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경제민주화’를 국민행복 3대 과제로 제시할 만큼 중시했다. 그러나 대통령 취임 50일이 지난 지금은 경제민주화 의지를 의심받고 있다.
박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경제민주화 의제를 선점해 논의를 주도했다. 대선 출마선언에서 첫 번째로 언급한 것이 ‘경제민주화 실현’이었다.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면서 대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단호하게 법 집행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 중심에는 1987년 개정 헌법에 경제민주화 조항을 도입한 ‘경제민주화의 아이콘’ 김종인 한국외국어대 석좌교수가 있었다.
그러나 대선이 한창 진행되던 지난해 9월부터 박근혜표 경제민주화에 물음표가 찍히기 시작했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정체불명의 경제민주화”라고 비판하고 김종인 당시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상식 이하”라며 설전을 벌이자 대선 후보이던 박 대통령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과 이 원내대표의생각 이)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애매한 봉합이었다. 박 후보가 경제민주화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된다는 말도 돌았다. 경제민주화 최종 공약화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선거 막판인 11월 중순 박 후보는 김종인 전 위원장과 기존 순환출자의 의결권 제한 문제, 재벌 총수의 국민참여재판 시행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 박 대통령은 당시 기존 순환출자에 손대길 원치 않았고, 대기업집단법 제정 등에 반대했다. 결국 김 전 위원장은 최종 공약 발표 회견장에 나타나지 않아 토사구팽됐다는 말이 나왔다.
지난 2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박근혜 정부 5대 국정목표에서 경제민주화 용어를 제외하면서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는 결정적으로 의심받았다. 200쪽이 넘는 국정과제 보고서 엔 경제민주화 대신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가 자리했다. 경제민주화 정책이 ‘선거용’ 구호였다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박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경제민주화를 거론했지만 이미 중요 정책에서는 빠져 있었다. 취임 후 인사 에서도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 가 많다. 성장주의자인 현오석 경제부총리와 조원동 경제수석을 기용했고, 낙마했지만 한만수 전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대기업을 옹호하는 대형 로펌 출신이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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