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일 화요일

'17초 대독 사과문'으로 보는 박근혜의 국정 운영 방식


이글은 미디어스 2013-04-01일자 기사 ''17초 대독 사과문'으로 보는 박근혜의 국정 운영 방식'을 퍼왔습니다.
논란 정면 대응보다는 회피 선택…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꼽히기도

지난 30일 오전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대국민 사과 발표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의 명의로 된 대국민 사과문은 김행 청와대 대변인이 대신 읽었다. 내용은 단 두 문장으로 구성되었다.
“새 정부 인사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인사위원장으로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인사 검증 체계를 강화해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

▲ 청와대가 장,차관 낙마 사태 등 새 정부 인사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지난 30일 오전 김행 대변인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허태열 비서실장의 사과문을 대독하고 있다.ⓒ뉴스1

청와대의 ‘17초 대독 사과’에 대해 대부분의 언론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과문에는 사과의 배경에 대한 명확한 해명도, 사과 이후의 조치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도, 인사 최종 책임자인 박근혜 대통령의 이름도 없었다. 다만, 측근을 앞세워 박 대통령의 인사 논란을 수습하기에 급급한 모양새가 펼쳐지고 여지없이 박 대통령은 침묵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대로 박 대통령의 후보 시절과 당선자 시절, 취임 후의 태도는 다르지 않다. 박 대통령은 대개 독자적으로 인선을 확정하고 정책을 마련하나, 비판에 직면할 때에는 측근들을 대신 내보냈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4일 취임 일주일 만에 대국민담화를 발표해 정부조직법 개편안 처리가 늦어지는 데 대한 ‘분노’를 직접 토해낸 일은 오히려 이례적이다.

“박근혜, 사상 최초 ‘히키코모리’ 대통령”

논란을 회피하는 박 대통령의 성향을 두고 박권일 자음과모음 ‘R’ 편집위원은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장이고 국정 전반의 책임자이기도 하다”며 “중대한 사실이나 입장을 발표할 때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것이 맞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의 성향은 후보 시절부터 잘 드러났는데, 취임 이후에도 진두지휘를 하기보다는 뒤에서 지시를 내리고 앞에서 다른 사람이 (외부 비판을) 막아내는 식의 국정운영을 하고 있다”며 “혹자는 박 대통령을 사상 최초의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대통령’이라고도 한다”고 꼬집었다.
박권일 위원은 또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오히려 그러한 지점에서 너무 앞에 나섰기 때문에 거부감을 준 측면이 있다”면서도 “굳이 비교하자면 사소한 사안에 대해서도 ‘소통’하려던 이 전 대통령 쪽이 대통령으로서 맞는 태도를 취했다”고 평했다.

▲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24일 오후 서울 삼청동 청와대 춘추관에서 측근비리와 관련 대국민사과문을 발표 하고 있다.ⓒ뉴스1

“지지율 41%, 박 대통령 향한 민심의 원망 때문”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이 향후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전규찬 한예종 교수는 “앞으로도 계속 이런 태도를 취한다면 더 많은 문제가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 60% 정도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불안해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을 수습할 수 있는 적절한 대응을 내놓지 못하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는 것이다.
전규찬 교수는 “박 대통령의 취임 초반 지지율이 41% 정도밖에 나오지 않고 민심이 이반되는 것은 국정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민심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이와 더불어 박 대통령이 (소통하지 않으려고 하면서) 민심과 함께하려 들지 않는다는 데 대한 원망도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측근 정치’ 타파 방안은 자율성 제고”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박 대통령 자신이 꺼낸 말에 측근들이 알아서 맞추길 바란다는 것이 박근혜 정부 ‘측근 정치’의 특징”이라며 “내각 구성과 정무 라인을 보면 (박 대통령이) 다루기 편하고 친화성이 높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무 라인이 박 대통령의 말을 받아 그대로 움직이는 방식이 유지되면 제대로 국정 운영이 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며 “현재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내각의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박 대통령 ‘측근 정치’의 문제는 5년 내내 개선되지 않고 되풀이될 것”이라며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윤다정 기자  |  songbird@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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