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4일 화요일

"발바닥에 땀 나도록 뛰어다닌 죄밖에 없다"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5-13일자 기사 '"발바닥에 땀 나도록 뛰어다닌 죄밖에 없다"'를 퍼왔습니다.
[현장]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 투쟁 결의대회

지난 4일부터 시작된 택배노동자 파업이 계속 확산되는 추세다. CJ대한통운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13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당사자인 CJ대한통운의 조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여기에는 노동조합단체인 공공운수노조를 비롯해 광주, 창원 등 전국화물연대 15개 지부에서 온 택배기사 600여 명이 참가했다. 

▲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 투쟁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는 택배기사들 ⓒ 유성애

파업은 CJ대한통운이 건당 배송수수료 인하, 패널티제도 등 무리한 수·위탁 계약을 요구하자, 이에 반발한 택배기사들이 운송을 중단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4월 초 CJ대한통운은 시내·산간벽지 등 택배 밀집도에 따라 880원~1100원까지 지급하던 건당 배송수수료를 800원으로 일괄 인하하고, 배달지연과 불친절 등에 대해 벌금을 물리는 '패널티제도'를 적용했다. 

그러나 비대위는 이런 방침이 어떠한 협상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졌다며, "패널티 종류는 최대 10만 원에 달하고 종류도 수십 가지인데 반해 택배기사 월급은 평균 150만 원에 불과해 당장 생계에 큰 타격이 생긴다"고 밝혔다. 14년간 택배업에 종사한 최철규 비대위 천안지부장은 "전국의 택배노동자들은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닌 죄밖에 없다"면서 "사측은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인정하고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 택배기사가 받은 패널티항목 자료. CJ대한통운은 택배기사의 욕설, 불친절, 임의배달 등에 각각 벌금을 물리는 '패널티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 유성애

삭감된 수수료를 놓고도 반발이 크다. 충청남도 천안시를 담당하는 택배기사 장아무개(34)씨는 "CJ대한통운이 10년째 동결됐던 배송수수료를 한꺼번에 삭감해 버린 것이다"라며 "지난 4월 CJ와 대한통운이 합병했는데, 지인 중에는 그 과정에서 담당구역이 줄어 월급이 100만 원 정도 줄어든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사측은 계속된 교섭요청에 한 번도 응한 바가 없으며, 오히려 파업에 참여하는 사업자(택배기사 또는 대리점)들을 상대로 계약해지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2002년부터 택배기사로 일한 비대위 서울대표 이상용씨는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이번 달 월급도 받지 못했다. 그저 인간적인 삶을 살고 싶었을 뿐인데, CJ대한통운은 내 목줄을 쥐고 '싫으면 나가'라고 협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누군가 등 뒤에 빨대를 꽂고 피를 빨아먹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한통운 비대위 측은 같은 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J대한통운 측의 불공정한 동의서를 알리기도 했다. 비대위는 앞으로도 거리 집회와 선전전 등을 통해 패널티제도 폐지를 주장하며 파업의 정당성을 알릴 방침이다. 

유성애(find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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