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3-03-06일자 기사 '박 대통령, 장관 임명 안 한 채 직무수행 지시'를 퍼왔습니다.
ㆍ장관 후보자 절반 청문회 통과 불구 임명장 안 줘
박근혜 대통령은 6일 오전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박 대통령은 유 후보자에게 최근 유독성 화학물질 사고가 잇따르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시하면서 “그 원인을 파악해 근본적인 예방 대책을 수립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북) 구미 염소 누출 사고현장과 (전남) 진도 어선 사고현장을 직접 가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정부조직 개편안이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여서 국민 안전과 관련된 행정이 소홀해질 수 있는 만큼 유 장관 ‘예정자’가 다른 부처 장관의 몫까지 직무 수행에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유 후보자는 박 대통령의 전화를 받은 직후인 낮 12시20분 서울을 떠났다. 오후 2시 구미 사고현장에 도착해 상황 파악에 나섰다. 유 후보자는 7일 진도를 방문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이 유 후보자를 사고현장에 내려보내는 것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시기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민생을 챙기며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임명장을 주지 않은 장관 후보자에게 직접 업무를 지시하는 내각 운영 방식을 두고 비판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추가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된 조윤선 여성가족부, 류길재 통일부 장관 후보자를 빼고도 전날까지 후보자 7명이 인사청문회를 통과했음에도 임명장을 주지 않고 있다. 유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 초대 내각 후보자 중 처음으로 지난달 27일 인사청문회를 통과했지만 8일째 후보자 신분이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임명장을 주지 않은 유 후보자에게 지시를 내린 것을 두고 “한 분만 임명장을 준다는 것이 모양새가 썩 아름답지 않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유 후보자는 현행법에 따르면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임명장을 줘야 하는데 정부조직 개편안이 통과되면 안전행정부 장관으로 다시 (임명장을) 줘야 한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정부조직 개편안을 통과시켜달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들을 장관으로 공식 임명하면 부처를 통솔하며 발빠른 현안 대응이 가능하지만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 지연을 이유로 임명장을 수여하지 않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장관 후보자들은 현안에서 한발 비켜서 있고 부처에선 ‘1부처 2장관’으로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청와대는 앞서 이날 오전 허태열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어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 지연에 따른 국정 공백 최소화를 위해 비상 국정운영 체제에 들어갔다. 박 대통령이 장관을 임명하지 않으면서 비상 국정운영을 거론하는 것을 두고 정부조직 개편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한 전향적 해법 모색보다 민주통합당을 압박하는 데 급급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안홍욱 기자 a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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