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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18일 목요일

경남도, 진주의료원 입원 환자에 “병원 안 옮기면 불이익” 협박


이글은 경향신문 2013-04-18일자 기사 '경남도, 진주의료원 입원 환자에 “병원 안 옮기면 불이익” 협박'을 퍼왔습니다.

ㆍ기초수급권자에 집중 전화, 의료급여 볼모로 퇴원 종용
ㆍ“법적 처벌 받을 수도” 압박… 도 넘은 환자 몰아내기 비판

진주의료원 폐업을 밀어붙이고 있는 경남도 공무원들이 입원환자에게 병원을 옮기지 않으면 의료급여 수급자 판정에서 불이익을 받고,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위협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보건의료단체연합은 17일 서울 종로구 계동 보건복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인의협이 지난 10일 실시한 진주의료원 현장조사에서 환자들의 인권을 짓밟으며 내몰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밝혔다.

인의협은 지난 10일 내과·외과·응급의학과 등 전문의들을 진주의료원에 파견해 입원 중인 환자들의 상태를 살피고 면담을 진행했다. 경남도의 퇴원 종용은 지자체가 명단을 확보하고 있는 저소득층 의료급여 수급권자들에게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 처리를 위한 경남도의회 본회의를 하루 앞둔 17일 한 시민이 경남도의회 건물 앞에 늘어선 경찰차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 연합뉴스


입원환자 ㄱ씨와 보호자 ㄴ씨는 “왜 우리한테만 이렇게 자주 (퇴원하라는) 전화가 오는지 모르겠다. 우리 방의 다른 분은 한 번도 전화가 안 왔다”면서 “우리가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라서 그렇다는 말이 있는데 믿고 싶지 않은 얘기”라고 말했다.

간병인 ㄷ씨는 “어떤 입원환자의 보호자에게 도청 공무원이 전화해서 ‘병원을 옮기지 않으면 의료급여 수급자 판정에서 불리한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다른 간병인 ㄹ씨는 “전화 왔다는 보호자들 얘기를 들어보면 공무원들이 보호자가 몇인지, 어디서 뭐하는지 다 알고 있더란다”면서 “그렇게 다 조사하고 얘기하니까 보호자 입장에서야 당연히 겁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진주의료원은 원래 입원환자의 40% 가까이가 의료급여 수급권자였는데 지금은 1명만 남아 있다”며 “의료급여 수급자 판정을 하는 지자체 공무원이 수급권을 들이댄 것은 ‘밥그릇 뺏길래, 병원 나갈래’라고 협박한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말했다.

도에서 준다는 지원금을 압박 수단으로 삼기도 했다. 입원환자 보호자 ㅁ씨는 “시에서 전화가 와서 지금 나가면 여기보다 비싼 병원으로 가도 차액만큼 지원해준다고 했다”면서 “그런데 전화에서는 ‘그 돈도 얼마 안돼 시간이 지나면 받을 수 없을지도 모르니 남들보다 빨리 나가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환자 보호자 ㅂ씨는 “며칠 전 시에서 전화 와서 우리 어머니가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고 했다”면서 “휴업한 병원에서 진료받는 것은 의료법에 어긋나니 이렇게 불법을 저지르면 처벌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인의협 등은 환자들의 치료권 침해에 대해 복지부의 직권조사를 요구했다. 정영진 인의협 공동대표는 “의사를 해고해 진료를 받을 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놓고 무조건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한 것”이라며 “경남도의 위법행위와 직권남용 사실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변은 경남도 공무원들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민변의 정소홍 변호사는 “모든 환자는 치료받을 권리가 있고, 진료기관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 상식이자 법이 정한 사항”이라면서 “경남도는 진료받을 권리, 의료기관을 선택할 권리에 더해 의료급여를 받을 권리까지 침해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중 기자 hermes@kyunghyang.com

2012년 10월 19일 금요일

국민연금 지원, 200억 부자에도 했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0-19일자 기사 '국민연금 지원, 200억 부자에도 했다'를 퍼왔습니다.

2400억 예산 쓰는 ‘두루누리 사업’근로소득만 기준 삼아 제도 ‘구멍’10억원 이상 자산가 1378명 포함수혜자 중 기초수급자는 0.24%뿐

정부가 지난 2월부터 사회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며 수천억의 예산을 들여 저임금 근로자들에게 국민연금과 고용보험료를 지원하는 사업(두루누리 사회보험 지원사업)을 벌였지만, 재산이 200억원이 넘는 부유층을 포함해 고액 자산가가 다수 혜택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정부는 이런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용익 민주통합당 의원이 국민연금공단과 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두루누리 사회보험 지원사업’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8월 말 현재까지 보험료 지원을 받은 총 48만5135명(지원액 544억2400만원) 가운데 3억원 이상 재산 보유자가 1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200억원 이상 자산가가 1명, 100억~200억원 2명, 50억~100억원 21명, 40억~50억원 22명이 포함돼 있다. 이들을 비롯해 재산이 10억원이 넘는 사람만 1378명에 이른다. 이번 분석에서 재산 규모는 건강보험공단이 보유한 건물·토지·주택 정보만을 토대로 산정했을 뿐 금융재산은 제외돼 있어, 실제 고액 자산가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반면 이 사업의 원래 목적인 저소득층 지원은 미미했다.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가운데 국민연금 가입자는 지난 8월 말 기준 4만4088명이지만, 보험료 지원을 받은 이들은 이 가운데 2.7%인 1185명에 그쳤다. 전체 보험료 지원금 수령자 가운데 기초수급자는 0.24%에 불과했다. 정작 도움이 필요한 이들은 지원사업에서 소외된 것이다. 기초수급자이지만 스스로 노후 대비를 해보겠다며 국민연금에 가입했다가 보험료를 내지 못해 연금수급 자격을 잃은 이들은 9월 말까지 모두 59만4352명이다. 사회보험료 지원사업이 실시된 올해에만 3만3097명이 자격을 잃었다.문제는 사업의 지원 자격 기준에 고액 자산가들을 걸러낼 방법이 애초부터 없었다는 점이다. 현재 국민연금은 보험료를 산정할 때 소득만을 기준으로 삼고, 재산은 고려하지 않는다.이에 따라 사회보험료 지원사업에도 재산 기준은 제외됐다. 재산이 아무리 많아도 소득만 기준을 충족하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 사업의 지원 대상은 1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고 월평균 보수가 35만~125만원인 근로자로, 소득에 따라 전체 보험료의 최대 50%까지 국가가 지원한다. 고액 자산가들은 건강보험 부정수급처럼 위장취업 등의 가능성이 큰데, 정부의 철저한 점검이 뒤따르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김용익 의원은 “예산이 2455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임에도 부실한 제도설계 탓에 저소득층에게 지원돼야 할 돈이 엉뚱한 곳으로 새 나가고 있었다”며 “재산이 많은 사람은 지원을 받을 수 없도록 제도를 전면 재설계해 근로빈곤층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고액 자산가가 이렇게 많이 포함됐다는 사실을 미처 몰랐다”며 “국민연금이 소득만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재산까지는 적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2012년 6월 14일 목요일

의료수급자는 아프면 그냥 죽으란 말인가?


이글은 프레시안 2012-06-14일자 기사 '의료수급자는 아프면 그냥 죽으란 말인가?'를 퍼왔습니다.
[기고] 정부, 의료급여 1종 수급자에게도 5% 본인부담 논의

MB정부가 지난 4.11 총선 이후 기다렸다는 듯 민생법안에 대한 후퇴안들을 내놓고 있다. 그 연장선으로 지난 5월 31일 기획재정부는 관계부처 장관들과 재정분야 전문가를 모아 제1차 재정관리 협의회를 열어 '기초생활보장지원사업군 심층평가 결과 및 지출성과 제고방안'을 논의하였다고 한다.

이날 논의에서 '기초생활보장 지원사업'에 대해 재정지출의 효율성·형평성, 근로능력자 관리 및 근로·탈수급 유인체계가 미흡하고, 의료서비스 과다이용의 문제가 있다고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획재정부는 낮은 본인부담금에 따른 의료이용의 도덕적 해이가능성이 높아 불필요한 의료 이용을 억제하기 위해 의료급여 본인부담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하였다.

이어 4일에는 국무총리 주재로 '사회보장심의위원회'를 열고 기초-차상위 균형지원,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사각지대 해소, 기초생활 통합급여 체계 개편 등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보건사회연구소의 실태조사 보고를 통해 생계급여, 주거급여, 의료급여, 교육급여 등 현재 기초생활보장법의 빈곤정책을 전반적으로 개선할 '통합급여체계 개편' 이 논의되었다고 한다.

 ▲ 정부가 의료급여 대상자의 입원 본인부담금을 인상하려 하고 있다. 사진은 쪽방촌 노인. ⓒ프레시안(최형락)

의료수급권자, 지금도 입원시 20% 자기부담인데 5% 더내라? 

지난해 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기초생활보장법 중 '의료급여' 개편안은 의료급여 1종 수급자들이 입원할 때도 '본인부담 5%'를 부과하겠다는 것과 근로능력평가를 강화하여 2종 수급권자의 진입을 제한하겠다는 내용이다. 사실상 정부부담을 줄이기 위해 저소득층의 본인부담을 늘리는 동시에 국민건강보험으로 떠넘기겠다는 것이다.

현재 의료급여 1종 수급자의 경우 입원 시 법정본인부담금이 없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조사자료에 따르면 선택진료비나 상급병실료 등으로 인해 의료급여 1종 수급자가 입원해도 본인부담이 전체 의료비의 8~15% 정도 든다. 여기에 법정본인부담 5%를추가할 경우 전체 의료비의 20% 안팎까지 본인부담률이 올라간다.

현 정부가 의료급여를 축소하겠다고 논의하기 이전에는 2006년 참여정부 당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미 의료급여 제도를 개악한 역사가 있다. 당시 유 전 장관은 의료급여 대상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동시대를 사는 다른 국민의 도움을 받아 치료를 받는 사람으로서 이런 정도는 감수할 수 있고, 또 감수해야 마땅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귀중한 그 무엇이 공짜로 제공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라고 저는 믿습니다."

유 전 장관은 마치 의료급여 대상자가 모든 건강보험 재정 문제의 원인인 것처럼 수급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운운하며 '의료급여 대상자 본인부담제'를 신설했다. 이제 현 정부가 가난한 사람들의 의료이용을 인위적으로 축소하고, 의료이용에 대한 책임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떠넘겨 온 개악정책을 또다시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당시 이들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담보로 2004~2006년간 평균 21%에 달하던 의료급여 진료비 증가율이 2007년에는 7.6%로 낮아져, 연간 2400억 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되었다.

MB, '복지선진국'이라더니 기초수급자 11만명 자격 정지

이명박 정부도 "보편적 복지가 '칼끝의 꿀'처럼 위험한 것"이라고 하더니, 복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자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매년 보건복지 예산을 늘려왔다"며 스스로 '복지 선진국'이라고 우스운 자화자찬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늘어난 복지예산 대부분은 기초노령연금 지급대상 확대분과 건강보험 재정부담금 등 어쩔 수 없이 늘어나는 '법정의무지출'들이었다. 오히려 빈곤, 취약계층과 직결되는 사업비는 지속적으로 삭감했고 올 4월 사회복지통합전산망을 통해 복지수급자 일제정비조사를 통해 11만6000명에 이르는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을 정지시켰다.

정부가 빈곤정책이라고 만든 것이 사실상 가난한 사람들에게 본인부담금을 높이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는 셈이다. MB정부는 부자들에게는 감세를 해주고 4대강으로 대기업들과 부자들만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재정적자를 키워놓았다. 그러더니 이제 와서는 재정 건전성을 들먹이며 복지 재정을 삭감하고 그 고통을 고스란히 가난한 사람들에게 떠넘기려고 하는 것이다.

지속적인 경제위기로 빈곤과 불평등이 급속도로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비현실적인 부양의무자 기준과 재산 및 소득기준으로 인해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정부발표 자료로 410만 명이 넘는다. 또 최저생계비 이하 빈곤층이 600만 명으로 조사되고 있음에도 현재 기초생활보장보호법 수급자는 전 국민의 3%(157만 명, 2010년기준)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사실로 보아도 이 정부는 수급자 보호와 탈수급에 대해 말은 하지만 실상은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매우 가혹한 정부인 것이다.

의료급여 본인부담금 인상 계획, 가난한 사람의 삶 악화시킬 것

자유방임적이고 과잉진료를 하는 현재 의료시스템 하에서는, 기초생활 수급자가 복합적인 질병을 얻었을 때 본인부담금이 늘어나면 의료이용을 포기하는 이들은 더 늘어날 것이다. 이미 조사된 결과에서도 지원되지 않은 의료비 때문에 수급자가 의료이용을 포기한 경험이 20~26%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나 이는 기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과잉진료가 얼마든지 가능한 의료서비스 공급체계에 있지 이를 이용하는 기초수급자에게 있다고 볼 수 없다. 이들이 근본적이고 지속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주치의 제도와 같은 정책변화를 통해 의료이용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하는 일이다. 그런데도 수급자의 도덕적인 해이를 거론하며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낙인을 조장하는 본인부담금 인상 정책은 역겨운 책임전가이다. 근본적인 과잉진료 공급체계를 개편하는 일에 대해서는 의료계 반발을 의식하여 무기력하면서도, 가난한 국민에게는 '도덕적 해이'라는 낙인을 전가시키는 짓이야 말로 이 정부의 도덕적 해이를 드러내는 진면목이다. 언제까지 약한 국민들에게 강하고, 강한 기득권에는 '약한 정부'의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변명을 늘어놓을 것인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본인부담금을 높여 의료급여 제도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겠다는 기획재정부의 이번 발표는, 자신들의 의사를 잘 표현하지 못하고 제도 변화에 저항하기 어려운 수급자들의 권리를 무시하는 것이다. 정부는 경제 위기의 책임을 왜 가난한 사람들에게 전가시키려고 하는가?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도덕적 해이'라는 낙인을 함부로 찍어도 되는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서 유독 엄한 잣대를 들이대는 이 정부의 도덕성은 과연 얼마나 높은가?

가난한 국민도 국민이다. 아니 가난한 국민을 적극 보호하고 존중하는 정책적 배려를 하는 것이야말로 정부가 존재하는 이유이다. 빈곤과 불평등의 문제는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사회 시스템의 문제이다. 더 이상 가난한 국민 개인들에게 빈곤과 복지의 책임을 떠넘기는 '꼼수'로 정부의 책임을 회피하지 마라. 가난과 불평등은 사회의 제도와 시스템을 바꾸고 공적 책임을 강화시키는 방향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정부는 가난한 이들의 삶을 더욱 악화시킬 의료급여 본인부담금 인상 계획 논의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가난한 사람들의 건강권과 생명권 평등권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이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더 많은 복지를 확대할 의무가 있다.

 /김정숙 건강세상네트워크 빈곤층 건강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