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뉴시스】진철호 소비자 전문기자 · 최성욱 기자 = 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바로 잡아야 할 공정거래위원회가 문제가 된 기업에 오히려 상을 수여해 공정성 논란에 휘말렸다. 수상자들은 이런 기업의 대표나 임원들이었다.
공정위는 지난 1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12회 공정거래의 날 기념행사를 열고, 공정거래분야 유공자 29명에게 정부포상과 공정거래위원장 표창을 수여했다.
이날 공정거래위원장 표창을 수여한 20명은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 문화정착, 공정거래 자율준수프로그램의 도입·운용, 소비자보호 및 소비자 주권확립, 공정거래제도발전에 기여한 인물들이다.
올해 수상자 명단에는 SPC그룹 계열사인 (주)삼립식품 최동수 상무도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SPC는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로 이달 중으로 공정위 심판정(전원회의)을 앞두고 있다.
SPC는 가맹점들을 상대로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매장 확장과 인테리어 재시공을 강요하고, 계열사나 특수관계에 있는 업체를 시공업체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공정위는 공정거래 자율준수프로그램의 도입·운용에 기여한 인물 중 한 명으로 해당업체 임원을 선정했다. 공정거래질서 확립에 크게 기여했다는 것이다.
앞서 공정위는 제10회 공정거래의 날을 한 달여 앞두고 온라인으로 음원서비스 가격을 담합해 과징금을 부과받은 SK텔레콤의 박용주 상무 임원에게 공정위원장 표창을 수여하기도 했다.
또 제2회 공정거래의 날에는 케이티프리텔(KTF)에게 대통령 표창을 수여하기도 했다. 당시 KTF는 가입자들 승인 없이 부가서비스에 가입시켜 요금을 받아오다 적발돼 과징금을 부과 받은 직후였다.
이런 문제점에 대한 지적에 대해 공정위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같이하면서도 규정을 따랐기 때문에 절차상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포상업무지침에 의하면 공정거래관련법 위반을 하더라도 최근 2년간 3회 이상 고발 또는 과징금 처분을 받거나 최근 1년 이내에 3회 이상 시정명령을 받지만 않았다면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공정위 한 관계자는 "공정위는 정부포상업무지침보다 엄격한 내부 기준인 '최근 2년간 2번 이상 시정명령을 받은 기업은 수상자로 선정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삼립식품의 경우, 2008년 5월에 하도급법 위반으로 과태료를 부과 받은 것 이외에 최근 2년간 법 위반 사항이 없다"며 "계열사 문제로 책임을 운운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공정위 부위원장을 포함한 6명(내부인사 5명, 외부인사 1명)으로 구성된 공적적심사위원회를 열고, 공정위 내 각 부서 및 유관기관에서 추천받은 인물을 대상으로 최종 수상자를 결정하고 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학현 한국공정경쟁연합회장, 김연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장,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부회장 등 각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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