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4일 목요일

김병관 사퇴는커녕 의혹보도 기자 고소 파문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3-13일자 기사 '김병관 사퇴는커녕 의혹보도 기자 고소 파문'을 퍼왔습니다.
청문대상자 신분서 첫 고소…서부지검 조사착수, “청문회 왜 하나 언론 압박까지”

수십여 가지 도덕성 문제와 각종 의혹이 제기돼 자진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김병관 국방부장관 후보자가 자신의 현역 시절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 기자를 상대로 형사고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고위공직자가 되기 전 인물 됨됨이를 국민에게 폭넓게 검증해야 한다는 ‘청문회’ 제도의 취지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더 이상의 의혹제기를 잠재우기 위한 시도가 아니냐는 의심도 사고 있다.
13일 서울 서부지검과 김병관 후보자 청문준비팀에 따르면, 김병관 후보자는 자신의 2사단장 시절 공사 리베이트 의혹을 제기한 한겨레의 하어영 기자를 상대로 지난달 27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에 의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서부지검은 이 사건을 지난 6일 형사5부(부장검사 임관혁)에 배당해 자료검토에 들어갔으며 이르면 이달 중순 김 후보자를 직접 불러 고소인 조사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회재 서부지검 차장검사는 13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고소장이 접수(돼 수사에 착수)된것은 맞다”며 “고소 내용을 일일이 말하기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국민들의 검증을 받아야할 청문회 대상자가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 기자를 고소한 사건이 갖는 의미와 관련해 “우리 입장에서는 고소장 접수되면 절차에 따라 (다른 일반 사건과) 똑같이 수사할 것”이라고 답했다.
문제가 된 기사내용은 지난달 20일자 한겨레 1면 와 이틀 뒤 1~2면에 실린  , 등이다. 한겨레는 김 후보자가 2사단장으로 복무하던 99년  부대 공사와 관련한 리베이트 문제로 군사령부의 감찰을 받았으며, 감찰 결과 김 후보자가 개인적으로 돈을 받은 정황이 포착됐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당시 2사단에 함께 근무했던 장교와 김 후보자의 지휘계통에 있던 예비역 장성의 인터뷰를 근거로 썼으며, 김 후보자의 해명도 기사에 실었다.

김병관 국방부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이를 두고 김병관 후보자 청문준비팀의 양성태 국방부 대변인실 사무관은 13일 “2사단장 복무당시 부대 공사와 관련한 리베이트를 받은 일도 없으며, 감찰을 받은 사실조차 없는데 허위사실을 보도했으며, 이틀 뒤엔 유비엠텍 합작회사 자문만 했을 뿐인데도 K2 파워팩 도입 과정에서 로비활동에 대한 성공보수로 7000만 원을 받은 것처럼 허위보도한 것이 문제였다”며 “수차례 정정요구를 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아 고소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양 사무관은 “후보자의 고소이유는 사실관계에 맞지 않은 것을 기사화해서 악의적으로 의혹을 부풀렸기 때문”이라며 “검증하는 것은  인정하지만 검증안된 잘못된 사실을 근거로 보도하는 것까지 다 감내해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사를 쓴 하어영 한겨레 기자는 “장교, 상급자 한 사람 얘기를 듣고 충실히 확인한 뒤 보도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보도했으며, 당사자의 해명을 기사 내에 충분히 반영했다”며 “심지어 후보자가 받은  액수까지 거론했다가 나중에 다시 전화가 와 번복한 과정도 다 반영했다”고 밝혔다.
하 기자는 김 후보자의 검찰 고소를 두고 “청문회 과정에서 쏟아진 수많은 제보  가운데 확인과정과 해명을 반영해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를 장관 후보자가 직접 고소고발하는 것이 과연 국민에 검증을 받겠다는 태도인지, 고위공직자에 맞는 자세인지 잘 모르겠다”며 “보도한 직후부터 김 후보자는 고소하겠다고 하면서 검증보도를 하는 언론을 압박하려는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고소를 했으니 오히려 재판과정이 진실규명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김 후보자의 버티기로 청문회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는 마당에 청문회 과정에서 의혹에 대한 자료는 안내고 이렇게 고소까지 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겨레 2월 20일자 1면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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