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3-03-03일자 기사 '박 대통령 ‘양보 없다’ 정면돌파… 대국민 담화 카드 왜 꺼냈나'를 퍼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4일 대국민 담화를 발표키로 한 것은 정부조직 개편안 문제를 정면돌파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민주통합당에 거듭 조속한 처리를 당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직접 국민 여론에 호소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조직 개편안 협상의 최대 쟁점은 방송진흥 정책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 문제다. 이는 박 대통령이 구상하는 정부조직안의 핵심이다. 이를 미래부로 옮기지 않고 방송통신위원회에 존치시킬 경우 애초 설계한 정부조직 그림이 허물어질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미래부 신설로 창조경제를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 박 대통령 구상의 골자다. 야당이 ‘방송장악 음모’라고 강력 반발해도 물러설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 여파로 정부조직 개편안을 놓고 여야 협상은 겉돌고, 박근혜 정부는 ‘부실 출범’ 상태가 3일로 일주일째 계속되고 있다.
청와대는 민주당에 나름대로 ‘성의’를 보였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 1월30일 국회에 정부조직 개편안을 제출한 이후 취지를 설명하며 수차례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고, “읍소” “호소” 등 표현을 동원해 요청을 했다는 것이다.
또 방송진흥 정책은 민주당의 총선·대선 공약과 다를 바 없음을 강조하고 협상 과정에서 새누리당이 9가지 사안을 양보했다며 우회적으로 민주당을 압박하기도 했다. “정부조직을 완전하게 가동할 수 없어 손발이 다 묶인 상태”(김행 대변인)라며 시급함도 강조하고 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민주당 등 여야 지도부 회동까지 제안했지만 불발되자 직접 대국민 호소에 나서게 되는 모양새가 됐다.
이남기 홍보수석은 담화 내용을 두고 “국정 차질에 대한 사과와 국정운영의 중요한 기조에 대해 소상히 밝힐 것”이라고 했다. 방송진흥 정책의 미래부 이관 당위성을 설명하면서 정치권에는 임시국회 회기 내 개편안 처리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더 이상 양보는 없다”는 뜻이 담겨 있다. 그런 점에서 정부 출범 초기에 국정 주도권을 둘러싼 힘겨루기 측면도 엿보인다. 정권 초기부터 야당에 밀릴 수 없다는 것이다.
안홍욱 기자 a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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