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스 2013-04-14일자 기사 '아리랑TV, ‘무급 인턴’ 논란…“노동착취”'를 퍼왔습니다.
아리랑TV 측 “방송경험 문의 많아서”…지망생들 “불합리하다”
아리랑TV 측 “방송경험 문의 많아서”…지망생들 “불합리하다”
국제방송 아리랑TV가 프로그램 실무를 맡는 인턴 일부를 ‘무급’으로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무급 인턴은 주 5일 하루 8시간가량 근무를 하는 상근직인데도 중식만 제공할 뿐 별도의 급여가 없어 “노동착취”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각종 대학교 내 채용공고 게시판, 취업 정보 카페 및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아리랑TV 인턴모집 공고에 따르면, 아리랑TV는 2010년부터 올해까지 프로그램 제작을 돕는 인턴을 무급으로 뽑고 있다. 여기서 뽑힌 인턴들은 ‘In Focus’, ‘Hello, Diplomacy!’, ‘PerformArts’, ‘Now in North Korea’, ‘The INNERview’, ‘Showbiz Korea’ ‘Simply K-Pop’ 등 다수 프로그램의 제작 업무를 맡았다.

▲ 한 대학교 채용정보 게시판에 올라온 아리랑TV의 인턴 모집 공고. 지난달에 올라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홈페이지 캡처)
아리랑TV는 매일 8시간(점심시간 제외) 주 5일 근무가 가능하고, 제작 관련 실무뿐 아니라 영문 받아쓰기와 번역을 맡을 수 있는 인력을 구했다. 여기에 대부분의 채용공고에서는 ‘3개월, 4개월 이상 근무 가능한 자’라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 인턴들은 자료조사, 스튜디오 녹화, 현장 촬영, 자막 검수, 편집 등 전반적인 방송 제작 업무를 맡으면서도 중식 외에 별도의 급여는 없었다.
다른 언론사에서도 필요 인력을 인턴으로 채용하는 경우는 흔하다. 하지만 아리랑TV처럼 무급 인턴을 채용하는 곳은 드물다. 언론사들은 온·오프라인 매체, 종합·전문지 여부와 무관하게 최소 1개월에서부터 1년 근무 가능자를 뽑으면서 사규에 명시된 인턴 급여를 주고 있다. 금액을 밝히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30~80만원 사이의 급여 혹은 활동비가 나온다. 일부 언론사는 급여 외 취재비와 중식 지원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후원으로 제작비가 충당되는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최근 인턴을 모집하면서 월 100만원의 급여와 중식을 제공하겠다고 밝혀, 언론사 입사 지망생들 사이에서 ‘파격 대우’라며 화제가 됐다. 언론사 인턴 근무조건의 열악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강지윤 아리랑TV 경영지원팀 차장은 12일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저희는 경희대, 숙명여대, 연세대 등 서울 주요 대학과 산학협력을 맺고, 급여를 각각 50%씩 부담하는 유급 인턴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리랑TV는 산학협력 관계인 서울 주요 대학들과 6개월 이상 근무하며 소정의 활동비와 중식이 제공되는 유급 인턴십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유급 인턴들도 시사보도제작센터, 문화교양제작팀 등 프로그램 실무에 투입된다. 이처럼 인턴들이 같은 일을 하면서도 유급/무급으로 나뉜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또한 유급 인턴들에게 아리랑TV가 지원하는 지원금은 교통비 수준이었다.

▲ 올해 2월 한 대학 구인 게시판에 올라온 아리랑TV 장기인턴십 채용공고. 1일 8시간 근무 기준으로 대학에서는 월 20만원을, 아리랑TV는 교통비 정도를 지급한다고 명시돼 있다. (홈페이지 캡처)
무급 인턴 논란에 대해 강지윤 차장은 “(무급 인턴 운용이) 논란이 있을 수 있다”라면서도 “옛날에 정부에서도 외교부 등에서 무급 인턴 가지고 (비판적인)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이어, “무급으로 운용하면 안 되지만, (산학협력 관계가 아닌 학교의) 학생들이나 일반인들이 방송 경험을 하고 싶다고 개인적인 문의가 많이 와서 기회 제공 차원에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언론계통의 인턴 제도가 대부분 ‘경험 체득’이라는 명목으로 열악한 근로조건 아래서 운용되는 점을 감안해도 ‘무급 인턴’은 노력에 대한 대가가 너무 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종편 인턴 경험이 있는 A씨는 아리랑TV의 ‘무급 인턴’에 대해 “남들과 똑같이 일하고 무급이라니 공평하지 않다”며 “노동착취”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무급 인턴 등 열악한 근로조건이) 억울하면 정규직으로 들어오라는 식이라 준비생들은 할 말이 없다”고 토로했다.
신문사 인턴 경험이 있는 B씨는 “언론사들이 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력에 대해 항상 강조하고 중요성을 부각시키면서도, 자신들은 그렇지 않으니 이율배반적인 느낌”이라며 “값싼 노동력으로 어떻게든 뽑아내려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원자에게 던져진 조건은 충분히 불합리한데, 노동한 것에 대한 대가를 언론사 멋대로 해석해서 ‘좋은 경험시켜줬으니 됐지’라고 하는 건 온당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방송사 입사를 준비하고 있는 C씨는 “사실 방송 쪽에서 실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는 매우 적다”며 “방송사에서 급여를 아주 적게 주거나 안 주는 것은 ‘너희들 아니어도 돈 안 받고 일할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C씨는 “미디어 쪽은 외주가 넘쳐나서 외주에 외주를 주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결국 그 피해는 언론에 꿈을 품은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것 같다”며 “인턴도 제작에 참여하며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이다. 그 결과물로 수익을 얻는 방송사의 입장이라면 적어도 최저임금은 줘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 girlspeac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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