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9일 금요일

KBS가 공동 설립한 미디어 교육사업 ‘청소년 방송단’ 중단 위기


이글은 미디어스 2013-04-18일자 기사 'KBS가 공동 설립한 미디어 교육사업 ‘청소년 방송단’ 중단 위기'를 퍼왔습니다.
직원들 돌연 해고 통보…“좋은 프로그램인데 아쉽다”
KBS, 한국교육학술정보원, KBS 미디어가 공동 설립한 비영리 사단법인 ‘대한민국 청소년 방송단’의 직원들이 투자금 지원 중단을 이유로 갑작스럽게 퇴사를 종용당해, 2년도 안 돼 청소년 미디어 교육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빠졌다.
대한민국 청소년 방송단(이하 청소년 방송단)은 KBS가 김인규 사장 시절인 2011년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하 KERIS), KBS 미디어와 공동 설립한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그동안 미디어 소통 투어, 미디어 특강, 청소년 미디어 페스티벌 등을 개최했고, 올해 1월까지 활동을 지속해 왔다.

▲ 18일 오후 현재 KBS미디어 홈페이지 메인에는 주요 사업으로 '대한민국 청소년 방송단'이 소개돼 있다. (홈페이지 화면 캡처)


청소년 방송단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청소년 미디어 교육을 지원한 공로로 2011년 10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뽑은 ‘2011년 3분기 청소년 권장 사이트’에, 지난해 1월 디지털 YTN이 선정한 ‘청소년 건전 e브랜드 대상 10대 사이트’에 선정된 바 있다.
그러던 중 청소년 방송단은 지난 12일, 청소년 미디어 교육 내용을 기획, 실행하던 직원들에게 돌연 해고를 통보했다. 지금까지 운영비를 지원하던 KERIS에서 올해는 투자를 하지 않기로 결정해, 더 이상 조직을 운영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청소년 방송단은 지난 1월 직원들에게 ‘다른 비영리 사단법인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해 잠시 언급했을 뿐, 조직의 해체나 해고에 대한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부터 약 1년 간 근무해 온 소속 직원 5명 중 3명은 15일 퇴사했다. 남은 2명도 내달 퇴사할 예정이다.

KBS, 아무런 책임 없나

청소년 방송단의 설립 주체인 KBS, KERIS, KBS미디어는 모두 해고 사태에 대해 묵묵부답하고 있다. 자신들이 공동 설립 주체이기는 하나, 청소년 방송단은 엄연히 독립된 비영리 사단법인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KBS의 경우 해당 업무를 맡던 신사업기획단이 올 초 없어지며 사업에서 빠져,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KBS가 사업 초기에는 자사 뉴스 등을 통해 청소년 방송단 활동을 홍보해 놓고, 이제 와서 ‘별개의 독립 법인’을 이유로 해고 사태에 대한 책임을 피하려고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대한민국 청소년 방송단 홈페이지의 비전 소개 코너. KBS,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등 24개 기관이 힘을 합쳐 만든 곳이라고 나와 있다. (홈페이지 화면 캡처)


KBS는 2011년 2월 16일 (뉴스7)에서 미디어 교육 협약 사실을 처음으로 알렸고, 4월 8일 (뉴스광장)에서 청소년 방송단의 출범을 전했다. (뉴스광장)은 청소년 방송단이 앞으로 △KBS의 첨단 미디어 장비를 이용해 콘텐츠를 창작하고 △방송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으며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미디어 교육 프로그램도 무상으로 제공받는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KBS는 청소년 방송단이 벌이는 여러 가지 미디어 교육에서 자사 프로그램 및 구성원을 적극 활용했다. 청소년 방송단의 활동을 돌아보면 KBS 2FM (슈퍼주니어의 키스더라디오) 공개방송, KBS 청소년 한국어학당 개최, 이재강 기자, (개그콘서트) 서수민 PD 등 KBS 구성원들이 참석한 미디어 특강, KBS제주와 KBS 부산방송총국 등을 돌았던 미디어 소통 투어 등 KBS와 연계된 활동의 비중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KBS의 자회사인 KBS 미디어 역시 18일 현재 여전히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노출시키는 등 청소년 방송단을 주요 사업으로 홍보하고 있다. ‘청소년 미디어 교육’은 KBS 미디어가 시행 중인 지식사업 영역에 포함돼 있기도 하다.
이번에 해고된 한 직원은 18일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KBS, KERIS, KBS 미디어 등 3개 기관이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 책임 소지를 피하려고 법인을 따로 낸 게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라며 “실직 당하는 사람만 황당하게 됐다”고 밝혔다. 3개 기관이 합심해서 청소년 방송단을 만들었지만 실제 운영진은 다른 이들로 구성돼 있어 해고에 대한 책임을 엉뚱한 사람에게 묻게 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출범한 지 2년, 사업이 본격 궤도에 오른지는 1년도 되지 않아 미디어 교육 활동 전담 직원을 해고한 것은, KBS가 추진해 오던 청소년 미디어 교육의 지속성에 대해 의구심을 품게 만든다.
이 직원은 “지난해 미디어 특강, 미디어 페스티벌 등을 개최하며 다져 놓은 것이 있어서, 그것을 밑거름으로 계속 진행할 생각이었다”며 “관계된 3개 기관(KBS·KERIS·KBS 미디어)가 크고 튼튼한 곳이라 책임 있게 운영될 줄 알고 들어와 일했다. 이렇게 (실무팀이) 없어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아쉽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KBS 안에 있는 많은 부서들도 있다 없어지는 경우가 다반사고, 내부에서도 무슨 사업을 벌이는지 정리해 공유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며 “청소년 대상 미디어 교육에 대해 공영방송 KBS가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성주 청소년 방송단 이사는 “지난해 본격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내년에 더 잘해보자’고 이야기를 나눴는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면서 “굉장히 의미 있고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사업이니, 어서 정상화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미디어 교육 전문가는 “청소년 방송단은 KBS가 최신 설비 및 공간을 제공하고, 현장에 있는 전문가들이 교육에 나서는 등 프로그램 내용이 좋아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덕분에 학생들도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냈다”며 “청소년 방송단에 가입해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학생들도 많은데, 단지 예산 문제로 KBS가 사업을 중단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디어스가 청소년 방송단 및 KBS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한 결과, KBS 미디어는 “청소년 방송단은 처음 들어 본다”고 답했고, 청소년 방송단은 “법인은 남겨두는 것으로 알고 있다. 추후 계획은 잘 모르겠다. 현재 담당자가 외국 출장 중”이라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  girlspeac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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