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3일 수요일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상설특검 힘 빼려는 검찰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4-02일자 기사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상설특검 힘 빼려는 검찰'을 퍼왔습니다.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채동욱 후보자, 검찰개혁 총론에는 '납작' - 각론에는 '조건'
▲ 채동욱 검찰총장 후보자가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대검 중수부 폐지에 반대한 적이 없다"며 "다만 부패 수사의 공백이 우려되는 만큼 보완책이 마련된 뒤 폐지하는 게 소신"이라고 밝혔다. ⓒ 남소연


검찰개혁 일환으로 도입이 기정사실화 된 상설특검의 위상과 권한, 규모를 둘러싼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채동욱 검찰총장 후보자는 2일 국회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중수부 폐지와 상설특검제 도입에 대해 부정적인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중수부 폐지 문제에 대해서는 내가 반대한 적이 없다. 다만 중수부 폐지에 따른 부패 수사의 공백이 우려된다. 그에 대한 반드시 보완책이 선행된 후 폐지되더라도 폐지돼야 한다는 것이 나의 소신이다. 상설특검에 대해서는 현재 논의되는 상설특검의 내용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 아직 설계도가 안 나온 것 같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한 입장을 말할 게 없지만, 기왕 그런 새로운 수사기구가 만들어진다면 법리적인 문제도 없어야 할 것이고, 부작용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채 후보자가 사전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는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그는 '중수부 폐지의 보완책'으로 "일반 특수사건은 지방검찰청 특수부에서 처리하고, 중·대형 특수사건은 맞춤형 태스크포스를 통해 처리하겠다"면서 "정치적 편향성 및 공정성 시비 우려가 큰 사건에 대해서는 특임검사 제도를 확대해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또 상설특검에 대해서는 "상설특검을 도입해야 한다면 기구특검보다는 위헌 소지가 상대적으로 적고 미국에서도 합헌성이 인정된 형태인 제도특검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상설특검을 둘러싼 검찰과 정치권의 간극

채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발언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검찰도 공식적으로 상설특검 도입을 인정했다는 점이다. 둘째 검찰과 정치권, 특히 야당과의 상설특검을 둘러싼 간극을 명확히 드러냈다는 점이다.

상설특검을 둘러싼 간극은 이거다. 채 후보자가 선호한다고 밝힌 제도특검은 매번 특검 도입을 위한 특별법 제정 과정을 생략한다는 측면에서 현 특검보다는 진일보한 것이지만, 그 외 측면에서는 현 특검과 큰 차이가 없다. 법적 규정만 있다가 필요에 따라 특검을 임명하고 수사팀을 꾸리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반면, 기구 특검은 상시 특별검사가 있는 것은 물론 특검 사무소에 상시 조직과 인력을 갖춘 형태다. 지난 대선 당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고비처) 설치를 공약했던 민주통합당이 기구 특검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논리적 귀결이다. 박범계 민주통합당 의원은 "상설특검을 잘 설계하면 우리 공약이었던 고비처와 큰 차이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에서 생각하는 상설특검의 모습은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것이 없다. 상설특검과 패키지로 고려되고 있는 특별감찰관제가 기소권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완전한 제도 특검보다는 어느 정도 실체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지만, 상대적으로 검찰 출신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야당이 생각하는 모습에 가까울지는 미지수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도 몇몇 새누리당 의원들이 "자칫 상설특검이 옥상옥 기구가 될 수 있다"는 발언을 했다.

결국 검찰은 특검의 힘을 최대한 빼려고 하고 있고, 반면 야당은 최대한 힘을 실으려고 하고 있으며, 청와대와 여당은 그 사이에서 뚜렷한 입장이 없는 안갯속 형국이다. 채 후보자는 "국회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면서도 "다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앞으로 신중한 검토를 통해서 많은 의견을 내겠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총론에는 바짝 엎드린 채 후보자... 과거 수사 "송구" 연발
▲ 채동욱 검찰총장 후보자가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마친뒤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채 후보자는 중수부 폐지와 상설특검에 대한 각론에서는 소신 발언을 이어가면서도 검찰개혁 총론에는 바짝 엎드린 모습을 보였다.

그는 검찰의 위상 추락 원인에 대해 "무엇보다 신뢰 상실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난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자기 비리에 대해서 제 식구 감싸기에 그쳤다는 비난, 교만하고 권력을 남용해온 것 아니냐는 비난, 그런 것들이 종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철래 새누리당 의원의 "국민의 머릿속에 지금 검찰이 어떤 형태로 각인되어 있는지 생각해봤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검찰이 신뢰를 잃어버려서 더 이상 그대로 놔둘 수 없다는 그런 인식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MB 정부 시기에 있었던 각종 수사에 대해서도 "송구스럽다"를 연발했다. 수사에 대해 "그 사건으로 인해서 검찰이 여러 가지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게 되고 더 나아가 많은 비난이 있어 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고, 한명숙 총리 수사에 대해서도 "정치적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피의사실 공표 문제에 대해서도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 총장으로 취임하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다각적인 방책을 강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직접 진상조사단장으로 활동했던 스폰서 검사 사건에 대해서는 "당시 약 30여 명의 수사관을 동원해서 가혹하리만큼 엄정한 조사를 했다, 당사자들 조사를 완벽히 했다고 생각한다"고 부실 수사 의혹을 부인했다.
이병한(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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