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스 2013-04-03일자 기사 '민주당, 문제는 ‘좌클릭’ 아닌 ‘우왕좌왕 클릭’'을 퍼왔습니다.
지지율 지속적 하락…“‘좌클릭’ 기준점 모호할 정도로 허약한 정당”

지지율 지속적 하락…“‘좌클릭’ 기준점 모호할 정도로 허약한 정당”

▲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박기춘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제44차 의원총회에서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뉴스1
오랜 세월 제1야당의 자리를 지켜 왔던 민주통합당이 위기를 맞았다. 리얼미터, 한국갤럽 등 대부분의 여론조사 기관이 민주통합당의 현 지지율을 20%대로 집계하는 가운데, ‘안철수 신당 창당론’이 불거지면서 여의도내 제3세력에 대한 기대가 날로 커지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일 한 종편 방송에 출연해 “민주당은 좌클릭 때문에 망했다”고 공언했다. 민주당이 제19대 총선부터 이어진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에서 전략적으로 ‘좌클릭’을 택하면서 중도 노선 사이에서 갈팡질팡했고, 이러한 모습 때문에 민주당이 신뢰를 잃었다는 것이 문희상 위원장의 분석이다.
민주, 정치 현안 대응 지지부진…결과는 지지율 ‘하락’
민주당의 위기는 정말로 ‘좌클릭’ 때문에 발생했을까. 문 위원장의 설명과 달리 대선 이후 민주당은 당 내외에서 중요한 정치적 사안이 떠오를 때마다 이렇다 할 ‘좌클릭’ 행보를 보인 적이 없다. 그러나 민주당의 지지율은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 지난 제18대 대선 이후 민주통합당 지지율 변화.ⓒ미디어스
여론조사 전문업체 가 대선 직후인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진행한 주간 정례조사 정당 지지율을 통해 살펴볼 때, 민주당 지지율은 꾸준히 하향 곡선을 그렸다. 새로운 정권이 출범하면서 야당이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민주당이 위기관리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18대 대선 직후인 지난해 12월 24일에서 28일까지 진행된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33.3%였다. 직전 조사에 비해 7.7%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대선 패배로 인해 민주당에 실망을 느낀 유권자들 중 일부가 지지를 철회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지난 1월 14일부터 18일까지 시행한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직전 조사보다 2.5%포인트 하락한 30.3%로 나타났다. 1월 14일은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가 공식 활동을 시작한 날이다.
대선 패배 이후 당과 지지자를 수습하려는 목적으로 비대위가 꾸려졌지만, 정작 당내 비주류와 주류는 각각 ‘친노 책임론’과 ‘문재인 역할론’을 내세우며 지루한 책임 공방만 벌였다. 비대위가 기획한 ‘회초리 민생투어’가 퍼포먼스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민주당이 공언한 정당 개혁 의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 2일자 경향신문 만평 '김용민의 그림마당'에서는 민주통합당 지지율 하락 원인을 오판하는 문희상 비대위원장을 비판했다.ⓒ경향신문
민주당 지지율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2월 25일 이후 또 다시 급락했다. 직전 조사에 비해 3.1%포인트 하락한 26.8%였다. 지난 1월 21일부터 25일까지 시행된 조사에서 처음 지지율 20%대(29.0%)를 기록했을 때보다도 낮은 수치다.
지난달 11일 안철수 후보가 귀국하자마자, 민주당 지지율은 2013년 들어 최저치를 찍었다. 안 후보는 4·24 서울 노원병 지역 재·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한 뒤 여의도 제3의 정치세력으로 급부상했다. ‘안철수 신당 창당론’도 함께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기존의 민주당 지지자 중 안 후보 본인, 혹은 ‘안철수 신당’을 대안으로 택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바꿔 말하면, 이들이 민주당을 지지해야 할 이유를 민주당은 제시하지 못했다.
민주당, ‘좌클릭’하기 위한 기준조차 없다”

▲ 민주통합당 천정배 전 의원.ⓒ뉴스1
지속적으로 민주당 혁신에 대한 목소리를 내 왔던 천정배 전 의원은 지난달 10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민주당이 ‘좌클릭’이냐 아니냐 이전에 믿음직한 국가비전을 가지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DJ시대 이후의 변화하는 현실에 조응하는 비전, 민생을 안정시키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며 생태환경을 보전할 확고한 비전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천정배 전 의원은 지난 대선의 주요 화두였던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예로 들어 “민주당이 새누리당 보다는 먼저 제기한 이슈였지만, 제대로 주도하지도 풍부한 내용을 만들지도 못하면서 오히려 박근혜 후보에게 새치기 당하고 말았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 몇 년 동안 국민적 관심을 끌었던 무상급식, 반값등록금, 무상보육 등의 이슈도 민주당이 제기하거나 내용을 채웠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천 전 의원은 “한미FTA, 제주해군기지 등 집권 당시 스스로 선도한 문제에 대해서는 입장을 바꾸면서도 국민을 납득시킬 충분한 사과나 설명을 하지 않았고 심지어는 상대 당에 책임을 전가하는 바람에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며 “이제부터 민주당은 뚜렷한 국가비전과 아울러 국민의 삶을 안정시킬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정책을 내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전 의원은 3일 미디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좌클릭’을 하려면 기준점이 있어야 하는데 (민주당은) 기준점이 어디인지도 모호할 정도로 허약한 정당”이라며 “당 포지셔닝 자체가 분명하지 않으므로 ‘좌클릭’이 잘못됐는지 아닌지 판단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현안 대처 능력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기초와 토대, 바탕이 무너진 상황에서 하루하루 현안 대응을 어떻게 했는지 따질 수는 없다”며 “기본이 안 되어 있는데 현안 대처를 제대로 할 수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이어 “당내에서 (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시간이 필요하다”며 “일단 당 지도부를 잘 뽑고 지도부가 일을 잘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다정 기자 | songbird@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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