


▲ 민간인불법사찰 사건을 폭로한 장진수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지난해 4월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이 입막음용으로 전달한 5,000만원 돈뭉치를 촬영한 사진. 5,000만원은 시중에 거의 유통되지 않는 '관봉'으로 묶인 5만원 신권이 100장씩 묶인 돈다발 10뭉치로 구성되었다. ⓒ 오마이뉴스 <이털남>

하지만 류 전 관리관의 이러한 해명은 지난 4일 5000만 원 관봉 사진이 공개되면서 또 바뀌었다. 이날 에서는 장 전 주무관에게 전달된 5000만 원의 관봉 사진을 복원해 공개했다. 관봉이란 한국조폐공사가 한국은행에 지폐를 납품할 때 포장하는 형태를 가리키는 용어다.
5000만 원이라는 고액의 관봉이 시중에서 흔히 유통되는 것이 아니어서 그 출처를 둘러싸고 의혹이 일었다. 특히 장 전 주무관이 이미 "5000만 원은 장석명 비서관이 마련한 돈"이라고 주장한 터여서 '청와대에서 나온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하지만 장 비서관은 돈을 전달한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고, 류 전 관리관도 "청와대에서 나온 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흔하지 않은 5000만 원 관봉 사진이 공개되자 류 전 관리관이 말을 바꾸었다. 그는 지난 5일 와 한 전화통화에서 "지인에게 5000만 원을 융통해 장 전 주무관에게 줬고, 국무총리실 직원들이 여러 차례 50만 원 또는 100만 원씩 모아서 주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십시일반으로 마련했다"는 최초의 해명을 "지인에게 융통했다"로 바꾼 것이다. 관봉 사진이 공개됨으로써 더 이상 "십시일반 모은 돈"이라고 주장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당연히 자금의 출처를 둘러싸고 의혹은 더욱 커져갔다.
그런 가운데 류 전 관리관이 또 다시 말을 바꾸었다. 12일 검찰에 따르면, 그는 전날(11일) 검찰에 자진출석해 "5000만 원은 지난 2월 돌아가신 장인에게 빌린 돈"이라고 해명했다.
"교직에 몸담았던 장인은 퇴직금으로 3억5000만 원 정도를 받았는데, 이 돈을 여기저기 많이 빌려줬다. 앞서 검찰조사 때에는 아내가 (아는 사람에게) 빌려왔다고 해서 지인에게 빌린 것이라고 했는데 오늘 아내를 통해 새롭게 알게 돼 검찰에 나와 소명하게 됐다."
이어 류 전 관리관은 5000만 원 관봉 형태와 관련해 "장인이 직접 찾은 게 아니라 누군가에게 빌려준 돈을 그 누군가로부터 받은 것이어서 모른다"고 해명했다.
검찰 "어이 없는 해명" 일축.... 류 전 관리관 부부 소환조사 검토


▲ 서울중앙지검 청사 유리문으로 바람에 흔들리는 검찰 깃발이 비치고 있다. ⓒ 유성호

하지만 검찰조차도 "어이가 없는 해명"이라고 신빙성을 일축했다. 류 전 관리관의 부인이 장인에게 직접 요청해서 돈을 받았다면 장인이 굳이 관봉(현금) 형태로 돈을 찾을 특별한 이유는 없어 보인다.
그런데도 류 전 관리관은 지난 2월 세상을 떠난 장인에게서 빌린 돈이라고 자진해명했다. 그가 두 번이나 말바꾸기를 한 데는 5000만 원의 자금 출처를 공개하기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거꾸로 5000만 원은 말하기 곤란한 곳에서 나왔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검찰은 민간인 사찰 증거인멸 윗선 의혹을 캐기 위해서는 5000만 원의 자금출처를 밝혀내야 한다. 이를 위해 조만간 류 전 관리관도 다시 소환하고, 그의 부인도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2010년 7월 '김종익 불법사찰 사건'이 터지자 국무총리실은 '공직윤리지원관실'을 '공직복무관리관실'로 바꾸고 조사활동을 벌였던 점검팀을 줄였다. 그리고 이인규 전 지원관의 후임으로 경남 마산 출신의 류충렬 당시 일반행정정책관을 관리관에 발탁했다. 그는 현재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민관합동규제개혁추진단장을 맡고 있다.

2012년 3월 31일 토요일

청와대는 왜 국회의원 부인 뒤를 캤나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3-31일자 기사 '청와대는 왜 국회의원 부인 뒤를 캤나'를 퍼왔습니다.
남경필 의원 부인 내사는 '사실'... MB 비방글도 하명사건 대상

▲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 작성한 '하명사건 처리부'. ⓒ 오마이뉴스

민간인 사찰의 온상으로 지목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조사관들은 자신들의 조사활동을 '미션'이라고 불렀다. 이 미션은 '인지사건'과 '하명사건'으로 나뉜다. 총리실 하명사건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BH'로 표기되는 청와대 하명사건들이었다.

하명의 주체는 직제상 국무총리실과 청와대 민정수석실이다. 하지만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지원관실 설치와 운영에 깊숙히 개입해왔다는 점에서 이 전 비서관이 지시한 하명사건도 포함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서울대병원노조 VIP 패러디'도 하명사건에 포함돼

에서 입수한 지원관실 문건들에는 '남○○ 의원'이 수시로 등장한다. '1팀 현재 추진중인 업무현황'과 '2009.1 현재 진행중인 미션 내역', '2008년 하명사건 처리부' 등을 보면, 'BH하명' 사건으로 '남○○ 관련 내사'건이 적시돼 있다. 여기서 '남○○'은 남경필 현 새누리당 의원을 가리킨다.

남 의원은 정두언(새누리당)·정태근(무소속) 의원과 함께 '정치인 불법사찰 피해자' 3인방으로 꼽힌다. 지원관실은 사업을 하던 남 의원 부인의 횡령혐의와 관련한 형사사건을 탐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2008년 하명사건 처리부' 문건에는 '남○○ 의원'이라는 건명 옆에 '妻 관련 수사 시 외압 행사'라는 구체적인 '하명내용'이 적시돼 있다. 지원관실이 남 의원의 부인을 사찰했음을 보여준다.

남 의원은 이러한 의혹이 제기된 지난 2010년 7월 기자회견을 통해 "나를 사찰한 것도 아니고 부인을 사찰했다는 것이 더욱 화가 난다"며 "이 사건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는 중대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지원관실 문건 '2008년도 미션처리 내역'에 따르면, '종결사건' 가운데 '하명사건'은 16건, '인지사건'은 19건에 이른다. 특히 인지사건에는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을 점화시킨 'KB한마음 대통령 명예훼손 관련'건(김종익씨 사찰 사건)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종익씨 사찰 사건'이 청와대 하명사건이었다고 보고 있다.

2008년도 하명사건에는 ▲서울대병원노조 VIP 패러디 훼손 ▲쌀직불금 부당수령 ▲대한적십자사 총재 선임 ▲총리 동서 사칭사건 ▲보건복지부 권역별 전문질환센터 사업자 선정 등 굵직한 사건에서부터 ▲남양주시 경리팀장 횡령 ▲보건복지부 보건산업기술과장 비리 ▲국무총리실 1급 8명 내사 ▲구리시청 평생학습과장 비위행위 내사 등까지 다양했다.

지난 2009년 8월 25일과 11월 9일에 작성한 '1팀 사건 진행상황' 문건을 보면 ▲고속철 궤도이탈 관련 수사중단 압력행사 ▲이기권 서울지방노동위원장 관련 ▲상이군경회 고철 폐변압기 사업건 ▲KBS, YTN, MBC 임원진 교체 방향 보고 등이 'BH하명' 사건으로 분류돼 있다. 청와대가 주요 방송사의 임원 교체 방향에 큰 관심을 보였다는 점에서 정권의 '언론장악' 의도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문건 제목에 나오는 '1팀'은 조사활동을 벌이던 점검1팀을 가리킨다. 점검1팀은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를 불법사찰한 곳으로 이영호 전 비서관과 직결돼 있다는 의심을 받았다. 


▲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징원관실에서 작성한 '전.현직 고위공직자 재산 관련 조사보고' 문건. ⓒ 오마이뉴스

'하명사건 처리부' 만들어 하명사건 진행상황 관리

특히 지원관실은 '하명사건 처리부'라는 문서를 작성해 하명사건들의 진행상황을 관리해왔다. '2008년 하명사건 처리부'와 '2009년 하명사건 처리부' 문건에 따르면 하명사건은 각각 25건과 18건에 이른다. 대부분 청와대 하명사건들이다.

2008년의 경우 청와대와 총리실 하명에 따라 지원관실의 조사대상에 포함된 인사는 이세웅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 김문식 전 국가시험원 원장, 김광식 전 한국조폐공사 감사, 박규환 소방검정공사 전 감사 등이다. 이들은 노무현 정부 때 임명된 인사들로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사퇴했다. 사표제출을 거부하자 '하명'을 받아 지원관실이 압박한 결과였다.

또한 이들 외에도 조사대상에는 남경필 의원과 이완구 충남도지사, 이명규 국무총리실 국장, 김광명 육군 6사단장, 박세철 장훈학원 이사장,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 임호선 진천서장, 홍○○ 남양주시 경리팀장, 신○○ 구리시청 평생학습과장, 한빛산부인과 등이 포함돼 있다. 사찰활동이 공공영역과 민간영역을 넘나들며 이루어졌음을 보여준다. 임호선 진천서장의 경우 '대운하 반대 등 국정철학 배치 언행'을 문제삼았다. 

하명사건에는 촛불집회 검거 모범사례 보고, 문제단체 현황, 인터넷 VIP 비방글, 불법시위 근절 대책 건의 등 '정권유지'와 밀접한 것들이 포함돼 있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방하는 인터넷 글을 어떻게 처리할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내용도 적시돼 있다. 또 '뉴라이트단체'인 뉴라이트기업연합 인사의 기업대출 사기건이 청와대 하명사건으로 분류돼 있어 눈길을 끈다.

2009년 하명사건 처리부를 보면 18건의 하명사건 가운데 11건이 청와대(민정수석실) 하명사건이다. 총리실 하명사건은 4건에 불과했다. 여기에는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 김재희 전 대한토지신탁 사장, 김동흔 국립청소년수련 이사장, 윤석윤 중앙공무원교육원 기획부장, 신용섭 방송통신위 통신정책국장, 전태환 국무총리실 과장 등이 조사대상으로 올라와 있다.

김대중 정부에서 농림부장관을 지낸 김성훈 전 장관이 지원관실의 조사대상에 포함된 사실이 흥미롭다. '하명내용'에는 "고위공직자 중 아파트의 펜트하우스 부양받는 등 비위행위 내사"라고 적혀 있다. 이렇게 하명받아 작성한 보고서가 '전·현직 고위공직자 재산 관련 조사보고'다.

지난 2009년 10월 12일자로 '점검1팀'에서 작성된 이 보고서에는 김 전 장관 외에도 이병완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서갑원 전 민주당 의원이 언급돼 있다. 두 사람 모두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이다. 이 보고서에는 세 사람의 펜트하우스(아파트 꼭대기층) 소유 현황이 적시돼 있다. 지원관실이 전 정권 인사들의 재산까지 뒤졌음을 보여준다.

보도 관련, 내부정보 유출자 색출에 나서기도

2009년 하명사건 처리부에는 몇가지 흥미로운 하명내용이 눈길을 끈다. 방송통신위와 환경부 등에서 일어난 '내부정보 유출'건이다. 방송통신위의 경우 신용섭 통신정책국장이 민간기업에 인사청탁을 하고, 방송통신위 내부정보를 민간기업에 유출했다는 것이다. 의혹이 풀렸는지 알 수 없지만 신 국장은 지난해 3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추천으로 상임위원에 임명됐다.

또하나의 내부정보 유출건은 박아무개 기자와 관련돼 있다. 박 기자는 당시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이 환경부 내부회의에서 "4대강에 보를 10여 개 세울 경우 수질이 악화된다"고 보고한 내용을 보도했다. 이에 지원관실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하명을 받아 '정보유출자 색출'에 나선 것이다.

그 외에도 ▲인천교육청 장학사들의 10박 11일 관광성 외유 ▲경찰청 특수수사과 확대개편 ▲좌파 환경단체 보조금 중단 관련 공문 ▲상이군경회 고철, 폐변압기 처리 사업권 관련 비리 등이 청와대 하명사건 목록에 올라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