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장학회 장학생 출신들의 모임인 ‘상청회’가 술렁이고 있다. 대표적 ‘친박근혜’ 인사인 김삼천 전 상청회장(64·사진)이 정수장학회 신임 이사장에 선임돼 정치적 논란이 커지는 데 대해 상청회 안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는 것이다.
상청회 16대 회장을 지낸 유이관씨(72)는 지난 1일 역대 상청회 회장·임원진에게 “상청회 이름으로 김삼천씨의 (정수장학회) 이사장 취임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장학회 이사진을 만나 이사장 지명을 철회하도록 건의하기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하필이면 민감한 이 시기에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듯 하면 김삼천씨 개인적으로 영광이야 있겠지만 우리 상청회가 ‘장물장학회’ 운운하며 매스컴과 정치판에서 난도질당하는 게 자존심 상한다”며 “이는 박 대통령 통치력에도 치명타가 되므로 중립적인 교육자 중에서도 장학재단 운영 경험이 있는 자를 추천해야 제3자들도 납득하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역대 상청회 회장·임원 등으로 구성된 고문 그룹에서는 유 전 회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대응책 마련을 위한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조만간 김 이사장 임명 철회의 뜻을 정수장학회 이사회에 전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익명을 요구한 상청회 전 임원은 “박 대통령과 무관한 인물이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맡아야 한다는 얘기가 이번에 처음 나온 게 아니다”라며 “누가 봐도 (박 대통령과) 연결 고리가 뻔한 인물을 재차 장학회 이사장으로 세우니까 장학생들의 순수한 사회봉사 단체인 상청회까지 정치색을 가진 것처럼 오해를 받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대구 출신에 영남대를 졸업한 김삼천 이사장은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세 차례 상청회장을 지내며 의원 시절의 박 대통령에게 3000만원의 후원금 을 지원 한 바 있다. 또 박 대통령이 30년 넘게 이사장으로 재직한 한국문화 재단에서는 감사를 지냈고 육영수여사기념사업회에서는 함께 이사로 활동했다. 이 때문에 김 이사장은 본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돼왔다. 야당과 시민사회는 김 이사장을 ‘제2의 최필립’으로 매김해 명망 있고 중립적인 새 이사장 선임과 장학회의 사회 환원 을 요구해왔다.
김 이사장은 7일 경향신문 과의 통화에서 “유 전 회장이 (상청회의) 대표성이 있는 분인지 잘 모르겠다”며 “상청회는 정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조직이고 나 역시 박 대통령과 관계없이 사회에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이사장직을 수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학회의 사회환원 요구에 대해서는 “업무를 시작하고 종합적으로 살펴본 뒤에 말씀을 드리겠다”며 “지금은 이런저런 말들이 많지만 시간이 좀 지난 뒤에 평가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4일 정수장학회의 요청을 받아들여 김 이사장의 임명건을 승인했다. 김 이사장은 8일부터 정수장학회 사무실에 출근해 정식으로 업무를 시작한다.
김형규 기자 fideli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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