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7일 수요일

“자식에게 비정규직을 물려줄 수 없다” 절규 뒤 분신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4-16일자 기사 '“자식에게 비정규직을 물려줄 수 없다” 절규 뒤 분신'을 퍼왔습니다.

기아차 사내하청 노동자 분신 시도
광주공장 신규 채용 1차 전형서
조합원들 ‘나이제한’ 탈락에 좌절
‘정규직 일자리 세습’도 실망한듯


“자식에게 비정규직을 물려줄 수 없다.”

16일 분신을 시도한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사내하청 노동자 김아무개(37)씨가 분신 직전 동료들에게 외쳤던 구호다.

김씨는 이날 광주공장 신규 채용 1차 전형에서 응시 자격이 만 35살로 제한돼 평균연령이 40대인 사내하청 조합원(450여명) 중 상당수가 탈락한 것에 대해 괴로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차 서류전형 합격자 가운데 △사내하청 117명(화성·광주·소하리 공장) △장기근속자 자녀 274명 △일반 700여명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정규직 노조(금속노조 기아차지부 광주지회)에서 낸 소식지에도 ‘비정규직에 대한 나이제한 때문에 혜택이 부족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김씨는 노사가 이른바 광주공장의 생산규모를 50만대에서 62만대로 늘리면서 ‘정규직 일자리 세습’을 합의한 것에 대해서도 안타까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2일 금속노조 기아차지부와 회사 쪽은 정규직 정년퇴직자 및 25년 이상 장기근속자의 직계 자녀 1명에게는 2차 면접 때도 면접 점수의 5%(3.5점)를 가산해주기로 합의했다. 1차 전형 때도 장기근속자 자녀들은 25% 안에서 할당되도록 했다.

김씨는 전국금속노조 기아차지부 광주지회 사내하청분회 조직부장을 맡아 상근자로 일하며 58일째 천막 농성을 벌여왔다. 그는 정규직 노조와 함께 회사와 벌이는 3자 특별교섭에 참여해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요구했지만 협상이 여의치 않은 것에 대해 실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또 기아차 광주공장 사내하청 노동자 214명이 2011년 8월 기아차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2010년 대법원이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는 불법 파견 노동자’라고 판결하자 소송을 냈다. 이들은 기아차 광주공장이 정규직 6300여명과 함께 사내하청 노동자 450여명을 조립라인 등에 배치한 것은 현대차와 같은 ‘불법 파견’이라고 주장한다.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같은 생산공정에서 일하고도 정규직 평균 임금(8000만원)의 60% 수준을 받는다.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광주지회 관계자는 “노사 합의서가 공개되지도 않았는데 1차 합격자 수 같은 사실무근의 소문이 돌았다. 불법 파견과 관련해 특별교섭을 해왔지만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분신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기아차 광주공장 쪽은 “노사간에 신규 채용 인원이 확정되지 않아 1차 서류전형 합격자 수를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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