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3일 월요일

조중동도 ‘윤창중 스캔들’ 다르지 않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3-05-12일자 기사 '조중동도 ‘윤창중 스캔들’ 다르지 않다'를 퍼왔습니다.
논란 없는 ‘명백한 사안’이란 반증… ‘대통령 감싸기’도 보여

▲ 오늘자 중앙일보 1면 기사

소위 ‘조중동’(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도 ‘윤창중 사건’에 대한 보도는 다르지 않았다. 물론 박근혜 대통령 당선 이후 인사검증 국면에서 조중동은 청와대와 정부에 대해 일정 부분 비판 언론의 기능을 수행했던 전례가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도 한 언론사는 처음에는 의혹 사실을 크게 받지 않고 미적미적하다가 검증 정국에 합류한다든지(이동흡 검증 당시 동아일보의 경우), 지나친 인사 검증에 대해 다소 우려를 표시한 조선일보에 대해 동아일보가 발끈하면서 잠깐 갈등을 빚는다는 등(김용준 검증 상황의 경우) 언론사별 대응의 편차는 있었다.  

하지만 윤창중 사건의 경우 조간신문이 보도할 수 있었던 토요일(11일) 아침부터 세 신문 모두 지체없이 사안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조선일보의 경우 1, 2, 3, 11면 기사를 배치했고, 중앙일보는 1, 3, 4, 5면 기사를 썼으며, 동아일보 역시 1, 4, 5, 6면 기사를 할당했다. 동아일보가 다소 1면 기사의 비중이 낮기는 했지만 내용면에서 비판의 수위가 낮다고 볼 수는 없었다. 이미 토요일자 기사에서 보수언론 모두 사건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자세하게 보도하는 한편, 이 문제를 청와대 인사검증 문제로까지 끌어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는 이 사건이 일부 인터넷 보수언론과 보수성향 누리꾼들의 생각과는 달리 논란이 필요 없는 ‘명백한 사안’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페이스북 등에서 전직 별정직 공무원들과 현직 기자들이 누누이 증언했듯이 이미 그 시간에 인턴과 술을 마시고 있었다는 것 자체가 청와대 대변인의 자격이 없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그것만으로도 경질 사유가 될 수 있다. 오늘(13일)자 동아일보 5면 기사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그 사실을 분명히 했다. 다른 사안없이 그 시간에 기자도 아닌 인턴과 술을 마시고 있었다는 것 자체가 ‘업무 이탈’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 오늘자 동아일보 5면 기사

물론 이 사건이 보수언론에서도 대서특필 될 수밖에 없는 까닭에는 사건 특유의 선정성 탓도 크다. 금요일 새벽(10일) CBS의 보도로부터 시작된 이 사안은 이남기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의 해명 발언과 토요일(11일) 윤창중 전 대변인의 기자회견과 일요일(12일) 밤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윤창중 전 대변인 내사 결과 보도를 지나면서 ‘진실공방’의 상황이 되었다. ‘엉덩이’냐 ‘허리’냐가 문제가 되었고 ‘알몸’이냐 ‘속옷’이냐가 문제가 되었으며 ‘귀국종용’이냐 ‘도망’이냐가 화제가 되었다. 

상황은 자신의 소원과는 다른 방식으로 국제적인 인물이 된 윤창중 전 대변인에게 좋지 않아 보인다. 오늘자 조중동의 대대적인 보도를 통해 보더라도 윤창중의 기자회견에서 나온 주장들은 신빙성이 많이 떨어진다. 윤창중 전 대변인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내사 결과 보도가 여과없이 이루어졌을 뿐더러, 대체로 각 언론사에서 경력이 오래된 기자일 주미특파원들이 사건 현장인 W호텔 바텐더를 만나는 것도 마다하지 않은 탓이다(조선일보 2면, 동아일보 3면). 바텐더는 상황에 대한 명확한 증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CCTV의 사각지대가 별로 없다며 억울하면 확인해 보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조중동 역시 이 사안을 이미 청와대의 업무 혼선 문제로 보도하고 있다. 중앙일보는 1면, 조선일보는 3면, 동아일보는 5면 보도를 통해 이번 문제가 윤창중 개인의 파탄의 문제가 아님을 명백히 하고 있는 것이다. 


▲ 오늘자 조선일보 3면 기사

▲ 오늘자 동아일보 5면 기사

물론 이러한 ‘명백한’ 지적 이외에 다른 기조도 감지된다. 보수정부 들어 보수언론들이 흔히 그러던 것처럼, 사건의 주체를 대통령 개인과 분리하고 대통령만은 방어하면서 정권의 타격을 줄이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특히 청와대의 문제를 가장 집중조명한 중앙일보는 한편으로 5면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감기약 투혼’을 언급하여 눈길을 끈다. 

▲ 오늘자 중앙일보 5면 기사

▲ 오늘자 조선일보 3면 기사. 중앙일보 5면 기사와 비슷한 결이라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청와대의 문제를 대통령과 분리하는 건 아무래도 무리한 일이기에 이러한 보수언론의 시도가 안쓰러워 보이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한윤형 기자  |  a_hrima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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