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1일 월요일

최저임금 인상은 왜 고용감소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가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3-03-10일자 기사 '최저임금 인상은 왜 고용감소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가'를 퍼왔습니다.
추천보고서(6)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_CEPR Report

[목 차]

1. 미국의 최저임금 인상 논쟁
2. 최저임금 인상, 무엇이 문제인가
3. 최저임금 인상은 왜 고용감소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가

[본 문]

1. 미국의 최저임금 인상 논쟁

지난 2월 12일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국정연설을 통해 현재 시간당 7.25달러인 최저임금을 9달러로 인상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최저임금의 인상을 통해 저소득층의 소득 수준을 상승시킴으로써 심각한 수준에 이른 미국 내 불평등과 양극화, 빈곤 등과 같은 사회적 문제를 완화시키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백악관에 따르면 연간 1,500만 명 가량이 최저임금 인상의 혜택을 볼 것이라고 한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의 이와 같은 제안은 소득 증가가 소비로 이어지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저소득층의 소비를 활성화시켜 경제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의도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의 이러한 제안은 최저임금을 둘러싼 정계와 학계의 논쟁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연설 이후 공화당과 재계는 반대의사를 밝혔다. 공화당은 최저임금 인상은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증가시켜 고용을 줄이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하면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고용감소는 오히려 지금보다 더욱 심각한 빈곤문제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상공회의소 역시 기업의 부담은 생각하지 않는 제안이라고 반발하면서, 투자가 위축되고 고용이 감소해 경제에 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과 노동계는 최저임금 인상에 찬성하고 있다. 일부 보수적인 지역의 지역구의 의원들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민주당 의원들의 경우 대체로 오바마 대통령의 최저임금 인상 제안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제시한 9달러보다 더 높은 10달러를 최저임금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원도 있다. 노동계 역시 최저임금제 인상은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에 지지를 표했다.
학계도 오바마 대통령의 최저임금 인상 제안에 대해 찬반으로 나누어져 상반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에드워드 글레이저(Edward Glaeser) 하바드대 교수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http://www.bloomberg.com/news/2013-02-20/use-tax-credit-not-minimum-wage-to-help-poor.html) 그는 블룸버그 칼럼을 통해, 최저임금을 인상할 경우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켜 고용감소라는 부정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음을 지적하면서, 근로장려세제(EITC, Earned Income Tax Credit)를 강화하거나 세금을 통한 새로운 저소득층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저소득층을 돕는데 있어 더 나은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반대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Paul Krugman) 프린스턴대 교수의 경우 뉴욕타임즈 칼럼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의 최저임금 인상 제안에 강한 지지를 표하고 있다.(http://www.nytimes.com/2013/02/18/opinion/krugman-raise-that-wage.html?_r=0) 그는 경제가 성장했음에도 지나치게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최저임금을 인상할 시기가 되었음을 강조하면서, 최저임금이 인상되더라도 대학교 경제원론 교과서에나 나오는 고용감소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즉, 최저임금 제도를 통해 정부는 큰 고용감소 없이 힘들게 일해도 빈곤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저소득 노동자들의 소득을 향상시키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 최저임금 인상, 무엇이 문제인가?

최저임금제를 둘러싼 이런 논쟁들은 결국 최저임금의 인상이 급격한 고용감소를 초래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으로 볼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하는 이들의 주장은 최저임금의 인상은 고용을 감소시키고 실업자의 양산이라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크루그먼이 언급하고 있는 대학의 경제원론 교과서에서는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마찬가지로 노동시장에서 노동수요와 노동공급을 통해 결정되는 균형임금 이상으로 최저임금이 설정될 경우 고용이 감소하고 실업이 발생한다고 서술하고 있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이 이와 같은 급격한 고용감소라는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을 것이라 보는 이들도 많다. 이는 경제원론에서 가정하고 있는 "노동자와 사용자가 시장에서 가지는 힘은 동일하며, 노동자들은 자신이 생산한 만큼 임금을 받는다."라는 가정이 현실과 괴리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기업의 힘이 노동자 개인보다 강한 현실을 감안할 때 노동자들은 자신이 생산에 기여한 것보다 낮은 수준의 임금을 강요받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본다. 이 경우 경제원론의 내용대로라면 노동자가 생산에 기여한 수준까지는 임금이 상승해도 고용이 감소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최저임금의 인상이 급격한 고용감소를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크루그먼을 비롯한 많은 경제학자들이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최저임금의 인상이 생산성 향상이나 소비활성화로 이어지는 경우에도 고용감소는 발생하지 않을 수있다. 생산성 향상과 소비증대가 기업의 이익 확대로 이어져 최저임금의 인상에도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것이기 때문이다.

3. 최저임금은 왜 고용감소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가

그렇다면 최저임금의 인상이 실제 고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오바마 대통령이 제안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은 결국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까?
CEPR(Center for Economic and Policy Research)의 선임경제연구원 존 슈미트(John Schmitt)는 이와 관련해 최저임금이 고용감소에 미치는 영향은 없거나 있어도 매우 약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2013년 "최저임금은 왜 고용감소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가?(Why Does the Minimum Wage Have No Discernible Effect on Employment?)"라는 보고서에서 2000년 이후 수행된 최저임금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증 연구들에 대한 검토를 통해 이와 같은 결론을 내고 있다. 이는 저임금 청년층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전 연구들(예를 들어, Neumark and Wascher의 2006년, 2008년 연구의 경우 이전 주요 연구들에 대한 검토를 통해 Schmitt와 상반되는 결론을 짓고 있음. 이들은 최저임금 인상이 저임금 청년층의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봄. 반면 Schmitt의 경우 2012년까지의 연구 검토를 통해 최저임금이 고용감소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수준에 머문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음.)과는 상반된 결과로, 슈미트는 2010년 이후 발표된 주요 연구들까지 포함한 분석을 통해 이러한 결론을 얻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 함께 슈미트는 "그렇다면 최저임금이 고용감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최저임금 인상이 초래할 비용 상승이 그리 크지 않은 수준이고, 최저임금 인상에 직면한 기업의 경우 고용감소가 아닌 다음과 같은 선택 또는 이유로 비용을 충분히 부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① 노동시간 감소 : 최저임금 인상에 사용자들은 노동자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노동시간 단축을 택함
② 임금 외 부분에 대한 노동자 지원 감소 : 사용자들은 건강보험이나 연금지원과 같은 임금 외 부분의 노동자에 대한 지원을 줄임으로서 최저임금 인상에 대처함
③ 교육훈련에 대한 투자 감소 :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비용 상승에 대해 사용자들은 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교육훈련비를 줄이는 선택을 할 수 있음
④ 고용구조의 변화 : 고용인원을 줄이기보다 숙련 수준이 높은 노동자를 고용해 수익을 증대시킴. 이 경우 전체적인 고용인원은 감소하지 않지만, 교육수준이 낮고 숙련수준이 낮은 청년층의 경우 실업이 발생할 수 있음. 하지만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교육수준, 숙련수준이 낮은 청년층의 고용감소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남
⑤ 가격의 인상 : 사용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비용 증가를 가격을 상승시킴으로써 해결할 수 있음
⑥ 생산성 향상 : 숙련향상과 같은 방법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켜 수익을 증대시키는 방법을 택함. 이와 같은 수익증대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비용 상승을 상쇄시킴
⑦ 최저임금 인상이 효율임금의 역할을 수행 : 최저임금 상승은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사용자의 전략과 별개로 노동자 스스로 열심히 일하도록 하는 동기가됨. 그렇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감소로 이어지지 않음
⑧ 고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을 감소시킴 :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을 상승시켜 비용을 증대시킴. 기업은 저임금 노동자들의 해고가 아닌 고임금 노동자들에 대한 비용 감소를 통해 비용 상승 문제를 해결함
⑨ 이윤의 감소 : 단지 이윤을 줄이는 수준으로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기업의 비용 상승은 상쇄될 수 있음
⑩ 수요의 증대 : 최저임금이 인상될 경우 소비가 증대되고 상품의 수요 역시 증대됨. 이로 인한 매출 증대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비용을 상쇄할 수 있음
⑪ 이직률 감소 : 이직은 생산의 중단, 새로운 직원의 모집 및 교육훈련과 같은 비용을 발생시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임금 증가는 이직률을 감소시킴으로써 이직으로 인한 비용을 줄임. 이로 인한 이익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비용을 상쇄할 수도 있음
슈미트는 임금 외 부분에 있어서의 노동자에 대한 지원 감소나 교육훈련비 감소 등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누릴 수 있는 이익을 감소시키는 선택도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선택은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그리고 이들 중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감소로 이어지지 않은 가장 중요한 이유로 이직률 감소로 인한 비용 감소, 생산성 증진을 통한 수익 확대, 고임금 노동자의 임금 감소, 약간의 가격 인상 등을 꼽았다.
여러 실증연구들에 기초한 슈미트의 보고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즉각적인 고용감소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것을 보여준다. 크루그먼 역시 이런 슈미트의 연구보고서를 인용해 최저임금의 인상이 고용감소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최저임금 인상은 좋은 정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http://krugman.blogs.nytimes.com/2013/02/16/minimum-wage-economics/).
그렇다면 국내의 경우는 어떨까? 2013년 현재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4,860원이고, 월급을 기준으로 하면 주 40시간제의 경우 1,015,740원이다. 이는 OECD가 권고하고 있는 최저임금 수준인 상용직 임금근로자의 평균임금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런 최저임금 인상이 과연 급격한 고용감소로 이어져 더욱 심각한 빈곤문제를 초래하게 될까? 아니면, 점점 심화되고 있는 불평등과 양극화, 빈곤문제를 완화시키고 소비활성화를 통해 새로운 경제성장의 동력이 될까?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올 최저임금 결정에 앞서 슈미트의 보고서는 정부, 재계, 노동계 모두에게 충분히 읽어볼 필요가 있는 연구보고서라 생각된다.

김수현 / 새사연 연구원
새사연에서 노사관계 및 노동경제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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