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303-08일자 기사 '정부는 “핵공격 땐 북 정권 소멸”…군사적 대응만 강조'를 퍼왔습니다.
ㆍ군 목소리 커지고 통일부는 뒤로 빠져ㆍ전문가들 “즉각 소통해 긴장 완화 나서야”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한국 정부가 강경 일변도로 나가고 있다. 정부 내 강경론의 축인 군의 목소리가 커진 반면 외교통상부와 통일부의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작다. 남과 북이 출구 없는 강 대 강 대결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핵무기로 한국을 공격한다면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인류의 의지로 김정은 정권은 지구상에서 소멸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북한 핵공격 위협은)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일종의 협박이고 겁박”이라며 “핵무기가 과거에 세계전쟁 종식을 위해 두 번 사용된 적은 있지만 대한민국과 같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행복하게 살고 있는 사회를 공격한다면 이것은 인류가 용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 이후 우리 군은 연평도와 백령도에 서북사령부를 만들고 병력과 무기를 굉장히 많이 보강했다”면서 “북한이 또 도발한다면 우리는 사정 없이 응징할 것이며 보복응징 규모에는 제한이 없다”고 했다.
군의 발언 수위는 지난 6일 이후 매일같이 높아지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김용현 작전부장(육군 소장)이 이날 이례적으로 직접 카메라 앞에 나와 “북한이 도발을 감행하면 우리 군은 도발 원점과 도발 지원세력은 물론 그 지휘세력까지 강력하고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적극적 대응책 대신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했다.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은 8일 정부 논평에서 “북한은 3차 핵실험과 연이은 도발 위협에 이어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남북 간 불가침에 관한 합의’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 대한 거듭되는 파기 선언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으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도발과 위협으로 아무것도 얻을 것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며 “남북 간 합의를 준수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북한 당국에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계룡대에서 열린 육·해·공군 장교 합동임관식에 참석해 “북한의 도발에는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며 “국민은 굶주리는데 핵무기 등 군사력에만 집중한다면 그 어떤 나라도 결국 자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북한이 변화의 길을 나선다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적극 가동해 남북이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기반과 조국통일의 길을 탄탄히 닦아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청와대로 돌아가 국가안보실 예하 위기관리상황실을 방문해 김장수 안보실장 내정자 등에게 북한군 동향과 우리 군 대비태세를 보고받았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어떤 도발행위도 즉각 무력화할 수 있는 한·미연합태세를 갖춰달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긴장 국면에서 대북 제재와 함께 대화를 통한 해법도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정부는 북한과 즉각 소통해 긴장 완화에 나섬으로써 한반도 상황을 통제해야 한다”며 “또 미국과 북한이 소통해 긴장 완화를 시작할 수 있도록 북·미가 판문점이나 제3국에서 정치·군사적 접촉을 할 것을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진수·이지선 기자 soo4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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