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4-17일자 기사 '[기고]입원 중인 여성 경남도의원이 홍준표 도지사에게'를 퍼왔습니다.
“홍준표 도지사님의 마지막 결단을 간절히 기다립니다”
지난 12일 밤 새누리당 의원들의 이른바 폭력 날치기를 막다 병원에 입원 중인 강성훈 통합진보당 경남도의원이 홍준표 지사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
존경하는 홍준표 도지사님, 김오영 의장님, 강석주 새누리당 대표님!
글솜씨도 없는 제가 정말 어렵게 공개편지를 띄워봅니다
입원한지 5일째, 한 끼도 굶지 못하던 제가 진주의료원에 대한 걱정으로 아직 밥 한 숟갈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잠도 잘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주의료원 간호사 2명은 21일째 단식으로 천막에서 사랑하는 가족도 보지 못하고 뼈만 남아 차마 보지 못할 정도입니다.
하루라도 못 보면 안 되는 막내딸이 ‘엄마 언제와’라고 매일 매일 저를 찾는 전화를 걸어 가슴이 아픕니다.
진주의료원을 살리고 싶은 이런 간절한 맘을 이제는 정말 알아주세요.

지난 12일 경남도의회 진주의료원 폐업조례 상정을 막다 쓰러진 강성훈 의원이 치료를 받고 있다.ⓒ구자환 기자
산소 호흡기를 끼고 있는 환자, 임종을 앞둔 말기암 환자, 거동이 불편한 노인환자, 체중이20kg도 안 되는 루게릭 환자 등등 가고 싶어도 다른 병원으로 갈 수 없는 환자들입니다. 아픈 것도 서러운데 돈이 없어, 보호자가 없어 마지막 종착역으로 찾은 병원에서 쫒겨나야 한다면 그 마음이 어떨지 헤아려보셨습니까? 차라리 죽고 싶은 맘, 분하고 억울함으로 매일 밤을 고통과 불안으로 지새겠지요?
담당 의사도 가버리고 약도 안준다는데, 낼 모레 저승길을 앞둔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심정은 어떨까요? 내 부모, 내 자식, 내 형제라면 그렇게 매섭게 내칠 수 있을까요?
다시 한번 입장 바꿔 생각해보세요. 돈 없는 사람들의 든든한 보금자리였든 진주의료원입니다.
오늘 아침 병원에서 뉴스를 틀다가 경상남도가 기업체 유치에 100억을 지원하겠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거가대교, 마창대교, FC경남, 각종 대형건물 신축과 축제 등 매년 수십 억, 수백억이 들어가고 경남개발공사의 부채는 6천억이 넘는데, 진주의료원을 폐업한다는 걸 누가 인정할 수 있을까요?
타당성 조사와 수요 예측 없이 접근성 없는 곳에 병원 새로 지어놓고 매년 12억원 정도의 미미한 도비 지원이 있었을 뿐입니다. 감가상각비, 퇴직충당금 빼면 적자는 매년 20억원 정도입니다. 도가 그 적자분을 매년 지원해주면 됩니다.
이제 올해 말부터 혁신도시의 신규아파트 입주로 인구가 6만명 이상 늘어나는 진주 동부권에는 급성기 병원이 두 군데 밖에 없습니다. 더 늘려야할 상황에 폐업이라는 말은 성급한 판단입니다.
존경하는 홍준표 도지사님,
노조가 강성이라했는데 그 노조원을 만나보기라도 하셨는지요? 밥이라도 한 끼 먹으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셨는지요?
제가 만나본 노조원은 여리여리한 간호사들, 파업가도 몰라 자보를 보고 따라 부르고 팔뚝질도 제대로 못 했습니다. 노조 집행부를 꾸리지 못해 2-3명의 인원으로 겨우 몇 년을 어렵게 운영해온 무늬만 노조였더군요.
6년째 임금 동결, 8개월째 임금 체불이 되어도 제 목소리 못내는 약한 사람들, 밀린 임금 때문에마스크를 쓰고 저녁, 주말에 전단지 돌리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약한 노조.
제가 3년 동안 활동하면서 느낀 노조는 약한 존재였는데, 갑자기 홍 지사님께서 강성으로 만드셨더군요. 지금 한 달가량 싸우고 있는 사람들이 노조뿐 아니라 모든 직원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한마음으로 진주의료원을 살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경상남도(도지사 홍준표)가 진주의료원 폐업절차를 진행중인 가운데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상경한 전국보건의료노조 진주의료원 노조원들이 폐업 철회, 공공의료 확대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과 함께 108배를 진행했다. 한편 오는 18일 경남도의회 본회의에서 진주의료원의 존폐가 결정될 예정이다. 진주의료원을 해산할 수 있도록 한 조례 개정안이 본회의에서 가결되면 103년 동안 이어온 진주의료원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처지에 놓인다.ⓒ이승빈 기자
존경하는 홍준표 도지사님, 김오영 의장님, 강석주 새누리당 대표님!
지금 그들이 이렇게 외치는 건 103년이라는 역사와 생사고락을 같이 한 직장이었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 것입니다. 환자들의 생명, 도민들의 건강권을 지키고 싶은 진실한 마음입니다. 새 집을 지어놓고 사랑으로 가꾼 집을 남에게 저당잡히고 싶지 않은 간절한 바램입니다. 공공의료를 지켜내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입니다.
내년부터 밝은 미래가 있어 더 열심히 해 보고 싶은 마지막 기회를 달라고 아우성칩니다. 이 소리를 가슴으로 제발 들어주십시오. 도민의 65%,국민의 70%가 진주의료원을 폐업을 반대합니다.
보건복지부, 국회의원, 각 단체, 진주시의원, 진주 시민들, 시민단체, 각 정당들 모두 이 진주의료원 문제에 매달려 일도 제대로 못하고 있습니다. 매일 이곳저곳에서 기자회견, 토론회, 집회, 행사, 문화제 등으로 얼마나 성토를 하고 있습니까? 물론 지사님, 집행부, 언론도 마찬가지겠지요. 얼마나 낭비입니까?
64명의 진주의료원 직원들이 명예퇴직을 신청했습니다. 떠나면 받아줄 곳도 제대로 없고, 가족들의 생계도 걱정이 되겠지만 무엇보다 함께 지낸 동료들과 진주의료원을 떠날 결심을 어떻게 했겠습니까?
오로지 진주의료원을 지키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희생을 한 것이고, 떠나서도 진료 받으러 진주의료원에 오실 분들입니다
이제 존경하는 홍준표 도지사님 ,그리고 김오영의장님, 강석주 새누리당 대표님의 큰 결단만 남아있습니다.
17일 있는 협상의 자리에서 통큰 선언을 해주십시오. 노사와 의회와 모든 관심 있는 단체, 도민들과 진주의료원을 살리고 공공의료를 함께 고민해보자고 말입니다. 폐업을 유보하고 대안을 함께 만들어보자고 말입니다.
강성훈 통합진보당 경남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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