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5일 목요일

도마 위 오른 국정원게이트, 검찰은 다를 수 있을까?


이글은 플러스코리아 2013-04-22일자 기사 '도마 위 오른 국정원게이트, 검찰은 다를 수 있을까?'를 퍼왔습니다.
국정원을 크게 배려한 경찰과 ‘불의의 레시피’로 ‘불량음식’ 만들어온 검찰

[플러스코리아]오주르디 정치칼럼= 검찰이 국정원 의혹과 관련해 대규모 수사팀을 꾸렸다. 지난 18일 공안·특수통 30여명의 검사와 수사관으로 구성된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수사에 착수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공소시효가 오는 6월 19로 만료되는 등 시간이 촉박해 특임검사와 동등한 권한을 부여한 특별수사팀을 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법 위반 VS 선거법 위반
 
채동욱 검찰총장은 “국정원 의혹 사건 일체는 국민적 관심이 지대한 사건인 만큼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총장의 말대로 특별검사팀이 한 점 의혹도 없이 진상을 밝혀낼 수 있을까? 중대한 정치적 사건에 대해서는 ‘수사력’보다 ‘정치력’을 발휘해 온 검찰이다. 두고 보자. 앞으로 50일 후면 검찰의 ‘속내’가 뭔지 드러나게 된다.
 
경찰은 국정원 직원인 김씨와 이씨, 그리고 일반인 이씨를 국정원법(정치관여 금지) 위반에 따른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국정원법을 위반한 ‘정치 개입’은 맞지만 선거법을 위반한 ‘선거 개입’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왜 ‘선거 개입’은 아니라고 강변하는 걸까.
 
‘국정원법 위반’과 ‘선거법 위반’은 그 의미가 크게 다르다. 국정원법에 명시돼 있는 정치관여 금지는 국정원이라는 조직이 아닌 국정원 직원 개인에게 부여된 의무다. 국정원법 위반 혐의만 적용되면 국정원의 직원으로서 정치적 중립 의무를 소홀히 한 개인의 잘못으로 귀결되고 만다.



국정원을 크게 배려한 경찰, 검찰은 다를 수 있을까? 
 
반면, ‘선거법 위반’ 혐의가 적용되면 얘기는 크게 달라진다. 국정원 직원의 ‘댓글 행위’가 특정 후보의 당락을 목적으로 벌인 선거운동으로 해석될 경우 이는 곧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대선에 개입했다는 증거가 된다. ‘대선 개입’으로 결론이 난다면 그 파장은 엄청날 수 있다. 12.19대선이 부정선거라는 논란에 휩싸이게 될 것이고, 거기에 박 정권과의 연결고리가 확인된다면 대통령 탄핵으로 번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 때문에 경찰이 정치적 배려를 한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국정원법 위반 혐의만 적용하고 선거법 위반에 대해서는 함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선거 국면에서 공무원의 정치활동은 엄연히 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게 상식이다. 경찰이 이런 상식조차 비켜간 것이다.
    
어쨌든 ‘국정원 의혹’이 검찰의 도마 위에 오른 형국이 됐다. 검찰의 역량과 수사의지에 따라 어떤 요리가 만들어질지 결정된다. ‘정의와 진실’이라는 레시피를 사용할 경우 국민 모두에게 칭찬받는 아주 맛있고 훌륭한 요리가 만들어지겠지만, ‘권력 눈치보기과 꼬리자르기’라는 최악의 레시피를 적용할 경우 냄새나고 불결한 음식이 돼 국민들의 혹독한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 당시 원세훈 국정원장과 이명박 대통령 © 편집부


‘불의의 레시피’로 ‘불량음식’ 만들어온 정치검찰
  
대한민국 검찰의 능력은 세계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그토록 ‘능력있는 검찰’이면서 왜 국민들로부터 손가락질 받고 외면당하는 걸까. 검찰 스스로 그 이유를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국민을 위해 ‘정의의 레시피’로 요리를 하지 않고, 권력의 시녀가 돼 ‘불의의 레시피’로 먹지 못할 '불량음식'을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이번 특별수사팀의 수사에서도 가장 큰 변수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될 게 분명해 보인다. 특별수사팀이 국정원의 대선 개입 쪽으로 수사방향을 잡아갈 경우 ‘권력의 손’이 어떤 식으로든 수사에 개입하려 들 것이다. 특히 수사의 불똥이 박근혜 정부로 튈 수 있는 상황이 도래한다면 이를 차단하기 위한 엄청난 압력과 정치적 공작이 가해질 것으로 봐야 한다. 
  
검찰이 어떤 ‘레시피’를 들고 도마 위에 오른 ‘국정원 의혹’을 요리할까. 그 ‘레시피’가 권력의 ‘가이드라인’일 수도 있고, ‘권력에 대한 정치적 충성심’이 될 수도 있다. 정녕 국민에게 큰 감동을 줄 ‘정의의 레시피’를 선택할 수는 없는 것인가? 
 
검찰 도마 위에 오른 ‘국정원게이트’, 검찰의 ‘레시피’는? 
  
아무튼 '봐주기 수사’부터 시작해 박 정권을 당혹스럽게 만들 ‘대형 폭발’까지 그 안에 있는 모든 상황을 염두해 두고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검찰이 빼들 ‘레시피’는 아래 5가지 중 하나일 것으로 예상된다. 


#레시피 NO.1: MB정권식 꼬리자르기 
‘MB검찰’의 ‘레시피’를 전수받아 ‘꼬리자르기’로 사건을 덮으려 할 수도 있다. 여직원 김씨 등 국정원 3차장 산하 ‘대북심리전단’ 직원 몇 명과 중간간부 한 둘을 사법처리하는 선에서 사건을 덮는 방법이다. 부실·축소 수사라는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는 부담이 따르지만, ‘정치검찰’이라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레시피 NO.2: 원세훈 국정원법 위반 처벌까지만
‘댓글 사건’과 관련된 몇 명을 사법처리하면서 동시에 원 전 원장을 법정에 세우는 것으로 사건을 일단락 지을 수도 있다. 이 경우 검찰은 ‘댓글 사건’의 ‘몸통’으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지목할 것이다. 그러면서 전 정권의 국정원장을 사법처리한 것만으로도 성공적인 수사였다는 자평을 내놓을 게 분명하다. 
  
#레시피 NO.3: 개인비리까지 포함한 원세훈 사법처리
댓글사건 관련자와 원 전 원장 등을 국정원법 위반으로 처벌한 것만으로 국정원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가라앉지 않을 거라고 판단할 경우, 검찰은 원 전 원장의 개인비리를 추가로 터뜨리려 할 것이다. 원 전 원장의 미국 별장과 MB 비자금 얘기가 나오는 걸 보면 벌써 이런 준비를 해놓은 모양이다. 국정원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원세훈 개인비리’로 희석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레시피 NO.4: MB정권 단죄까지만
서울시청에서부터 MB와 호흡을 맞춰온 MB의 ‘최종 복심’이 바로 원 전 원장이다. 그에 대한 비리를 캐다보면 MB가 등장할 거라는 건 과자상자를 열면 과자가 나올 거라고 예상하는 거나 마찬가지로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원세훈 개인비리’는 이번 사건을 ‘MB정권 단죄’로 끌고 가는 ‘매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MB정권과의 ‘고리 끊기’는 어차피 한번 해야 할 일 아닌가. 하지만 '지뢰'를 피해가야 한다. MB가 박 정권에 들어놓은 ‘정치적 보험’을 잘못 건드리는 경우 상황은 ‘레시피 NO.5’로 치닫을 수 있다. 
  
#레시피 NO.5: 모든 게 드러나 ‘대폭발’할 경우
적용 확률이 가장 낮는 ‘레시피’다. ‘사고’나 ‘불의의 변고’가 일어나지 않는 이상 이 '레시피'가 채택될 가능성은 거의 ‘제로’라고 봐야 한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사법처리하는 과정에서 MB까지 처벌해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 이 때 검찰이 상황 관리를 제대로 못한다거나, 누군가 엄청난 내용을 갖고 ‘양심선언’을 하는 등의 돌발변수가 발생하면 큰 폭발력을 가진 ‘뇌관’이 터질 수 있다. ‘부정선거’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은 100%다. ‘부정선거’의 수혜자가 박 대통령이라는 여론이 확산된다면 정국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다. 
 
‘정의와 진실’의 ‘레시피’를 빼들어라 
  
공은 검찰에게 넘어갔다. 이번에는 검찰이 어떤 모습을 보여 줄까. 여태까지 그랬던 것처럼 ‘정치검찰’의 구태를 재연함으로써 또 다시 국민들을 크게 실망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정의와 진실이라는 귀한 가치를 국민에게 선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아예 닫혀 있는 건 아니다. 뼈를 깎은 고통이 따르겠지만 검찰이 단단히 마음 먹는다면 가능할 수도 있다. 
  
국민들이 검찰에게 간절히 바라는 게 있다. 외압과 정치적 타협에 굴하지 않고 ‘정의와 진실’의 ‘레시피’를 빼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도마 위에 오른 ‘국정원게이트’를 멋지게 요리해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그런 검찰이 되기를 소원한다. 선량한 국민의 간절한 바람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 칼럼은 본지 기사화에 동의하여 게재함을 밝힙니다. 출처/사람과 세상사이) 
오주르디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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