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스 2013-04-25일자 기사 '“KBS, 비정규직 임금 현실화도 못하면서 수신료 현실화라니”'를 퍼왔습니다.
KBS, 청경 동원해 언론노조 기자회견 방해… 직접교섭 요청도 거부
KBS, 청경 동원해 언론노조 기자회견 방해… 직접교섭 요청도 거부
올 초부터 숙원사업인 ‘수신료 인상’을 추진 중인 KBS가 KBS 차량 운전노동자들의 문제를 KBS와 직접교섭하겠다고 밝힌 언론노조의 기자회견을 방해해 다시 도마에 올랐다. KBS는 불과 1주일 여 전 언론노조 KBS본부 및 언론·시민단체들이 벌인 기자회견을 몸으로 막아 반발을 산 바 있다.
지난달 18일부터 임금 인상 5.4% 등을 내걸고 39일째 파업 중인 KBS 차량 운전노동자들은 KBS의 자회사인 KBS 비즈니스가 100% 출자해 만든 (주)방송차량서비스에 소속된 직원들이다. 이들은 평균연령이 40대 중반에 이르지만 10여년 간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을 받고 있다며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방송차량서비스 측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아 협상이 지지부진하게 흘러가던 중, 23일 오후 방송차량서비스 측은 KBS 분회에 합의문을 보내왔다. ‘회사는 2012년 임금 격려금으로 2억 2천 5백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는 기본급 인상이 아닌 ‘일회성 격려금’이었고, 24일 오전 열린 최종 협상 자리에 당사자인 박은열 방송차량서비스 사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강성남, 이하 언론노조)은 KBS 차량 운전노동자들(언론노조 방송사 비정규지부 KBS 분회 소속)의 교섭권을 회수, KBS에게 직접교섭을 요청하기 위해 25일 오전 11시 KBS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KBS 시큐리티 직원들이 언론노조 집행부 및 조합원들을 압박하며 막아, 기자회견이 지체됐다. KBS 청경들은 본관 계단이 아닌 아래 광장에서 현수막을 펴려는 언론노조를 몸으로 막았다. 이 과정에서 KBS 안전관리팀 관계자는 시종일관 기자회견을 ‘불법’이라 규정하며 고성을 일삼아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었다.


▲ KBS 청경들이 언론노조를 몸으로 막아 당초 11시로 예정돼 있던‘비정규직 처우 개선 요구에 직장폐쇄로 협박하는 KBS 규탄 기자회견’은 십수 분간 지연됐다. ⓒ미디어스

▲ ⓒ미디어스
이 관계자는 “저게 집회지, 시위야?”, “당신들이 이게 제대로 된 거야? 이건 불법 아니야 불법” 등 언론노조 관계자에게 반말을 쏟아냈다. 언론노조 집행부가 “예전부터 KBS 앞에서 기자회견을 해 왔다”며 왜 안되느냐고 묻자 이 관계자는 “(규정이) 바뀌었다. 두고 보세요. 앞으로 다 바꾸라고 할 거야”라고 답했다. 한 기자가 KBS의 공식 입장인지 확인하려 하자 이 관계자는 “관계자 아니면 얘기하지 말라”며 고압적인 자세를 취했다.
십수 분만에 재개된 기자회견에서는 ‘수신료 인상’에 혈안을 올리면서도, 자사의 방송 차량을 책임지는 운전노동자들을 홀대하고 그들의 문제에 무심한 KBS를 규탄하는 발언들이 이어졌다.

▲ 25일 언론노조는 KBS 본관 앞에서 ‘비정규직 처우 개선 요구에 직장폐쇄로 협박하는 KBS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미디어스
강성남 언론노조위원장은 “오늘의 저급한 행태 때문에 처참한 마음으로 시작한다”며 “어제 사측이 (임금 인상이 아닌) 격려금을 지급한 것은 ‘너희는 저급한 노동자니 이거 먹고 떨어져라’라고 한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 달에 딱 최저임금을 받으며 죽도록 일하는 노동자들이 있는 곳이 KBS다. (이것이) 국가기간방송이라고 폼 잡는 KBS의 속살”이라고 말했다.
홍기호 언론노조 KBS본부 부본부장은 “KBS는 지금까지 사회적 약자를 차별하지 말아야 하고, 비정규직을 위해 배려해야 한다고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보냈지만 사실은 정반대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약자인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 현실화도 안하면서 무슨 수신료를 현실화한다고 이 사회 시민들에게 얘기를 하는가. 당치 않은 얘기”라고 질타했다.
주봉희 언론노조 방송사 비정규지부장과 이향복 KBS 분회장은 열악한 KBS 분회의 상황과 회사의 태도에 대해 발언하다 결국 울먹임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향복 KBS 분회장은 “회사가 합의문 보내온다고 해서 파업이 끝났다며 조합원들끼리 처음으로 삼겹살을 먹었는데, 나중에 회사에게 뒤통수 맞았다고 얘기를 못하겠더라”라며 “비정규직 투쟁은 이겨본 적이 없지만, 이번엔 회사의 행패에 맞서 꼭 이겨보고 싶다”고 말을 맺었다.
KBS는 이날 청경을 동원, 언론노조의 기자회견을 지체시켰을 뿐 아니라, “우리와 상관없는 일이니 공문을 받지 않겠다”며 언론노조의 직접교섭 요청 공문도 받지 않았다. 언론노조는 “왜 KBS가 협상에 응해야 하는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할 것”이라며 “재차 교섭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김수정 기자 | girlspeac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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